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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생활 적응기] 클로닝만 6개월째
Bio통신원(세오)
그림1. A. Cloning Workflow. B. 호환 가능한 돌출 말단의 생성을 보여 주는 예
< A. 출처: https://takara.co.kr/web01/product/productList.asp?lcode=D190718
B. 출처: https://bitesizebio.com/21716/assembling-the-puzzle-cloning-with-compatible-cohesive-ends/ >
“말도 안 돼, 어떻게 Insert DNA가 역방향으로 들어갔지?”
두 개의 제한효소를 이용하여 ligation을 하고, colony screening을 통해 positive 후보들 몇 개를 시퀀싱을 맡겨서 결과를 분석 중이다. 그런데 예상하지 않은 결과가 나왔다. Insert DNA가 정방향이 아닌 역방향으로 들어갔다. 대학원 과정 동안 여러 가지 실험을 하였지만, 그래도 가장 많이 한 실험은 유전자 클로닝이다 (그림 1A). 유전자 클로닝은 보통 일주일이면 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몇 개월도 걸리기도 한다. 박사과정 동안에 Promoter, transcription, splicing, translation의 연구를 하기 위해 minigene [1]을 만들고 있다. 연구할 유전자 (42 kb)의 여러 intron [2] 부분을 줄여서 대략 9 kb 유전자 크기로 만든 다음, 발현 vector에 넣을 계획이다. 기본적인 클로닝 방법은 제한효소 [3]와 two-step PCR 방법을 사용했다. Primer [4]를 디자인할 때 제한효소를 잘 선택해야 한다. 제한효소를 선택할 때, 예상되는 minigene 전체 시퀀스를 NEBcutter (http://nc2.neb.com/NEBcutter2/)에 넣어서 “uncut” 제한효소를 골라야 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minigene에는 디자인한 제한효소 (uncut)가 들어가게 되고, 이 제한효소와 two-sept PCR, 그리고 ligaton를 이용하여 원하는 Insert DNA를 얻을 수 있다. 여기에서 중요한 점이 있다. 두 개의 다른 제한효소를 이용하여 Insert DNA 만들 때, 이 두 개의 제한효소가 서로 호환이 되는지, 안되는지 확인을 해야 한다 [5]. 예를 들어, ClaI과 BstBI, 이 두 제한효소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ClaI과 BstBI이 상호 호환이 가능해서 Insert DNA가 역방향으로 들어갈 수 있다 (그림 1B). Insert DNA가 역방향으로 들어가면 PCR를 한 primer를 이용하여 colony screening (그림 1A)을 하더라도 positive 후보가 나온다. 그래서 시퀀싱을 보내기 전에 제한효소로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한다. 제한효소로 잘리지 않으면 Insert DNA가 역방향으로 들어갔거나, 아니면 Insert DNA가 제대로 들어가지 않은 것이다. 역방향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 할 수 있는 다른 방법으로, colony screening을 할 때 Insert DNA가 들어가는 방향을 고려하여, primer 하나는 Vector에 또 다른 primer는 Insert DNA에 붙는 primer를 사용하면 역방향으로 들어가는 것을 가려낼 수 있다. 이 경우에도, 제한효소로 확인하는 과정을 추가하여 다시 한번 Insert DNA가 제대로 들어갔는지 확인을 할 수 있다. 제한효소로 잘라서 Insert DNA를 확인하는 과정이 시간이 더 많이 걸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 과정을 생략하여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온다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해서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림2. The Backstreet Boy’s new album DNA and genetics (2019/2/5)
< 출처: https://slate.com/technology/2019/02/backstreet-boys-dna-album-cover-gene-sequencing.html >
PCR 오염
“망했다. 오염되었다.”
특정 사이즈 marker를 만들기 위해 PCR을 통해 얻은 밴드들을 T-vector [6]에 넣고 시퀀싱을 맡겼다. 4개의 밴드를 시퀀싱을 통해 확인한 다음, 이를 4개의 사이즈 marker로 만들었다. 문제는 이 4개의 사이즈 marker를 만들고 난 후였다. 이때부터 PCR을 할 때마다 가장 작은 크기의 밴드와 같은 크기의 밴드가 젤 이미지에서 계속 나타났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실험실에 있는 다른 친구가 한 PCR 결과와 비교했다. 친구의 결과는 예상대로 깨끗했고, 나의 이미지에는 모든 샘플에서 marker의 가장 작은 크기의 밴드가 나타났다. 오염을 줄이기 위해 기본적인 시약들은 각자 따로 만들고, enzyme은 스탁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고, 적정량을 tube에 나눠서 사용하고 있었다. Marker를 만드는 과정에서 파이펫을 통해서 DNA가 오염되었을 거라고 추측을 한다. 하지만, 어떻게 오염이 되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었고, 최대한 빨리 오염을 해결해야 했다. 결국 사용하고 있는 시약들을 다 버리고, 파이펫을 청소하고, 한바탕 소동을 한 후에야 오염을 없앨 수 있었다.
