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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개미도 작물에 필요한 영양분 골라서 준다
Bio통신원(사이언스타임즈)
열대우림 숲속에서는 나뭇잎 조각을 입에 문 수많은 개미들이 열을 지어 둥지로 향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때로 우뚝 솟은 나무줄기로 줄줄이 올라가 잎을 잘라서 물고 내려온다.
이 잎은 자신들이 먹으려는 것이 아니라, 지하 농장에서 기르는 버섯(fungus)을 위한 비료로 쓰인다. 버섯을 길러 식량으로 쓰는 것이다.
그런데 이 잎꾼개미(leafcutter ants)들은 어떤 종류의 잎을 잘라야 하는지를 어떻게 정확히 알 수 있을까?
파나마의 스미스소니언 열대연구소(STRI)와 덴마크 코펜하겐대(UCPH) 연구팀은 개미가 둥지로 무엇을 가져갈지 선택하는 것은 이들이 기르는 버섯 작물의 영양적 필요에 의해 결정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들 연구팀은 ‘네이처 생태와 진화’(Nature Ecology and Evolution) 26일 자에 발표한 논문에서, 버섯과 개미의 파트너십이 발전함에 따라 버섯은 특정한 영양적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미에게 더 많이 의존하게 된다는 새로운 증거를 제시했다.
독일 슈투트가르트 빌레마 동물원의 잎꾼개미 모습. ©WikiComons / Pjt56
“현대의 농사도 개미가 진화시킨 것과 같아”
신대륙 개척 당시 초기 이주자들이 아메리카에 도착했을 때 이들은 토착 인디언으로부터 죽은 물고기를 비료로 써서 옥수수를 재배하는 법을 배웠다.
이 시스템을 액체 비료를 사용하는 오늘날의 거대한 상업농 옥수수 농장과 비교해 보면, 현대의 옥수수 농장은 더 많은 옥수수를 생산하지만, 마찬가지로 산업적 규모의 특정 영양분을 비료로 주어야 한다.
논문 제1저자로, STRI의 빌 위키슬로(Bill Wcislo) 연구실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다 코펜하겐대 조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조너선 시크(Jonathan Shik) 교수는 “지금 우리가 옥수수 농장에서 보고 있는 것은 개미 농부들이 진화시킨 것과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시크 교수는 “아타(Atta) 속 개미들은 거대한 농업 농장을 진화시켜 수백만 마리의 노동자가 일하는 대규모 집단을 이루고 있다”며, “두뇌가 작고 눈에 띄는 문화가 없는데도 ‘어떻게 자신들이 기르는 작물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정확히 알 수 있는가’가 커다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잎꾼개미들이 나뭇잎을 잘라내 앙상해진 모습. ©WikiComons / Christian R. Linder
6000만 년 전부터 버섯 길러
인간은 약 1만 년 전에 처음으로 야생식물을 작물화했다. 버섯 재배 개미(attine ants) 족은 훨씬 더 경험이 많은 농부로, 약 6000만 년 전에 처음 버섯을 기르기 시작했다. 오늘날 이 개미 그룹에 속한 250종 이상의 종들 사이에는 놀라울 만큼 다양한 농업 관행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개미 작물 재배의 이런 모든 진화 단계는 20 평방미터 넓이의 파나마 열대우림 낙엽 지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시크 교수는 “아틴 개미의 가장 원시적인 종조차도 복잡한 숲속을 잘도 헤집고 다니며 자신들이 찾고 있는 것과 정확히 일치하는 작은 곤충의 똥을 발견해 둥지로 물고 와서 버섯을 기르는데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먹는 것이 당신을 만든다(You are what you eat)’는 표현은 식이 선택의 중요성과 함께 이런 결정을 내리는데 포함되는 거래 혹은 절충(trade-offs)을 가리킨다.
시크 교수는 “사람들이 비만병에 걸리는 요인 중 하나는 우리가 항상 탄수화물에 굶주리고 있다는 점이며, 주위에 지방과 설탕이 있을 때는 스스로를 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에 대한 대안으로 ‘단백질 활용 가설(protein-leverage hypothesis)’이 있는데, 인간은 단백질 섭취 목표를 가지고 있다는 것으로, 우리 조상들은 오늘날 우리가 먹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단백질을 섭취하도록 진화했기 때문에 목표 수치가 매우 높다”고 전했다.
