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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선두주자, 중국의 딜레마
의학약학 양병찬 (2020-08-03)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의 선두주자, 중국의 딜레마


5개 이상의 후보백신이 임상시험 상위권에 랭크되어 있는 중국의 업체들은,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개발을 위한 글로벌 노력에서 명실상부한 선두주자라고 할 수 있다. 예컨대 톈진(天津)에 본사를 둔 칸시노 바이올로직스(CanSino Biologics)는 지난주 발표한 초기 임상시험 결과에서(참고 1), "인간에게 투여해도 안전하며, 면역반응을 촉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규제당국으로부터 효능과 안전성을 인정받으려면 임상 3상이 필수적인데, 그것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뜻하지 않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임상시험은 통상적으로 수만 명의 참가자를 필요로 하는데, 중국의 집단감염이 대체로 통제되고 있다 보니, 업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백신을 다른 나라에서 테스트할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연구자들의 말을 들어 보면, 수많은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충분한 보건의료 전문가들(데이터 수집 담당)을 고용하는 데 난항을 겪을 수 있다고 한다.

"중국의 업체들은 외국으로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서울에 있는 국제백신연구소(International Vaccine Institute)의 김제롬 사무총장은 말했다. "바야흐로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되었으며, 고위험 지역을 가장 빨리 확보하는 업체가 승리할 것이다."

중국의 백신 제조사들은 다른 도전에도 직면하고 있는데, 그 내용인즉 "중국의 불투명한 규제시스템과 과거의 백신 스캔들을 감안할 때, 특단의 정밀조사를 요구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2018년, 중국에서는 수십만 명의 어린이들이 결함있는 DTP(diptheria, tetanus and pertussis) 백신을 접종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 빠른 행보

코로나바이러스 집단감염이 시작된 나라로서, 중국은 백신 개발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① 칸시노의 백신은, 감기 바이러스를 변형하여 코로나바이러스를 흉내 내도록 만든 것이다. ② 베이징에 본사를 둔 국영제약사인 시노팜(Sinopharm)은, 질병을 초래하지 않도록 불활성화된 코로나바이러스의 입자를 이용해 두 개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지난 6월 배포된 보도자료에서, 시노팜은 "예비적인 임상 1상과 2상에서 모든 참가자들이 항체를 생성했다"고 밝혔다. ③ 그리고 베이징에 본사를 둔 시노백(Sinovac)은 불활성화된 바이러스 백신에 대해 시노팜과 비슷한 결과를 발표했다.

시노백은 7월에 브라질에서 임상 3상을 시작했고, 시노팜은 아랍에미리트(UAE)에서 임상 3상을 실시할 예정이다. 다른 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중에서, 현재 임상 3상에 진입한 것은 3개다. ① 모더나(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가 개발한 RNA 백신, ② 옥스퍼드 대학교와 아스트라제네커(영국 케임브리지)가 개발한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백신, ③ 바이오엔텍(독일 마인츠)이 화이자(뉴욕시)와 공동으로 개발한 RNA 백신.

칸시노도 임상 3상을 시작할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중국 정부는 이미 칸시노의 백신을 군(軍)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발표함으로써, '사람들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승인될 최초의 백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가능한 한 빠르고 투명하게 효과적인 백신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프랑스 리용 대학교의 스테판 폴은 말했다.

중국 백신 제조사들의 발 빠른 행동은 전 세계를 희망에 부풀게 했다. 시노팜은 심지어 올해 말까지 백신을 배포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장담했다.

"불활성화 백신은 널리 사용되고 있는 백신유형이므로, 중국 업체들이 그쪽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납득할 만하다"라고 폴은 말했다. "그것은 백신의 원조(元祖)로, 면역원성이 있고, 신속하게 개발할 수 있으며, 가격이 저렴하다."

그러나 일부 바이러스들은 불활성화 백신으로 전처리된(pretreated) 생물을 감염시킬 때 더 강력해지는데, 이 불가사의한 현상을 항체의존성 향상(ADE: antibody-dependent enhancement)이라고 한다. ADE는 지난해에, 원숭이에게 SARS 백신을 접종했을 때 보고되었다(참고 2). 시노백에 따르면, 그들이 개발한 COVID-19 백신은 원숭이에게 ADE를 초래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모든 불활성화 백신의 임상 3상에서는 ADE의 위험이 면밀히 모니터링 되어야 한다"고 폴은 말했다.

