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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에게 주고 싶은 면역학 연구 노트] #7_파이펫 사용법
생명과학 박은총 (2020-11-12)

이번 연재 내용은 면역학에 제한되는 내용들은 아니지만 연재 취지에 걸맞게 후배들에게 너무나도 전해주고 싶은 실험기법이기에 연재에 포함하기로 했습니다. 바로 실험에 있어서 필수적인 도구인 파이펫(Pipette)에 대한 사용법을 다루고자 합니다. 파이펫을 사용하는 올바른 방법에 대해 큰 고민 없이 파이펫을 사용하는 연구자들을 주변에서 자주 보게 됩니다. 사실 실험실에서 제대로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연재를 통해 파이펫을 사용하는 방법들에 대해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1. 들어가는 글

젓가락질을 잘해야 밥을 잘 먹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연구자들에게 젓가락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는 파이펫은 어떨까요? 파이펫 사용이 조금 서툴러도 실험은 됩니다. 다만 한두 번 해도 될 실험을 세네 번 혹은 그 이상 해야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또한 96-well plate와 같이 Well의 부피가 작은 Culture plate에서 면역세포를 분화시킬 경우 전체 부피가 매우 작기 때문에 파이펫에 의해 발생하는 부피의 오차가 전체 부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큽니다. 이런 이유로 올바른 파이페팅을 통해 정확한 부피를 분주하는 것이 일관성 있는 실험결과를 얻는데 큰 기여를 합니다. 제가 처음 파이펫을 잡았을 때 파이펫의 원리에 대한 깊은 이해없이 파이펫을 사용했었습니다. 그러다 실험실에 계시던 박사님께서 제 파이페팅에 문제가 있는 것을 보시고 파이펫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셨고, 이후로 파이펫 사용법에 대해 더 공부하면서 제대로 파이펫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사실 그전까지는 제가 파이페팅을 잘못하고 있는줄도 몰랐던 것이죠. 파이페팅에서 어떤 문제들이 발생하는지와 해결방법들을 이 글을 통해 소개해 보고자합니다.

 

2. 파이펫의 종류

본론으로 들어가기 앞서 제가 이 글에서 다루고자하는 파이펫이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하고자합니다. 왜냐하면 파이펫은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아마 파이펫이라고 하면 다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그것’이 있을 것이고, 저 역시도 ‘그것’에 대해 얘기하고자 합니다. 바로 공기 치환 방식의 파이펫입니다. 정확한 명칭을 통해 파이펫의 종류를 크게 세 가지만 간단히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림 1).
 

파이펫 사용법


1) 공기 치환 방식 파이펫 (Air displacement pipette): 파이펫이라고 하면 대부분 팁을 끝에 꽂아 사용하는 파이펫을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사용 빈도가 가장 높기 때문이겠죠? 바로 ‘그 파이펫’의 명칭은 Air displacement pipette (공기 치환 파이펫)입니다. 파이펫 안에 있는 피스톤에 의해 생기는 에어쿠션(Air cushion)이 만들어내는 부피의 차이를 이용해 시료를 빨아올리거나 분주하는 방식을 채택한 파이펫입니다. 파이펫 내부의 피스톤과 시료 사이에 항상 에어쿠션이 존재하며, 에어쿠션은 수축/팽창에 취약하기 때문에 정량한 시료의 부피에 오차가 생길 수 있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아주 세세한 부피를 설정할 수 있고 사용되는 팁이 다른 파이펫들에 비해 저렴하다는 장점이 존재합니다.

2) 직접 치환 방식 파이펫 (Positive displacement pipette): Dispenser (또는 Repeater) 끝에 부착하여 사용하는 주사기 형태의 파이펫입니다. 피스톤과 시료 간에 직접적인 접촉이 있고 그 사이에 에어쿠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에어쿠션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보다 정확하고 일정한 부피의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할 수 있으며, 디스펜서의 설정값에 따라 여러 회에 걸쳐 동일한 양의 시료를 반복적으로 배출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다만 공기 치환 방식 파이펫에서 사용하는 팁에 비해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공기 치환 방식 파이펫보다는 제한적으로 사용합니다.

