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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과학-그리스로마신화편] 아테나와 창의성
Bio통신원(rhdmswl8838)
바를톨로레우스 슈프랑거의 '무지를 이긴 아테나'
오늘의 주인공은 아테나다. 아테나의 이름과 비슷한, 그리스의 수도 '아테네'가 있다. 여기서의 '아테네'가 그리스로마신화의 신 아테나에서 유래한 것이다. 아테나는 지식, 전쟁, 직물, 문명의 신이다. 누구보다도 재능 있는 신이자 인간을(특히 영웅을) 도와주는 신이다. 하지만 재능이 출중한 탓일까 누구보다도 신다운 신이었다.
그녀는 탄생도 남다르다. 제우스는 자신이 아버지인 크로노스나 할아버지인 우라노스처럼 언젠가 같은 방식으로 자기 아들에게 지위를 빼앗기지 않을까 걱정하였다. 그때 장차 자신과 메티스(제우스의 첫 번째 아내이자 지혜의 여신) 사이에서 태어날 자식이 여자면 큰 영광을 안겨줄 것이고, 아들이면 올림포스의 주신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가이아의 신탁을 받게 되었다. 이에 불안함을 느낀 제우스는 자신은 개구리로 변신하고 메티스는 파리로 변신시킨 다음 임신한 상태였던 메티스를 삼켜버렸다. 몇 달 후, 제우스에게 갑자기 격한 두통이 몰려왔다. 두통이 갈수록 심해지자 헤파이스토스가 두통의 원인을 알아보기 위해 제우스의 머리를 도끼로 쪼갰다. 그러자 그 속에서 갑옷으로 완전무장한 완전한 성인 여성의 모습을 한 아테나가 소리를 지르며 튀어나왔다. 이때 하늘과 땅, 바다가 아테나의 탄생을 축하하며 성대하게 박수를 치며 환호를 보냈다고 한다. 덕분에 아테나는 늘 아버지 제우스의 총애를 받았다. 또 메티스는 이후로도 계속 제우스의 뱃속에 남겨져 임신이 불가능했기 때문에 아들을 낳지 못하였고, 제우스는 계속 권좌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탄생부터 남달랐던 아테나는 이후 헤라클레스, 오디세우스를 도와주면서 항상 영웅들에게 지혜로움을 빌려주고 도와주는 역할을 하였다. 그만큼 인간에게 많은 도움을 주는 신이었다. 가장 대표적으로 ‘아테네’의 유래가 그러하다. 아테나는 아티카 지역의 도시를 보고 포세이돈과 내기를 했다. 주제는 ‘누가 인간에게 더 유용한 선물을 줄 것인가’ 이었다. 포세이돈은 말과 샘을 만들어주겠다고 하였고, 아테나는 올리브나무를 주겠다고 하였다. 말은 투쟁을 상징한다. 반면 올리브 나무는 평화와 풍요를 상징한다. 그렇기에 인간들은 아테나에게 승리를 안겨주었다. 이후 아티카 지역의 도시 이름이 아테네가 된 것이다. 포세이돈이 생각하는 ‘인간을 위하는 것’은 본인이 좋아하는 백마와 물을 주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테나가 생각하는 ‘인간을 위하는 것’은 인간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이었다. 그런 생각의 차이가 인간의 사랑을 많이 받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어보면 인간을 위해 언제나 지혜와 도움을 주는 신은 별로 많지 않다. 어떻게 보면 지극히 인간적인 신들의 모습이 많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아테나는 참으로 인간이 생각하는 '신'에 가까운 신이 아니었나 싶다.
아테나가 유명한 것은 전쟁을 관장하는 신이자 지혜를 관장하는 신이기 때문이다. 전쟁은 그녀와 승리의 여신인 니케가 가깝기 때문에, 언제나 전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아테나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혜의 여신답게 그녀는 무기제작과 전략, 일반인간들의 위한 기술의 수호자이다.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는 요인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고대 그리스의 여러 지역에서 숭배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리스에서는 군사 경제가 발달하였기에 아테나는 초기에 알려진 직물·요리·도기에 이어 전쟁 또한 주관한다고 생각되었다. 즉, 단순히 책에서 나오는 지식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식을 응용할 수 있는 기술에 관련된 지혜도 겸하고 있는 신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취준생(취업준비하는 사람)이 가장바라는 능력이 아닐까싶다.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취준생에게 창의력과 일정수준이상의 지식을 요구한다. 주입식교육이 익숙한 우리들에게 일정수준 이상의 지식은 어찌어찌 해서 갖추어 줄 수 있다. 그리고 지식을 평가받기 위한 시험에 익숙해져 있는 세대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은 창의력도 동시에 가지고 있어야한다. 창의력이란 도대체 어디서부터 생겨나는 것일까?
