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스토리를 담고 있는 연재를 만나보세요.
[바이오 인 비디오] 숙면해야 시험 잘 보고 알츠하이머 안 걸린다
Bio통신원(최초여노)
요새 통 잠을 잘 못 이룬다. 그러다보니 일상생활이 고달파 질 때가 있다. 잠은 성적 기능, 학습력, 면역력의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
<TED>에서 편집자들이 추천한 '잠이 슈퍼 파워를 지녔다(Sleep is superpower)'를 보면, 잠은 성 기능과 관련이 있다. 잠을 하루에 4~5시간만 자는 남성은 본인 보다 10살이나 더 많은 사람과 같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가진다고 한다. 결국 성 건강의 노화를 10년이나 앞당기는 셈이다. 여성의 생식 능력 역시 잠을 잘 자야 떨어지지 않는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마른 스펀지가 된다. 새로운 학습과 기억 능력을 위해 저장소를 비워두는 것과 같다. 낮에 얻은 정보들을 어떻게 기억하느냐가 언제나 관건이다. 실제 실험에 따르면, 수면을 충분히 취하지 않은 집단은 기억 능력이 40%나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새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게 얼마나 안 좋은 것인지 알게 해준다. 사람이 숙면을 취하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회복된다.
잠을 충분히 잔 그룹과 그렇지 못한 그룹 사이에는 학습력에서 40%의 차이가 났다. 우리 뇌의 해마는 정보의 저장소이다. 이미지 출처 = <TED>.
가장 깊은 수면 단계에선 '수면 방추'라는 전기적 뇌 활동의 폭발에 의해 강력한 뇌파가 발생한다. 여기서 기억 전송이 가능해진다. 이 뇌파는 기억들을 단기적 저장소에서 장기적 저장소로 옮겨 안전하게 한다. 소위 나이가 들면 잠이 줄어든다고 한다.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기억 능력이 퇴화한다. 늙는다는 것과 잠이 줄어드는 건 연관이 있다. 깊은 수면이 줄어드는 건 기억력이 줄어드는 것이다.
잠이 줄면 기억 능력과 학습력이 감소한다
잠이 줄어드는 봄에는 심장마비 확률이 약 24% 증가했다.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봄에 잠을 1시간 덜 잔다고 한다. 반면 가을철에는 잠을 1시간 정도 더 잔다고 한다. 이땐 심장마비의 확률이 21% 줄어들었다. 수면이 면역력과 직결된다는 증거다. 우리 몸의 면역력 역할을 하는 자연 살해 세포(Natural Killer cells)는 하루 4시간 수면을 할 경우, 활동량이 70%나 줄어들었다.
자연 살해 세포는 비밀 요원처럼 안 좋은 것들을 찾아 제거한다. 우리 몸의 면역력에 주요 기능을 하는 것이다. 이미지 출처 = <TED>.
수면부족으로 인해 발생하는 암은 창자암, 전립선암, 유방암이 있다. 세계 보건기구는 야간 근무를 발암 요소로 구정했다. 수면이 부족한 실험을 했더니 유전자 중 711가지의 활동량이 바뀌었다. 반은 활동량이 줄고, 반은 늘었다. 줄어든 활동량을 보인 유전자는 면역 체계와 관련 있는 유전자였다. 증가된 활동량을 보인 유전자는 종양의 성장이나 장기 만성 염증, 스트레스, 심혈관 질환을 유발하는 유전자였다.
수면 부족으로 인해 활동량이 증가한 유전자들은 종양, 염증, 심혈관 질관과 관련이 있었다. 반대로 활동량이 줄어든 유전자들은 면역 기능과 연관이 있었다. 이미지 출처 = <TED>.
이 영상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표현은 수면은 은행이 아니기에 나중에 빚처럼 갚을 수 없다는 것이다. 잠은 생명을 유지시키는 보약이다. 잠이 많은 것에 너무 죄 의식을 가질 필요는 없다.
망각이 당연하지만 잠을 통해 기억을 응고화
'숙면의 이점(The benefits of a good night' sleep)'에선 잠과 뇌의 기능을 알려준다. 잠자는 동안 우리 피의 5분의 1이 뇌로 흘러들어와 뇌의 내부를 재구성한다. 19세기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사람이 새로 배운 내용 중 40%를 처음 20분 내에 까먹는다고 설명했다. 이게 바로 망각곡선이다. 하지만 기억 손실은 기억의 응고화로 보충된다. 우리 뇌의 해마에서 말이다. 기억의 응고화에 중요한 게 바로 잠이다.