3) Serological pipette: 앞서 소개한 파이펫들은 본체를 이용해 부피를 설정하고 팁이나 피스톤을 이용해 시료를 빨아들인 것과 다르게 Serological pipette은 파이펫 자체에 부피를 표시하는 눈금이 그려져 있는 원통형의 긴 플라스틱 관입니다. 별도의 파이펫에이드(Pipette-Aid)를 활용해 원하는 만큼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할 수 있고 그 속도도 조절할 수 있습니다. 파이펫에 표시된 눈금에 의존해 부피를 가늠해야하기 때문에 시료의 부피가 정확하지는 않지만 한 번에 많은 양의 시료를 옮길 수 있는 장점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오차가 허용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우리에게 아주 익숙한 공기 치환 방식의 파이펫(이하 파이펫)은 시료를 옮기는 데 사용되는 팁이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시료의 부피를 아주 작은 단위까지 정밀하게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대로 시료를 옮기는데 필요한 매개체로 에어쿠션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로 인해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파이펫의 작동 원리와 에어쿠션에 의해 생길 수 있는 문제점들을 소개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바른 파이펫 사용법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3. 시료의 점성(Viscosity)이 파이페팅에 미치는 영향: Forward pipetting vs Reverse pipetting

공기 치환 방식의 파이펫에 의해 발생하는 부피의 오차는 많은 경우 액체가 갖는 점성때문에 발생합니다. 안타깝게도 이 부분을 고려하지 않고 파이페팅하는 경우를 주변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실험실에서 사용하는 Cell culture media의 경우 FBS를 넣기 때문에 점성이 생깁니다. 이 뿐 아니라 단백질이 들어간 시료들은 대게 점성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글리세롤이나 Tween-20와 같이 액체 자체가 점성이 높은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점성이 높은 시료들을 파이페팅하는 경우에는 시료의 일부가 파이펫 팁 안에 남게 되고, 이로 인해 부피의 오차가 발생합니다 (그림 2).
 

파이펫 사용법


파이펫에서 설정하는 부피만큼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하는 과정에는 ‘처음 빨아들인 부피가 실험자가 설정한 부피다’라는 전제가 깔려있습니다. 따라서 빨아들인 시료를 전부 배출했을 때 설정한 부피의 시료를 옮기게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점성이 큰 시료들의 경우 아무리 열심히 파이펫의 푸쉬버튼을 눌러도 파이펫 팁 안에 남는 시료를 완벽하게 배출해낼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료의 일부가 팁 내벽을 타고 천천히 흐르고 팁 끝 내벽에 시료가 맺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처 배출되지 않고 팁 내벽에 남은 시료의 부피만큼 에어쿠션이 시료대신 배출되고, 이후에 재차 푸쉬버튼을 누르면 거품만 더 만들어질 뿐 팁 내부에 남은 시료를 완벽하게 다 배출하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내벽을 타고 천천히 흐르는 시료가 팁 말단에 도착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배출하여도 일부는 여전히 팁 내부에 남게 됩니다. 결국 점성이 높은 시료를 파이페팅하게 될 경우 의도한 것보다 적은 부피의 시료와 함께 공기방울이 배출되게 됩니다.
 

파이펫 사용법

 

