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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틀신반] episode #11 - 트레인스포팅 (Trainspotting)
Bio통신원(madpatcher)
Episode #11
“Trainspotting(트렌인스포팅)” - 마약중독 그 어두운 그림자
‘중독의 그 무서움’
출처: https://namu.wiki/w/%ED%8A%B8%EB%A0%88%EC%9D%B8%EC%8A%A4%ED%8F%AC%ED%8C%85
1997년 대니 보일(Danny Boyle) 감독의 “트레인스포팅”은 마약에 빠진 우울한 청춘을 그려냈고, 마약을 투약하는 과정과 금단 현상에 빠진 상황을 제법 극적으로 연출하였다. 마약에 대한 위험성은 오래 전부터 강조되어왔고, 그에 따른 법규도 무척 강화되어왔다. 하지만, 마약의 존재는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신종 마약이 계속해서 등장하고 있다. 마약은 무엇보다 뇌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번 연재에서는 마약 중독에 관련된 영화를 다루면서, 뇌에 미치는 중독의 과정을 알아보려 한다.
주인공 마크 렌튼은 뒷골목을 전전하는 마약중독자이다. 렌튼은 스퍼드, 식보이, 벡비, 앨리슨 등의 같은 처지에 있는 부랑아들과 한데 어울려 마약을 한다. 마크는 마약을 끊기로 하지만, 마지막 한방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껴 마약을 구하러 다닌다. 구할 수 있던 건 좌약식 마약이 전부였고, 내키지는 않지만 그것을 집어넣는다. 그러다가 갑자기 설사가 나 지저분한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뒤늦게 마약까지 같이 내려간 것을 알아차린다. 마크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변기 속으로 다이빙하여 마약을 찾기 위해 정화조 속을 헤엄친다.
마약을 끊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노력을 하다가 다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후회를 하다가도, 중독의 힘에 이끌려 다시 마약에 손을 대기 시작한다. 중독은 정말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마치 뇌를 조정하는 것과 같다. 마약만이 중독성을 갖는 것은 아니다. 탄수화물 중독, 알콜 중독, 흡연 중독 등등 다양한 요소들이 중독을 일으킬 수 있는데, 과연 뇌는 어떻게 이런 요소들에 중독이 되는 것일까?
과거에 비해 실제로 한국에서의 마약 유통 숫자는 크게 증가하고 있다 (그림1). 그에 따른 중독관련 연구도 신경과학분야에서 점점 주류로 다뤄져 오고 있다. 많은 연구결과들이 Clinical trials에 기반이 되고 있고, 중독치료에도 유용한 근거자료를 제시해오고 있다.
그림1. 한국의 마약 유통 (출처: 관세청)
‘빠져나오기 힘든 구덩이’
마약을 끊으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렌튼과 일당은 다시 마약을 한다. 일당 중 한명인 앨리슨의 아기가 기어 다니다가 마약을 집어먹고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누구든 그 아기의 아빠일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식보이의 아기임을 밝혀진다.
마약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마약 재활 프로그램에 참여한다. 그 중 많은 사람들이 성공하기도 하고, 다시 중독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결국 마약 중독은 개인의 문제뿐만이 아니라 사회적/국가적 문제이기도 하다. 많은 재원과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복합 뇌 부위의 중독 프로세스’
그림2. 코카인/암페타민의 뇌 구조학적 연관성. Cocaine amphetamine related transcript (CART). Black circles - CART-IR cell bodies가 있는 뇌 부위, Grey squares - CART-IR fibres, 여러 색의 실선 - CART-IR cell의 projections, 점선 - putative polysynaptic connectivity.