잠자는 동안 우리 몸의 혈액 중 5분의 1이 뇌로 흘러들어간다.(위) 기억과 정보들을 재구성하기 위해선다.(아래). 이미지 출처 = <TED ed>.
렘수면은 절차 기억의 응고화와 연관돼 있다. 그래서 공부하거나 연주 연습을 한 후에는 잠을 자는 것이 오히려 나을 수 있다. 수면 중엔 전기 자극이 뇌간, 해마, 시상, 대뇌피질 사이를 이동한다. 이러면서 기억형성이 중계되는 것이다. 기억의 보존은 감정이 고조되거나 상처를 입거나 스트레스 받으면 잘 된다. 그러나 잠이 더욱 기억을 잘 보존한다.
잠잘 때 뇌는 노폐물을 독창적으로 처리
일생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잠. 잠은 노폐물을 제거하는 데에도 중요하다. <TED>의 '숙면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One more reason to get a good night's sleep)'에선 잠자는 동안 베타아밀로이드 제거가 더욱 활발하다는 내용을 소개했다.
뇌는 뇌척수액이 혈관을 타고 뇌 내부로 들어가 뇌의 내부를 청소한다. 이 과정은 잠을 잘 때 발생한다. 알츠하이머 환자들은 뇌에서 발생한 노폐물, 즉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을 제대로 청소하지 못해서 질병에 걸렸다. 이미지 출처 = <TED>.
뇌에선 끊임없이 베타 아밀로이드라는 단백질을 생산한다. 아무래도 일을 많이 하다 보니 노폐물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이게 쌓이다보면 알츠하이머 등 심각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다. 실험에 따르면, 잠을 자지 않을 때보다 잠을 잘 잘 때 이 베타 아밀로이드가 더 잘 청소되었다.
인간은 잠을 자지만 인간의 뇌는 결코 쉬지 않는다. 신체 중 단 2%의 질량을 차지하는 뇌는 신체에 공급되는 에너지의 25%를 쓴다. 그 과정에서 뇌의 노폐물이 발생한다. 그런데 뇌는 독창적으로 노폐물을 처리한다.
뇌는 뇌척수액이 모인 커다란 CSF(Cerebrospinal Fluid)가 있다. 이 뇌척수액이 뇌의 외부 주변 공간을 채우고 있다. 뇌의 내부 노폐물은 외부의 뇌척수액으로 이동한 후 혈관으로 버려진다. 놀라운 건 뇌척수액이 뇌의 외부에만 머무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뇌척수액은 혈관의 표면을 따라 뇌 내부로 들어가 뇌의 내부를 청소한다. 이 과정이 잠잘 때 일어난다.
요컨대, 잠을 자는 동안 우리 몸은 휴식과 더불어 면역 체계를 강화하고, 기억을 강화한다. 잠잔다고 노는 게 아니라는 말이다. 질병에 걸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충분한 잠이 필요하다.
<참고 사이트>
1. https://www.ted.com/talks/matt_walker_sleep_is_your_superpower
2. https://www.ted.com/talks/shai_marcu_the_benefits_of_a_good_night_s_sleep#t-328361
3. https://www.ted.com/talks/jeff_iliff_one_more_reason_to_get_a_good_night_s_sleep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대학에서 생물학을 전공했으며, 대상포진 바이러스의 생활사를 연구해 졸업논문 우수상을 받았다. 현재 영상분석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다. 또한 과학 및 다큐 방송을 모니터링 하고 있다. 그동안『다시 과학을 생각한다』(공저, 2016 한국과학창의재단 우수과학도서)와『과학을 부탁해』(2019)를 집필했으며, 현재 지구 생태계 균형 차원에서 생물다양성과 환경윤리 등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바이오 in 비디오'에서 생명과학계의 정책과 제도 변화, 연구 경향, 연구 주제, 연구 문화 등을 영상 콘텐츠로 살펴보려고 한다. 비디오를 중심으로 하되, 관련 저널이나 서적도 참고하여 시각적 효과를 높여 연재하고자 한다.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