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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fe's like] 과학에서 문화로 가는 길 : 과학커뮤니케이터
Bio통신원(쏘르빈)
작년 이맘때쯤 글을 쓰기 시작해서 벌써 20회차의 글을 맞이했다.
이번에는 1년간의 에세이를 돌이켜보며 글을 향한 회고를 남겨보고자 한다.
그리고 내가 경험하며 느낀 과학커뮤니케이션에 관해서도 생각을 남기고 싶다.
19개의 주제. 그 속에 들어있는 나의 인문학적인 시선을 돌아보며, 차오르지 않는 불만족스러움과 소소한 대견함을 동시에 느꼈다.
처음 에세이 공모전에 주제를 내고, BRIC 사이트에 연재를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는 나에게 거는 기대가 참 컸던 것 같다.
당시의 나는 대학을 막 졸업한 후라 취업시장의 물살에 휩쓸려 다니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욱 과학 커뮤니케이터란 직업이 새롭고 특별하게 느껴졌다.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과학을 어떻게 재미있게 풀어낼지 방법을 찾아다녔다.
과학 융합 강연자로 성인을 위한 재미있는 과학강연을 펼치기도 하고, 숨은 과학자들을 찾아 소개하는 유튜브 콘텐츠도 만들었다.
그리고 과학적 사실에 마음을 한 스푼 얹은 나의 이 에세이도 함께 쓰기 시작했다.
(사진 : '숙취와의 전쟁'을 주제로 준비한 성인대상 과학 강연)
친구가 추천해 준 ‘Life’s like’란 에세이 제목을 짓고,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과학을 볼 거란 거창한 설명을 써냈다. 그 설명이 딱 내가 쓰고 싶었던 글이었다.
과학에 대한 내용을 30% 그리고 인문학적인 내용을 70% 정도로 쓰고 싶었다. 하지만 인문학에 대한 나의 짧은 견해와 고찰 부족의 문제로 한 15%가량의 인문학적인 내용을 뒤에 덧붙인 채로 글을 끝마치곤 했다.
사실 아직도 인문학이 뭔지는 모르겠다.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사회에 대해 토론한다는 느낌으로 내 생각을 쓰면 되지 않을까?’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어쩌면 그게 가장 어려운 생각이었지 않나 싶다.
무엇보다도 과학을 인문학적인 내용으로 자연스레 끌고 오는게 어려웠다.
예를 들면 몸속의 각기 다른 세포주기를 이야기하다가 사람들의 저마다의 인생 주기로 이야기를 돌리는 부분에서 많이 고민했다. (‘[Cell cycle] 우리, 각자의 속도로 걸어요’편 참고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11329)
나는 며칠간 자료를 조사하고 어떤 이야기로 이끌어볼까 생각해왔으니 그게 자연스럽게 읽히겠지만, 이 글을 처음 보는 사람에게는 전개가 갑자기 이상한 방향으로 날아간 부자연스러운 흐름일 뿐이다.
주변 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피드백 받았던 부분이자 끝내 해결책을 내리지 못한 부분이다.
아쉽지만 과학적인 사실로부터 사람들이 생각해볼 만한 거리를 던져줄 수 있다는 점에 집중하려고 한다. 과학에서 인문학적인 시선을 찾아내고 공유해볼 수 있다는 게 처음의 모토였으니 말이다.
과학커뮤니케이션이란게 결국 이런게 아닐까 싶다. 커뮤니케이션은 누군가와 서로 소통하고 생각을 나누는 행위이다. 내가 가진 ‘과학’을 이용해 사람들의 생각과 감정을 이끌어내고 공유 하는 것. 이게 내가 가진 과학커뮤니케이터로서의 목표이다.
이런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생각은 현직 과커(과학 커뮤니케이터)분들마다 생각이 조금씩 다를 것이다.
누군가는 과학의 ‘사실’을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에 포커싱을 맞출 수도 있다. 혹 누군가는 어려운 과학적 지식을 대중들이 이해할 수 있게 쉽게 이야기하는 것, 즉, ‘지식’을 함께 공유하는 것에 목표를 둘 수도 있다.
