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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새로운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나?
생명과학 양병찬 (2019-10-21)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새로운 유전자’는 진화가 ’오래된 유전자’를 주물럭거릴 때 나타난다”고 가정해 왔다. 그러나 진화의 독창성은 그 이상이며, 자연선택은 과학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창의적이다.
 

새로운 유전자는 어떻게 탄생하나?

"Evolution: Dynamics of De Novo Gene Emergence", Rafik Neme, Diethard Tautz, Published in Current Biology 2014, DOI:10.1016/j.cub.2014.02.016

추운 겨울이 되면, 북극해는 얼음으로 뒤덮이며 수온이 영하로 곤두박질 칠 수 있다. 바닷물은 많은 물고기들을 얼릴 만큼 차갑지만, 대구(cod)는 그런 악조건 하에서도 끄떡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혈액과 조직에 존재하는 단백질이 미세한 얼음 결정(結晶)에 결합하여, 결정의 성장을 막기 때문이다.

Some cod species have a newly minted gene involved in preventing freezing. Credit: Paul Nicklen/NG Image Collection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헬레 테산드 볼스루드는 '대구의 그런 재능이 어디서 왔는가?'라는 수수께끼를 풀고 싶어졌다. 그래서 동료들과 함께, 결빙방지단백질(antifreeze gene)의 계보를 파악할 요량으로 대서양대구(Gadus morhua)와 그 친척들의 유전체를 분석했다. 그러나 아무런 소득이 없자, 그 당시 새로 태어난 아기를 재우느라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던 볼스루드는 '피로감 때문에 판단력이 흐려졌나 보다'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웬걸. 그녀는 우연히 '오랜 통념과 달리, 유전자가 늘 기존의 유전자에서 진화하는 건 아니다'라고 제안한 논문을 읽게 되었다. 그 논문의 저자는, 일부 유전자는 유전체의 황량한 신장부(desolate stretch: 아무런 기능적 분자도 코딩하지 않는 DNA)에서 탄생한다고 했다. 볼스루드는 이 말에서 힌트를 얻어, 대구의 생존에 필수적인 결빙방지유전자는 무(無)에서 창조된 것 같다(참고 1)고 추론하게 되었다.

비단 대구뿐만이 아니다. 지난 5년 동안, 연구자들은 자신들이 연구한 모든 계통에서, 새로 창조된 '신기한 유전자(de novo gene)'의 징후를 무수히 발견했다. 그중에는 초파리나 생쥐와 같은 모델생물, 중요한 농작물, 심지어 인간도 포함되어 있는데, 어떤 신규유전자는 뇌와 고환의 조직에, 어떤 신규유전자는 다양한 암(癌)에 발현된다.

신기한 유전자는 심지어 진화이론의 일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진화생물학계의 통념은, 새로운 유전자는 기존의 유전자가 우연히 중복되어(duplicated) 다른 유전자와 혼합되거나 결실될(deleted) 때 생겨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 일부 연구자들은 '신기한 유전자는 매우 흔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예컨대 어떤 연구자들은 "유전자의 1/10 이상은 무에서 창조되었다"고 제안하고, 어떤 연구자들은 "유전자중복(gene duplication)보다 무에서 창조되는 유전자가 더 많다"고 추정한다. 무에서 창조된 신규유전자의 존재는 유전자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어, "일부 신규유전자의 시재료(starting material)는 비코딩 DNA(non-coding DNA)다"라는 진실을 폭로했다(☞ 아래 유전자의 탄생 참조).

"생물이 이런 식으로 신규유전자를 획득하는 능력은, 진화가 외견상 불가능한 것을 만드는 능력—가소성(plasticity)—의 산 증거다"라고 중국과학원 산하 동물연구소(中国科学院动物研究所)의 유전학자 장용(张勇)은 말한다. 张은 인간의 뇌에서 신기한 유전자가 수행하는 역할을 연구하고 있다.

그러나 연구자들은 '하나의 유전자를 신기한 유전자라고 명확히 규정하는 방법'을 아직 확립하지 못했으며, 신기한 유전자가 어떻게—그리고 얼마나 자주—태어나는지에 대해 여전히 의문을 품고 있다. 또한 과학자들은 "수많은 기성품(gene-ready material)이 이미 존재하는데, 진화가 하필 무에서 유를 창조하느라 개고생을 하는 이유가 뭘까?"라며 의아해 하고 있다. 이 같은 기본적인 의문들은 '신기한 유전자 탄생'이라는 분야의 역사가 일천함을 방증한다. "신기한 유전자가 얼마나 괄시받았는지 알고 싶으면, 굳이 멀리 돌아볼 필요도 없다"라고 볼스루드는 말한다.