파이펫 사용법


이런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파이페팅 방법이 있는데 이를 Reverse pipetting이라고 합니다 (그림 4). 이와는 반대 개념인 Forward pipetting이라 하면 푸쉬버튼을 두 번째 정지지점까지 눌러서 처음 빨아들인 시료를 완벽하게 배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그림 3). 반면 Reverse pipetting은 간단하게 말해서 ‘필요한 것보다 많은 양의 시료를 빨아들인 후 원하는 만큼만 배출’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다르게 말하면 ‘내가 설정한 시료의 부피는 처음 빨아들인 부피가 아니라 배출되는 부피와 같다’는 전제를 하는 것입니다. 처음 시료를 빨아들일 때는 푸쉬버튼을 두 번째 정지지점까지 누른 상태에서 빨아들이고, 이후에 배출할 때는 첫 번째 정지지점까지 누름으로써 시료의 점성과 상관없이 에어쿠션의 부피만큼에 해당하는 시료가 배출되게 됩니다 (그림 4). 팁 내부에 시료의 양이 필요 이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시료를 배출하여도 여전히 팁 내부에 일정량의 시료가 남아있음으로 인해 에어쿠션이 새어나가지 않고 해당 부피만큼 시료가 배출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점성이 있는 시료는 Reverse pipetting 방법을 사용해야 오차를 줄일 수 있습니다.
 

파이펫 사용법


하지만 Reverse pipetting의 경우 처음에 시료를 빨아들일 때 필요이상으로 빨아들이기 때문에 준비된 시료의 양이 적을 때 문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빨아들여야 하는 부피가 큰 경우 자칫 파이펫 본체가 시료에 의해 오염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부분 때문에 저는 Reverse pipetting의 원리는 따르지만 이를 조금 다르게 변형해서 파이페팅합니다 (그림 5). 시료를 취하기 이전에 팁을 시료에 담근 상태에서 3~4회 파이페팅을 천천히 해주면서 (Pre-wetting) 공기방울이 배출되고 팁 내부에 일정한 양의 시료가 코팅되어 쌓이도록 해준 뒤 시료를 빨아들이는 것입니다. 결국 Reverse pipetting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팁 안에는 실험자가 설정한 부피보다 많은 양의 시료가 들어있는 상태가 되므로 이후 시료를 배출할 때 에어쿠션의 손실 없이 설정한 부피만큼 시료가 배출되게 됩니다. 다만 팁 안에 잔류하는 시료의 양에서 차이가 날 뿐입니다.

Cell culture plate의 각 Well에 동일한 시료를 분주하는 경우 Media의 점성 때문에 완벽한 Forward pipetting이 불가능하며, 이런 이유로 시료를 분주할 때마다 팁을 교체하는 연구원을 종종 봅니다. 하지만 Forward pipetting으로는 결코 정확한 부피의 Media를 분주하지 못합니다. 앞에 설명한대로 의도한 것보다 적은 양이 배출될 뿐 아니라 매번 생기는 부피의 손실이 다릅니다. 각 Well마다 결국 부피의 오차가 생기게 됩니다. 저의 경우 CD4 T cell을 주로 키우는데 거의 늘 96-well plate를 사용합니다. Well 하나에 들어가는 Media의 최종 부피는 200 μl이고 이를 4등분하여 첫 번째 50 μl에는 α-CD3 antibody와 α-CD28 antibody, 두 번째 50 μl에는 분화에 필요한 Cytokine, 세 번째 50 μl에 세포, 나머지 50 μl에는 가끔 추가되는 Compound, inhibitor 등등을 넣어 각각을 독립적으로 분주합니다.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들이 있는 반면 그렇지 않은 것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전략을 사용합니다. 결과적으로 한 Well에 네 번 50 μl의 Media를 넣는 것이 되는데, 파이페팅 간에 오차가 크다면 오차가 누적되어 결국 큰 오차를 만들어낼 것입니다. 따라서 Reverse pipetting을 통해 정확한 부피를 분주해야 오차가 줄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qPCR과 같이 동일한 조성을 가진 Mixture를 만든 후 튜브에 동일한 양을 분주하는 경우에도 Reverse pipetting을 통해 분주해야 모든 튜브에 같은 양의 Mixture가 들어가게 됩니다. 세포를 키운 Culture supernatant를 이용한 ELISA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물이나 PBS 같이 점성이 없는 경우는 Forward pipetting, 그 외 대부분의 경우는 점성이 있는 경우이기 때문에 많은 경우 Reverse pipetting 방법을 사용해야 동일한 부피를 일관되게 분주할 수 있습니다.

