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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인간의 정자는 진짜로 어떻게 헤엄치나?
생명과학 양병찬 (2020-08-04)

350년 동안의 통념은 틀렸다. 정자는 꼬리를 좌우대칭으로 흔들며 전진하지 않고, 코르크스크루처럼 비대칭적으로(한 방향으로만) 빙빙 돌리며 앞으로 나아간다. 
 

인간의 정자는 진짜로 어떻게 헤엄치나?

Human sperm rotates like a corkscrew. / ⓒ University of Bristol


지금으로부터 350년 전, 안토니 판 레이우엔훅은 최초의 현미경 중 하나를 이용하여 인간의 정자를 이렇게 기술했다: "긴 꼬리 하나를 뱀처럼 좌우로 움직이며, 마치 뱀장어처럼 헤엄을 친다." 그러나 그건 착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레이우엔훅의 착시: 2차원의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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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erm tail moves very rapidly in 3D, not from side-to-side in 2D as it was believed.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의 에르메스 가델라는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iversidad Nacional Autonoma de Mexico)의 가브리엘 코르키디, 알베르토 다르손과 함께 첨단 3D 현미경과 수학을 이용하여, 정자 꼬리의 진정한 운동을 3D로 재구성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1초에 55,000개 이상의 프레임을 기록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와 (엄청난 속도로 샘플의 상하이동을 가능케 하는) 압전소자(piezoelectric device)가 장착된 현미경 스테이지를 이용하여, 그들은 자유로이 헤엄치는 정자의 모습을 3D 영상에 담았다.

《Science Advances》에 실린 획기적인 논문에서(참고 1), 정자의 꼬리는 실제로 기우뚱하며 한쪽으로만 씰룩씰룩 움직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단방향 스트로크(one-sided stroke)는 정자로 하여금 동그라미를 그리며 제 자리에서 맴돌게 할 것 같지만, 정자는 상황에 적응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영리한 방법을 터득했다.

"장난치는 수달들의 경우, 나선형으로 유영(游泳)하며 전진한다. 인간의 정자도 그런 원리를 깨친 것 같다. 단방향 스트로크를 계속하면 효과가 평균화되므로, 제자리에서 맴돌지 않고 나선형을 그리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브리스톨 대학교 공학수학과에서 폴리매스랩(Polymaths Laboratory)을 이끄는 가델라는 말했다.

정자의 신속하고 고도로 동기화된(highly synchronised) 회전은, 우리가 2D 현미경으로 볼 때 착시를 일으킨다. 그 결과, 꼬리는 좌우대칭을 유지하며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17세기에 레이우엔훅이 "마치 뱀장어처럼 헤엄을 친다"고 기술한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연구에 따르면, 정자는 극단적 치우침(lop-sidedness)을 보상할 수 있는 영법을 개발함으로써 현미경 수준의 수학문제를 영리하게 해결했다. 한마디로, 인간의 정자는 비대칭에서 대칭을 창조했다"고 가델라는 말했다.

영리한 정자: 비대칭에서 창조된 대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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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rm tail moves like a precessing spinning top that cancels out the one-sided swimming stroke in an ingenious corkscrew motion: Symmetry is achieved through asymmetry, enabling human sperm to swim forwards.

"그러나, 인간의 정자가 개발한 '수달 스타일의 회전(otter-like spinning)'은 좀 복잡하다. 즉, 정자의 머리가 회전함과 동시에, 정자의 꼬리는 수영방향 주위를 회전한다. 물리학에서는 이것을 세차운동(precession)이라고 부르는데, 예컨대 지구와 화성의 궤도는 태양 주위에서 세차운동을 한다."

오늘날 사용되는 컴퓨터를 이용한 정자분석시스템(computer-assisted semen analysis system)의 경우, 임상과 연구실을 불문하고 정자운동을 아직도 2D로 관찰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자의 품질을 평가할 때, 의사와 연구자들은 레이후엔훅과 마찬가지로 '대칭의 착시'에 빠지기 쉽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3D 현미경기술'과 수학을 결합함으로써, 인간 생식의 비밀을 밝힐 수 있다는 새 희망을 제공했다.

"불임 중 절반 이상은 남성측 요인에 기인하므로, 인간 정자의 꼬리를 이해하는 것은 '건강하지 않은 정자'를 골라내는 미래의 진단기술을 개발하는 데 필수불가결하다"라고 가델라는 말했다. 그는 선행연구에서 '정자의 휨(sperm bendiness)의 생체역학'과 '전진하는 정자 특유의 정확한 리듬'을 밝힌 바 있다.

그리고 코르키디와 다르손은 '정자의 수영'을 관찰하는 3D 현미경의 개척자다.

"이번 연구결과는 경이로움 그 자체이며, 우리는 첨단 3D 현미경이 자연계의 비밀을 더 많이 밝힐 거라 믿고 있다. 이 기술은 언젠가 임상에서 사용될 것이다"라고 코르키디는 말했다.

"이번 발견은 '정자의 운동성'과 '그것이 자연수정(natural fertilization)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는 데 혁명을 가져왔다. '정자의 수영이 수정에 미치는 영향'은 지금껏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우리가 개발한 새로운 도구는, 정자의 경이로운 능력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라고 다르손은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advances.sciencemag.org/content/6/31/eaba5168

※ 출처: University of Bristol News and Features https://www.bristol.ac.uk/news/2020/july/how-sperm-swim.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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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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