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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공기 중에서 전기를 만드는 세균, 휴대폰 충전 가능?
생명과학 양병찬 (2020-02-18)

Graphic image of a thin film of protein nanowires generating electricity from atmospheric humidity

Graphic image of a thin film of protein nanowires generating electricity from atmospheric humidity. / © Umass

'희박한 공기 중에서 전기를 만든다'고 하면 과학소설처럼 들릴지 모른다. 그러나 공기 중에 수분이 있는 한 '나노와이어를 뻗는 세균'에 기반한 신기술이 그것을 가능케 한다.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세균이 뻗는 나노와이어—세균의 전자를 운반하는 단백질 필라멘트—를 필름으로 만들 경우, LED를 밝히기에 충분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나노와이어 필름이 주변의 공기에서 수분을 흡수하는 건 분명한데, 나노와이어의 작동 메커니즘은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다. 그러나 세균을 이용한 '미세한 발전소'는 제법 강력하다. 17개의 장치를 연결하면 10볼트의 전압을 만들 수 있는데, 이 정도면 휴대폰 하나를 거뜬히 구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로운 기술은 기념비적 진보다"라고 난징항공항천대학(南京航空航天大学)의 재료과학자 궈 완린(郭万林)은 논평했다. 郭는 수기전력학(hydrovoltaics)을 연구하고 있는데, 수기전력학이란 물에서 전기를 수확하는 분자수준의 접근방법을 말한다.

수기전력 장치가 작동하는 방법은 아직 희미한 베일에 가려져 있다. 물방울이 특정한 유형의 그래핀(graphene) 등의 재료와 상호작용할 때, 전하가 생성되어 전자가 재료를 통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그런 장치가 정확히 어떻게 전기를 생성하는지'에 대해서는 많은 의문이 남아 있다. "나는 더욱 심층적인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막스 플랑크 해양미생물학연구소에서 마이크로센서를 개발하는 디르크 데 베어(미생물학)는 말했다.

한편, 연구자들은 '전자를 전도하는 세균'의 기능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5년 전, 매사추세츠 대학교 애머스트 캠퍼스(Umass)의 데릭 러블리(미생물학)와 동료들은 지오박터(Geobacter)라는 세균이 유기물질에서 '금속 기반 화합물'(예: 산화철)로 전자를 배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후, 그와 다른 연구자들은 '다른 많은 세균들도 단백질 나노와이어를 만들어 다른 세균이나 (주변 환경의) 퇴적물에 전자를 전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전자 전달은 소량의 전류를 만드는데(참고 1), 연구자들은 청정에너지를 수확하려는 시도 끝에 엇갈리는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2년 전, Umass의 대학원생 리우 샤오밍은 '분리된 나노와이어가 간혹 자발적으로 전류를 생산한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의 지도교수인 Umass의 전기공학자 야오 준은 처음에는 회의적이었다. 그러나 두 사람이 이끄는 연구팀은 결국, "나노와이어의 얇은 필름을 두 개의 금판(金版) 사이에 넣고 방치하면, 금판이 전극으로 작용함으로써 20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리고 그 장치는 재충전이 가능했는데, 그 방법은 '위 판'을 '아래 판'보다 작게 만듦으로써, 나노와이어 필름의 한쪽이 축축한 공기에 노출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전자의 원천은 무엇일까? 금판일까, 아니면 나노와이어일까, 아니면 제3의 요인일까? 첫째로, 연구팀은 나노와이어가 금판에서 전자를 잡아당길 수 없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탄소로 만들어진 판'—이것은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전자의 원천이 아니다—도 금판만큼이나 잘 작동하기 때문이었다. 연구팀은 두 번째 가능성을 배제했는데, 그것은 '단백질 나노와이어 자체가 분해되어 전자를 방출한다'는 것이었다. 세 번째 가능성은 '간혹 빛이 화학반응을 촉발함으로써 전자를 방출하게 한다'는 것이었다. 연구팀은 마지막 단서를 포착했으니, '나노와이어를 수분이 부족한 방에 넣었더니 전류가 감소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핵심요인이 '수분'임을 시사한다.

최종적으로, 연구팀은 자신들이 개발한 장치를 상이한 수준의 습도에 노출시켰다. 그랬더니 약 45%의 습도에서 가장 잘 작동하지만, 사하라 사막처럼 건조하거나 뉴올리언즈처럼 습해도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Nature》에 발표했다(참고 2). 연구팀에 의하면, 비밀은 수분을 흡수하는 '필름의 꼭대기'에 있었다. 즉, 물방울이 꼭대기에서 끊임없이 확산되어 들어오고 나가면서, 수분의 기울기가 형성되었다. 물방울은 수소와 산소 이온으로 해리되어, 꼭대기 근처에 전하가 축적되었다. "그리하여 꼭대기와 바닥 사이에 전하의 차이가 생겨, 전자가 흐르게 된다"라고 야오는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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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ature

"수증기를 이용한다는 것은, 대기 중에서 재생가능하고 청정하고 저렴한 에너지를 직접 생산할 수 있는 혁명적인 기술이다"라고 베이징 칭화대학교(清华大学)의 재료과학자 취량티(曲良体)는 말했다.

"수분에서 그래핀이나 폴리머를 이용하여 에너지를 수확하려던 선행연구에서는, 소량의 전류가 짧은 시간 동안만 생산되었다. 이번 연구에서는 나노와이어 적절한 간격이 수분의 기울기를 유지함으로써 2개월 이상 전력생산을 가능케 한 것 같다"라고 연구팀은 말했다. "새로운 장치는 지금 당장 '몇 초'가 아니라 '수 주' 동안 지속되며, 기존의 장치보다 100배 이상 많은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에어젠(air-gen)」—야오는 새로운 장치를 이렇게 부른다—은 외부동력이 불필요하므로, 태양전지판이나 풍력터빈보다 더 많은 장소에서 사용될 수 있다. 만약 규모를 확장한다면, 실용성이 엄청나게 증가할 것이다"라고 郭는 말했다.

더 나아가, 러블리는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다. 그 내용인즉, 나노와이어를 수확하기 위해 지오박터를 배양하기가 어려우니, GM 대장균을 이용하여 나노와이어를 생산하는 것이다. 러블리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9년 11월 《Biorxiv》에 업로드한 논문에서(참고 3), "대장균은 지오박터와 동일한 직경의 나노와이어를 생산하며, 지오박터와 똑같은 전도능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미시간 주립대학교의 제마 로게라(미생물학)는 '나노와이어를 손쉽게 공급하는 원천이 불충분할 수 있다'는 이의를 제기한다. 그녀는 대장균을 이용하여 (단백질 나노와이어의 빌딩블록인) 펩타이드를 만들어 왔다. "이번에 연구팀이 개발한 장치에는 지오박터의 나노와이어가 사용되었다. 그런데 지오박터를 쪼개면 다양한 성분들이 나올 수 있기 때문에, 에어젠을 이용한 실험에서 나노와이어의 구성요소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었을 것이다"고 그녀는 말했다. (그러나 러블리는 자신들이 나노와이어의 성분을 안다고 생각하고 있다.)

데 베어도 의문을 품고 있다. "이번 논문은 꽤 흥미롭다. 에어젠은 무한한 동력원을 제공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자의 원천이 명확하지 않으므로, 그 메커니즘은 아직 미지수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www.sciencemag.org/news/2003/09/microbes-sweet-making-power
2. https://nature.com/articles/s41586-020-2010-9
3. https://www.biorxiv.org/content/10.1101/856302v1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20/02/electric-bacteria-create-currents-out-thin-and-thick-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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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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