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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장비 이야기] 초고효율 스크리닝(uHTS, Ultra High Throughput Screening)장비의 태동과 변천사
Bio통신원(분석장비 탐험가)
“통섭(Consilience)은 분야를 가로지른 사실과 이론들을 연결해 지식을 통합하는 것이다._에드워드 윌슨”
초고효율 스크리닝 (uHTS, Ultra-high-throughput screening, 초고속 탐색기술이라고도 함)은 액체처리장치, 고감도 검출기, 로봇, 데이터 처리 프로그램 기술 등이 통합된 시스템입니다. 이를 사용하여 제약분야, 생물학, 화학 분야에 대한 수십만 건의 실험을 자동으로 빠르게 수행할 수 있습니다.
자료출처: chemistryworld
자동 시료 이송이 접목된 분석기술 출현과 인광-형광기술에 기반한 자동 시료 라벨링 기술 발달은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의 탄생을 앞당겼습니다.
또한 관련 구성품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중소기업과 대학 실험실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은 1980년 후반부터 시작됩니다.
이때는 일주일에 10~100개 정도 시료를 자동으로 분석할 수 있는 장비였습니다.
1986년에 글로벌 제약회사인 화이자(Pfizer)사는 천연제품 연구를 위해 dimethyl sulfoxide 용액 화합물을 발효성분으로 치환하는 실험을 하였습니다. 많은 합성이 필요한 이 연구를 위해 50-100ul량의 96개 웰 플레이트(well plate)을 사용하였고, 이를 이용하여 일주일에 7200개 정도의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었습니다.
*웰 플레이트(well-plate)
: 제약, 생물, 화학 분야의 실험을 위해 한번에 여러 개의 시료를 효율적으로 담을 수 있는 용기, 96개 웰 플레이트는 96개의 용기로 구성됨을 의미한다.
자료출처: amazon.com
1992년에는 관련 기술의 발달로, 수천 개의 합성물 제작과 분석을 일주일 안에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때, 화이자 사는 신제품의 약 40% 정도을, 고효율 스크리닝 기술(HTS, High Throughput Screening)을 이용해 개발하였습니다.
1994년 까지 일주일에 수만 개의 합성과 측정을 할 수 있게 되었지만, 384개 웰 플레이트로는 더 많은 시료처리를 하기에 부족함이 있었습니다.
1994년에 개최된 ‘Advances in Screening Technologies and Data Management’ 국제 포럼에서 Harry Stylli는 ‘An Integrated Approach to High-Throughput Screening’발표에서 처음으로 초고효율 스크리닝(uHTS) 기술에 대해 언급했습니다.
1996년 Evotek사는 Novartis와 SmithKlineBeecham와 협력하여, 높은 시료처리가 가능한 ‘EVOscreen’ 시스템의 개발을 시작하고2000년에 출시합니다.
EVOsceen, 자료출처: Handbook of Drug Screening (Ramakrishna Seethala, Prabhavathi)
1997년에 LJL Biosystems, Inc.사는 ‘ANALYST’란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하루에 약 70,000개의 시료를 처리 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으며, 이 처리량은 기존에 비해 평균 5배에서 10배 정도 향상된 것이었습니다.
ANALYST, 자료출처: Handbook of Drug Screening (Ramakrishna Seethala, Prabhavathi)
ANALYST, 자료출처: precisionwarehouse.com
1998년에는 하루에 수만개의 화합물 분석과 처리가 가능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해 ‘게놈프로젝트’란 거대한 계획을 실행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즈음에 더 많은 양의 분석처리를 위해 386-웰 플레이트 다음으로 1536-웰 플레이트 필요성이 서서히 대두되었습니다.
**게놈프로젝트
인간 게놈 프로젝트(Human Genome Project, HGP)는 2003년까지 인간 게놈에 있는 약 32억개의 뉴클레오타이드 염기쌍의 서열을 밝히는 것을 목적으로 한 프로젝트이다.
참고로 ‘웰 플레이트’의 시대별 변천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처음엔 4년만에 well의 숫자가 96개에서 384개로 증가하였는데, 그 이후로는 2년마다 well의 숫자가 크게 증가합니다. 아울러 Assay시 필요한 시료 량도 엄청나게 작아졌습니다. 이는 기술발전의 속도가 얼마나 빨라졌는지를 반증하는 것 같아 흥미롭습니다.
자료출처: Handbook of Drug Screening (Ramakrishna Seethala, Prabhavathi)
2000년에 Aurora Biosciences사는 제약회사 Merk사를 위한 초고효율 스크리닝 플랫폼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플랫폼은 화합물 관리부터 플레이트 복제, 시료 준비, 분석, 식별, 분류, 데이터 저장까지 일련의 작업들을 통합하였습니다. 이 플랫폼은 기존보다 10배 빠른 처리량을 보여줬습니다.