직접 치환 방식의 파이펫은 에어쿠션 없이 시료와 피스톤이 직접 접촉하므로 점성에 상관 없이 정확한 부피를 옮길 수 있으므로 경우에 따라 직접 치환 방식 파이펫을 이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4. 파이펫 팁이 닿는 위치와 파이페팅 속도가 미치는 영향
파이펫을 통해 시료를 옮기는 과정에서 팁이 어디에 닿느냐에 따라 부피의 오차가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림 6).
 

파이펫 사용법


1) 시료를 빨아들이고 팁을 뗄 때
점성이 높은 시료를 빨아들인 후 팁을 시료에서 제거할 때 팁의 외벽에 시료가 묻어나오게 됩니다. 이렇게 묻어나오는 시료는 파이펫에 의해 설정된 부피에서 고려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따라서 가장 좋은 방법은 팁을 시료에 아주 살짝만 담가 팁 외벽에 묻는 시료를 최소화시키는 것입니다. 하지만 늘 일관성 있게 아주 살짝 팁을 담그는 것이 쉽지만은 않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팁을 여러번 사용하면 팁 외벽에 묻는 시료가 누적되어 양이 늘어납니다. 그래서 시료를 빨아들이고 팁을 시료에서 제거할 때는 시료가 담겨있던 튜브나 플레이트의 벽에 팁을 살짝 갖다 대어줌으로써 팁 외벽에 묻은 시료를 팁으로부터 제거해주는 것이 오차를 줄일 수 있는 방법입니다.

2) 시료를 배출 할 때
점성이 높은 시료는 앞에서 Reverse pipetting방식으로 시료를 배출해야 정확한 부피의 시료를 배출할 수 있다는 설명을 했습니다. 하지만 시료를 배출할 때 마지막에 나오는 시료가 팁 외벽을 타고 방울을 형성하면서 팁 끝에 맺히게 됩니다. Reverse pipetting에서는 배출되는 시료의 부피가 설정한 부피이므로 팁 끝에 맺힌 방울까지 옮겨져야합니다. 따라서 시료를 배출할 때는 튜브나 플레이의 벽에 팁을 접촉시킨 상태에서 배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해줄 때 마지막에 나오는 시료가 팁 끝에 맺히지 않고 튜브나 플레이트의 벽을 타고서 흘러 내려가게 됩니다.

3) 파이페팅 속도
시료를 빨아올릴 때 푸쉬버튼을 너무 빠르게 놓아버리거나 팁을 시료에서 너무 빨리 떼는 것도 부피의 오차가 생기는 원인이 됩니다. 시료를 빨아올릴 때는 푸쉬버튼을 천천히 놓아주고 시료가 완벽히 흡입될 때까지 기다려야합니다. 푸쉬버튼을 너무 빨리 놓아버리면 시료가 팁 안에서 튀면서 팁 내벽이나 파이펫에 묻을 수도 있고, 시료가 팁 안으로 미처 다 빨리기 이전에 팁을 시료에서 떼어내면 시료대신 공기가 들어가면서 부피에 오차가 생기기 때문입니다. 특히 점성이 강할 수록 팁 안으로 시료가 유입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깁니다. 시료를 배출하는 경우에도 점성이 강한 시료는 천천히 배출되기 때문에 팁 안에 있는 시료가 완전히 배출될 때까지 충분히 기다려야 합니다. 너무 서둘러 시료를 배출하면 시료가 적게 배출되고 배출되지 않은 양이 팁 내부에 누적되게 됩니다.