실패를 교훈 삼아
Marker 만드는 이야기에 대해 적다 보니 웃지 못할 에피소드들이 갑자기 떠올랐다. Marker와 6x loading dye [7]를 같이 보관을 했었다. 샘플에 6x loading dye를 넣고 전기영동을 했다. 전기영동 후 젤 사진을 확인했는데 전부 marker와 같은 패턴으로 나왔다. 어이없게도 6x loading dye 대신 marker를 샘플에 사용한 것이다. 이 경험 이후로, 지금도 6x loading dye를 샘플에 넣을 때 항상 6x loading dye인지 확인한다. 또 다른 에피소드는 전기영동 기기에 관한 것인데, 샘플을 로딩하고 전기영동을 했는데, 전기영동이 끝났을 즘에 가서 확인해보니 샘플이 웰 (well)에 그대로 있었다. 전기영동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은 것이다.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전기영동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르는 것을 확인하고, 5분 뒤에 전기영동 기기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전기영동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은 일은 이후에도 몇 번이나 있었다. 어느 날은 전기영동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른 후 5분쯤 뒤에 전기영동이 잘 되고 있나 확인하러 왔을 때, 로딩한 샘플들이 젤 아래가 아닌 젤 위로 떠 올라서 버퍼에 떠다니고 있었다. 플러스, 마이너스 선을 잘 못 연결한 것을 모르고, 전기영동 기기의 시작 버튼을 누른 것이다. 그래서 전기영동을 할 때 항상 샘플을 로딩한 다음에는 플러스, 마이너스가 제대로 연결되었는지, 확인하고 전기영동의 시작 버튼을 누른다. 그리고 5분 뒤에 다시 와서 전기영동이 제대로 되는지 꼭 확인한다. 전기영동이 끝나고, 젤을 염색하기 위해 젤을 플레이트에서 분리할 때 주의를 해야 한다. 젤을 플레이트에서 분리할 때 젤이 찢어지거나 젤을 떨어뜨리면 전기영동부터 다시 해야 한다. 떠 오르는 마지막 에피소드는 클로닝 과정 중에 transformation을 한 뒤 E. coli를 배지에 깔고 실온에서 5분 정도 있다가 섭씨 37도 인큐베이터에 넣으려고 했다. 다른 일을 하다가 깜빡하고 E. coli를 깐 플레이트를 인큐베이터에 넣지 않고, 실온에 놔두고 가버렸다.
이 모든 에피소드는 경험하지 않았으면 좋은 일들이지만, 이 경험들로 통해 실험할 때 좀 더 조심하고 주의를 가지고 하게 되었다. 실수가 하나씩 줄어들 때마다 끝이 없을 것 같던 대학원 생활도 마무리 단계로 가고 있었다.
참고:
[1] Minigene: https://en.wikipedia.org/wiki/Minigene
[2] Intron: https://ko.wikipedia.org/wiki/%EC%9D%B8%ED%8A%B8%EB%A1%A0
[3] 제한효소: https://ko.wikipedia.org/wiki/%EC%A0%9C%ED%95%9C_%ED%9A%A8%EC%86%8C
[4] Primer: https://ko.wikipedia.org/wiki/%ED%94%84%EB%9D%BC%EC%9D%B4%EB%A8%B8
[5] https://www.neb.com/tools-and-resources/selection-charts/compatible-cohesive-ends-and-generation-of-new-restriction-sites
[6] T-vector: https://www.promegaconnections.com/pcr-cloning/
[7] 6x loading dye: https://openwetware.org/wiki/Agarose_gel_loading_buffer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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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고분자 공학을 전공 후 Iowa State University에서 식물 생물학으로 석사, 유전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생명 과학 분야에서 박사 후 연구원으로 연구하고 있다. 대학원 생활을 하면서 느낀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을 이 분야를 진학하려는 학생들 혹은 유학 준비생들에게 나누고자 연재를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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