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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장비 이야기] 분배 크로마토그래피는 아처마틴(Archer Martin)과 리처드 싱(Richard Synge)에게 노벨상을 선물했다
Bio통신원(분석장비 탐험가)
“1901~2017년 사이 노벨 과학상 수상 348건 중 분석기술/장비 분야 수상건수는 27건(8.2%)이다. 그리고 수상자 수를 기준으로 보면 총 699명 중 46명(7.7%)에 해당된다. 이 데이터에서 보듯 노벨 과학상에서 분석기술 연구장비 분야 수상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한 '연구장비가 노벨과학상 수상에 미친 영향' 중에서...
아처마틴과 리처드 싱
생화학자, 아처 마틴과 리처드 싱은 1941년에 함께 분배 크로마토그래피법(Partition Chromatography)을 창시하고, 이 분석법을 이용하여 아미노산을 분리하기도 했다. 1944년에는 거름종이를 흡착물질로 사용하는 방식의 종이 크로마토그래피를 발명하였습니다. 이것은 조작이 간단하며 특별한 장치가 필요 없다는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크로마토그래피 개발에 매진한 이 두 사람은 이에 대한 공로로 1952년에 공동으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다.
1950년대 크로마토그래피 실험
노벨상 시상연설문을 읽을 때 잘 편집된 한편의 과학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다. 여기서 공짜로 그들의 업적에 대한 애기를 살펴 볼 수 있다는 것은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올해 노벨화학상은 복잡한 혼합물에서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을 발견한 업적에 수여됩니다.
분리 작업이 상당히 평범해 보이는데 어떻게 노벨상을 받게 되는지 의문을 가질지도 모릅니다. 이유는 화학이 발생한 이후 지금까지 물질을 분리하는 방법이 과학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여 왔기 때문입니다. 오늘날에도 네덜란드에서는 화학을 ‘Scheikunde’(chemistry) 혹은 ‘분리의 기술’이라 부르며, 화학의 가장 중요한 발전 중의 한 부분이 여러 물질을 분리하는 새로운 방법의 발명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오늘날의 화학은 동물, 식물 혹은 박테리아나 다른 미생물로부터 얻어지는 천연물의 연구에 대부분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 형태의 출발 물질은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것까지 아주 다양합니다. 화학자들이 해야 하는 첫 번째 임무는 흥미 있는 물질을 다른 물질로부터 분리하고 그것을 순수한 상태로 만드는 것입니다. 다음 단계 단계는 만약 가능하다면 분리한 물질을 확인하고 무엇으로 구성되어 있는지, 그리고 단순한 성분으로부터 어떻게 만들어 내는지 알아내는 것입니다.
대상이 되는 출발물질 중에 우리가 원하는 물질은 극히 적은 양만 포함되어 있어서 붙잡고 있으려 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것처럼 순수한 상태로 분리하는 일은 정말로 어렵습니다. 이 분리 과정에서 거름종이 크로마토그래피로 불리는 아주 중요한 분리방법을 사용하여 마틴 교수와 싱 교수는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조사하려는 물질이 포함된 용액 한 방울을 거름종이 띠 위에 떨어뜨려 작은 반점을 만듭니다. 그러면 이 종이는 적당한 액체 혼합물, 예를 들면 뷰틸알코올과 물의 혼합물을 모세관 작용으로 끌어 올립니다. 반점이 움직이기 시작하고 그것이 여려 개의 반점으로 점차 분리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들 중 어떤 것은 액체를 따라 빠르게 올라가고 다른 것들은 뒤에 처져 있습니다. 그러면 혼합물을 구성하고 있는 성분이 각각 분리되는 결과를 보이는데 분해능은 거름종이에 잡혀 있는 물과 자유롭게 움직이는 뷰틸알코올 사이의 물질 분배에 의존합니다. 그래서 이 방법의 명칭이 분배 크로마토그래피 입니다. 이 방법을 이용하면 연속적인 복잡한 화학 과정에 의존하는 것 대신에 아주 복잡한 혼합물조차 단순한 방법으로 완전히 분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분석을 위해서는 출발물질 한 방울이면 충분합니다.
마틴과 싱 교수의 방법은 여러 형태로 모든 화학 분야에 널리 응용되고 있으며 이것으로 중요한 발견이 이루어졌습니다. 새롭고 흥미로운 물질들이 발견되고 이 방법의 도움으로 분리되었습니다. 이 분리 방법으로 유기체의 신지대사 경로를 연구할 수 있고 전에 알려지지 않은 중간생성물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식물의 녹색 잎이 공기 중 이산화탄소로부터 녹말을 생산하는 과정을 연구하는 데 이 방법이 사용되었습니다. 마틴과 싱 방법을 사용하여 버클리에 있는 캘빈과 그의 동료들은 우리 행성에서 가장 중요한 화학반응인 광합성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연결고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분배 크로마토그래피는 거대분자들의 구조를 연구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 또 다른 중요한 응용성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 방식으로 단백질과 탄수화물의 구조문제를 성공적으로 공략할 수 있었습니다. 깨지지 않는 분자는 너무 복잡해서 화학적인 방법으로 구조를 파악할 수 없습니다. 이 큰 분자가 나누어지면 각기 다른 크기와 다른 화학적 성질을 갖는 분자 토막들의 화합물이 생깁니다. 상당히 유사한 매우 복잡한 혼합물을 분리하고 모든 토막을 확인하여 본래 분자구조에 관한 결론을 이끌어 내는 과정은, 고대 사원의 폐허 속에서 고고학자가 원래 상태의 건축물을 재건축할 수 있게 하는 유물들을 찾는 것과도 같습니다. 그와 같은 일의 안내자로서 마틴 교수와 싱 교수의 방법은 위대한 가치를 가집니다.
