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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장비 이야기] '유기물질의 미량 분석법 개발'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프리츠 프레글(Fritz Pregl)
Bio통신원(분석장비 탐험가)
“1901~2017년 사이 노벨과학상 수상 348건 중 분석기술/장비 분야 수상건수는 27건(8.2%)이다. 그리고 수상자 수를 기준으로 보면 총 699명 중 46(7.7%)에 해당된다. 이 데이터에서 보듯 노밸과학상에서 연구장비 분야 수상 비중은 무시할 수 없을 정도다.”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한 ‘연구장비가 노벨과학상 수상에 미친 영향’ 중에서...
프리츠 프레글과 미량분석을 위해 그가 고안한 실험장치
1923년 오스트리아 출신 유기화학자 프리츠 프레글은 유기화합물의 미량분석 기술을 개발한 공로로 노벨 화학상을 수상하였습니다.
그는 1904년경부터 담즙산과 다른 물질에 관해 연구하기 시작했는데, 이 물질들은 재래의 분석기술을 사용하기에 충분한 양을 얻기가 어려웠으므로 극소량만으로 분석할 수 있는 분석법을 고안했습니다.
이는 과학자들이 수십 분의 1mg의 물질만으로도 연구를 할 수 있게 하였으며, 아울러 그는 원자단을 분석하기 위해 고감도 미량저울과 미량방법을 개발하기도 했습니다.
프리츠 프레글이 저술한 책 Quantitative Organic Microanalysis, 1924
그의 업적에 대한 공로는 노벨상 시상연설문에 잘 서술되어 있습니다.
“최근 들어 화학의 방대한 발전은 새로운 개념과 중요한 발견은 물론이고, 개선된 실험장비와 새롭게 발명되고 완성된 방법에 달려 있습니다.
이전에 알려진 방법을 근본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어떤 경우에는 더 이상의 연구와 과학 발전에 새로운 과학적 발견만큼 중대한 가치가 있다는 것 또한 분명합니다.
왕립과학원은 유기물질의 미량 분석법 발명에 대해 그라츠 대학교의 프리츠 프레글 교수에게 금년의 노벨 화학상을 수여하는데, 이 연구 역시 새로운 발견은 아닙니다. 오래된 방법을 고치고 개선한 것입니다.
가장 중요한 화학적 개선이란 노벨 박사의 표현을 빌리면 그 개선이 화학의 특히 중요한 분야와 관련이 있어야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연구는 유기화합물에서 각기 다른 원소들의 양을 결정하는데 주력했으며, 그 목적은 유기화합물인 이른바 탄소화합물에서 이 화합물들이 동물 또는 식물 왕국에 이미 생성되어 있든지, 또는 실험실에서 만들어졌든 지간에 여러 원소들을 정량하는 것입니다. 프레글 교수가 연구하는 분야의 중요성에 대해 말하자면, 유기원소 분석이 없이는 과학적 의미의 유기화학도 존재하지 않을 것이며, 그로부터 탄생한 방대한 화학산업도 없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프레글 교수에 의해 이루어진 개선은 무엇으로 구성되며, 어떤 의미 일까요?
개선이 핵심은 이전까지 상대적으로 많은 양의 물질을 사용하는 실험방법에서 미량(마이크로)분석법으로 전환했다는 사실입니다. 프레글 교수는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미량 물질의 분석을 가능하게 했는데, 그것도 동일한 정확도로 시간과 노력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가능하게 했습니다.
프레글 교수는 새로운 도구와 기술을 도입하여 유기화합물에서 여러 원소를 정량 분석하는 데 필요한 물질의 양을, 믿기지 않을 정도로 적은 3~5밀리그램까지, 그리고 일반적으로 필요한 양보다도 적은 양까지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같은 양의 물질이 지금까지는 한 번의 탄소-수소 정량에 필요했는데, 이제 프레글 교수의 방법 덕택에 50번의 다른 분석을 하기에 충분합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양은 탄소, 수소뿐만 아니라 화합물을 구성하는 다른 원소를 여러 번 정량하기에 충분합니다. 이 방법은 또한 화합물의 화학구조와 조성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다른 조사를 가능하게 합니다.
프레글 교수는 1910년에 연구를 시작해서 훌륭한 솜씨로 다음 1년간 그 연구를 계속했는데, 원소분석의 핵심 문제인 탄소-수소 정량방법을 개선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했습니다. 이러한 일은 아주 광범위하고도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 임무와 관련해서 그는 질소의 두 가지 미량분석법을 개발했습니다.
유기화합물에서 염소, 브로민, 아이도딘, 황, 인 그리고 많은 수의 금속에 관한 미량분석법이 프레글 교수와 그의 지도 아래 개발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그의 미량 분석 영역의 끝은 아닙니다. 한 물질의 성분조성을 정확하게 결정하기에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분자량을 알아야만 했고, 분자량 결정을 위해서 7~10밀리 그램만큼 적은 양으로도 작동할 수 있는 미량장치를 만들었습니다.
