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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으로 본 코로나19 (COV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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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COVID-19는 어떻게 뇌(腦)를 손상시키나?
의학약학 양병찬 (2020-09-21)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들 중 일부는 신경학적 증상을 보인다. 과학자들은 그 원인을 규명하려 노력하고 있다.

COVID-19는 어떻게 뇌(腦)를 손상시키나?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신경학적 손상의 메커니즘

코로나바이러스는 직접적인 감염경로(혈액순환경로, 뉴런경로), 저산소증(hypoxia), 면역손상, ACE2, 그 밖의 메커니즘을 통해 신경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 먼저, 코로나바이러스는 폐조직을 공격함으로써 유해한 영향을 미치고, 일련의 폐병변(예: 저산소증)을 초래한다. 나아가, 코로나바이러스는 후각망울을 통해 신경계에 직접 침입할 수 있으며, 혈액순환경로와 뉴런경로를 통해 신경계에 침입함으로써 신경학적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Ab: antibody; ACE2: angiotensin-converting enzyme 2; CSF: cerebrospinal fluid; ER: endoplasmic reticulum; TNF: tumor necrosis factor.

※ 출처: 《Brain, Behavior, and Immunity》(참고 1)


그 여성은 집안에서 사자와 원숭이를 봤다. 그녀는 지남력을 상실하고 타인에 대한 공격성을 보였으며, 남편이 사기꾼이라고 확신했다. 그녀는 50대 중반—이는 정신병(psychosis)이 발생하는 전형적인 나이보다 수십 살 많다—이었고, 정신질환의 병력이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COVID-19에 걸려 있었다. 이는 COVID-19에 걸린 후 정신병으로 발전한 것으로 알려진 최초의 사례들 중 하나였다(참고 2).

COVID-19 팬데믹이 선포된 지 처음 몇 달 동안, 의사들은 환자의 호흡을 지속시키려 노력하면서 주로 폐와 순환계의 손상을 치료하는 데 집중했다. 그러나 그런 와중에서도 신경학적 효과에 대한 증거가 누적되고 있었다. 즉, COVID-19 때문에 병원에 입원한 사람들 중 일부가 섬망(delirium), 혼동, 지남력장애, 초조를 경험하고 있었다(참고 3). 지난 4월, 일본의 한 연구팀은 뇌조직에 부기와 염증이 생긴 COVID-19 환자 사례를 처음으로 보고했다(참고 4). 그리고 또 한 연구팀은 수초(myelin)가 퇴화한 환자의 사례를 보고했는데(참고 5), 수초란 뉴런을 보호하는 지방질 코팅으로, 신경퇴행질환(예: 다발경화)에서 비가역적으로 손상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경학적 손상은 갈수록 더 큰 공포감을 자아내고 있다"고 라호야 소재 UCSD의 신경과학자 앨리슨 무오트리는 말했다.

이제 신경학적 증상의 목록에는 뇌졸중, 뇌출혈, 기억상실까지도 포함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런 효과를 초래하는 중병(重病)이 있다는 소리는 들어 본 적이 없지만, COVID-19 팬데믹의 규모를 감안할 때 수천(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이미 그런 증상을 경험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은 그로 인해 평생 동안의 문제에 직면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핵심 의문—그중에는 가장 기본적인 문제, 즉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런 증상을 겪고 있는지'와 '누가 가장 위험한지'가 포함되어 있다—에 대답하지 못해 쩔쩔매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는 원인을 모른다는 것이다.

물론 바이러스는 뇌를 침범하여 감염시킬 수 있지만, SARS-CoV-2가 상당한 정도로 그런 짓을 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어쩌면 그런 신경학적 증상들은 면역계의 과잉반응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게 바이러스 때문인지, 아니면 면역계 때문인지를 알아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두 가지 시나리오가 전혀 다른 치료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질병의 발병 메커니즘이 중요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영국 리버풀 대학교의 베네딕트 마이클(신경학)은 말했다.

손상된 뇌

팬데믹이 맹위를 떨치면서, 마이클과 동료들은 많은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COVID-19와 관련된 신경학적 합병증의 사례연구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랜싯 정신과학(Lancet Psychiatry)》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6), 마이클이 이끄는 연구팀은 (신경학적/정신과적 영향을 받은) 영국의 COVID-19 환자 125명의 임상적 세부사항을 분석했다. 그 결과 62%는 뇌의 혈류공급 손상(예: 뇌졸중, 뇌출혈)을 경험했고, 31%는 정신상태 변화(예: 혼동, 장기적인 무의식 상태)—때로는 뇌염(encephalitis), 즉 뇌조직의 부기—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정신상태가 변화한 사람 중 10명은 정신병으로 발전했다.