시크 교수에 따르면, 우리는 단백질이 부족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을 과식하게 되고 충분한 단백질을 얻을 때만 식사를 중단한다는 것. 개미들 역시 그들이 모으는 단백질의 양에 매우 민감하다.
나뭇잎으로 버섯 농사를 짓는 잎꾼개미(Leafcutter ants)의 둥지 입구.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개미와 버섯, 고도로 공동 진화
시크 교수팀은 개미들이 원시상태에서부터 진보된 버섯 재배자로 진화하면서, 기르는 작물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헤아리는 능력이 변화했는지를 테스트하기 위해 실험을 고안했다.
먼저 아틴 개미 무리들을 모은 다음 집단에서 버섯 품종들을 배양 접시로 분리시켜 일련의 영양 실험을 실시했다. 연구팀이 생각했던 것처럼, 개미와 버섯이 고도로 공동 진화한 개미 둥지의 버섯들은 더 많은 특정한 영양적 요구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어 개미들이 버섯의 영양적 요구를 충족시켜준다는 아이디어를 시험했다. 숲 바닥에서 야영을 하면서 여러 종의 개미가 둥지로 가져온 식량들을 족집게로 집어내 영양 성분을 확인했다.
논문 공저자인 에르네스토 고메즈(Ernesto Gomez) 연구원은 “100시간 이상을 숲 바닥에 누워서 이 개미 종에 대해 전례 없이 많은 양의 데이터를 모을 수 있었다”고 말하고, “배양 접시에 버섯을 옮긴 지 6개월 이상이 지난 뒤, 원시 버섯 재배 개미의 둥지에서 가져온 버섯의 자실체가 모습을 드러냈다”고 밝혔다. 자실체는 곰팡이나 버섯 등의 유성생식을 위한 다세포 구조물이다.
연구를 수행한 존 시크 박사가 잎꾼개미들이 일하는 모습을 관찰하고 있다. ©Jorge Aleman, Smithsonian Tropical Research Institute
영양 요구량도 정확히 산정
개미는 입 부분의 미각 수용체를 이용해 영양소를 탁월하게 감지해 낸다. 연구팀은 무리에서 포획한 개미들에게 다양한 영양소가 섞인 합성 사료를 공급했다. 단백질이 무척 많고 탄수화물이 거의 없는 혼합 먹이를 주자 개미들은 단백질 과잉 섭취를 피하려다 거의 굶어죽을 지경이 됐다.
단백질은 종종 버섯에 독이 되기 때문에 잎꾼개미들은 단백질 섭취를 매우 능숙하게 조절한다. 만약 개미들이 너무 많은 단백질을 농장으로 가져오면 버섯들이 죽게 된다.
시크 교수는 “버섯의 영양 요구량을 벗어나 강제로 먹이면 버섯이 죽는다”며, “인간 농부들은 옥수수의 기본적인 영양학적 환경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아서 특정 비료를 사용해 이런 목표를 이룬다”고 말했다.
그는 “개미도 똑같은 사실을 알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그들이 기르는 버섯 작물의 영양적 필요를 충족시켜 생존한다”고 덧붙였다.
잎꾼개미들은 그들의 원시 조상보다 약간 더 많은 단백질을 수확할 수 있다. 이들이 기르는 버섯 품종은 단백질 수준 변동을 더 잘 견딜 수 있어 버섯 농장을 더 확장할 수 있다.
논문 시니어 저자인 위키슬로 박사는 “농부와 농작물이 점점 더 상호 의존적이 된 인간문화 진화와 같이 개미와 버섯 품종도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이는 자연 선택된 농사 시스템이 문화적으로 진화된 인간의 농업에 필요한 영양적 지속가능성의 원리를 밝혀줄 잠재력이 있음을 부각시킨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ㅣ 저작권자 2020.10.28 ⓒ ScienceTimes (원문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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