물질의 화학적 조성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물질에 포함되어 있는 중요한 원자단의 양을 결정하는 것 또한 필요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를 해결하기 위한 장치가 고안되고 방법이 개발되었습니다.
프리츠 프레글 교수와 그의 실험장비들
이 진가는 그가 극복해야 했던 어려운 문제들 즉 셀 수 없이 많은 오차의 요인들을 발견하고 제거해서 충분히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한 통찰력과 인내입니다.
이렇게 적은 양의 물질로 원소분석을 가능하게 만든 방법은 어떤 경우라도 분명 화학자에게 무한한 도움이 될 것입니다. 만일 조사 대상물질을 얻기 어렵다면 화학자는 아주 어려운 상황에 처하게 됩니다. 어렵고 긴 연구 끝에 만들어 낸 생성물 또는 생성물들의 양이 너무 적어서 화학적 조성은 차지하고 원소의 조성조차 이전의 방법으로는 결정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예를 들면 생리학 또는 병리학 관련 화학분야에서 매우 흔히 발생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원래의 물질이 아주 제한된 양만 얻어지고 새로운 물질이 전혀 만들어질 수 없거나 아주 어렵게 만들어집니다. 이 분야의 많은 과학자들은 프레글 방법의 위대한 진가를 구조의 손길로 인식했고, 그것이 특정연구를 수행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프레글 교수의 미량분석법은 모든 유기화학에 고르게 잘 적용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이미 아주 많은 경우에 스스로 증명되었고, 또한 이 나라에서도 시험을 거쳤습니다. 미량분석법은 미래의 연구, 특히 생화학분야에 전도 양양한 희망을 열었습니다. 지금까지 최소한 어떤 이유로든 실질적으로 정확한 화학적 분석이 불가능했던 수많은 물질의 연구에 미량분석법이 결실을 주리라는 희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그러한 물질들은 효소, 비타민, 그리고 호르몬 등을 포함하며 생명과정에 극히 중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리츠 프레글이 1923년 12월 10일에 열린 노벨상 시상식 참가를 위해 스톡홀름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 모습
현재 이러한 물질들에 관한 우리의 지식은 주로 이들이 작용한 효과나 결과, 그리고 외적 조건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화학적 조성을 밝히는 데 성공할 때에만 이들의 신비한 작용에 관한 깊은 통찰을 얻게 될 것 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물질들에 관한 완벽한 화학적 연구는 생화학의 가장 중요한 임무입니다. 그리고 지금까지 연구로 판단하건데 프레글 교수의 미량분석법은 그러한 문제 해결에 필수 불가결한 도움은 아닐지 몰라도 극히 귀중한 도움을 주었습니다.”
-노벨상 시상상 연설문 중에서....
미량분석은 현재 여러 실험분야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유기, 무기, 생화학 분야는 물론이고, 미세증거물 분석으로 불리며 과학수사분야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런 연유로 분석장비업계에서도 미량분석은 항상 빼놓을 수 없는 중요 키워드이다.
측정원리와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최근에 생화학 분야에서 사용이 급증한 나노드롭, Microplate, PCR 장비도 결국 미량분석이란 방대한 비전에 대한 매진이 없었다면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미량분석은 분석장비 개발자 관점에서도 결코 쉬운 분야는 아니다.
그 이유는 보통 분석장비의 원리는 시료에 특정한 자극을 주고 그 자극에 의해 발생되는 신호를 측정하는 것인데, 시료가 미량일 경우 자극돼서 나온 신호 또한 미량일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미량시료의 신호를 제대로 측정하기 위해서는 시료를 사멸시키지 않고 자극 신호를 극대화 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거나, 이러한 자극신호를 만들어 내지 못할 경우 작은 신호를 잡음(노이즈)없이 검출하는 방법 등이 개발되어야 한다.
이러한 개발은 창조적 발상과 더불어 발상에 대한 수많은 검증이 병행돼야 이룰 수 있다.
나노드롭처럼 시료 한 방울로 측정하려 했던 창조적 발상, PCR처럼 장비의 감도가 바쳐주지 못하면 DNA 자체를 증폭해서 측정하려 했던 창조적 발상과 함께 이 분석장비들이 제대로 작동하여 정확하고 재현성 있는 결과물을 만들어내는지 대한 수많은 의문과 검증도 뒤 따라야 한다.
프리츠 프레글 교수는 창조적 발상과 수많은 검증작업을 통해 미량분석 분야를 개척한 거인이었다.
우리는 그의 어깨에 올라타 앞으로 펼쳐질 미량분석에 대해 더 멀리 볼 수 있도록 노력 해야겠다.
[참고자료]
- 한국연구재단이 발간한 ‘연구장비가 노벨과학상 수상에 미친 영향’
- 당신에게 노벨상을 수여합니다. 노벨화학상, 바다출판사, 2007
- www.nobelpriz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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