 

5. 파이펫의 각도와 팁이 잠기는 깊이가 미치는 영향

시료를 빨아들일 때 파이펫의 각도를 가능하면 수직으로 유지하는 것이 오차를 줄이는 방법입니다. 파이펫의 각도가 기울어질 때의 문제점은 바로 팁 내부 시료에 의해 생기는 정수압(Hydrostatic pressure)이 감소한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시료가 팁 안으로 유입되게 됩니다. 파이펫의 각도가 30도 이상 기울어질 경우 오차가 크게 증가합니다.
파이펫 팁이 시료에 잠기는 깊이도 중요합니다. 팁을 너무 깊게 담글 경우 팁 외벽에 시료가 묻게 되는 오차도 발생하지만, 팁이 깊게 담길 수록 더 강한 정수압의 영향을 받아 더 많은 양의 시료가 팁 내부로 들어가게 됩니다. 보통의 경우 2~4 mm 정도 깊이로 팁을 담그고 부피가 1 μl 미만이라면 1 mm 정도 깊이로 팁을 담그는 것이 이상적입다.

 

6. 액체의 휘발성이 파이페팅에 미치는 영향

파이펫으로 에탄올이나 클로로포름과 같이 휘발성이 큰 액체를 옮기는 경우 팁에서 시료가 나와서 떨어지는 경험을 해 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할까요? 휘발성이 강한 액체들이 기화하면서 에어쿠션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부피가 증가된 에어쿠션이 시료를 밀어내기 때문입니다 (그림 7).
 

파이펫 사용법


모든 액체는 각기 고유의 증기압을 갖습니다. 증기압이란 기화와 액화의 속도가 서로 평형상태에 도달해서 겉으로 보기엔 아무런 상의 변화가 없는 상태에서의 기압을 의미합니다. 에탄올이나 클로로포름과 같은 휘발성이 강한 액체의 증기압은 대기압보다 높기 때문에 이런 액체의 기화는 상대적으로 매우 빠르게 일어납니다. 이러한 성질 때문에 시료를 덜기 전에 팁을 시료에 담근 상태로 시료를 빨아들이고 배출하는 것을 여러 회 반복하는 Pre-wetting 과정이 필요합니다. Pre-wetting과정을 통해 에어쿠션의 압력이 액체의 증기압에 도달하도록 해주면 액체의 기화에 따른 부피증가를 막을 수 있고, 결과적으로 시료가 팁 밖으로 배출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Reverse pipetting을 통해 팁 내부에 액체가 일정량 잔존하도록 해야 에어쿠션의 압력이 해당 액체의 증기압으로 유지되어 반복적인 파이페팅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에어쿠션의 압력이 완벽하게 해당 액체의 증기압까지 도달하는 것은 액체 종류에 따라 시간이 조금 걸릴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휘발성이 강한 유기용매 등을 이용할 때는 부피의 오차가 조금 생겨도 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입니다. 만약 정확한 정량이 요구된다면 직접 치환 방식 파이펫을 이용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7. 온도가 미치는 영향

파이펫을 작동시키는 힘이 에어쿠션인 관계로 온도도 파이페팅에 영향을 미칩니다. 예를 들어 -20℃에 보관된 Restriction enzyme을 파이펫으로 옮기는 경우 Enzyme으로부터 팁을 떼는 순간부터 팁 안에 있던 Enzyme이 팁 밖으로 천천히 흘러나옵니다. Restriction enzyme을 빨아올리는 동안 파이펫 내부의 에어쿠션이 낮은 온도로 인해 수축했다가 파이펫이 상온에 노출되면서 에어쿠션의 온도가 다시 올라가고 에어쿠션이 팽창하게 되어 Enzyme이 밀려나오는 것입니다. 같은 원리로 푸쉬버튼 조작 없이 팁만 Restriction enzyme에 갖다 대도 에어쿠션이 수축하면서 Restriction enzyme이 팁 내부로 빨려 올라갑니다. 물론 모세관현상도 영향이 있으나 온도 변화로 인한 에어쿠션의 수축이 큰 영향을 줍니다. 결국 예시의 상황처럼 매우 낮은 온도에 보관된 시약을 파이펫으로 빨아올릴 때는 의도한 것보다 조금 더 많은 양을 얻게 되는 결과가 야기됩니다. 다행히도 Restriction enzyme을 사용할 때 조금 더 쓴다고 큰 문제는 되지 않습니다. 다만 Enzyme을 파이펫으로 빨아올린 상태에서 자칫 잘못하면 Enzyme이 팁 밖으로 나와 떨어질 수도 있으니 재빨리 옮겨야 Enzyme을 아껴 쓸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현상은 Agarose gel을 만들 때도 볼 수 있습니다. Agarose를 플라스크에 녹인상태에서 EtBr(또는 기타 DNA 염색 시약)을 넣을 때 푸쉬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팁 안에서 EtBr이 자동적으로 나와 떨어집니다. 플라스크 내부 열기가 파이펫의 에어쿠션을 팽창시키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파이펫은 온도에도 민감합니다. 

