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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자 기초체력 다지기] #6 바이오신약개발
Bio통신원(이제욱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생명과학자 기초체력 다지기”의 여섯 번째 주제로 “바이오신약개발”의 일반적인 과정에 대해 알아보고, 기존의 신약개발 과정에 비해 “코로나 백신을 초단기간에 개발할 수 있게 한 핵심적인 요소”는 무엇인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지금까지 유래가 없었던 SARS-CoV-2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전 세계적인 팬데믹은 세계 경제를 마비시키고 감염자와 사망자 수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으며, 바이러스는 증식을 통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전 세계 국가들의 과학자들과 제약사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백신이 개발되고 있으며, Pfizer와 BioNTech이 공동 개발한 "mRNA 백신"은 지난 12월 2일 FDA로부터 정식 승인을 받고 마침내 접종이 시작되었다.
[Pfizer & BioNTech SARS-CoV-2 Vaccine Development]
(Source: BioNTech/Pfizer; Nature analysis)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출시되기만을 고대하는 입장에서는 백신 개발 과정이 더디게만 생각되겠지만, 신약 개발자 입장에서 코로나 백신의 개발 및 출시 속도는 기존의 신약개발에 비해 가히 획기적이다.
과거 감염자로부터 바이러스 샘플을 수집하고 백신이 나오기까지 빨라도 4년은 필요했다. 이번 코로나 백신은 불과 1년도 되지 않아 환자에 접종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코로나는 기존 백신 개발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이번 코로나 백신은 글로벌 비상사태 하에서 충분한 자원이 뒷받침된다면 안전성을 담보로 하지 않고도 초단기간에 개발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예상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에 앞서 “일반적인 바이오신약 개발 과정”에 대해 먼저 알아보자.
생명과학을 연구하는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가 생명현상을 이해하고 그를 통해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것이라면, 신약개발 과정을 이해하는 것은 천문학적인 비용과 장기간의 개발 기간을 헛되이 낭비하지 않기 위한 첫걸음이 될 것이다.
바이오의약품은 기존의 합성의약품과 구분하여 생물체로부터 유래되었거나 생물체를 통해서 생산된 의약품을 말하며, 항체, 재조합단백질, 혈액제제, 백신, 유전자세포치료제 등이 여기에 속한다.
바이오의약품은 생물체로부터 생산하기 때문에 제조과정의 최적화와 안정성 확보를 위한 제형 개발에 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따라서, 전체 개발 과정을 이해하고, 각 단계를 의약품으로 개발 가능한 수준으로 최적화한 후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 후에 다시 되돌아 가는 것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동안 투자한 시간과 비용이 아까워서 불완전한 상태로 계속 진행한다면 성공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진다.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
바이오의약품 개발 과정은 사람한테 적용하기 전 단계인 "비임상 연구"와 적용 단계인 "임상 연구"로 나눌 수 있으며, 하나의 바이오 신약이 개발되기까지 평균적으로 12~15년의 개발 기간과 2~3조원의 비용이 소요된다.
"비임상 연구"는 신약을 임상 (사람)에 적용하기 전 해당 적응증에 대한 유효성과 안전성을 in vitro와 in vivo 동물모델에서 검증하고, 약물의 순도나 품질, 제조 공정이 사람에 적용하기에 적합한지를 증명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는 과정이다.
[Target ID & validation]
비임상 연구의 첫 단계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약물의 표적 (Target)을 동정 (ID)하고 검증 (Validation)하는 과정을 통해 질병의 발병 기전을 밝히는 것이다.
정상 (건강)과 비정상 (질병)인 상태를 다양한 오믹스 (-omics)기술로 비교 분석하여 그 차이점으로부터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을 동정할 수 있으며, 그 표적을 제거하거나 추가하여 표현형을 분석함으로써 검증할 수 있다.
이때 유의할 점은 검증된 약물의 표적이 질병에 “unique”하고 “선택적”인가이다. 선택성이 낮을 경우 off-target (질병 상태에서만 나타나는 약물 표적이 아닌 정상 상태에도 존재하는 표적 혹은 유사 표적)에 의한 심각한 독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약물 스크리닝 및 최적화]
그 다음 단계는, 질병의 원인이 되는 표적에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약물을 스크리닝하고 최적화하는 과정이다. 스크리닝을 통해 약효를 보인 초기 물질을 “Hit”이라 하며, Hit을 최적화하여 보다 개선한 물질인 “Lead”를 선별하게 된다. Lead로부터 추가적인 최적화를 통해 최종 후보물질인 “Candidate”를 선별하게 된다.
