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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초보 논문 투고기] 내 논문이 Reject 당한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다.
Bio통신원(뉴로)
논문을 투고하고 나서 잠깐 할 일이 없던 것이 1달가량 지속되었습니다. 그동안 전 미루어왔던 차순위의 일들에 집중을 하고 있었습니다. 참으로 여유로웠는데 3월부터 갑자기 교수님께서 이것저것 분석을 해라 그림을 수정해라 하셨습니다.
이유도 모른 체 엄청난 양의 분석을 다시 하고 교수님 얼굴도 보지 못한 체 그림 수정을 하고 주고받기를 반복하다가 조심스럽게 "제 논문이 어떻게 됐나요"라고 물었습니다.
지도교수: Editorial reject을 받았어요. 즉, 이 논문은 다시 그 저널들에 내기 어렵다는 것이지.
머리에서는 욕이 나왔지만 교수님 앞이라 혀에서 멈췄습니다.
'내가 4년 동안 이리 노력했는데 revision도 못 받고 reject이라니!'
머릿속에서는 제 자신은 방방 뛰고 있었습니다.
지도교수: 하지만, 다행인 건 두 저널 모두에서 editorial comment가 왔다는 것이에요. 우리 논문이 부족했던 점이 무엇인지가 상당히 자세히 적혀있어요. 우리가 샘플 사이즈가 작다는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지만 굉장히 건설적인 제안들이 있었고 이걸 반영해서 다른 high profile 저널에 내면 됩니다.
그러면서 교수님은 editorial reject letter를 보여주셨습니다. 그 내용은 교수님께서 갑자기 시키신 모든 일들과 연관되어 있었습니다. 두 저널 각각 A4 한 장도 안 되는 내용이었지만 무엇이 개선되면 좋겠다는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적혀있었습니다. 한마디로 Editor 들에 의한 Major revision을 받은 셈이었습니다. 두 저널에서 에디터가 reject 하면서 친절하게 적어준 것은 대단한 행운이라는 말이 이해가 갔습니다. 보통은 자동발신일지 모를 답변 메일로 거부를 당한다고 하더군요.
김성모 화백의 만화 대털 2.0의 일부
지금에 와서 돌이켜보면 그 에디터들의 답변은 제 논문의 질을 향상시켜주는데 큰 힘이 되었습니다. 그 당시에 화가 났지만 저번 회의 PI-A의 의견도 가독성 측면에서 정말 중요했던 질책이었습니다.
논문을 거부당했을 때 분하고 속상한 감정이 들 것이고 저 역시 또 그럴 것 같지만 위의 만화처럼 우리가 무릎 꿇은 것은 추진력을 얻기 위함이란 생각으로 극복해야 출판까지의 긴 과정을 버틸 수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9월쯤 제 프로젝트와 관련된 외국, PI 분이 학회 참석 차 한국에 방문하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랩미팅에서 저널 발표를 할 때마다 그 그룹의 논문은 5번은 발표할 정도로 제 프로젝트와 밀접한 연관이 있던 분이었고 새로운 논문의 향방을 주시하고 있었습니다.
뉴로: 교수님, 이번에 베일러 교수님이 암학회에 참석하는데 새로운 논문이나 방향 등을 알 좋은 기회가 될 거 같습니다. 암학회에 가도 될까요?
지도교수: 그러세요. 굉장히 중요한 정보가 나오면 실시간으로 보고하도록 해요. 그리고 가능하면 베일러 교수에게 뉴로군 프로젝트와 관련해 물어보세요. 너무 티 나지 않게 잘 물어보세요.
2019년 9월의 암학회는 제 인생에 가장 중요한 학회였고 앞으로도 그럴 학회였습니다.
학회장에 가는 마음은 첩보 영화의 주인공이 된 것 같았고 진정으로 단 하나의 목적하에 정보를 얻으러 가는 날이었습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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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에서 생명과학을 하다가 대학원에서 bioinformatics를 접해 매일 컴퓨터에 앉아 있는 대학원생이다. 최대 고민은 커져가는 뱃살! 그리고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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