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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뇌(腦) 오가노이드의 한계: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
생명과학 양병찬 (2020-02-04)

Lab-grown organoids capture many aspects of brain development, but their cells fail to mature like real brain cells

Lab-grown organoids capture many aspects of brain development, but their cells fail to mature like real brain cells. The organoid’s cells are confused and disorganized. Image is credited to the Kriegstein lab / UCSF.

배양접시 위에 놓인, 정교한 구조를 지닌 인간의 뇌세포 덩어리를 보라. 미니뇌(minibrain)라는 별명을 붙이고 싶은 유혹을 느낄 것이다. '미니뇌'란 뇌 오가노이드(cerebral organoid)를 지칭하는 인기 있는 용어로, 줄기세포에서 만들어진 복잡한 3D 조직을 말하며, 연구자들로 하여금 신경발달과 (자폐증에서 지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질병을 연구하게 함으로써 생명과학에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그러나 1월 29일 발표된 가장 광범위한 유전자 비교 논문에서, 저자들은 "뇌 오가노이드와 '진짜 뇌'를 비교해 보니, 양자 간에 중요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보고했다.

UCSF의 아놀드 크리그스타인(신경과학)이 이끄는 연구팀은, 6~22주의 임신연령에 해당하는 '인간 태아의 뇌'의 상이한 영역에 소속된 개별세포에서 발현되는 유전자의 목록을 사상 최초로 작성했다. 그런 다음, 연구팀은 기존에 발표된 방법을 이용해 뇌 오가노이드를 창조하여, '뇌 오가노이드 세포'와 '진짜 뇌 세포'의 유전자 발현 패턴을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넓은 범주의 뇌세포—이를테면 뉴런, 아교세포(glia)와 같은 비뉴런세포—에 관한 한, 유전자발현 패턴은 전반적으로 일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더욱 정밀한 뇌 세포아형(subtype)—예컨대 바깥 방사신경아교세포(outer radial glia)—을 분석해 보니,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오가노이드 세포는 제대로 성숙하지 않아, (하나의 세포아형을 다른 아형과 구분해 주는) 특이적인 유전자 조합을 발현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차이들은, 오가노이드를 질병모델로 사용하는 연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런 연구들 중 상당수는, 한 환자의 체세포를 역분화시켜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그것을 분화시켜 오가노이드를 창조한다. 그러나 신경계 질환은 매우 세포형 특이적(cell-type specific)이어서, 실험실에서 배양된 모델이 (질병과 관련된) 정확한 세포유형을 포함하지 않을 경우, 질병에 대한 결론을 내리기가 어렵다"라고 크리그스타인은 말했다.

오가노이드 세포는 정밀한 세포아형으로 성숙하지 않지만, 다른 방식으로 전문화된다. 즉, 오가노이드세포들은 뇌의 상이한 영역에 상응하는 유전적 서명(genetic signature)을 보유한다. 그러나 그런 정체성은 예측불가능하게 나타난다. 연구팀에 따르면, 진짜 뇌에서는 반대쪽에 나타나는 서명이, 오가노이드에서는 바로 옆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그것은 특정 질병, 이를테면 '뇌의 특정한 영역에 영향을 미치는 치매형태'에 관한 연구를 복잡하게 만들 수 있다"고 크리그스타인은 말했다.

오가노이드가 뇌의 세포유형을 완벽하게 재현하지 않는 이유가 뭘까? 연구팀에 따르면, 그 핵심요인은 "인체 대신 배양접시에서 자라는 동안 발생하는 스트레스"라고 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뭘까? 연구팀은 재배치(relocation)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오가노이드 세포는 대사적 스트레스의 유전적 표지를 발현했지만, 연구팀이 그것을 생쥐의 뇌에 이식하자 유전적 표지가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그러한 재배치는 오가노이드 세포의 정체성 위기(identity crisis)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재배치는 오가노이드 세포로 하여금 '인간의 뇌에서 더욱 성장한 세포유형'의 유전적 서명을 보유하도록 촉진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과정 및 결과를 1월 29일 《Nature》에 발표했다(참고 1).

"오가노이드를 뇌와 더 비슷하게 만드는 방법은, 배양접시의 영양소 수프를 바꾸는 것이다"라고 의학연구위원회(Medical Research Council)의 매들린 랭카스터(발생유전학)는 말했다. "예컨대 연구자들은 종종 오가노이드를 고농도의 포도당 속에서 배양하는데, 그런 상태에서 배양된 오가노이드는 심각한 당뇨병 환자의 장기(organ)나 마찬가지다. 그런 환경이 발생하는 뇌에게 유익할 리 없다."

"미래의 연구에서는,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높은 산소 농도도 줄여야 한다"라고 예일 대학교의 플로라 바카리노(발생생물학)는 말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비교적 쉽다. 오가노이드 세포에 유입되는 산소의 양을 제어하는 인큐베이터를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오가노이드가 인간의 뇌를 완벽하게 복제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전혀 놀랍지 않다"라고 바카리노는 말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의의는, 인간의 발생과정을 시뮬레이션하는 타당한 모델이 가능하다는 확신을 줬다는 것이다. 그건 매우 낙관적인 메시지다."


※ 참고문헌
1. http://www.nature.com/articles/s41586-020-1962-0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20/01/lab-grown-minibrains-differ-real-thing-cell-subtypes-gene-express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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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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