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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생활 적응기] 면접 시간 (feat. Time Zone)
Bio통신원(세오)
그림1. 미국 시간대 (Time Zones) <출처: https://www.commonsense.org/education/app/geography-by-kids-discover>
미국 시간대
‘이 시간에 누구지?’
아침부터 휴대폰 벨이 울린다. 오전 7시 30분 (Central Time: CT) 이다. 한 시간 뒤에 중요한 인터뷰가 있는데, 잠을 설치게 생겼다. 종료 버튼을 누르고 다시 잠을 청한다. 무언가 불길한 생각이 든다.
“앗!”
소리치며 바로 이불을 걷어찬다. 오전 8시 30분 (CT)에 포닥으로 지원한 연구소의 교수님과 인터뷰가 있다. 연구소는 동부에 있다. 동부 오전 8시 30분 (Eastern Time: ET)이면 여기 시간으로는 오전 7시 30분 (CT)이다. 어떻게 잡은 인터뷰인데 시차 [1]를 잘 못 계산해서 인터뷰를 날리게 생겼다. 약속된 시간보다 30분이나 지난 상태에서 통화 버튼을 누른다. 잠에서 덜 깬 목소리를 숨기고, 시차를 잘 못 계산해서 전화를 받지 못했다고 설명을 하고, 인터뷰를 시작했다. 간혹, 시차를 잘 못 계산해서 스포츠 경기를 놓친 적은 있어도, 직장 인터뷰 시간을 잘 못 계산하다니, 두 번 다시 시차로 인한 실수를 없다고 다짐을 한다.
Daylight saving time [2]
서머 타임 (Daylight saving time)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잠을 한 시간 더 잘 수 있어서 기분 좋은 어느 날, 두 번째 포닥 인터뷰가 잡혔다. 애리조나 (Arizona: AZ)에 위치한 대학의 연구소의 교수님으로부터 오후 1시 (Mountain Time: MT)에 인터뷰를 하자고 했다. 지난번 동부 (ET)와 중부 (CT)의 시차 때문에 첫 포닥 인터뷰를 정신없이 한 것을 교훈으로, 시차에 대해 대략적인 개념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생각했다. 애리조나는 산악 시간대 (MT)를 사용하기 때문에 중부 (CT)와는 2시간 시차가 난다. 오후 1시 (MT)라고 했으니, 오후 3시 (CT)에 인터뷰가 시작이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인터뷰 준비를 한참 준비하고 있는데, 전화가 온다. 한참 집중을 하고 있는데, 걸려오는 전화만큼 방해가 되는 것도 없다. 누구인지 확인도 하지 않고, 바로 무음으로 돌린다. 다시 걸려온다. 전화기를 확인하는 순간 갑자기 당황해서 말이 잘 나오지 않는다. 인터뷰로 하기로 한 교수님의 번호다. 인터뷰가 끝나고, 안 사실인데, 산악 시간대 (MT)인 애리조나 대학은 서머 타임을 적용하지 않는 지역이다 (표). 즉, 오후 1시 (Mountain Standard Time) 인터뷰는, 오후 3시 (Central Standard Time: CST)가 아니라 오후 2시 (CST)이다.
표. 미국 시간대와 서머 타임
|
Daylight saving time |
Standard time |
중부 시간대 (Central Time) |
오후 3시 |
오후 2시 |
산악 시간대 (Mountain Time) |
오후 1시 |
오후 1시 |
사는 지역마다 시간대가 다르고, 서머 타임 적용 여부에 따라 또 시간이 다르다. 그래서, 잡 인터뷰 (혹은 스포츠 경기 결승전)와 같은 중요한 일은 지원한 학교 혹은 회사가 위치한 곳의 시간대를 꼭 확인한다. 시간대를 확인하는 방법으로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Time Zone Converter [3]’를 이용하면 된다. 이제 미국 시간대는 절대 잊어버리지 않을 것 같다.