참고로 Aurora Bioscience는2001년에 Vertex pharmaceuticals에 합병되었습니다.
2001년 Molecular Devices 사는 FLIPR (Fluorescent Imaging Plate Reader)이라는 스크리닝 시스템을 출시합니다. FLIPR은 세포 기반 동역학 분석을 위한 정량적 광학 스크리닝을 수행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FLIPR은 낮은 수준의 광학 감지, 정밀한 온도 제어 및 정밀한 유체 취급을 포함한 통합된 시스템으로, 세포 내 칼슘, 세포 내 pH 및 막 전위 측정이 가능하였습니다.
The FLIPR Tera system, 자료출처: https://rndmate.com/
2005년, RTS Life Science는 Novartis사와 함께 초고효율 스크리닝 시스템인 ‘Symphony’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부착된 다중 로봇을 이용하여 합성할 화합물 저장, 분석 화학물 플레이트 생성 및 분석을 자동으로 할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하루 1,000,000개가 넘는 화합물의 스크리닝이 가능하였습니다. 참고로 RTS Life Science는 2011년 Brooks Life Science에 합병되었습니다.
2007년, PerkinElmer 사는 LumiLux Cellular Screening Platform 장비를 출시 했습니다. 이 장비는 발광분석 기술과 함께 고성능의 액체시료 처리 기능도 갖추어, 하루에 100,000개 이상의 데이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아울러 LumiLux는 초고효율 스크리닝에서 부유세포(suspension cell)와 부착세포(adherent cell)를 모두 사용할 수 있는 독창적인 세포 교반 기능도 포함하였습니다.
LumiLux Cellular Screening Platform, 자료출처: www.perkinelmer.com
2009년, BioTrove사는 체외 ADME(Absorption-Distribution-Metabolism-Excretion) 분석을 빠르게 처리 할 수 있는 ‘RapidFire 300’ 시스템을 출시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무인으로 24시간동안 분석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을 기존 질량분석장치에 적용하여 신약개발 단계를 간소화 시킬 수 있었습니다.
BioTrove 사의 RapidFire System, 자료출처: www.ddw-online.com
2010년, BIOCIUS Life Sciences 와 Agilent Technologies사는 체외 ADME 분석처리량을 높이기 위해 ‘RF360’ 시스템을 개발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Time of flight 방식 질량분석기와 RapidFire 기술을 결합하였으며, 신약개발의 시간을 단축에 기여하였습니다.
2011년, Beckman Coulter사는 자동화학 시스템인 ‘AU5800’을 출시하였습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시스템에 비해 높은 시료처리가 가능하도록 개선하였고, 높은 시료처리가 요구되는 임상실험에 알맞게 개발되었습니다. 단일 구성장치로 시간당 최대 2,000개의 광분석 테스트를 수행할 수 있고, 4개의 구성장치로 확장하면 시간당 최대 8,000개의 광분석 테스트를 마칩니다.
beckman coulter au5800, 자료출처: beckmancoulter.com
2011년, High Throughput Genomics사는 M3 시리즈’를 출시합니다. 이 시스템은 qNPA(Quantitative nuclease protection assays) 분석 기반으로, 자동화된 소형 microarray 장비입니다. 이 기술을 통해 하루에 수백 에서 수천 개의 qNPA 관련 샘플을 분석할 수 있게 됩니다.
지금까지 알아본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은 놀라운 속도로 발전하는 새로운 분야 입니다. 지난 20년 동안 해당기술의 진보는 제약과 생화학 분야에 거의 혁명과 같은 기여를 하였고, 이러한 진보는 앞으로 계속 지속될 것으로 전망합니다.
또한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 발달로 인해 주변기술인 ‘Bioinformatics’, ‘Fractionation’, ‘DNA 칩 제작기술’, ‘유전자 발현’, ‘자동화 기술’ 등도 함께 발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다만 개인적으로 한 가지 우려되는 점이 있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에서는 기술 발달로 인한 인간노동의 소외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앞으로 우리는 기술 천국의 유토피아 시대에 살 것이며, 첨단 기술에 이은 정보화 사회와 경영 혁신 등을 통한 대량 해고, 대량 실업은 전세계적 노동의 종말을 예고한다고 합니다.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도 기술 천국 유토피아 시대의 한 조각을 담당합니다.
우린 ‘초고효율 스크리닝 기술’로 인해 기존엔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 때문에 기존의 연구원들이 점진적으로 직장을 잃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남의 일 같지 않아 씁쓸합니다.
글을 마칠 즈음에 ‘양날의 검’이란 말이 계속 머리 속에서 맴돕니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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