 

8. 팁 안으로 거품이 차오르는 현상에 대한 이해와 해결 방법

Media나 BSA가 들어간 PBS 등을 파이페팅하다보면 팁 안에 거품이 생기고, 거품이 점점 위로 올라가는 경험을 해본적이 있을 것입니다. 점성이 있는 시료를 파이페팅할 때 이런 현상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앞서 설명했듯이 점성이 있는 시료는 팁 밖으로 완전히 배출되지 않고 팁 안에 남기 때문입니다. 팁 내부에 남은 시료는 팁 말단에 쌓여 얇은 막을 생성하게 되고 이후 공기가 팁 안으로 역행하면서 거품이 생기게 됩니다. 공기가 파이펫으로 역행하는 경우는 두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파이펫의 푸쉬버튼을 두 번째 정지지점까지 밀어주었다가 첫 번째 정지지점으로 복원하는 과정과 푸쉬버튼을 완전히 놓게 되어 푸쉬버튼이 기본 위치로 복원되는 과정입니다. 따라서 점성이 있는 시료를 파이페팅하는 경우에는 1) Reverse pipetting을 통해 푸쉬버튼을 첫 번째 정지지점까지만 밀고 2) 푸쉬버튼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재차 시료를 빨아올려야 거품이 만들어지는 것을 방지할 수 있습니다. 즉 팁 내부로 공기가 역행하여 들어오는 것을 막아야 거품 생성을 막을 수 있습니다.

 

9. 감염성 시료를 취급할 때 유의사항: 에어로졸 형성
거의 모든 액체로부터 에어로졸이 형성될 수 있습니다. 파이페팅을 하는 과정에서도 에어로졸의 형성은 가능합니다. 실험실의 생물안전등급(Biosafety level)에 따라 취급하는 바이러스나 박테리아 종류가 다르지만 비교적 안전한 바이러스라고해서 다른 시료로 교차감염되는 것은 누구도 원하지 않습니다.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를 취급할 때 파이펫 팁 내부에 에어로졸이 발생하면 파이펫의 에어쿠션으로 에어로졸이 번지고 다른 시료로 에어로졸이 유입되어 교차감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또한 위험한 바이러스나 박테리아라면 실험자에게 감염을 일으킬 위험도 발생합니다.
이와 같이 파이페팅 과정 중에 에어로졸 형성이 교차감염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감염성 시료를 취급할 때는 에어로졸을 차단할 수 있는 필터팁을 이용하는 것이 안전한 방법입니다. 또한 감염성은 아니지만 RNA와 같이 다른 오염물질이 유입되어서는 안 되는 시료를 다룰 때도 필터팁을 이용해서 파이펫 내부의 에어쿠션을 통해 오염물질이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슷한 이유로 Serological pipette의 끝에도 필터가 부착되어 있습니다. 물론 Serological pipette 끝의 필터는 에어로졸 뿐 아니라 액체 상태의 시료가 파이펫에이드 내부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는 중요한 기능도 합니다.