바이오신약의 최적화는 먼저 약물의 생물학적 효능이나 독성과 관련된 표적에 대한 결합력과 특이성을 높이는 과정을 진행한다. 최적화는 아미노산 서열을 바꿈으로써 이루어진다. 이때 아미노산 서열의 변화는 생물학적 활성뿐만 아니라, 면역원성, 생산성, 물성,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치므로 이들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최적화가 이루어져야 한다.
바이오의약품의 생산성과 관련된 단백질 서열 및 아미노산 코돈 (codon) 최적화는 앞서 언급한 다양한 요소들을 충분히 고려하여 세포주 제작 및 선별 과정으로 진행하기 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In silico & in vitro 면역원성 분석]
항체와 재조합단백질과 같은 고분자 물질은 저분자의 합성의약품과 달리 체내에 투여되었을 때 심각한 "면역원성"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약물에 대한 면역원성은 "항약물항체 (Anti-Drug Antibodies, ADAs) "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 그 중 약물의 효능을 무력화시킬 수 있는 중화항체 (Neutralizing antibodies)는 효능, 약동학, 독성에도 영향을 줄 수 있어 반드시 사전에 확인하고 최소화하도록 하여야 한다.
MHC I (CD8+ T cell), MHC II (CD4+ T cell), BCR (B cell receptor)에 대한 면역원성 (Immunogenicity)은 단백질의 구조적, 물리화학적 특성 분석과 실험적으로 증명된 데이터베이스를 이용한 in silico 분석을 통해 예측할 수 있다. 다만 면역반응은 개인별로도 상당한 차이를 보이므로, 사람 혈액 유래의 면역세포 (PBMC)를 이용한 in vitro 면역원성 분석을 통해 임상에서의 면역반응 유발 가능성을 좀 더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포주 및 생산공정 개발]
후보물질로서 효능이나 독성뿐만 아니라 물성, 물리화학적 안정성 등이 충분히 검증되면 생산을 위한 세포주 개발로 진행할 수 있다.
실험실 연구 단계에서는 HEK293 세포가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바이오의약품 생산에는 "CHO (Chinese Hamster Ovary)" 세포를 주로 사용한다. 그 이유는 그 동안 바이오의약품 생산에 많이 사용되어 다양한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고, 이미 이들 세포로부터 생산된 많은 의약품이 FDA 허가를 받고 시판되고 있어 안전성 측면에서 이미 검증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포주의 종류가 중요한 이유는 진핵세포는 단백질 합성 후 post-translational modification (PTS) 과정을 통해 당쇄수식 (glycosylation)이 일어나는데, 세포주의 유래에 따라 당쇄수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당쇄수식은 면역 시스템이 비(非)자기를 인식하는 중요한 요소 중의 하나이다. 사람과 다른 당쇄수식을 가진 바이오의약품은 면역원성에 의한 항약물항체 생성 가능성이 그 만큼 증가할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생산 세포주는 생산성, 생존 및 증식 특성을 고려하여 선별하게 된다. GMP 생산을 위한 세포주는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단일 클론에서 만들어야 하며, clonality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여야 한다. 연구 목적의 RCB (Research Cell Bank)가 아닌 생산 목적의 MCB (Master Cell Bank)와 WCB (Working Cell Bank)는 GMP 수준에서 만들어야 한다.
세포주가 선별되면 배양 배지, 생산 및 정제 공정에 대한 최적화를 진행한다. 바이오의약품별로 생산성, viability, stability를 고려하여 배지의 종류, 배양 조건, 배양기간을 최적화한다. 정제 공정은 순도, 회수율, 불순물 (배지 성분, HCPs (host cell proteins))의 종류나 오염 정도를 고려하여 최적화를 진행하고, virus와 같은 불순물이 제거되었음을 증명하여야 한다.
[물리화학적 특성 분석]
세포주를 통해 생산된 바이오의약품은 물리화학적 분석을 통해 품질 유지를 위한 각 항목별 품질 목표와 허용 기준을 설정하여야 한다. 물리화학적 특성은 total mass와 서열 분석을 통해 integrity를 확인하고, purity와 impurity 분석을 통해 순도를 확인한다. Aggregate, charge, disulfide bond, folding 분석을 통해 제대로 만들어졌는지를 확인하고 glycan 분석을 통해 당쇄 특성을 확인한다.
이러한 바이오의약품의 품질 특성은 생산된 후 유통, 보관 과정은 물론 환자에게 투여되기 전까지 안정적으로 유지되어야 한다.