그런데 신경학적 증상을 겪은 사람들 중 100%가 집중치료실(ICU)로 실려 온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전통적인 위험요인(예: 뇌졸중)을 보유하지 않은 젊은 층'과 '달리 설명할 수 없는, 급성 정신상태 변화를 경험한 환자들'을 목격했다"고 마이클은 말했다.

지난 7월 발표된 비슷한 연구에서(참고 2), 연구팀은 COVID-19로 인한 신경학적 합병증 환자 43명의 사례보고를 분석했다. "일부 패턴이 명확해지고 있다"고 그 연구의 선임저자인 유니버시티칼리지런던(UCL)의 마이클 잔디(신경학)는 말했다. 가장 흔한 신경학적 영향은 뇌졸중과 뇌염이었는데, 뇌염의 경우 급성파종뇌척수염(acute disseminated encephalomyelitis)—뇌와 척수에 모두 염증이 생겨, 다발경화와 유사한 증상을 초래할 수 있다—으로 발전할 수 있었다. 최악의 뇌손상 환자 중에는 경미한 호흡기 증상만 경험한 사람도 있었다. "주객이 전도되어도 유분수지, 그들의 주증(主症)은 호흡기 증상이 아니라 뇌손상이었다"라고 잔디는 말했다.

덜 흔한 합병증으로는 길랑바레증후군(Guillain–Barré syndrome)의 전형적 증상인 말초신경손상(peripheral nerve damage)이 있는데, 잔디는 이를 가리켜 "불안증, 외상후스트레스장애 등의 짬뽕"이라고 한다.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SARS)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 집단발병 때도 그와 비슷한 증상들이 발견되었는데, 그 역시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질병들이다. 그러나 그때는 감염자 수가 이번보다 적어서, 데이터가 별로 많이 확보되지 않았다.

얼마나 많은 환자들이 신경학적 증상을 경험하나?

임상의들은 지금까지 언급된 신경학적 영향이 얼마나 흔한지 모르고 있다. 지난 7월 발표된 또 한 건의 논문에서(참고 7), 연구팀은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데이터를 이용하여 신경학적 영향의 유병률을 추정했다. 그 결과, SARS 환자의 경우 최소한 0.04%, MERS 환자의 경우 0.2%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치는 증상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확진된 COVID-19 사례가 2,820만 건임을 감안할 때, 1만 ~ 5만 명의 사람들이 신경학적 합병증을 경험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신경학적 영향을 정량화하는 데 있어서 가장 큰 문제점 중 하나는, 임상연구들이 전형적으로 병원에 입원한 COVID-19 환자들(종종 집중치료를 요하는 환자들)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그런 환자들의 신경학적 증상 유병률은 50% 이상일 수 있다"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연방대학교의 페르난다 드 펠리스(신경생물학)는 말했다. "그러나 경증환자나 호흡기 증상이 없는 환자에 대한 정보는 턱없이 부족하다."

정보가 이처럼 부족하다는 것은, '일부 환자들이 신경학적 증상을 경험하는데, 다른 환자들은 그렇지 않은 이유'를 밝히기가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그러한 영향이 오래 지속될지 여부도 불투명하다. COVID-19는 몇 달 동안 지속되는 다른 건강상 문제를 초래할 수 있으며, 다른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됐던 환자들은 수년간 지속된 증상을 경험하기도 했다(참고 8).

감염이나, 아니면 염증이냐?

그러나 신경과학자들이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의문은 '뇌가 손상되는 원인이 무엇인가?'이다. "신경학적 장애의 패턴은 상당히 일관적이지만, 그 밑바탕에 깔린 메커니즘은 아직 불분명하다"고 드 펠리스는 말했다.

뇌가 손상되는 원인을 규명하면, 올바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만약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를 직접 감염시켰다면, 렘데시비르나 그 밖의 항바이러스제를 사용해야 한다"고 마이클은 말했다. "반면에 중추신경계에서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는다면, 바이러스가 제거되었을 것이므로 항염제를 사용해야 한다."

잘못된 치료는 해로울 수 있다. "바이러스가 사라졌다면,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한다는 것은 무의미하다. 한편, 뇌 속에 바이러스를 보유한 환자에게 항염제를 투여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마이클은 말했다.

