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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 치료제 효능을 억제하는 장내미생물 대사체의 작용기작 연구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은 고아라 교수(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정밀의학교실) 연구팀과 프레드릭 백헤드 교수(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연구팀이 장내미생물 대사체가 당뇨병 약인 메포민*의 혈당조절 실패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 메포민(metformin) : 당뇨병 진단 후 1차로 처방받는 약물로 60년 이상 혈당강하제로 이용되는 성분이나 그 작용기작은 명확하지 않다.
모든 사람이 같은 약물에 대해 동일한 반응을 나타내지 않으므로 약물의 효능을 증대시키고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서는 약물에 대한 개인별 반응 차이를 유도하는 기작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구팀은 장내미생물 대사체인 이미다졸 프로피오네이트(아이엠피)*가 당뇨병 약인 메포민의 작용을 억제함을 확인하였다.
※ 이미다졸 프로피오네이트(imidazole propionate, ImP, 아이엠피) : 장내미생물 내 효소인 유라코네이트 리덕테이즈 (urocanate reductase)에 의해 생산되는 아미노산인 히스티딘 유래 대사체. 선행연구에서 당뇨 환자의 장내미생물이 정상 혈당인 사람의 장내미생물에 비해 아미노산인 히스티딘으로부터 높은 농도로 생산하며 당내성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보고함.
기존 연구들은 약물에 대한 개인별 반응성 차이에 기여하는 요소로써 장내미생물 조성의 차이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는 장내미생물 대사체*가 약물과 상호작용을 통해 약물의 효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였다.
※ 장내미생물 대사체 : 장내미생물이 식이 및 약물을 장내미생물 특이적인 효소를 이용하여 변형시키거나 생산해낸 물질
우선, 아이엠피가 혈당저해제인 메포민 복용 이후에도 혈당이 높은 당뇨환자에서 증가되어 있음을 보였다.
또, 아이엠피가 메포민의 신호전달 과정을 저해하여 메포민이 혈당조절에 실패하는 원인인자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더 나아가, 쥐에서 아이엠피의 작용을 억제할 경우 메포민의 효능이 복구가 될 수 있음을 보였다.
이번 연구를 통해 장내미생물 대사체인 아이엠피와 당뇨병 약인 메포민의 상호작용을 확인하였고, 장내미생물 대사체 제어를 통해 당뇨병 약인 메포민의 성공률을 높일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정밀의학, 맞춤의학에 대한 중요성이 증대되는 가운데 장내미생물 대사체 제어를 통한 약물에 대한 개인별 반응성 조절의 실마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추진하는 신진연구지원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된 이번 연구의 성과는 국제학술지 ‘셀 메타볼리즘(Cell Metabolism)’에 8월 12일 온라인판에 게재되었다.
주요내용 설명
<작성 : 성균관대 의과대학 정밀의학교실 고아라>
논문명
Microbial imidazole propionate affects responses to metformin through p38ɣ-dependent inhibitory AMPK phosphorylation
저 자
고아라 교수 (공동교신저자 및 제1저자, 성균관대학교), 프레드릭 백헤드 (Fredrik Backhed) 교수 (공동교신저자, 예테보리대학교) 포함 총 9명
< 연구의 주요내용 >
1. 연구의 필요성
○ 비만과 더불어 당뇨는 전 세계적으로 그 환자 수가 급증하고 있고, 여러 합병증을 동반하여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증가하여 경제적인 문제도 수반하므로 효과적으로 혈당을 낮추는 것은 의학적 그리고 사회적으로도 중요하다.
○ 메포민(metformin)은 당뇨 진단 후 첫 번째로 처방받는 약물이며 무려 60년 이상 이용이 되어 왔으나 환자 개인별 반응성 차이로 인해 메포민이 혈당을 낮추는 데 실패하는 경우들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메포민의 작용 실패를 매개하는 인자를 발굴하고 그 작용기작을 이해하게 되면, 메포민에 대한 개인별 반응성 차이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다.
○ 최근 들어 장내미생물과 약물의 상호작용이 약물에 대한 개인별 반응성 차이에 기여한다는 것이 제시가 되고 있으나, 장내미생물과 달리 우리 몸의 혈액을 타고 여러 조직에 침투할 수 있는 장내미생물 대사체가 약물과 상호작용을 통해 약물의 반응성에 미치는 영향은 알려지지 않았다.