[제형 개발]
바이오의약품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안정성면에서 취약하여, 유통 및 보관 과정에 분해, 변성, 응집으로 인해 효능을 잃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제형 개발을 통해 안정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며, 품질 특성을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온도와 기간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여야 한다.
바이오의약품이 유통 및 보관 과정에 변성되면 단량체 (monomer)에는 존재하지 않던 응집체 (aggregate)에 의한 새로운 3차 구조가 만들어진다. 의약품이 생체에서 유래한 자가 항원이라 해도 응집체에 의한 새로운 3차 구조는 면역원성을 유발할 수 있다. 자가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으로 생성될 수 있는 항약물항체는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따라서, 바이오의약품은 제품 자체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투여되기 전까지의 유통 및 보관 과정도 제품의 품질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이를 제품의 일부로 취급하고 관리되어져야 한다.
[In vitro 및 in vivo 유효성 평가]
최적화를 통해 선별된 후보물질은 in vitro 및 in vivo 동물모델을 통해 유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여야 한다. 효능 평가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적응증과 치료법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여야 한다.
[약동학 및 약력학적 평가와 생체분포 평가]
아울러 생체가 약물에 대해 반응하는 "약동학(Pharmacokinetics, PK)"적 평가와 약물이 생체에 효과를 미치는 "약력학 (Pharmacodynamics, PD)"적 평가를 통해 약물의 혈중 최고농도, 반감기 및 유효 농도를 분석하고, 약물의 투여 농도와 빈도에 대한 데이터를 확보하여야 한다.
유전자, 세포치료제와 같이 일반적인 방법으로 약동학적 평가가 어려운 경우는 정량적 PCR (qPCR)법을 이용한 "체내 분포 (Biodistribution)" 분석을 통해 체내 최고 농도 도달 시점과 농도, 주요 분포 조직과 소실시점 등을 평가한다.
비임상 연구의 유효성 평가는 non-GLP (Good Laboratory Practice) 기관에서 수행이 가능하지만, 안전성과 관련이 있는 독성 평가는 단회 독성과 용량결정시험을 제외하고 GLP 기관에서 수행하여야 한다.
비임상 연구를 통해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하면, 신약의 임상연구를 위한 허가를 식약처 (FDA)에 신청하게 된다. 이를 “IND (Investigational New Drug) filing”이라 한다.
이때 비임상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약물의 표적, 작용기전, 적응증, 유효성, 독성관련 자료와 약물의 CMC (Chemistry, Manufacturing and Control) 자료, 임상 프로토콜 (표적 환자-적응증, 나이, 약물 투여량, 투여빈도, 투여 기간, 투여 경로, 유효성 평가 지표, 등)을 제출하여야 한다.
식약처에서는 신약의 유효성, 안전성 및 약물에 대한 자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사람에 대한 적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식약처로부터 임상 연구에 대한 승인이 완료되면 임상 프로토콜에 따라 환자를 모집하여, 임상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임상시험 단계별 주요 내용]
"임상 연구"는 신약 출시 전의 임상 1~3상, 출시 후의 4상으로 나눠 진행된다. 비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인과 환자 자원자를 대상으로 신약의 안전성과 유효성 확인을 통해 일반 환자에 대한 적용 여부와 최적 투여 용량을 결정하게 된다.
“임상1상”은 소규모 (100명 미만) 정상인을 대상으로 위약을 대조군으로 하여 신약의 안전성, 최적 유효농도 및 투여 경로를 평가하게 된다. 임상시험 방법이 정상인에게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유효성을 함께 평가한다 (임상1상&2a상). 임상1상을 통해 안전성이 확보되면 식약처의 승인을 거쳐 2상으로 진행하게 된다.
“임상2상”은 100~300명 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기존 승인약을 대조군으로 하여 신약의 유효성과 최적 유효농도, 추가적인 안전성을 평가한다. 임상2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되면 식약처의 승인을 거쳐 3상으로 진행하게 된다.
“임상3상”은 1000명 이상 규모의 환자를 대상으로 표준치료약과 신약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비교 평가한다. 임상3상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보되면, 일반 환자에 적용하기 위한 “NDA (New Drug Application)”를 신청하게 된다.
식약처는 신약의 비임상 및 임상 연구 결과를 토대로 유효성과 안전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일반 환자에 대한 적용 여부와 치료 대상과 용법, 추가 임상 시험이나 적응증 등을 결정하게 된다. 식약처 승인이 완료되면 신약은 마침내 의약품 시장에 출시된다.