이와 관련하여, 무오트리는 'SARS-CoV-2가 뉴런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명백한 증거를 제시했다. 그가 이끄는 연구팀은 뇌 오가노이드(참고 9)를 전문적으로 구축하고 있는데, 그것은 인간의 만능줄기세포를 뉴런으로 분화시킴으로써 창조된 '미니 뇌조직 덩어리'다.

무오트리 팀은 지난 5월 출판전 서버에 업로드한 논문에서(참고 10), "SARS-CoV-2가 오가노이드 속의 뉴런을 감염시켜, 일부 뉴런을 살해하고 뉴런들 간의 시냅스 형성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예일 의대의 이와시키 아키코(면역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9월 8일 출판전 서버에 업로드한 논문에서(참고 11), 인간 오가노이드, 생쥐의 뇌, 약간의 사후부검을 이용해 무오트리 팀의 결론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인간의 뇌에 도달하는 과정에 대한 의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후각상실은 COVID-19의 흔한 증상이므로, 신경학자들은 후각신경이 침입경로를 제공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왔다. "모든 연구자들은 그 가능성을 우려했었다"고 마이클은 말했다. 그러나 연구 결과는 그에 대한 반증(反證)을 제시한다.

뉴욕시 소재 마운트 사이나이 의대의 메리 포크스(병리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지난 5월 말 출판전 서버에 업로드한 논문에서(참고 12), 67명의 COVID-19 사망자들의 사후부검 결과를 기술했다. "우리는 전자현미경을 이용하여, 사망자들의 뇌 속에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탐지된 바이러스의 수준이 낮았고, 일관성도 부족했다"고 그녀는 말했다. "만약 바이러스가 후각신경을 통해 뇌에 침입한다면, 후각과 관련된 뇌 영역이 맨 처음 감염되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는 후각망울(olfactory bulb)에서 바이러스를 발견하지 못했다. 게다가 감염의 크기는 작았고, 혈관 주변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었다."

마이클에 따르면, 뇌는 다른 기관들에 비해 바이러스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제아무리 감도가 높은 PCR(polymerase chain reaction)이라도 뇌 속에서 바이러스를 탐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며, 많은 연구들은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에서 바이러스 입자를 발견하는 데 실패했다(참고 13). 뇌에서 코로나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는,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에 침입하는 데 사용하는) ACE2 수용체가 별로 발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참고 14).

"중추신경계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경우는 믿기 힘들 정도로 드물다"라고 마이클은 말했다. 이는, 임상의들이 목도하고 있는 문제점 중 상당수가 '인체의 면역계가 바이러스와 싸운 결과'라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든 사례가 면역반응과 관련되어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연구자들은 '바이러스의 뇌 감염'과 '면역활성'을 신뢰성 있게 구분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은 임상연구, 사후부검, 생리학 연구가 요망된다.

드 펠리스와 동료들은 ICU에서 회복된 환자들을 추적하여, 뇌척수액을 비롯한 샘폴의 바이오뱅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잔디에 의하면, UCL에서 그와 비슷한 연구들이 시작되고 있다고 한다. 연구자들은 그런 샘플들을 수년간 면밀히 관찰할 것으로 예상된다. "COVID-19는 새로운 도전을 제기함과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마이클은 말했다. "인류는 1918년 이후 그런 대규모 팬데믹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889159120303573
2. https://doi.org/10.1093%2Fbrain%2Fawaa240
3. https://doi.org/10.1186%2Fs13054-020-02882-x
4. http://www.ncbi.nlm.nih.gov/entrez/query.fcgi?cmd=Retrieve&db=PubMed&dopt=Abstract&list_uids=32251791
5. http://www.ncbi.nlm.nih.gov/entrez/query.fcgi?cmd=Retrieve&db=PubMed&dopt=Abstract&list_uids=32367205
6. https://doi.org/10.1016%2FS2215-0366%2820%2930287-X
7. https://doi.org/10.1016%2FS1474-4422%2820%2930221-0
8.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598-6
9. https://www.nature.com/news/the-boom-in-mini-stomachs-brains-breasts-kidneys-and-more-1.18064
10. https://doi.org/10.1101/2020.05.30.125856
11. https://doi.org/10.1101/2020.06.25.169946
12. https://doi.org/10.1101/2020.05.18.20099960
13. https://doi.org/10.1136%2Fjnnp-2020-323522
14. https://doi.org/10.1186%2Fs40249-020-00662-x

※ 출처: Nature 585, 342-343 (2020)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599-5
 

그리고 잘 지내시나요, 올리버 색스 박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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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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