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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직업 엄마 과학자] #16. 엄마 과학자와 수목원 나들이
Bio통신원(만박사)
아이들과 함께 가을 나들이를 즐기고 싶어 이곳저곳을 알아보던 중, 2020년 10월 17일에 세종 도심에 국립세종수목원이 문을 열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코로나로 인해 하루 수용 관람객수 제한을 하지만, 2020년 12월 말까지는 무료로 개방되었다. 세종호수공원 옆에 위치해 있어서 찾아가는 것은 큰 어려움이 없었다. 야외에 마련된 시설은 관람이 가능하지만, 실내인 사계절 전시온실 관람은 예약을 해야 했다(잠시 예약제가 풀렸던 적이 있으나, 사회적 거리 단계 격상에 따라 문의를 해보고 가는 것이 좋다.). 우리는 미리 네이버로 예약을 하고 갔다. 소액의 교육비를 지출하면, 해설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게 준비해 놨다. 코로나 시대인 만큼 이것의 결제도 전용 결제기가 있었다(https://www.sjna.or.kr).
수목원에서 추천하는 관람코스로는 이동 거리에 따라 3가지(1시간 코스 (1.8km), 2시간 코스 (2.3km), 3시간 코스 (3km))로 소개해 주고 있다. 방역검사를 마치고 들어가자마자 국립세종수목원이라 적힌 포토존에서 찰칵했다(Fig. 1). 잠시 걷는 구간에도 여기저기 가을 국화향이 가득했다. 이곳에서부터 코로나에서 잠시 벗어나 힐링 받는 느낌을 받았다. 열심히 구경하고 집에 돌아갔는데, 우리가 다녀온 곳이 어딘지 모르면 안 될 것 같아서 기념으로 남겼다. 바로 입구에 방문자 센터가 있는데, 푸드코트와 커피숍으로 채워진 듯하다. 이곳에 서면, 온실로 된 큰 건물이 저쪽에 웅장하게 보인다. 전망대에서 사람들이 외부 경치를 보고 있는 것을 보니 우리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도 꽤 많아 보였다(Fig. 2). 이곳이 바로 사계절 전시온실이란 곳이다.
로비에 서면 입구가 3-4개 정도 보인다. 한곳만 둘러보는 것이 아니라, 여러 곳을 봐야 하는 코스이다. 아이들이 간식을 사 먹을 수 있는 편의점도 있는 것을 보니 한 시간으로는 다 못 볼 것 같았다. 우리는 일단 전망대로 가는 엘리베이터를 탑승했다. 높이 올라갈수록 식물원의 전경이 한눈에 보였다. 이렇게 예쁘게 꾸미시느라 관련자분들이 고생을 참 많이 하신 것 같았다. 이곳은 열대온실, 지중해 온실, 특별 전시온실이 있다.
우리가 처음 도착한 곳은 지중해 온실이다. 22m 높이의 전망대가 있는 지중해 온실은 케이바 물병나무, 올리브나무 등 지중해서 기후 식물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아기자기한 느낌보다는 뭔가 길쭉길쭉하여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나중에 알아본 바로는 스페인의 알함브라 궁전의 모습을 모티브로 조성되었고 그래서 그런지 이국적인 분위기로 마치 외국에 온 듯한 느낌을 받았다.
두 번째로 열대온실, 말 그대로 열대지방에서나 자라는 바나나 열매와 파인애플, 파파야 나무들이 있었다. 중간중간에 미니 연못, 작은 폭포수도 있어서 시원한 느낌을 받았다. 산책로가 잘 되어 있어서, 키가 큰 나무들을 가까이서 볼 수도 있었다. 지난번에 갔던 서울식물원과는 스케일 면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음을 실감했다.