임상3상까지의 연구를 통해 검증하기 어려운 장기 안전성, 치료를 통한 삶의 질 개선, 경쟁 약물 대비 비용 효용성 등은 시장에 출시된 이후 “임상4상(Post-marketing trials)”을 통해 평가하게 된다.
지금까지 하나의 바이오의약품이 환자에게 투여될 수 있게 되기까지의 개발 과정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처럼 신약 개발은 복잡한 과정을 통해 "유효성과 안전성"을 충분히 검증해야 하기 때문에 도중에 탈락할 확률이 높다. 신약 개발은 단계가 진행될수록 보다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신약개발 전반에 대해 사전에 충분히 이해하고 철저히 준비하는 것만이 성공 확률을 높이는 유일한 방법이다.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자료 (BBC.com)]
다시 서두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예상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현재까지 개발되고 있는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살펴보면, 크게 4가지 형태로 개발되고 있다.
첫째는 핵산 형태로, 바이러스 단백질의 일부를 코딩하는 mRNA와 이를 세포 내로 전달하는 전달체인 lipid nanoparticle (LNP)로 구성되어 있다. 화이자와 바이오엔테크, 모더나와 NIAID가 공동 개발하는 형태이다. 그 외 DNA 형태로 개발하는 경우는 LNP 전달체 대신 electroporation 방법을 주로 사용한다.
가장 앞서 가는 백신 형태로, 원하는 유전자만 발현하도록 구성한 mRNA를 합성을 통해 빠르게 제조가 가능하다. 세포 내로 전달된 후에는 물리 화학적인 안정성이 낮아 코로나 바이러스 단백질 항원을 만드는데 사용된 후 쉽게 분해되어 없어져, 사람 유전자 변형을 포함한 부작용 가능성이 낮다. 또한 RNA는 TLR (Toll like receptor)7에 작용하여 면역 증강 효과를 나타내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유도할 수 있다.
핵산 형태의 백신은 단백질 서열만 있으면, 빠르게 합성이 가능하기 때문에 시간을 다투는 팬데믹 상황에서 가장 큰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는 아데노바이러스 전달체 형태로, 코로나 바이러스 단백질의 일부를 코딩하는 유전자를 도입한 아데노바이러스를 백신으로 사용하는 경우이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옥스퍼드대 (Ad5), 얀센과 존슨앤존슨 (Ad26), 러시아가 개발하는 형태이다. 바이러스는 LNP와 같은 전달체의 도움없이 자체가 전달체 역할을 하여 원하는 유전자를 도입할 수 있으며, 바이러스 자체도 TLR을 통해 면역 증강 효과를 나타낸다.
하지만 바이러스 전달체의 구성 요소인 표면 단백질은 쉽게 면역 반응을 유발하여 항체 생성을 유도할 수 있다. 1차 접종으로 바이러스 전달체에 대한 항체가 생성될 경우, 2차 접종 시 바이러스에 대한 항체가 바이러스 전달체를 무력화하고 세포 내로의 유입을 차단함으로써 코로나 바이러스 항원 합성이 힘들 수 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실수로 1차 접종량을 낮게 한 경우에 효과가 더 우수한데 대한 가능한 이유로 1차 접종 시 투여량이 적어 항바이러스 항체 생성이 낮아 2차 접종에서 보다 우수한 효과를 보였을 것으로 설명한 바 있다. 바이러스 항원에 대한 면역반응은 개인별로 다를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면역반응이 유효성에서 편차를 키울 수 있다.
바이러스 전달체 형태의 백신은 바이러스 전달체에 대한 항체가 형성될 경우 변종 바이러스 출현 시 동일한 형태의 백신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적용하기가 어렵다.
셋째는 불활성화 시킨 코로나 바이러스 형태로, 코로나 바이러스 자체를 세포주 등에서 배양하여 증식시킨 후 불활성화시켜 사용하는 경우이다. 중국의 시노백이 개발하는 형태이다. mRNA를 합성하는 형태에 비해 대량의 바이러스를 증식시켜 확보하는데 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바이러스 전체를 사용하기 때문에 면역반응 자체는 강하고 바이러스에 대응하는 다양한 항체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그만큼 불필요하고 과도한 면역반응으로 인해 보다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안전성 입증을 위해 보다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넷째는 재조합단백질 형태로, 코로나 바이러스가 감염하는데 필수적인 spike 단백질 혹은 일부 서열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항체를 포함하여 다른 재조합단백질과 마찬가지로, 생산을 위한 개발 과정이 mRNA와 같이 합성이 가능한 백신에 비해 보다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생산한 재조합단백질이 바이러스와 동일한 형태를 가지는지에 대한 품질도 중요한 요소이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spike 단백질은 막단백질로 trimer 형태를 이루고 있다. 막단백질을 가용성 형태로 만드는 것도 쉽지 않고, 동일한 trimer 구조를 만드는 것은 더더욱 쉽지 않다.