예상되는 난관

일부 관측통들에 따르면, 중국 업체들이 '당초 약속한 속도로 백신 개발을 진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며, '임상 3상이 요구하는 정밀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그리고 "칸시노의 백신을 임상 3상이 완료되기 전 군인들에게 사용하도록 승인할 예정"이라는 사실도 전문가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 결정은 본질적으로 정치적이며, 과학과 거리가 멀다. 칸시노 백신의 잠재적인 효능에 대해 증명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프랑스 국립보건의학연구원(INSERM)의 마리-폴 키니(백신연구자)는 말했다.

임상 3상은 전 세계의 백신 개발자들에게 도전을 제기하는데, 구체적으로 '충분한 참가자'를 모집하고 '자격을 갖춘 보건의료 스태프'를 확보해야 한다. 과학자들에 따르면, "백신이 면역반응을 촉발하고, 사람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한다"는 사실을 증명하려면, (시험군과 대조군으로 나뉘어 수개월 동안 면밀히 추적된) 2만~4만 명에 대한 데이터가 필요하다. 그렇게 많은 인원들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수행하려면 수십 개 병원이 참여하여, 제각기 수백 명의 환자들에게서 나온 데이터를 연구팀에게 제공해야 한다. "이 모든 일은 정확히 수행되어야 하는데, 그만한 능력을 갖춘 의료기관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고 김 사무총장은 말했다. "심지어 최상급 의료기관 조차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많은 중국 업체들은 불리한 입장에 있다. 왜냐하면, 글로벌 의료기관망이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라고 김 사무총장은 말했다. 칸시노와 같은 날 (침팬지 감기 바이러스에 기반한) 긍정적인 초기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한 아스트라제네커의 경우(참고 3), 영국,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임상 3상을 수행하고 있다. 모더나의 경우, (숙련된 임상연구자가 많고,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하고 있는) 미국 전역에서 3만 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 착수했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지난주 "효과적인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어떤 나라와도 손을 잡을 의향이 있다"고 말했지만, 중국 업체들은 미국정부가 (백신개발 일정을 앞당기기 위해) 추진하는 초스피드작전(Operation Warp Speed)의 지원 대상에서 일찌감치 제외되었다. 게다가 지난 7월 21일 미국 법무부가 "두 명의 중국 해커가 한 미국 업체로부터 COVID-19 백신의 설계를 빼내려고 노력했다"고 발표함에 따라, 미국과 중국의 협력 가능성은 더욱 낮아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키니의 지적에 따르면, 시노팜은 임상 3상을 위해 UAE 정부 및 G42 헬스케어(아부다비에 본사를 둔 인공지능업체)와 제휴계약을 체결했고, 시노백은 브라질 상파울루 소재 부탄탄연구소와 손을 잡았다고 한다. "지금까지, 중국의 업체들은 파트너를 물색하는 데 성공한 것 같다"고 그녀는 말했다.

충분한 데이터?

그러나 일부 연구자들은, UAE와 브라질에서의 임상시험이 규제당국자들에게 백신의 효능을 납득시킬 만큼 충분한 데이터를 수집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UAE의 경우, 시노팜은 두 개의 백신을 테스트하기 위해 15,000명의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인데, 그곳에서는 COVID-19 감염률이 비교적 낮아 과연 그만한 인원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리고 브라질의 경우에는 대규모 집단발병이 일어나고 있지만, 부탄탄 연구소에서는 보건의료 전문가만들을 대상으로 시노백의 백신을 테스트할 계획이다. 왜냐하면, 그들은 비전문가들보다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더 높을 것으로 가정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시노백 백신의 임상시험은 9천 명만을 대상으로 실시될 예정이다"라고 임상시험을 지휘하는 부탄탄의 히카르두 팔라시우스는 말했다. "우리는 더욱 효율적인 방법으로 결과를 얻기 위해 임상시험을 설계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보건의료 근로자들이 적절한 개인적 보호 장구를 착용하는 나라의 경우, 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지 않아 임상시험의 기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김 사무총장은 지적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규제당국과 보건단체(예: WHO)가 요구하는 국제적인 기준을 충족하는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이다. "만약 그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면, 당신은 곤란에 빠질 것이다"라고 김 사무총장은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16/S0140-6736(20)31605-6
2. https://doi.org/10.1172%2Fjci.insight.123158
3. https://doi.org/10.1016/S0140-6736(20)31604-4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20-022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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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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