Cocaine amphetamine related transcript (CART)는 1981년에 처음으로 관찰되었다. 처음에는 somatostatin-like peptide로 명명되었지만, 14년 뒤, 쥐의 뇌에서 cocaine과 amphetamine에 반응하여 조절되는 peptide라는 것이 밝혀졌다. 그 후 CART라는 이름을 갖게 되었다. 이후 많은 연구들을 통해, CART가 psychostimulant 그리고 알콜 중독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이 보고되었다. 최근 연구들에서는 CART가 뼈의 재형성, 우울증, 불안증, 그리고 학습과 기억 등을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다양한 기능에 영향을 준다고 보고 되었다. 아직도, CART 기능을 매개하는 neural mechanism 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일련의 연구들이 CART를 억제/방해하는 실험들을 통해서 좀 더 정확한 기전을 규명하려 하고 있다. CART는 약물중독에 의한 급성 운동성을 조절하고, 이러한 약물들에 대한 충동에 관여하는 것이 알려져 있다. 실제로 Cocaine abuser들의 뇌에서 CART expression level이 높게 관찰되었다.
한편, 대부분의 중독은 스트레스와도 관련이 있는데, 그 중 흡연과 음주에 대한 중독은 brain stress system의 major regulator인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CRF)와 연관이 있다고 보고되어 왔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금연 또는 금주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체 용품도 많이 개발 되었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중독을 끊기 위한 시도들이 많다. CRF는 뇌에 전반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만큼 스트레스에 굉장히 취약하다고도 볼 수 있으며, 스트레스에 의한 중독현상에도 역시 취약하다고 본다 (그림3).
그림3. 마우스의 뇌에서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CRF), CRF1와 CRF2 receptors의 분포. 3종류의 CRF receptor가 뇌에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음.
Clinical model에서는 알콜/담배 중독성의 행동을 CRF system 역할에 초점을 맞추어서 진행 중이다. CRF receptor의 분포 양상은 CART가 여러 뇌 부위에 영향을 주는 것과 같이 중독성을 유도하는 것처럼 여러 뇌 부위에 다양하게 영향을 미친다. CRF system은 주로 약물에 대한 충동/갈구 행동을 관장하며, 불안증 행동과, 인지장애, 스트레스 유도성 재발현상을 일으킨다.
영화 후반에서 주인공 렌튼은 결국 마약에 찌든 인생을 청산하려고 노력을 한다. 하지만, 평범한 생활을 다시 하기에는 적응하는데 힘든 시기를 겪는다. 지루한 일생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우울한 나날을 보낸다. 그러던 중 같이 마약을 하던 친구들의 꼬드김으로 마약 밀거래에 개입하게 되고, 큰 돈을 만지게 된다. 다행히, 마약을 다시하게 되지는 않지만, 마약 밀거래를 통해 번 돈을 가지고 도주를 하면서 영화는 마무리된다.
많은 신경과학자들이 약물중독의 치료를 위한 중독 기전을 꾸준히 연구해오고 있으며, 중독성을 이용한 중독기억도 연구중이다. 일례로, Cocaine을 이용한 conditioned preference place task는 Cocaine craving을 이용하여 특정 장소의 기억을 연합시키고, 이를 다른 기억들과 비교실험하는 연구들이 있다.
앞으로도 많은 중독 연구들이 진행되어 기전에 대한 구체적인 제시와 치료 방안을 제공해줄 수 있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Ong, Z. Y., & McNally, G. P. (2020). CART in energy balance and drug addiction: current insights and mechanisms. Brain Research, 146852.
Simpson, S., Shankar, K., Kimbrough, A., & George, O. (2020). Role of Corticotropin-Releasing Factor in Alcohol and Nicotine Addiction. Brain Research, 146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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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영틀신반]을 연재 중인 박성모입니다. 저는 현재 캐나다 토론토 Sickkids hospital 소속 연구센터의 Neuroscience Mental Health Program 소속인 Dr. Sheena Josselyn lab의 Research Associate 3년 차입니다. 제 연구의 주된 관심사는 learning & memory입니다. 연구를 하면서 재미있는 논문들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또한 관련 기술이나 개념을 영화의 소재로 사용한 부분들이 자주 눈에 띄어서 이렇게 연재를 통해 알기 쉽게, 유익하게 풀어가고자 합니다. 제가 앞으로 다룰 영화는 이미 많이 알려진 영화들과 Netflix에서 실험적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대상입니다. 다소 중국집 이름 느낌이 나는 저의 연재를 재미있게 함께 읽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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