창의성과 그 동기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려는 시도는 꽤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1960년대 버클리대에서 진행된 관련 연구에는 트루먼 커포티,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프랭크 오코너를 비롯해 건축가, 과학자 등 당시 유명한 창작자들이 대거 참여했다. 초대를 받고 캠퍼스에 모인 그들은 서로 대화를 나누고, 연구진이 진행하는 다양한 실험과 관찰, 검사에 응했다. 당시 이 창작자들로부터 알아낸 중요한 한 가지는 창의성이란 너무 복잡하고 다면적이어서 그것을 구성하는 구성요소 역시 한 가지 요인으로 축약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연구진은 지능지수와 학업 성적이 얼마간 연관성을 보였지만 창의성과 그 동기에 대해서는 설명해주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후 한국에서도 관련 포럼을 진행한 적이 있다. 이 때 정재승 한국과학기술원 바이오 뇌공학과 교수가 진행한 강연을 보면 창의성만을 담당하는 부위는 뇌의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었다. 그는 “뇌는 특정 부위마다 호기심, 분석력 등 주로 담당하는 역할이 있습니다. 그러나 창의성만을 담당하는 부위는 어디에도 없습니다. 창의성은 뇌 전체가 활성화될 때 생겨나기 때문이죠.”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를 풀 때는 뇌의 특정 부위만이 활발해지지만, 창의력을 요구하는 문제와 맞닥뜨리면 뇌 전체가 활성화됩니다.” 특정한 기억과 경험에서 전체적인 구조를 연상(association)해내고, 그것을 서로 연결(linking)해서 독특한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연결성(connectivity)이 바로 창의성의 핵심인 셈이다. 온갖 정보가 뒤섞여 있는 뇌 속 회로를 제대로 연결하는 순간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반짝하고 빛난다는 뜻이다.
이와 반대로 두뇌의 신경망이 일부 영역에 국한되었다고 주장하는 연구도 있다. 그 연구에 따르면 창의성은 “독창성”을 강조하는 확산적 사고(divergent thinking)와 “유용성”에 초점을 둔 수렴적 사고(convergent thinking)의 병행적 활용에 의해 체계적으로 발달된다. 확산적 사고 과제를 수행하면서 좌반구의 전두회, 중심앞이랑, 전측대상피질, 하전두회, 상두전소엽, 하측두이랑이 보다 높은 활성화를 보였다. 이에 반해 창의성의 또 다른 중요 요인인 유용성은 기존 아이디어에 대한 새로운 아이디어의 현실적 응용성과 적합성을 고려하는 수렴적 사고에 의해서 체계화된다. 어느 의견이 맞은 것인지는 모르나 두 연구 모두 좌뇌와 우뇌의 상호작용의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아테나는 지혜의 여신인 어머니를 닮아서, 혹은 신이어서 그렇게 똑똑하고 재능이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완벽해 보이는 ‘신’도 패배를 인정할 때가 있었다. 유명한 일화인 아라크네 이야기이다. 리디아지역의 염색 명인의 딸인 아라크네는 베짜기와 자수를 잘하였다. 그녀는 자신의 솜씨가 아테나보다 뛰어나다고 실력을 뽐내며 아테나에게 도전한다. 그녀의 말에 화가는 아테나는 할머니로 변신하여 신을 모독하지 말고 용서를 구하라 충고를 했다. 하지만 아라크네가 그녀를 무시하자 본래 모습으로 돌아와 그녀와 시합을 벌인다. 아테나는 자신과 포세이돈이 아테네를 두고 겨룬 승부의 광경과, 신에게 대항한 인간들이 욕을 보는 장면과, 자신의 신목이자 평화의 상징인 올리브를 수놓아 아라크네에게 경쟁을 포기하라는 경고를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라크네는 자신의 직물에, 제우스와 여러 신들의 문란한 성생활을 뛰어난 솜씨로 수놓는다.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뛰어난 솜씨에는 감탄했지만, 신들을 웃음거리로 만드는 자수내용에 모욕과 분노를 느껴 북으로 직물을 찢는다. 하지만 아테나의 이 행동은 패배를 인정하는 행동이었다. 즉 ‘신이 인간에게 패배한 것이다.’ 처음으로 인간이 인간의 힘만으로 신을 이긴 일화이다. 그렇지만 아무리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신이라고 하지만 신은 신이다. 본인의 패배를 인정할 수 없던 아테나는 그녀를 거미로 만들고 평생 실을 뿜어내도록 만들었다.
신은 완벽하지 않다. 어떨 때는 패배하고 어떨 때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한다. 그러니 만약 지금 취업을 준비 중에 있거나 진학하기 위할 때, 본인의 창의력이 남보다 떨어진 것 같아 실망하지 말자. 창의력이 뇌의 한 부분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듯 우리가 겪는 모든 일들이 상호작용하여 훗날 창의력으로 발휘될 날이 올 테니 말이다.
<참고 문헌 및 출처>
1. 그리스로마신화 -토머스 불핀치 지음(돋을새김 출판)
2. 창의인성교육넷-창의성과 뇌과학(크레존)
3. Sciencetimes-창의성만 담당하는 뇌부위는 없다.(임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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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로마신화에 나오는 인물과 사건들을 생명공학으로 풀어보았습니다. 그리스로마신화를 좋아하시는 분들도, 모르시는 분들도 같이 즐겨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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