○ 선행연구에서 (2018년 셀 (Cell)지 게재) 당뇨 환자의 장내미생물이 높은 농도로 생산하며 당내성을 저해하는 대사체로 이미다졸 프포피오네이트 (imidazole propionate, ImP, 아이엠피)를 보고하였는데, 본 연구에서는 ImP와 당뇨병 약인 메포민과의 상호작용을 연구하고자 하였다.
2. 연구내용
○ 메포민 복용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높은 당뇨환자의 혈액에서 ImP의 농도가 높음을 확인하였다. ImP를 마른 쥐, 비만인 쥐, 당뇨인 쥐에 주입하였을 경우 메포민의 혈당저하 효과가 저해됨을 관찰하였다.
○ ImP가 AMPK 억제성 인산화 (inhibitory AMPK phosphorylation)을 유도함으로써 AMPK의 활성을 저해하여 메포민의 신호전달과정을 억제함을 보였다.
○ ImP가 Akt를 통해 AMPK의 억제성 인산화를 유도함을 보였다. ImP에 의해 활성화된 p38ɣ가 Akt에 대한 새로운 kinase임을 밝혔다. ImP에 의해 활성화된 p38ɣ를 저해할 경우, 메포민에 대한 반응성이 회복됨을 관찰하였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이 결과는 장내미생물 대사체가 우리 몸에 직접적으로 침투하여 메포민에 의한 세포 내 신호전달을 교란시킬 수 있음을 보임으로써 장내미생물 대사체와 약물과의 상호작용 연구의 중요성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 ImP가 교란시키는 세포 내 신호전달 과정을 pirfenidone이라는 약물이 저해함을 보였고 pirfenidone은 특발성 폐섬유증에 허가받은 경구투여제로 그 안정성이 입증되어 있으므로, 메포민의 효과가 감소한 당뇨환자에게 병합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 즉, 장내미생물 대사체가 세포 내 신호전달을 어떻게 교란시키는 지에 대한 작용기작을 이해하면, 장내미생물 대사체의 작용을 제어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약물의 개인별 반응성 차이를 조절하는 치료 대안을 제시한 연구라는 점에서 본연구의 중요성이 있다.
(그림) 장내미생물 대사체 (ImP)의 당뇨병 약 (메포민)에 대한 작용억제 메커니즘
당뇨병 약인 메포민이 항상 당뇨환자의 혈당을 저해하지는 못하는데, 히스티딘 유래 장내미생물 대사체인 ImP가 AMPK의 억제성 인산화(S485/491)을 유도하여 메포민에 의해 활성화 되는 AMPK (T172)를 저해함으로써 메포민의 작용을 억제한다.
<그림제공 : 성균관대 의과대학 정밀의학 교실 고아라>
연구 이야기
<작성 : 성균관대 의과대학 정밀의학교실 고아라>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선행 연구 (Cell 2018)를 셀 (Cell)에 투고하기 전에 네이쳐 (Nature)에서 4번의 리비젼 후에도 리뷰어를 설득시키지 못했던 부분이 ImP에 의한 basal Akt 인산화였습니다. 보통 인슐린이 Akt의 인산화를 통해서 당흡수 등 대사를 증진시킨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에, 당뇨에 기여할 것으로 제시한 ImP가 basal Akt의 인산화를 유도한다는 것을 리뷰어 한명을 납득시키지 못했었습니다. 따라서, ImP가 인슐린에 의한 Akt의 인산화를 mTORC1 의존적으로 저해한다는 스토리를 분리해서 셀지에 발표를 했고, ImP에 의한 basal Akt 인산화 증가는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러던 중 너무나 잘 알려진 기작인 Akt가 AMPK를 저해한다는 것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메포민에 의한 AMPK에 ImP가 영향을 줄 수 있는 지부터 확인했고, 그 이후에 이미 메포민을 투여한 당뇨환자의 혈액에서 ImP를 측정한 결과가 있었기 때문에 메포민 복용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높은 그룹과 낮은 그룹에서 ImP양을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연구를 시작한 계기에 언급했듯이 논문이 쓰인 흐름대로 일이 진행되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네이쳐 지에 리뷰어가 basal Akt 인산화는 증가하고, 인슐린에 의한 Akt 인산화가 감소되는 현상을 ‘그럴 리가 없다’라고 해서 리뷰어를 설득을 시키지 못하여 basal Akt 부분을 분리를 하게 되었지만, 너무 명확하게 관찰되는 현상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을 포기하지 않고 AMPK로 연결을 시키게 되면서 새로운 연구주제를 만들어 낼 수가 있었습니다. 