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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의 분열-변이-자멸-분화…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오피니언 이탈 (2020-05-06)

* 이 글은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의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주의 바랍니다. *

<엑스 마키나>는 인공지능 로봇이 인간을 어떻게 유혹하는지 보여준 걸작이다. 알렉스 가랜드 감독은 이 영화로 인공지능이 한창 주목받는 시기에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과연 인공지능의 목적은 인간을 위함인가, 아니면 스스로 생존하기 위함인가? 강한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인류가 위험에 처할 것이라는 경고가 유행하며, 이 영화는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영화감독인 알렉스 가랜드는 차기작으로 생명과 세포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바로 <서던 리치: 소멸의 땅(Annihilation), 2018>에서 말이다. 영어 원제는 'Annihilation(절멸)'인데, 국내에선 원작명 '서던 리치' 시리즈를 따랐다. '서던 리치'는 1부 소멸의 땅, 2부 경계 기관, 3부 빛의 세계다. <서던 리치: 소멸의 땅> 역시 <엑스 마키나>처럼 심오한 질문을 던진다. 과연 생명이란 무엇이고, 생명의 목적은 무엇인가? 더 나아지고, 더 오래 생존하기 위한 것만이 생명의 목적인가?

영화의 주인공인 레나(나탈리 포트만 역)는 존스홉킨스대학교의 생물학과 교수이자 생물학자로서 종양학을 전문가다. 레나를 포함해 심리학자, 인류학자, 물리학자로 이루어진 탐사대 5명이 'X구역'으로 들어간다. 각자의 목적이 있는데, 레나 같은 경우는 실종되었다가 돌아온 남편이 과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보기 위해 들어간 것이다. 여기까지는 예고편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코로나19 사태 역시 바이러스의 변이가 유행병을 멈추는 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백신 개발이나 대처 방법은 직접적으로 접근하지만, 바이러스의 변이는 우연적이기 때문에 대응이 쉽지 않다. 세포도 분열을 거듭하면서 돌연변이를 일으킨다. 레나 교수는 학생들에게 암세포의 세포 분열을 강의한다. 그녀는 모든 세포는 기존의 세포에서 태어난다면서 하나의 세포에서 모든 살아 있는 것과 죽는 것이 파생됐다고 설명한다. 

 

서던 리치

영화 <서던 리치: 소멸의 땅> 주인공인 레나는 생물학자이면서 종양학 전문가이다. 그녀는 'X구역'에서 상어와 유사한 이빨을 가진 악어를 발견했다. 사진 = 영화 예고편 캡처. https://www.youtube.com/watch?v=89OP78l9oF0

 

하나의 세포에서 생명의 모든 것이 탄생했다

그렇다고 돌연변이가 언제나 나쁜 것만은 아니다. 또한 돌연변이는 세포 분열 때에만 발생하는 게 아니라 방사능, 자외선을 통해서도 발생할 수 있다. 돌연변이는 염색체가 분열할 때 역시 나타날 수 있다. 하나의 세포에서 탄생한 생명은 지금처럼 다양한 생물군을 조성했고, 여전히 돌연변이를 통해 더 이상한 종들을 만들어내고 있다. 특히 인간이 인위적으로 개입해 새로운 종을 탄생해내기도 한다. 

그런데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이유는 무엇일까? 진화론적 관점에서 보자면, 분명 세포의 생존이 우선일 것이다. 더 나은 세포가 되려는 본능 말이다. 하나의 세포가 만들어낸 생명들이 세포의 입장(?)에서 볼 때 도움이 안 되거나 허약하거나 완전하지 않다면 어떨까? 변이를 일으켜 기존과는 다른 생명을 탄생시키려고 하지 않을까?

돌연변이라는 건 생명체 자체적으로 복구되기도 한다. 게놈의 일부분인 염기분자가 복제되는 과정에서 바뀌거나 빠지면 나타나는 게 변이다. 정상세포는 돌연변이가 일어나면 세포분열을 중지시키거나 DNA를 고친 후 다시 분열이 일어나도록 한다. 하지만 암세포는 DNA를 고치지 못하고 계속 분열이 일어나 항암제가 잘 듣지 않는 돌연변이 암세포를 만들어낸다. 마치 바이러스처럼 말이다. 이때 안타깝게도 암세포가 있는 생명은 죽음을 맞이한다. 

