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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00마리 코끼리들의 떼죽음…아무도 모른다?
오피니언 이탈 (2020-07-10)

지구가 심상치 않은 것일까? 남아프리카 보츠와나의 코끼리 350마리가 떼죽음을 당했다. 적어도 350마리 수준이고, 약 400마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코끼리에게 닥친 21세기 최악의 재앙 중 하나라고 밝혔다.

보츠와나에선 아프리카 전체 코끼리의 3분의 1인 13만 마리가 사는 곳이다. 코끼리의 죽음은 순식간에 이뤄졌다. 아프리카 야생 동물 보호 팀의 조사에 따르면, 거의 1달 만에 코끼리 350마리의 사체가 발견됐다. 원인 모를 코끼리의 떼죽음에 대해 코로나19가 물과 흙으로 전염되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다. 현재 사체의 샘플이 연구소에서 분석 중이다. 

영국의 환경단체인 국립공원 구조팀은 코끼리들이 땅에 얼굴을 대며 쓰러진 후 다시 못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밀렵꾼에 의한 죽음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그런데 정부의 안일한 대처로 인해 코끼리들의 죽음에 대한 원인 규명이 늦어져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코끼리의 죽음은 3월부터 시작됐다. 5월 12일 보츠와나 북부 마을에서 12마리의 코끼리가 죽은 채 발견되고 나서, 44마리, 169마리의 코끼리 사채가 연속해서 발견되었다. 

 

항공으로 촬영한 코끼리의 죽음. 과연 그 원인은 무엇으로 규명될까

항공으로 촬영한 코끼리의 죽음. 과연 그 원인은 무엇으로 규명될까? 사진 = <비즈니스인사이더>.

 

가뭄과 탄저병으로 인해 떼죽음 당한 코끼리들

전문가들은 가뭄 외에 달리 다른 원인을 찾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2009년, 케냐에선 가뭄으로 인해 약 400마리의 코끼리가 죽었다. 지난해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선 가뭄으로 코끼리 200마리 이상에 떼죽음을 당한 적이 있다. 기후 변화로 인한 가뭄은 아프리카를 더욱 뜨겁게 만들고 있다. 국제기후변화 패널에 의하면, 남아프리카의 기온은 지구 평균의 2배 속도로 뜨거워지고 있다고 한다.

이번 400마리의 코끼리 떼죽음은 물 근처에서 발견됐다. 하지만 가뭄은 아주 어리거나 늙은 코끼리한테만 영향을 끼치는 경향이 있다. 보츠와나의 코끼리 죽음은 전 연령대에 영향을 끼쳤다. 특히 최근 강우량은 가뭄에 이를 정도가 아니었다. 

2019년 10월엔 탄저병으로 100마리의 코끼리들이 죽었다. 시안화물 중독 역시 코끼리들을 죽음으로 내몬 적이 있다. 하지만 환경 보호팀은 이런 가능성을 배제했다. 시안화물 중독이라면 코끼리의 사체를 먹은 다른 동물들의 죽음이 발견되어야 하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코끼리가 원을 그리며, 땅에 얼굴을 박고 죽은 증상이 이전과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코끼리의 뇌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코끼리의 운동 기능이 상실된 점으로 미루어 보아 신경계에 영향을 끼친 게 분명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코끼리들이 떼죽음을 당한 지역 근처 800마일(1,287km) 내에 코로나19 감염이 없었기 때문에 이 역시 코끼리들 떼죽음의 원인이 아닐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코끼리는 다른 코끼리의 죽음을 애도하는 경향이 있다. 깊은 사회적 유대를 형성하는 코끼리들은 동료나 가족 구성원이 사망하면, 코끼리가 죽은 그곳에 오랫동안 모여 있는 경우가 자주 관찰된다. 코끼리가 야생에서 죽으면 주위에 코끼리 사채의 뼈들이 흩어져 있는 경우가 흔하다. 다른 코끼리들이 그 지역을 머물다 지나갔기 때문이다. 그래서 풀들이 많이 사라지고, 코끼리의 배설물이 코끼리의 사채 주변에서 발견된다.

 

그동안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밀렵이 난무해 매년 2만 마리의 코끼리가 죽었다

그동안 보츠와나에서 코끼리 밀렵이 난무해 매년 2만 마리의 코끼리가 죽었다. 사진 = <National Park Recue>.

 

죽음을 애도하는 코끼리의 습성

코끼리는 사회적, 가족 유대를 통해 생존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코끼리들의 죽음은 어떤 식으로든지 살아 있는 코끼리들에게 영향을 끼쳤을 것이다. 연쇄적 죽음이 바이러스나 세균의 감염에 의한 것이든, 심리적인 부분이 작용되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코끼리는 특히 동반자나 새끼 등의 죽음에 민감하다. 400마리 정도가 떼죽음을 당할 만큼 어떤 사건이 있었을지는 현재 아무로 모른다. 

보츠나와에선 끊임없이 코끼리 밀렵이 이어지고 있다. 2014년에서 2018년 사이 동안 코끼리 사체의 발견은 593%나 늘었다. 2017년과 2018년 사이에는 385마리의 코끼리가 밀렵된 것으로 확인됐다. 매년 불법 암시장 상아 거래로 인해 2만 마리의 코끼리가 죽음을 당하고 있다. 보츠나와의 인구가 증가하면서, 코끼리는 지역 사회에서 농작물을 먹거나 가축 등에 피해를 입히는 해충으로 간주되었다. 그래서 코끼리를 죽이거나 다치게 했다. 2019년, 보츠나와에선 코끼리 사냥에 대한 금지령을 해제했다. 

2000년 초에 뉴질랜드 해안에서 고래 무리가 떼 지어 죽은 모습이 발견된 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고래의 자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지구 환경의 이상 징후를 고래가 알아차리고, 스스로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한 해에 환경호르몬 등 환경 이상으로 인해 약 4만 종의 생물이 사라지고 있다. 

이번 코끼리 떼죽음에 티핑 포인트가 있었을지 모른다. 그동안 진행되어온 밀렵과 사살, 가뭄과 감염으로 인해 신체적, 심리적 면역력이 약해진 코끼리들이 사랑하는 가족이나 동료들의 죽음을 바라보며 집단적인 행동에 나섰을 수 있는 것이다. 코끼리의 떼죽음은 구체적 증거를 통해서 밝혀져야 더 이상의 죽음을 방지할 수 있다. 다만, 그 과학적 방법이 너무 인간적이거나 너무 지엽적이어선 안 될 것이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1.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5866654&plink=ORI&cooper=NAVER
2. https://www.businessinsider.com/botswana-stalling-on-investigation-into-mass-elephant-death-2020-7
3.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11131647001&code=970100
4. https://www.ecowatch.com/botswana-elephants-2646364470.html?rebelltitem=2#rebelltitem2
5. https://qz.com/africa/1877870/hundreds-of-elephants-are-mysteriously-dying-in-botsw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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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교수신문> 과학·학술 팀장)

학부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학술기자, 탐사보도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과학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차원에서 과학철학에 대한 고민이 많고, 영화와 연극, 음악을 좋아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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