나 또한 ‘과학’을 이야기하고 싶은 입장이기에 크게 다르지 않다. 나와 이야기를 나눌 대중들의 언어로, 그리고 대중들의 관심사로 접근해 최대한 쉽고 재미있게 과학을 풀어보고 싶다.
하지만 지식을 전달하거나 공유하는 것에서 끝내기엔 많이 아쉽다. 한걸음 더 나아가 소통을 이끌어내고 싶다.
이 소통은 과학에 대한 토론이 될 수도 있다. 예컨대 사람들과 둘러앉아 ‘외계인은 존재할 것인가’에 대하여 각자의 의견을 나누는 것도 과학의 소통이다.
그런데 이런 소통에 무언가 다른 분야를 끼얹으면 사람들이 더 재미와 흥미를 느낄 주제를 잡아낼 수 있다.
물의 끓는점이란 과학적 주제에 ‘음식’이란 분야를 얹으면 ‘라면을 가장 빨리 끓이는 법’을 토론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건 실제로 내가 고등학생 때 화학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던졌던 주제였다.
당시 나는 과학선생님과 다른 3명의 학생들과 함께 과학실험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중이었다. 우리는 매일같이 야자 시간에 과학실로 빠져나와 함께 실험을 했다. 어느 날 실험을 위한 새 비커를 여러 개 구입하였고, 여분으로 주문한 새 비커에 몰래 라면을 끓여 먹었다. 그러던 중 과학선생님께 들켰고, 크게 혼날 상황이었다.
하지만 선생님은 아무 말 없이 우리를 둘러 앉히고 어떻게 하면 비커 속 라면을 빨리 끓일 수 있을지 토론을 시작하셨다. 그때 접한 과학이 나에겐 너무나 충격적이었고 마음에 와 닿았고 스스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과학에 관심 있는 분야가 얹어지고 재미있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훨씬 큰 울림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음식도, 영화도, 음악도, 에세이 속의 인문학도 다 좋다.
나는 최대한 많은 분야와 콜라보 해서 ‘과학이 이렇게 재밌는 주제들을 다룰 수 있구나!’란 생각을 사람들에게 심어주고 싶다.
이쯤에서 과학커뮤니케이션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자.
내가 가장 많이 들은 목표이자 많은 과커들이 공감하는 목표는 과학을 대중화시키는 것, 그래서 과학을 문화로 만드는 것이다.
월드컵이 열리면 축구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거리에 나가 응원을 한다. ‘축구’라는 스포츠 자체가 대중에게 문화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이처럼 과학 그 자체가 문화로 받아들여지면 좋을 것이다.
하지만 과학은 아직 너무 어려운 것, 과학자들에게만 필요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방벽을 부수기 위해 필요한 게 이런 활동이 아닐까.
나의 작은 한 걸음이 사람들을 과학의 세계로 데려오고, 그들에게 과학의 재미를 느껴볼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과학을 문화로 만드는 이 길을 한걸음 한걸음 직접 밟아보며 누구나 그 길을 자유로이 걸을 수 있는 그날까지 노력하겠다.
제 글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정말 감사드립니다! :)
과학에 대한 제 시선을 지켜봐 주시는 작은 눈길들이 모여 20개의 주제를 무사히 연재할 수 있었습니다.
이번화를 끝으로 시즌 1을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저는 현재 에세이를 쓰면서 과학커뮤니케이터, 과학 융합 강연자, 과학 퍼포머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활동에서 좀 더 자리를 잡은 후 내년, 따듯한 꽃이 필 때쯤 시즌 2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Life’s like’ 쏘르빈
solbin67@postech.ac.kr / insta @ so_olb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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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 현상을 넘어선 인문학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합니다. 누군가가 삶 속에서 과학을 발견한다면, 저는 과학 속에서 삶을 발견하며 이것을 글로 기록합니다. 포항공과대학교에서 화학공학을 공부했고, 현재는 과학커뮤니케이터가 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시즌 2에서는 여러 생명과학 기술과 이를 예술적인 견해로 바라본 시선, 이로써 만들어진 과학예술작품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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