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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 업계 소식: From Startups to Moguls] Bayer과 Meiogenix의 염색체 교차 촉진 통한 작물육종 협업
Bio통신원(Illozik)
지난 2월 10일, 바이엘(Bayer)은 Meiogenix라는 프랑스 스타트업과의 공동연구를 발표하였습니다. 연재에서도 몇 번 다루었지만 독일의 바이엘은 아스피린과 화학제품으로 유명한 제약/화학 기업이자, 농화학사업 분야의 확대를 위해 2018년 몬산토(Monsanto)까지 인수해버린 이제는 거대한 농업기업이기도 합니다. Meiogenix와의 협업은 최근 바이오기술 트렌드에 비추어 볼 때 선뜻 이해가 가지는 않습니다. 바로 농업에서의 전통 육종법인 ‘작물교배’를 효율적으로 일어나게 해주는 기술이 이 업체의 핵심역량이기 때문입니다. 2010년 프랑스에서 설립된 Meiogenix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전통육종은 우수형질을 지닌 작물들을 교배하여 목표로 하는 형질을 얻어내는 기술입니다. 교배를 통해 좋은 형질을 접목시키기도 하지만, 육종 과정에서 감수분열시 일어나는 염색체 교차(crossover)를 통해 예상하지 못했던 특정형질을 얻어내기도 하는데(생물의 유전적 다양성을 늘리는 기작 중 하나인 교차를 생물시간에 배웠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유전형질을 확보하여 우수형질 후보군을 늘릴 수 있게 됩니다. 전통육종은 하지만 최종 단일품종을 선별하는데 까지 시간이 굉장히 오래 걸리고, 교차 또한 인위적으로 발생시키기가 힘듭니다. 사실 클로닝부터 최근의 유전자가위까지 유전자나 유전체 일부를 편집하는 기술이 발달하여 왜 굳이 전통교배를 할까라고 의문을 가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생물의 형질을 설명하는 데 있어서는, 단일 혹은 일부의 유전자로 설명되는 질적형질(quantitative traits)도 중요하지만 염색체의 특정 부위(즉, 그 안의 많은 유전자들)로 결정되는 양적형질(qualitative traits)이 사실 더욱 중요합니다. 멘델의 법칙에서 완두콩의 모양이나 꽃잎의 색깔은 질적형질로 설명될 수 있지만, 작물의 키나 생산량 같은 복잡한 형질은 질적형질로 모두 설명될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다양한 양적형질을 발생시킬 수 있는 전통육종으로만 얻을 수 있는 형질이 있고, 이 전통육종 안에서도 감수분열 교차가 발생할 빈도와 그 교차의 결과는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직 인간이 밝히지 못한 우수한 형질을 얻을 수 있는 여지는 많이 남아있습니다. 더군다나 이 교차는 염색체 내에서도 발생하는 빈도가 부위마다 달라 어떤 부분은 교차가 거의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이런 부위를 “cold region”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부위에서 교차를 발생시킬 수 있으면 그 여지가 더욱 커지겠지요.
이런 전통육종과 감수분열 교차를 타깃으로 하는 업체가 바로 Meiogenix입니다. 핵심기술을 가장 잘 보여주는 논문은 2017년 Nucleic Acids Research에 발표하였습니다. 여기서 Spo11라는 단백질이 등장합니다. 위 그림에서 설명되듯이 Spo11은 endonuclease인데, 감수분열 중 DNA에 double-strain-break (DSB)를 일으켜서 교차를 개시하는 역할을 합니다. Meiogenix는 Spo11를 활용하여 SpiX라는 기술을 개발하였고, 이 SpiX를 통해 앞서 설명한 염색체의 “cold regions”에도 교차가 발생할 수 있게 합니다. 어떻게 일까요? 바로 아래 그림과 같이 Spo11에 GAL4-BD, Zinc-Fingers, TALE (transcription activator like effector), Cas9과 같은 타깃바인딩 도메인을 연결시켜 줌으로써입니다. 저런 바인딩 도메인들을 cold regions에 붙을 수 있게 디자인하면, 그곳으로 끌려간 Spo11이 거기서도 교차를 발생시키는 기작입니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논문에서 유일하게 Meiogenix 소속으로 참여한 과학자는 Giacomo Bastianelli이고, 교신저자는 Alain Nicolas입니다. 이 두 사람이 Meiogenix의 공동설립자입니다.
Meiogenix를 출원인으로 특허를 검색해보니 아래와 같이 나옵니다. 공동설립자 두 명은 발명인에 전부 공통으로 포함되며, 세 건 모두 공동출원으로, 함께 연구한 기관들과 Meiogenix가 공동출원인으로 기재되어 있습니다.
지금까지 전통육종을 촉진시키는 스타트업인 Meiogenix를 살펴봤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렇게 개발된 작물은 GMO라는 사실입니다. 감수분열 재조합/교차를 촉진시켜 전통육종을 가속화시키는 효과를 발휘하지만, 그 방법은 여전히 유전자개량을 통해서 입니다. Spo11와 바인딩 도메인을 클로닝 후 형질전환을 통해 식물에 도입시켜야 하기 때문입니다. GMO를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그 안에서도 다양한 방법으로 주력사업에 투자하는 바이엘의 행보는 언제나 흥미롭습니다.
[참고문헌]
1. https://media.bayer.com/baynews/baynews.nsf/id/Bayer-Meiogenix-collaborate-accelerate-agricultural-innovation-through-development-unique
2. https://www.labiotech.eu/industrial/bayer-meiogenix-crop-breeding/
3. https://www.crunchbase.com/organization/meiogenix
4. Roberta Sarno et al., Programming sites of meiotic crossovers using Spo11 fusion proteins, Nucleic Acids Research, Volume 45, Issue 19, 2 November 2017, Page e164, https://doi.org/10.1093/nar/gkx739
5. https://patents.google.com/?assignee=meiogenix&oq=meiogeni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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