 

10. 아주 적은 양의 시료(예를 들어 Cytokine)를 파이페팅할 경우

항체나 Restriction enzyme과 같은 시약들을 사용하는 경우 필요한 양이 보통 매우 적습니다. 그런데 사실 이런 시약들의 경우 조금 더 들어가거나 덜 들어가도 큰 문제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포 실험을 하는 경우에는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Inhibitor라든지 면역세포에 처리하는 Cytokine 같은 경우 매우 적은 양을 필요로 할 때가 많고 그 양도 가능한 정확해야합니다. 이런 경우에도 점성이 있다면 원칙적으로는 Reverse pipetting 방법을 사용하는 것이 맞겠지만, 시료의 부피가 1 μl 또는 그 이하로 매우 작은 경우 Reverse pipetting 방법으로 시료가 잘 배출되지 않습니다. 에어쿠션의 부피 변화가 너무 작다보니 시료를 충분히 밀어내지 못하는 것이 원인입니다. 또한 적은 양의 시료를 배출할 때는 보통 이를 희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1000X 고농도 Cytokine stock을 Cell culture media 1 ml에 넣어 희석하는 경우 팁을 Media에 담근상태로 1 μl의 Cytokine을 배출해야 하는데, 모세관현상 때문에 오히려 Media가 팁 내부로 유입되는 경우가 발생해서 Reverse pipetting으로는 적은양의 시료를 배출하는 데 문제가 생깁니다. 게다가 Reverse pipetting은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은 양의 시료를 소비하게 되는데 이렇게 적게 필요한 시약들은 대부분 가격이 비싸다보니 Reverse pipetting으로 시료를 낭비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는 않습니다. 이런 이유로 아주 적은 부피의 시료를 파이페팅할 때는 예외적으로 Forward pipetting 방법을 권합니다.

 

11. 파이펫과 팁의 결속

Multichannel pipette은 한 번에 여러 팁을 꽂아 여러 Well에 같은 양의 시료를 분주할 수 있기 때문에 ELISA를 한다든지 96-well plate에 세포를 키운다든지 하는 경우에 주로 사용됩니다. 하지만 Multichannel pipette을 이용할 때는 모든 팁이 파이펫에 제대로 결속되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팁이 파이펫에 꽉 맞물리지 않고 틈이 발생하면 그 사이로 에어쿠션이 손실되어 정확한 부피의 시료를 옮길 수 없습니다.
파이펫 자체에는 문제가 없다는 전제하에 팁이 제대로 꽂히지 않는 경우는 보통 1) 팁이 꽂혀있는 랙이 평평하지 않거나 2) 파이펫 채널 중 일부가 랙과 닿아 팁과 파이펫의 결속을 방해하는 경우입니다 (그림 8). 따라서 Multichannel pipette을 사용할 때는 모든 채널이 랙 내부에 위치하도록 사용하는 것이 좋고, 채널 개수보다 적은 팁이 필요하다면 랙 내부에서 팁을 재배열하면 됩니다.
 

파이펫 사용법


12. 마치는 글
이번 글에서는 파이펫이 작동되는 원리 및 이로 인해 발생되는 문제점들과 해결방법들을 소개했습니다. 생각보다 파이펫의 원리에 대한 고민 없이 파이펫을 사용하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 역시도 그랬었고요. 그래서 이번 글이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하는 분들께는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파이페팅을 잘못하고 계셨다면 이번 글을 통해 정확한 파이페팅을 익히고 일관성 있는 데이터를 얻기를 바라며 글을 마치겠습니다.

 

References
Suominen, Irmgard, and Sami Koivisto. "Increasing precision when pipetting protein samples: Assessing reliability of the reverse pipetting technique." American Laboratory 43.2 (2011): 50.

Ewald, Kornelia, and A. G. Eppendorf. "Impact of pipetting techniques on precision and accuracy." Eppendorf Userguide 20 (201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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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총 (Duke University)