 

생명의 기원이자 전부인 세포는 분열-변이-자멸-분화의 과정을 거친다. 위 사진은 세포가 역분열해 융화되는 모습이다

생명의 기원이자 전부인 세포는 분열-변이-자멸-분화의 과정을 거친다. 위 사진은 세포가 역분열해 융화되는 모습이다. 사진 = 영화 예고편 캡처. https://www.youtube.com/watch?v=89OP78l9oF0

 

세포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이유는 뭘까

다윈의 진화론은 자연선택과 돌연변이를 통해 적합한 생명이 살아남는다고 설명한다. 오랜 기간 미세한 변이들이 있어서 가능한 진화다. 생명과 죽음의 구조를 결정짓는 게 바로 세포의 분열이다. 세포는 더 나은 세포로 분화하기도 한다. <서던 리치: 소멸의 땅>에선 세포의 분열 방식이 ‘쌍으로 분열되는 리듬’이라고 표현했다. 2→4→8→16→32... 이런 식이다. 여기서 쌍은 생명과 죽음, 약한 세포와 강한 세포, 정상과 변이 등을 상징한다. 

영화에선 'X구역'으로 들어간 주인공들이 이상한 현상을 마주한다. 이전 탐사 팀원들이 마주했던 기괴한 변이들을 직접 목격하는 것이다. 시간의 흐름이 느려지거나 잊혀지고, 자신의 기억들이 분산된다. 이 특이한 구역에선 분열이 아니라 역분열인 융화가 일어난다. 동물 세포가 식물 세포화 하고, 다른 종의 교배가 일어난다. 

생물학자인 레나는 서로 다른 종을 교배할 수 없다고 말하는데, 'X구역'에서 마주한 악어는 상어 이빨을 가지고 있었다. 혹은 사람의 목소리를 흉내 내는 괴물이라든가, 자신을 복제하는 빛의 존재 등. 이는 모두 영화적 상상력으로 나타난 현상이지만, 우리가 세포의 분열과 분화, 변이를 이해한다면 충분히 상상 가능한 일이 아닐까. 

<서던 리치: 소멸의 땅>의 탐사 대원들은 모두 자신의 약점들을 알고 나서 더 강한 무엇가로 융화되고자 했다. 기존의 세포가 더 좋은 세포로 분화하듯이, 자신의 삶이 더 좋은 무언가로 바뀌길 원해 죽음을 택한 것이다. 영화 속에서 레나는 세포가 헤이플릭 한계(Hayflick limit)를 피하면 노쇠를 방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녀는 노화라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유전자의 결함이라고 덧붙였다. 헤이플릭 한계는 배양중인 세포가 약 50세대 동안 분열하고 죽는다는 걸 의미한다. 레나는 헤이플릭 한계를 극복하면 현재의 모습을 영원히 유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필사(必死)의 존재인 생명은 언제나 불멸(不滅)을 꿈꾼다. 영화의 결말은 이전에 나온 레나의 말과 행동들 속에서 충격적인 반전을 선사한다.

세포 차원에서 돌연변이라는 것이 세포내 신호전달과정에 간섭해 세포의 운명을 바꿀 수 있다면, 헤이플릭 한계를 넘어서는 변이가 발생할 수 있을까? 이 질문은 동어반복처럼 들린다. 헤이플릭 한계 자체가 분열 중 돌연변이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포는 괴사하거나 세포자멸(apoptosis) 한다. 이중 후자는 자연적이고,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함이다. 인간이 자멸을 선택하는 게 타고난 것 아닌가라는 영화 속 대사는 의미심장하다. 세포 안에 이런 본성이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는 대사는 세포 자체가 자멸을 선택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영화 대사처럼 자멸과 자살은 분명히 다르다. 

영화 제목인 'annihilation'은 물리학에서 소립자와 반입자가 충돌하며 소멸하는 것을 뜻한다. 이때 질량에 따른 에너지가 방출된다. <서던 리치: 소멸의 땅>에서 말하고자 했던 건 결국 세포나 생명의 자멸(무작위적이거나 무의식적 혹은 무목적성을 띤 자멸이 아니다.)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새로운 차원으로 거듭나야 생존과 진화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그게 세포가 알려주는 생명의 비밀이다. 

<참고 문헌 및 사이트>
1. https://collider.com/annihilation-movie-explained/#cancer
2. http://www.cancerline.co.kr/html/21901.html
3. https://en.wikipedia.org/wiki/Annihilation_(film)
4. https://movie.naver.com/movie/bi/mi/reviewread.nhn?nid=4613085&code=154236&order=#tab
5.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36359

  추천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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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대학지성 In&Out> 과학전문기자)

학부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학술기자, 탐사보도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과학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차원에서 과학철학에 대한 고민이 많고, 영화와 연극, 음악을 좋아한다.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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