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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호박(琥珀)에 딱 걸린 딱정벌레, 최초의 꽃가루받이 곤충 인증
생명과학 양병찬 (2019-11-12 09:57)

호박(琥珀)에 딱 걸린 딱정벌레, 최초의 꽃가루받이 곤충 인증

An artist's rendering of A. burmitina feeding on eudicot flowers. Illustration by Ding-hau Yang / 인디애나 대학교(참고 1)

‘과학계의 셰익스피어’라고 불리는 올리버 색스의 유고집 『의식의 강』 1장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나온다.

내가 다윈의 세계관을 어렴풋이 알아차린 건 우리 집 정원에서였다. 어느 여름날 꽃들이 만발한 우리 집 정원에 서있는데, 벌들이 이 꽃 저 꽃을 붕붕거리며 날아다녔다. 그때 식물학적 소양이 있는 어머니가 내게 다가와, ‘다리에 노란 꽃가루를 잔뜩 묻힌 벌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 줬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했다. “벌과 꽃들은 서로 의존하고 있는 거란다.”

정원에 핀 꽃들은 대부분 향기가 좋고 색깔이 아름다웠지만, 예외가 하나 있었다. 목련나무 두 그루가 있었는데, 커다랗지만 색깔이 창백하고 향기도 없는 꽃을 피웠다. 그런데 목련꽃이 만개하면, 조그만 딱정벌레들이 그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어머니는 이렇게 설명했다. “목련나무는 아주 오래된 꽃식물이란다. 거의 1억 년 전에 나타났는데, 그때는 벌 같은 곤충이 아직 진화하지 않았던 거야. 벌이 없으니 색깔과 향기도 필요 없었고, 그냥 주변에서 어슬렁거리던 딱정벌레에게 꽃가루 배달을 맡겼단다. 벌과 나비와 (색깔과 향기가 있는) 꽃들은 아직 때가 무르익지 않아,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어. 그들은 수백만 년에 걸쳐 아주 조금씩 진화할 예정이었거든.”

‘벌과 나비가 없고, 꽃 향기와 색깔이 없었던 세상’이라는 아이디어는 내게 경외감을 심어줬다.

※ 출처: 올리버 색스, 『의식의 강』, pp. 34-35, 알마(2018)

지금으로부터 약 1억 년 전 꽃을 야금야금 갉아먹던 딱정벌레 한 마리가 호박(琥珀) 속에 갇혀, '꽃식물의 수분(pollination)을 최초로 담당한 곤충'의 물증(物證)이 되었다.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1억 4,500만 년 ~ 6,600만 년 전(백악기)에 꽃이 신속히 번성할 수 있었던 핵심열쇠는 곤충의 꽃가루받이"라고 생각해 왔지만, 확고한 증거가 부족했다.

이번에 발견된 것은 앙기모르델라 부르미티나(Angimordella burmitina)로, 오늘날 꽃을 방문하는 딱정벌레의 친척뻘이다. 외견상 보잘 것 없는 호박 조각은 미얀마 북부에서 발굴되어 과학들의 손에 들어갔지만(참고 2), 수년 동안 A. burmitina를 품은 채 선반 위에 놓여 먼지를 수북이 뒤집어쓰고 있었다.

그러나 마침내, 호박을 닦던 한 고생물학자가 그 딱정벌레의 특별함을 눈치 챘다. 그 곤충은 곡선형의 몸매와 머리를 갖고 있어, 먹을 것을 찾으러 꽃 안으로 들어가기에 적합했다. 그리고 구기(mouthpart)에는—오늘날 꽃가루받이를 담당하는 딱정벌레와 마찬가지로—다리 비슷한 부속지(appendage)가 있어, 꽃가루를 수집·배달하기에 적합했다. 마지막으로, 결정적인 단서는 곤충의 가슴과 배와 다리를 뒤덮은 황금빛 꽃가루였다.

Cretaceous tumbling flower beetle A. burmitina. (A) Habitus. (B) Drawing. (C) Prothorax and pronotum highlighted by red dashed lines. (D) Microtomographic reconstruction of the head. Maxillary palpi highlighted in yellow. (E) Abdomen, I−IV represent first to fifth abdominal ventrites. (F) Hind leg, I−IV represent first to fourth metatarsomeres.

호박(琥珀)에 딱 걸린 딱정벌레, 최초의 꽃가루받이 곤충 인증

연구자들은 그 딱정벌레의 연대를 9,900만 년 전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진정한 애로사항은, '4mm 길이의 곤충'과 '몸의 솜털 사이에 끼어있는 62개 꽃가루 알갱이'의 보존 상태가 불량해 분석하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꽃가루를 생산한 식물을 정확히 결정할 수 없었다. 그러나 그 식물은 오늘날 많은 나무와 목본(木本)들이 소속되어있는, 진정쌍떡잎식물(eudicot)이라는 꽃식물 그룹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

11월 11일 《미국학술원회보(PNAS)》에 보고된 이번 발견은(참고 3) 곤충에 의한 꽃가루받이의 기원을 약 5,000만 년 앞당겼다. 그러나 저자들에 따르면, 곤충의 꽃가루받이는 더욱 긴 역사를 갖고 있으며, 더욱 원시적인 곤충들이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 참고문헌
1. https://news.iu.edu/stories/2019/11/iub/releases/11-insect-pollination-amber-fossil-discovery.html
2.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305464&SOURCE=6
3. https://www.pnas.org/content/early/2019/11/05/1916186116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11/amber-encased-beetle-may-have-been-one-first-insects-pollinate-flow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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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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