그 이후에 동물실험에서도 예상대로 ImP가 메포민의 작용을 저해하는 것을 관찰하고, 메포민 복용에도 불구하고 혈당이 높은 당뇨환자에서 ImP의 농도가 높은 것을 확인함으로써 ImP가 메포민의 반응성에 미치는 영향으로 일을 진행하였습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ImP에 의한 basal Akt 인산화 부분은 오랜 고생 뒤에 해결하였지만, 무엇이 ImP로 하여금 basal Akt 인산화를 유도하도록 하는지에 대한 부분에서 또 한 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Akt 인산화를 유도하는 것으로 잘 알려진 단백질에 초점을 맞췄지만 ImP의 효과를 매개하지 못했고, ‘편견을 버려보자’라는 생각으로 open database를 돌려보면서 선행연구에서 ImP의 직접적인 표적으로 밝혔던 p38ɣ가 직접 Akt의 인산화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하면서 일이 갑자기 진행될 수 있었습니다. 또한, p38ɣ 저해제가 2019년 네이쳐지에 pirfenidone으로 보고가 되면서 ImP의 작용을 억제할 수 있는 툴로써 이용이 가능해지면서 그 이후에는 일이 순조롭게 진행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일을 더 확장해서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코로나 영향과 그리고 다른 그룹에서도 ImP 연구가 진행된다는 것을 알게 되어 short article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약물에 대한 개인별 반응성 차이에 장내미생물이 기여한다는 보고들이 됨에 따라 약물에 반응할 경우의 장내미생물 조성을 분석하려는 시도들이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쥐와 사람 간의 장내미생물 조성은 상당히 다르고, 사람 간에도 장내미생물 조성의 지역적 상이성으로 인해서 흥미로운 연구 결과임에도 불구하고 중개연구로 이어가기에는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장내미생물의 기능의 변화를 반영하는 대사체의 경우는 쥐와 사람에서 공통으로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우리 몸의 혈액을 타고 조직에 침투할 수 있으므로 약물과 상호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런데도 아직 약물의 효능을 저해하는 장내미생물 대사체에 관한 연구는 부족했습니다. 본 연구에서는 장내미생물 대사체가 약물에 의한 세포 내 신호전달을 교란함을 보였고 장내미생물 대사체 제어가 약물의 개인별 반응성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전략임을 입증했다는 점에 그 차별성이 있습니다.
□ 실용화된다면 어떻게 활용될 수 있나?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특발성 폐섬유증에 허가를 받아 그 안정성이 어느 정도 입증이 된 pirfenidone이 p38ɣ 특이적인 저해제임이 네이쳐에 보고가 되었고, 본 연구에서는 ImP에 의해 활성화된 p38ɣ를 pirfenidone이 효과적으로 저해함으로써 메포민의 효능을 복구시킬 수 있음을 보였기 때문에, 메포민과 pirfenidone의 병합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메포민과 pirfenidone 각각은 안정성이 입증되어 있지만 병합치료 시에 약물 간의 상호 작용으로 인한 예상치 못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점 등을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본 연구에서는 ImP의 세포 내 작용을 억제하는 것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면, 체내로 흡수되지 않는 ImP를 생산하는 장내미생물의 효소 저해제를 찾고 이것의 효능을 확인하고 싶습니다. 장내미생물 특이적으로 작용하는 저해제의 경우에는 체내에 흡수되고, 분포되고, 배출되는 과정을 상대적으로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우연히 발견한 현상을 해결해 보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COVID-19라는 예상치 못한 사태로 인해 학생 선발 및 연구 진행에 어려움이 많았으나 박사학위를 수행했던 포항공과대학교 류성호 교수님 연구실의 후배인 윤나오 박사의 도움과 포스닥을 진행했던 스웨덴 예테보리대학교 프래드릭 백헤드 교수님 연구실 동료인 루이스 만네라스 홈 박사의 도움으로 무사히 연구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고마움이 기억에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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