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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생활 적응기] 연재를 마치며…
Bio통신원(세오)
C to D (Ph.D Candidate -> Ph.D)
그림1. 불가능한 임무 (Mission Impossible)
<출처: https://www.seekpng.com/ipng/u2e6y3e6r5a9q8y3_mission-clipart-mission-impossible-mission-impossible/>
“2주 후 6월3일이 디펜스 날짜입니다. 여기에 사인을 하시면 됩니다.”
지금은 모든 서류가 온라인 시스템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당시에는 5명의 committee member를 찾아가서 디펜스 양식에 5 명의 committee member의 사인을 받아서 대학원 사무실에 제출해야 했다. 다니던 학교는 5월에 한 번, 그리고 12월에 한 번 졸업식을 한다. 5월에 졸업식을 하기 위해서는 4월 안으로 디펜스를 해야 했다. 오늘은 2월 4일이다. Doodle [1]로 디펜스 스케줄을 잡으려고 하는데 4월에는 committee member들과 디펜스 시간을 맞출 수 없어서 6월로 미뤘다. 디펜스가 4월에서 6월로 미루어지면서, 졸업식도 5월에서 12월로 늦춰지게 생겼다. 간혹, 지도 교수의 재량에 따라서는 졸업식을 먼저하고 디펜스를 할 수도 있었다. 5월 졸업식에 참석하고 싶어서 지도 교수에게 디펜스 전인 5월에 졸업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지도 교수는 디펜스를 하지 않고 졸업식에 참석하는 것을 반대했다. 디펜스를 통과 안 했는데, 왜 졸업식을 먼저 하느냐고 반문했다. 디펜스를 6월에 하고 여름에 졸업하기로 했다. 하지만, 여름에는 졸업식이 없어서 졸업식은 12월에 참석하기로 최종 결정을 했다.
“자면 어떻게 해?”
디펜스를 하기 전에 아내 앞에서 불을 끄고 발표 연습을 했다. 발표를 시작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아내가 고개를 앞뒤로 끄덕이고 있다. 아내가 집중을 못 한 이유는 발표가 흥미가 없어서가 아니라, 점심을 먹었고, 때마침 불을 꺼서 그런 거라고 자신을 스스로 위로했다. 디펜스 일주일을 앞두고, 실험실 동료들 앞에서 발표 연습을 했다. 지도 교수님 표정이 별로 좋지 않다. 발표 연습 후 지도 교수와 발표 슬라이드에 대해 의논을 했다. 파워포인트 전체를 수정해야 할 듯하다. 이틀 뒤 다시 실험실 동료들 앞에서 발표 연습을 하고, 이어서 지도 교수님 방에서 다시 특훈을 받았다. 디펜스 전날, 마지막으로 실험실 동료들 앞에서 발표 연습을 하고, 다시 지도 교수님 방에서 특훈을 받았다. 발표 자료를 마지막으로 수정을 하니 오전 5시다. 잠시 눈을 붙이고, 온라인으로 주문한 베이글과 커피, 과일, 물, 주스 등을 찾으러 갔다. 음식을 너무 많이 주문한 느낌이지만, 부족한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하며 물건을 찾아서 디펜스 장소로 갔다.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머리가 멍했다.
“세오는 한국에서 고분자 공학을 공부하고, 이 학교로 와서 식물 생물학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그리고 유전학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 나의 연구실에 6년 전에 왔다. 오늘 세오가 발표할 내용은….”
지도 교수가 디펜스 발표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나를 소개했다.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빡세게(?) 연습한 대로, 40분 안에 발표를 마치고, 참석한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고, 질문에 답을 했다. 예상했던 질문, 엉뚱한 질문, 허를 찌르는 질문들이 섞여 있었다. 더는 질문이 없자, committee member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떠났다. 이제부터가 진짜 중요하다. 5:1의 대결을 다시 시작했다. Prelim 후에 지도 교수와 같이 정리한 내용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Committee member로부터 2시간 정도 질문을 받고, 거기에 답을 했다. Prelim 때 물어본 내용도 제법 있었다. 어느 정도 열기가 식자, 밖으로 나가서 기다리라고 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렀을까, 실제로는 15분 정도였지만, 체감으로는 몇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지도 교수가 문을 열고
“Congratulations, Dr. Seo!”
라고 악수를 청한다. 순간, 좋아서 어쩔 줄 몰라 악수를 하며 포효를 질렀다. 지도 교수를 비롯한 committee member의 손을 아주 세게 잡으면서 악수를 했다. 비록 이 기쁨의 순간은 잠시겠지만, 나의 지난 삶 중에 기억 될 몇 안 되는 아주 기쁜 순간이었다. 그날이 지금도 또렷이 생각난다.
그림2. 포닥을 위해 새로운 도시로 이사 온 2016년 1월 어느 날
<출처: 본인>
지도 교수의 조언
“세오, 새로운 실험실에 가는 것을 축하하고, 너에게 해줄 이야기가 있다.”
지도 교수가 오전에 방으로 불렀다. 새로운 실험실로 포닥으로 가는 내가 걱정되는지 몇 가지 해줄 말이 있다고 했다. 첫 박사 제자라 많이 신경이 쓰였는지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기억나는 것 몇 가지를 소개한다.
연재를 마치며…
15번의 이야기를 통해 대학원 입학에서부터 졸업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대학원 생활 적응기]를 소개했다. 연재를 마치는 지금, 긴 시간과 학위 과정을 짧은 글에 제대로 녹일 수 없어 아쉬움이 더 크다. 이제 학생이 아니라 독립된 연구원으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대학원 생활을 잘 마쳤듯이, 대학원 생활 하는 동안 배운 것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잘 헤쳐나갈 것이다. 부족한 내용과 글이지만 그동안 [대학원 생활 적응기]를 읽어 주신 분들과 [대학원 생활 적응기] 연재를 허락해주신 [브릭]에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대학원 생활 하는 동안 나보다 고생한 사랑하는 아내 (배승빈)와 멋진 아들 (종찬), 그리고 한국에 있는 가족들에게 감사하다.
참고
[1] Doodle: 온라인 무료 프로그램 (https://www.doodle.com/en/)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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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고분자 공학을 전공 후 Iowa State University에서 식물 생물학으로 석사, 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생명 과학 분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하고 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이 분야를 진학하려는 학생들 혹은 유학 준비생들에게 나누고자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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