특별 전시온실에는 포토존을 예쁘게 꾸며놔서 사진 찍느라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다. 전시실 이곳저곳에 벤치가 있어서 노약자들이 쉬엄쉬엄 관람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서양란이 토피어리처럼 공중에 떠 있는 것이 인상 깊었다. 항상 화분에 곱게 자란 잎을 보면서 니 자리는 거기야, 라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공중에 떠 있으니 참으로 창의적인 아이디어임을 확인했다. 아바타 영화도 잠시 생각이 나면서, 너무 예뻐서 보라색 잎을 한번 만져보고 싶을 지경이었다(Fig. 3). 앤틱 느낌이 나는 소품들도 한몫을 하면서 아이들 사진찍기에 바빴다. 핑크핑크한 갈대 포토존에서는 다들 한 번씩 찍고 가는 코스가 되어 버렸다. 누가 엄마도 좀 찍어줄래? 집에 가서 보면 엄마 사진은 하나도 없더라. 했더니, 서로 달려와 교대로 같은 장소에서 찍어주는 호사도 누렸다. 무미건조한 과학자의 단어로는 화사하다, 아름답다. 신기하다. 뿐이었다. 이렇게 감탄사가 절로 나왔으나, 순간 나의 단어 선택의 한계를 느꼈다. 얘들아! 방사선육종이라는 기술이 있는데, 방사선을 쏘여주고 특별한 돌연변이를 만들어 내는 기술이 있어. 이걸 이용하면 저 보라색 서양란의 잎도 파란색으로 혹은 원하는 색으로 금방 만들 수 있다더라. 잘은 모르지만 어딘가에서 들은 기억이 나서 이야기해 줬다. 엄마, 그럼 나는 크레파스처럼 다양한 색으로 만들어 보고 싶어. 나중에 원자력을 공부해봐. 돌연변이 육종에 대해서 한번 알아보자.
보타니컬 아트란 용어는 나에게 생소하였으나, 특별전에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되었다. 세인아! 이런 거 그릴 수 있어? 집에 가면 하나만 그려줄래? 이런 건 너무 어려워 엄마. 우리 딸이 어서 커서 이런 세밀화도 하나 그려주면 좋겠다..라고 말하고 싶었으나 너무 부담을 주는 것 같아서 참았다.
이곳을 나와 신나게 광장으로 질주했다. 우리 막둥이는 내가 잡을 수도 없을 만큼 멀리 가버렸다. 열심히 달려, 한국전통정원(궁궐정원)의 솔찬루라는 곳을 방문했다. 가온문이라 적힌 한옥 대문을 보고 있자니, 저런집에서 한번 살아보고 싶다고 했다. 옛 전통에 대한 본능적인 느낌을 강하게 받을 수 있었다. 이곳을 지나 분재전시원으로 갔다. 큰 나무를 작게 만드는 것에 대한 방법은 잘 모르지만, 아이들은 집에 하나 있으면 좋겠다. 라고 분재전시원의 소개를 마쳤다. 작은 정자가 있었는데, 그곳에 눕고 뛰면서 쉬어갔다[Fig. 4]. 이곳 근처에 놀이터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온실의 스케일도 어마어마하지만 이곳 놀이터는 아이들의 천국이었다. 이곳은 나무를 소재로 자연과 어우러지는 나무놀이터라 할 수 있다. 보통 아파트 단지내에 있는 놀이터와는 비교가 불가능하다. 측백나무로 만들어진 미로정원도 재미난다며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측백나무란 무엇인가? 집에 와서 아이들과 검색을 해보았다. 편백나무와 측백나무를 비교한 사이트가 많이 있었다. 사진을 보니 어릴 때 많이 보던 열매, 이것이 측백나무의 열매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런 나무에도 학명이 있었고, 참으로 생소했으나 이름도 참 이뻤다(Platycladus orientalis 'Aurea Nan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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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고학력 경력단절 여성 문제는 사회적 이슈로 자리 잡았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경력복귀에 어려움을 겪는 엄마 과학자들이 많이 있으리라 본다. 나의 첫 포닥 3년 이후로는 경력단절 3년, 경력복귀 7년 반(한국에서의 연구활동)의 일상을 극한직업 엄마 과학자(1-37회)에서 공유한 바 있다. 미국으로 이주 후에는 바이오 회사를 다니면서 정착을 위해 겪었던 여러 가지 에피소드에 대하여 소소히 공유해보고자 한다(슬기로운 미쿡생활 38회-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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