싱 교수는 어떤 박테리아에 항생 역할을 하는 그라미시딘 구조에 대한 중요한 연구에서 이 방법을 선보였습니다. 이 연구에서는 가장 작은 구성성분(아미노산)의 분리뿐만 아니라 큰 토막(펩타이드)의 분리에 이 방법이 적당한지가 매우 중요합니다. 그것은 마치 퍼즐을 서로 맞추는 것과 같습니다. 우연히 조각들이 서로 매달려 있으면 문제는 매우 단순해 집니다. 젊은 영국 화학자 생어는 최근에 매우 어려운 퍼즐을 맞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틴과 싱의 방법으로 분리한 혼합물로부터 인슐린 맞추는 데 성공했습니다. 마틴과 싱의 방법으로 분리한 혼합물로 부터 인슐린 분자구조의 거의 완벽한 그림을 그릴 수 있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결과는 분리 방법의 넓은 활용범위와 중요성을 보여 줍니다.
마틴 교수와 공동연구자들은 최근에 다른 방향으로 활용 범위를 넓혔는데 그 중에 기체와 증기를 포함한 실험과 아주 큰 분자 혼합물을 분리실험이 매우 흥미를 끌고 있습니다.
크로마토 그래피 분석은 오랫동안 가장 가치 있는 화학적 방법의 하나로 알려져 왔습니다. 이것은 1906년 러시아계 폴란드 사람인 마이클 츠베트에가 발명하였는데 그는 이 방법을 이용하여 녹색잎 추출물에서 각기 다른 색소들을 분리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더 일찍이 룽게, 쇤바인, 그리고 고펠스로이더 등이 일종의 크로마토그래피 분석을 위하여 거름종이를 사용하였고, 츠베트와 많은 후진들은 분리를 위해 여러 미세한 활성분말로 채워진 관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마틴과 싱 방법의 새로운 특징은 크로마토그래피 관이나 거름종이를 이용한 분석이 아니라 기본적인 크로마토그래피 과정 자체에 관한 것입니다. 이전에 대출 정의된 활성분말 표면에서의 농도 대신에 이제는 두 액체 사이에 물질분배를 공식화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분석방법에 대한 합리적인 기초를 갖게 되었고 각각의 경우에 가장 잘 맞는 실험조건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마틴과 싱 교수가 발견한 원리가 크로마토 그래피를 획기적인 발전으로 이끌었으며, 이것이 그들의 발명능력과 범위를 나타냅니다.
츠베트가 사용한 색소 분리 실험기구
아처 마틴박사님, 리처드 싱 박사님,
분배크로마토그래피의 발명은 수많은 중요한 연구를 통해 그 유용성이 이미 입증되었습니다.
이 분석방법은 화학, 생물, 의학에 종사하는 연구자들이 이전에 너무 복잡해서 거의 희망이 없어 보이는 문제들을 다시 도전하여 풀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연은 매우 복잡한데, 이것이 특히 생명을 결정하는 물질 반응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습니다. 살아있는 세포에 있는 복잡한 거대분자들의 구조와 기능에 오늘날 연구의 초점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이와 같은 매우 복잡한 문제들에 대한 연구가 교수님들이 발명한 아주 단순한 방법으로부터 얼마나 많은 혜택을 입었는지를 증언하는 것은 이 연구를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엄청난 경험이었습니다. 단순한 수단으로 위대한 발명을 이루는 것이 영국의 최고 전통이라는 것을 믿습니다. 이 선구적인 연구가 교수님들의 조국과 국민에게 매우 어려웠던 세계대전 초기에 이루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교수님의 업적은 더욱 위대합니다.
오늘날 크로마토그래피는 보통 액체크로마토 그래피와 기체크로마토 그래피로 나뉘면서 정밀화학 분야, 고분자 분야, 환경분야 식품분야 등에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석기법이다.
-노벨상 시상상 연설문 중에서....
현재 크로마토그래프는 오늘날 가장 많이 활용되는 분석기법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예전에 석유품질관리원(분당본원)에 출장 갔을 때 한 실험실에 열 몇 대의 크로마토 그래프가 설치된 것을 보고 놀랐다. 석유를 분석할 때 주요하게 사용된다고 했다. 그래서 인지 한 두대 있던 다른 분석장비보다 느껴지는 아우라가 대단했다. 아처 마틴 박사와 리처드 싱 박사가 나와 같이 이 모습을 보았다면 얼마나 놀라고 좋아했을까?
오늘날 사용되고 있는 고성능크로마토 그래피(HPLC, High Performance Liquid Chromatography)
비록 크로마토그래피의 시작은 마이클 츠베트가 알렸지만, 아처 마틴과 리처드 싱은 이를 더욱 발전 계승시켰다.
로저부틀의 AI경제란 책에서 읽었던 글귀가 떠오른다.
“사람들은 위대한 발명가들이 자신만의 혁명적인 생각이나 기계를 어느 날 갑자기 혼자서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이 쌓아놓은 토대를 딛고 올라가서야 비로소 위대한 발명가라는 이름을 얻는다.”
항상 처음이 아니고, 선구자가 아니라고 실망할 필요가 없다. 이미 창조되고 발명된 것에 새로운 가치를 불어넣는 것도 제법 가치가 있는 일이다.
우리도 아직 늦지 않았다. 거인들의 어깨에 올라 멀리 보며 차분히 준비하면 된다. 포기만 안 하면 된다.
[참고자료]
-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한 ‘연구장비가 노벨과학상 수상에 미친 영향’
-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노벨화학상, 바다출판사, 2007
- www.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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