총 4가지의 코로나 백신 형태 중 가장 빠르게 개발된 것은 화이자와 바이오앤테크, 모더나와 NIAID가 공동으로 개발한 “mRNA 형태”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백신이 1년도 되지 않은 초단기간에 개발될 수 있었던 이유"는 크게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로는, 이전에 발병했던 사스 (SARS,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와 메르스 (MERS, 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를 겪으면서 축적된 관련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다 빠르게 코로나 바이러스 연구를 진행할 수 있었다.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미래를 예측하고 미리 투자하는 것이 필요하다.
두번째로는, 기존에 백신으로 주로 사용했던 약독화하거나 사멸시킨 바이러스 형태가 아닌 messenger RNA (mRNA) 형태를 사용하게 됨으로써, 생물체가 아닌 화학적 합성이나 in vitro transcription을 통해 수일 내에 신속하게 제조가 가능하다. 이 점은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백신 형태에 대한 패러다임 전환을 의미한다. 고효율의 핵산 합성은 이미 잘 확립되어 있어 백신 생산을 위한 공정 개발이나 생산성 향상을 위한 노력이 불필요하다. 기존의 백신 제조 공정을 획기적으로 개선시킨 핵심요소이다. 이러한 형태의 백신 개발이 가능했던 이유는 핵산을 세포내로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검증된 LNP 기술이 개발되어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도 있다.
세번째로는, 바이러스 전체가 아닌 원하는 일부 항원만 선택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불필요한 면역 반응 유도나 바이러스 성분에 의한 과도한 면역반응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백신의 단순한 형태는 기존 백신이 가지는 안전성 문제를 줄일 수 있다. 백신은 기본적으로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투여한다. 백신에 대한 신속한 안전성 확보는 백신 출시를 앞당길 수 있는 핵심 요소이다.
네번째로는, 전 세계적인 유행으로 어느 나라도 코로나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면서, 전 세계가 함께 참여하여 막대한 개발 비용을 손쉽게 확보할 수 있었다. 막대한 개발 비용은 전 세계에서 동시 다발적인 임상시험 진행을 가능하게 하여 임상시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백신은 예방 목적의 의약품으로 감염병에 노출되기 전에 투여 받고, 동일한 조건하에서 백신 투여 유무에 따른 감염 유무로 효능을 평가한다. 백신의 임상시험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감염병이 창궐해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높은 감염력으로 전 세계에서 팬데믹으로 발병하면서, 대규모 임상시험을 단기간에 진행할 수 있는 여건이 형성되었다. 이를 통해 단기간에 효능 및 부작용 평가가 가능하였다.
결론적으로, 현재까지 시도되지 않았던 새로운 형태의 mRNA 백신은 패러다임 전환을 통해 백신 자체가 가지는 유효성, 안전성, 생산성 측면에서의 장점과, 전 세계적인 팬데믹 상황으로 인한 막대한 자금 투자, 대규모 환자 발생으로 인한 임상 시험 가속화, 규제 기관의 발 빠른 대응과 신속한 심사 진행 등이 함께 어우러져 초단기간에 백신 개발이 성공할 수 있었다.
[코로나 백신 개발이 초단기간에 성공한 요인]
참고 자료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신약개발지원센터 (https://www.kbiohealth.kr/menu.es?mid=a10201020000)
Philip Ball. The lightning-fast quest for COVID vaccines-and what it means for other diseases. Nature. 2021; 589(7840): 16-18.
Coronavirus Vaccine Tracker. The New York Times web site (https://www.nytimes.com/interactive/2020/science/coronavirus-vaccine-tracker.html)
[팩트체크]정부가 확보한 백신 4종 종류와 원리 (2020.12.08, 동아일보)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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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made 시약과 kit 사용이 보편화될수록 실험의 기초 원리와 배경지식을 알아야 할 필요성은 줄어든다. 하지만 우리 몸의 코어 근육이 우리 몸을 지탱하듯이 생명과학자에게서 실험의 기초 원리와 배경지식은 문제 해결의 원동력이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인공지능을 장착한 실험 로봇이 인간의 실험을 대신하는 시대에도 생명과학자의 기초체력 다지기는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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