그림2. 판매 세금이 없는 5개의 주 <출처: https://www.thebalance.com/states-without-a-sales-tax-3193305>
지피지기 [4]
새로운 곳에서 연구를 시작하기 위해, 가장 먼저 이사할 집을 찾고 있다. 이사 갈 집을 찾으면서 문득 처음 배낭 하나만 메고, 홀로 미국에 온 시절이 떠올랐다. 처음 미국에 올 때는 직접 집을 볼 수 없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했다. 고민 끝에 학교에서 운영하는 기숙사로 들어가기로 했다. 기숙사 비용에 다른 모든 비용 (인터넷, 전기, 수도, 난방, 관리비)들이 포함되어 있었다. 방이 4개인 아파트 안에 4명의 학생이 각자 방을 사용했고, 부엌과 거실 화장실, 세탁기 등은 같이 사용했다. 낯선 기숙사에 들어오니 가족이 있는 집 생각이 많이 났다. 두 달쯤 기숙사에서 지냈는데, 금요일마다 룸메이트들 (학부생)이 새벽까지 떠들고 노는 시끄러운 소리와 한국 음식을 당당하게(?) 꺼내서 먹을 수 없어서 불편했다. 다른 기숙사 아파트에 사는 친구와 함께 기숙사에서 나와서 학교 주변에 있는 아파트로 옮겼다. 학교에서 운영하는 것이 아니라 보증금 (렌트비 한 달 비용)을 내야 했다. 다른 비용 (인터넷, 수도, 난방, 관리비)은 다 포함되었고, 사용한 만큼의 전기료만 내면 되었다. 하지만, 계약이 1년 단위 (8월 초에서 7월 말)로 해야 해서, 일찍 나올 경우에도 남은 기간 만큼의 렌트비를 다 지급해야 했다. 계약이 끝나 아파트를 나오게 되면, 아파트가 지정한 업체에 카펫 청소를 맡겨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했다 [5].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지역마다 시차가 차이가 나듯이 지역마다 아파트 렌트 방법이 다르다는 사실을, 살던 곳을 떠나 새로운 지역을 알아보면서 알게 되었다. 새롭게 이사를 할 아파트는 인터넷, 수도, 전기, 쓰레기 수거 비용을 다 부담해야 했다. 예전에 살던 아파트와 같으리라 생각하고 계약을 했다가, 예상치 않은 숨은 비용을 발견하고 적잖게 당황했다. 하지만, 보증금은 한 달 렌트 비용의 1/5 정도였고, 지금 사는 아파트는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계약을 못 채우게 되면 남은 기간의 비용을 다 지불해야 했는데, 새로 가는 지역의 아파트는 직장으로 인해 50 miles (80 km)이상 집을 옮길 때는 2달 전에만 알려주면 되었다. 아파트 렌트 이외에도 차이가 나는데, 대표적인 것이 세금이다. 음식, 자동차, 운전면허, 자동차 보험, 의료 보험, state (주) 등의 세금이 주마다 다르다.
새로운 곳에 대한 정보 (시차, 세금, 아파트 렌트)가 없으면, 예상치 않은 일들을 마주했을 때 당황스럽고, 어렵게 느껴진다. 물론,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깨닫는 것도 좋겠지만 (?), 준비가 가능한 것은 미리 찾아보고 준비를 하는 것이 좋다. 한 곳에서 적용된 것이 모든 곳에서 똑같이 적용된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의해야 한다.
참고
[1] 미국의 시간대는 태평양 (Pacific time), 산악 (Mountain Time), 중부 (Central Time), 동부 (Eastern time), 하와이 (Hawaii Time) 그리고 알래스카 (Alaska Time)으로 나뉜다.
[2] 2020년에 Daylight saving time은 3월8일에 시작해서 11월 1일에 끝난다.
[3] Time Zone Converter : https://www.timeanddate.com/worldclock/converter.html?iso=20180218T140000&p1=235&p2=64
[4] 지피지기 (知彼知己):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5] 지금은 아파트가 지정한 업체에 카펫 청소를 하지 않아도 되는 곳도 생겼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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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고분자 공학을 전공 후 Iowa State University에서 식물 생물학으로 석사, 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생명 과학 분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하고 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이 분야를 진학하려는 학생들 혹은 유학 준비생들에게 나누고자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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