처음 대학원에서 면역학이란 연구를 시작하던 때를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그 당시에 누군가가 내게 알려주었다면 연구에 더 많은 도움이 되었겠다고 생각되는 내용들이 있습니다. 이제 막 면역학 연구를 시작하고 있는 석박사생들 및 면역학에 관심을 갖는 학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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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우스를 이용한 면역학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마우스로부터 얻은 지식을 바탕으로 사람의 면역 시스템을 이해하고 면역 관련 질병들을 치료하는데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사람에게서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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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2 댓글작성: 회원 + SNS 연동  
회원작성글 랑스  (2020-11-12 14:45)
1
후배들에게 정말 많은 도움이 되겠어요. 바쁘실텐데 이렇게 정성스러운 좋은 글 감사합니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회원작성글 그림  (2020-11-12 21:58)
2
Reverse 방법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는데.... 앞으로 많이 써야할 것 같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회원작성글 유먼  (2020-11-12 23:48)
3
좋은 글 감사합니다 경험적으로만 느꼇던 것들이 잘 정리되어 있으니 읽기에 편하고 더 유념할 수 있게 됬네요
회원작성글 sadatrg  (2020-11-17 21:51)
4
공짜로 보기 미안할 지경이네요;;
회원작성글 석돌  (2020-11-18 11:09)
5
정말 꿀이네요. 감사합니다.
회원작성글 과학자가되고싶어요  (2020-11-19 19:31)
6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수차례 실험 통해 깨달은 것들인데... 이론은 여기서 가장 정확히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한가지 더 물어도 될까요 ? 저는 피시알 할때 reverse 파이페팅으로 팁을 벽에 대고 내리는데요. 후배들도 그렇게 알려주고요 근데 벽에 대는 각도에 따라 조금 오차가 생기는 것 같아 아쉬워요. ( 저만 그그렇게 느끼는건가요 ? ㅠ) 꿀팁 없을까요?
네이버회원 작성글 전복*  (2020-11-19 20:53)
7
항상 너무 잘 보고있어요 감사합니다
회원작성글 박은총  (2020-11-20 04:25)
9
과학자가되고싶어요님 질문 감사합니다. 말씀하신대로 각도도 영향을 줍니다. 그리고 기계가 아닌 이상 어느정도의 오차는 불가피합니다. 다만 최대한 같은 각도로 분주하도록 연습하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랩에 있는 멀티채널파이펫 사용이 익숙하고 보정이 잘 돼있다면 멀티채널파이펫을 이용해 PCR strip에 (qPCR의 경우 plate에) mixture를 분주하는 것이 각도를 일정하게 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적어도 8개의 튜브나 플레이트 웰이 닿는 팁의 각도가 비슷하게 유지되니까요. 다만 Mixture를 넉넉히 만들어야 합니다. qPCR의 경우 저는 2.5개 분량의 Mixture를 각 strip에 넣고 2.5개 분량의 cDNA를 넣은 후 멀티채널파이펫으로 플레이트에 옮겨줍니다. 혹시 다른 방법으로 하신다면 이렇게 해보는 것이 오차를 줄이는 방법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파이페팅 오차를 줄이기 위해 최소 Duplicate으로 샘플 준비하여 분석합니다. 당연한 얘기를 한 것 같지만 답변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회원작성글 ElitheS  (2021-01-11 09:17)
10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reverse 방법중 피펫팅 여러번해서 하는 방법은 쓰고있었는데 한번하는 방법은 생각도 못했네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실험실에서 연식이 좀 된 피펫을 사용할수록 피펫과 팁의 결속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특히 에펜도르프... 결속부가 갈수록 헐거워져서 앗하는사이에 결속이 안 되어서 볼륨이 달라지더라구요) 개인적으로 피펫을 피펫팁에 쿵쿵 해서 팁을 끼우는것보단 끼우고 360도 살짝 돌려서 고르게 압력을 주는게 결속이 가장 잘 되었습니다
카카오회원 작성글 김수*  (2021-01-20 09:42)
11
우와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네이버회원 작성글 Ke*****  (2021-02-24 11:35)
12
좋은 내용 감사합니다. 학부 실험 조교를 하고있는데 학부생들에게 피펫팅에 대해 알려줄 때 해당 본문의 글을 인용해도 될까요? 출처는 반드시 기재하겠습니다
회원작성글 박은총  (2021-02-24 14:05)
13
네, 인용하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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