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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17. 엄마 과학자의 과학관 방문기
Bio통신원(만박사)
코로나 시기라 외국에 나가기 어려운 상황인데, 외국 과학관 방문기를 쓰는 것이 적절한지 몇 번이고 고민했다. 그러나 이 시기에 더 하나로 뭉쳐야 하는 것은 과학이 아닐까 싶다. 전 세계의 과학인들은 백신과, 코로나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과학은 이처럼 공간을 초월하고, 다양한 상호관계를 거쳐서 지금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외국 과학관 방문기를 작성하기로 했다.
나는 컴퓨터공학박사이다. 심지어 세부전공은 인공지능이다. 요즘에는 누구든 배워보고 싶은 분야 1위로 관심을 받고 있지만, 그 시절에는 별로 인기가 없었다. 공순이로 4년, 2년, 3년을 연속으로 학위에 매달려 지내다 보니 20대의 내 인생은 박사학위 하나로 정리가 되었다. 내가 대학을 들어간 1996년에는 "컴퓨터공학을 전공하면 굶어죽지는 않겠다" 라고 말하던 시대였다. 윈도우 98 운영체제를 쓰던 시절이니, 요즘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옛날이야기로 통한다. 내가 대학원을 들어간 시기에는 데이터마이닝, 데이터웨어하우스이라는 단어가 등장할 때였다. 요즘 대세인 빅데이터 분석의 시초라고 여겨진다. 요즘 뜨는 단어로 치환해보자면 데이터 분석, 데이터 과학쯤 될 것이다. 기계학습을 하여 예측하고 분류 및 분석에 이용하는 것은 같으나, 그 방법론이 혁신적으로 달라졌다. 또한 분석하고자 하는 데이터의 질이나 분야가 달라졌다. 그 당시에 분류 쪽으로 깊이 연구할 때는 Iris Data Set 이란 것을 다루다가, 박사과정쯤에는 실제 병원 데이터(심전도 데이터, fMRI데이터)를 다뤘다. 이것을 계기로 박사후 연구원 시절에는 NCBI에 오픈된 질병 데이터를 다루기까지 20년 넘게 나에게 많은 성장의 기회가 있었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나의 딸내미들도 몇 년 뒤에는 이런 고민을 할 것이라 생각된다. 엄마는 왜 그걸 공부했어? 그래서 지금 후회는 없어? 엄마 과학자인 내가 아이들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은 다양한 분야의 많은 과학자를 실제로 만나보게 해주는 것이라 생각했다(이것도 엄마 찬스, 아빠 찬스라면 할 말은 없음). 인공위성이 뭔지도 잘 모르는 애들한테 인공위성을 만드는 과학자를 만나보게 했고, 실험실에서 실험복을 입고 현미경으로 세포를 관찰하는 과학자를 만나보게 했다. 기회가 닿을 때마다 연구원 방문이나 과학자를 만나면서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었다.
난 팔리기에 좋은 상품인가? 어떤 책[나는 대한민국의 여성 과학자입니까?]에서 이 문구를 보았을 때 격하게 공감되었다. 또한,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드는 문장이라고 생각했다. 나의 CV를 보고 난 후 그 어떤 PI라도 데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까? 30대 중반에 이런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출산을 하고 세 아이를 키우면서 이런 고민의 횟수도 점점 줄어들게 되었다. 안타깝지만, 40대 중반이 되어서는 좋은 자리를 찾아가기보다는 연구의 끈을 놓지 않고, 연구를 한다는 것에 보람을 느끼자 하면서.... 우리 아이들이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한다면 다음과 같이 답해주고 싶다. 극한 직업인데? 할 수 있겠어??
여행이 자유롭던 시절에 일본 여행을 자주 갔었다. 아이들이 3-5세 시절에는 동물원, 수족관, 캐릭터 박물관을 위주로, 6-9세 시절에는 과학관, 대학 탐방, 어트랙션 파크를 주고 갔었다. 과학자의 꿈을 키워 주기에 아주 인상 깊었던 두 곳을 소개하고 싶다.
1) 2019년 6월: 일본 도쿄의 과학기술관(Kitanomarukoen, Chiyoda City, Tokyo)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이곳은 폭넓은 연령층의 사람이 과학을 보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는 과학관이다. 아이들도 이게 뭐지? 하며 궁금증을 만들어 내지만, 어른인 나 또한 이게 뭐지?? 할 정도로 호기심 가득한 장소이다. 매일 개최되는 다양한 워크숍도 매력적인데, RIKEN 같은 유명한 연구소에서 온 연구진이 직접 워크숍을 한다. 단순히 원리를 적어두고 관람자가 읽어보는 형식이 아닌, 꼭 손으로 뭔가를 만져보게 되는 그런 과학관이다. 입구에 들어서 브로셔를 받아보면 5층의 전시실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고. 우리는 5층부터 올라가서 내려오는 방식으로 관람하기로 했다. 노벨상 수상자를 전시하고 소개하는 부분에서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우리나라도 이런 과학자가 나오면 정말 좋겠다. 하며 전시실을 둘러보았는데,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다양한 현상을 체험할 수 있게 준비해 놓았다. 체험을 통해 과학과 기술 원리를 이해할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아이들과 이곳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Link: https://www.jsf.or.jp/en/
2) 2016년 3월: 나고야시 과학관(아이치현 나고야시 니카구 시라카와 공원 내에 있는 과학관)은 외관만으로도 강렬한 느낌을 준다. 꼭 지구를 공부하고야 말겠어. 이런 느낌을 준다. 이 과학관은 생명관, 이공관, 천문관으로 나눠진다. 한눈에 들어오는 신관의 플라네타리움(Planetarium)과 옥외 전시된 대형 로켓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멀리서도 잘 보이지만 가까이 갈수록 그 규모에 다시 한번 놀라게 된다. 내부에 사물함마저도, 원자번호로 구성된 코인락커를 볼 수 있어서 아이들이 신기해했다. 원소주기율표가 한쪽 벽으로 잘 꾸며져 있었고, 실제 어떤 물질인지 눈으로 볼 수 있었다. 이곳도 다양한 체험을 바탕으로 둘러볼 수 있게 만들어 놨다. *카본 자전거 프레임과 강철 자전거 프레임의 무게와 강성을 직접 비교체험, * 각 물질의 저항을 측정해 볼 수 있는 부스, *핸들을 돌리면 각 에너지 변환 과정을 거쳐 작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곳, *버튼을 누르면 냄새가 나와서 무슨 냄새인지 맞추는 부스, *사람이 다람쥐 쳇바퀴를 돌려 작동시키는 물의 방, *구름이 용처럼 회오리치며 올라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스, *극지 체험관에서는 영하의 온도를 방한복을 입고 실제 체험할 수 있다. 시간이 없어서 다 둘러보지는 못했지만, 다음에 꼭 다시 가고 싶은 곳이다. 근처에 도요타 산업기술 기념관(나고야역 근처)이 있는데 이곳과 함께 추천하고 싶다.
*Link: http://www.ncsm.city.nagoya.jp/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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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경력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이 있으리라 본다. 나의 첫 포닥 3년 이후로는 경력단절 3년, 경력복귀 7년 반(한국에서의 연구활동)의 일상을 극한직업 엄마 과학자(1-37회)에서 공유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주 후에는 바이오 회사를 다니면서 정착을 위해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대하여 소소히 공유해보고자 한다(슬기로운 미쿡생활 38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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