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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포토닉스] 전쟁과 분석장비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광도계 편)
Bio통신원(분석장비 탐험가)
‘첨단과학은 전쟁의 용병이다.’란 말이 있듯이 역사적으로 전쟁과 과학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연관성이 있습니다. 전쟁에서 사용하는 무기의 성능이 좋을수록 적을 쉽게 물리칠 수 있고, 성능이 좋은 무기들은 대부분 최첨단 과학 기술들이 집약되어 만들어지기 때문이죠.
한 예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미국은 ‘맨해튼 프로젝트’란 핵폭탄 개발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를 위해 오펜하이머, 아인슈타인, 파인만 등 시대를 대표하는 천재 과학자들을 모았습니다. 이 프로젝트를 통해 개발된 핵폭탄은 미국에게 승리를 안겨주었고요.
문뜩 현대과학과 밀접한 분석장비는 전쟁과 어떤 연관성이 있을까? 란 의문이 들었고, 이에 대한 글을 연재 하려고 합니다.
전쟁 중 야맹증 때문에 탄생한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광도계 (UV/VIS Spectrometer)
세계 2차 대전 중, 미군은 야간전투에서 자주 패배하였다. 미국정부는 조사를 통해, 많은 군인들이 야맹증에 시달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아낸다.
야맹증은 어두운 곳에서 잘 보이지 않는 증상으로 보통 근시, 백내장, 비타민A결핍이 원인이다. 밤에 잘 보이지 않으니 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추가적으로 군인에게 제공되는 식단을 세부 조사한 결과, 비타민A의 함량이 권장량에 미치지 못하다는 것을 알아냈으며, 야맹증 개선을 위해 식단 영양소 중 비타민A의 함량을 높여야만 했다.
하지만 식단에 비타민A를 너무 많이 넣으면 오히려 두통, 구토, 정신혼미, 점상출혈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러므로 식단에 알맞게 비타민 A를 넣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기존 비타민A 정량방법은 습식법으로 정량을 위해 보통 21일이란 긴 시간이 걸렸다. 이는 빠르게 돌아가는 전시상황에서 큰 걸림돌일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이때 미국 비타민관련 조사 기관은 비타민 A가 자외선 빛 (Ultraviolet light)을 흡수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_비타민A는 흡광분자 레티날의 형태로 작용함. 이를 위해서 자외선을 이용하여 비타민 A를 빠르게 정량화 할 수 있는 측정기가 필요하게 된다.
1941년 National Technologies Laboratories(추후에 Beckman Instrument로 바뀜)의 Arnold O. Beckman는 이러한 요청에 의해 자외선을 주사하여 비타민A을 빠르고 간편하게 정량 할 수 있는 DU UV-Vis Spectrophotometer를 개발하게 된다. 참고로 Arnold O. Beckman는 최초의 pH발명가이기도 하다.
Arnold O. Beckman(1900~2004)
사진출처: http://www.biosurplus.com/
DU spectrometer 구조도
사진출처: en.wikipedia.org
그 후 여러 다른 화학물질들 가시광선 영역에서 흡수성질이 있고, 이를 이용해 정량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자외선 광원에 가시광선 광원이 더해지면서 현재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자외선-가시광선 분광광도계(UV/Vis Spectrophotometer)가 탄생하게 된다.
최초로 기록이 가능한 UV/VIS spectrometer, Cary 11
사진출처: en.wikipedia.org
이 분석기기는 비타민A 뿐만 아니라, 전쟁에서 사용되는 톨루엔과 다른 필수 재질의 분석에도 사용되어 전쟁 수행에 많은 도움을 주게 된다.
칼 뉴포트가 지은 ‘딥워크’란 책을 보면, 짧은 기간에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집중과 몰입이 필수라고 강조한다. 전쟁 때는 승리를 위해 모든 역량을 한 곳에 집중해야만 한다. 전쟁이란 강제적 몰입이 없었다면, 과연 현재 사용하는 자외선 분광광도계도 발명될 수 있었을까? 전쟁을 옹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인간의 치열한 몰입능력에 대한 결과가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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