새로운 탄생

1970년대까지만 해도, 유전학자들은 진화를 '매우 꼬장꼬장한 과정'으로 간주했다. "대부분의 유전자들은 중복을 통해 진화한다"는 가설을 발표했을 때(참고 2), 오노 스스무(大野 乾)는 이렇게 썼다: "엄밀한 의미에서, 진화에서 전혀 새로이 창조되는 유전자는 없다. 모든 신규유전자는 이미 존재하는 유전자에서 탄생했음에 틀림없다."

유전자중복은, DNA 복제과정에서 생긴 오류로 인해 복수(複數)의 유전자 사본(instance)이 생겨날 때 발생한다. 복수의 사본들은 세대를 거듭함에 따라 변이를 축적하고 분기(分岐)하여, 궁극적으로 상이한 분자를 코딩하게 된다. 그리고 각각의 분자들은 상이한 기능을 수행하게 된다. 1970년대 이후, 연구자들은 '진화가 기존의 유전자를 주물럭거리는 메커니즘'의 다른 사례들(예: 기존의 유전자가 결실되거나 種間에 수평적으로 전달됨)을 잔뜩 발견했다. 그러나 새로운 사례들이 아무리 많이 발견되었어도 이 모든 과정들(중복, 결실, 전좌, 역위, 수평적 전달)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으니, 신규유전자의 주성분(主成分)이 '윤활유가 잘 발라진 분자기계'에서 유래하는 기존의 코드(existing code)라는 것이다.

유전자의 탄생

과학자들은 오랫동안 "진화는 '오래된 유전자'에서 복제오류, 융합, 절단 등의 방법을 이용하여 '새로운 유전자'를 만들어낸다"고 가정해 왔다. 그러나 최근 "유전자는 無(유전체의 황량한 비코딩영역)에서 창조된다"는 주장을 증명하는 사례들이 점점 더 누적되고 있다.

① 유전자는 어떻게 작동하나

유전자는 통상적으로 '유용한 분자를 코딩하는 DNA의 신장부'로 간주된다. 단백질이 만들어지려면, DNA가 RNA로 전사된 후 번역되어야 한다. 3문자짜리 시퀀스(코돈)은 RNA의 특정 부분을 번역하라고 지시한다.

② 신기한 유전자의 탄생

유전자는 DNA의 비코딩 부분에서 '전사'와 '코돈 획득'을 통해 진화할 수 있다. 처음에, 이 원유전자(proto-genes)의 결과물들은 비기능적이거나 무질서할 수 있다. 그러나 선택압을 통해 세련화되어 유전자로 빚어지면 기능적 단백질을 생성하게 된다.

그러나 유전체에는 유전자 말고도 많은 것들이 있다. 사실, 인간의 유전체에서 실제로 유전자를 코딩하는 부분은 겨우 몇 퍼센트에 불과하다. 유전자 주변에는 상당한 DNA 신장부(stretch of DNA)가 존재하는데, 이것들은 아무런 기능도 수행하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종종 정크 DNA(junk DNA)라고 불린다. 그런데 이 신장부들 중에는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와 특징을 공유함에도 불구하고 유전자가 아닌 것들이 있다. 예컨대 그것들은 트리플렛 코드(코돈)을 잔뜩 보유하므로, 이론적으로 세포에게 '이 코드를 단백질로 번역하라'는 명령을 내릴 수 있다.

21세기 초까지, 과학자들은 'DNA의 비코딩 부분이 단백질에 대한 새로운 기능적 코드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단서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러나 유전자 시퀀싱의 발전으로 인해 근연종(近緣種)의 전유전체를 비교할 수 있게 되자, 상황이 달라졌다. 연구자들은 '진화하는 동안 유전자가 매우 신속히 사라질 수 있다'는 증거를 발견하기 시작했다. 이는 '유전자가 신속히 사라진다면, 신속히 태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을 낳았다.

2006년과 2007년, UC 베이비스의 진화유전학자 데이비드 비건은 '초파리의 특별한 유전자가 무에서 탄생하는 사례'를 제시한 것으로 간주되는 첫 번째 논문을 발표했다(참고 3, 참고 4). 문제의 유전자들은 수컷의 생식과 관련된 것이었다. 그 유전자들은 고환과 정액샘(seminal fluid gland)에서 발현되었으며, 성선택의 강력한 진화력(evolutionary force)이 유전자의 탄생을 추동함을 시사했다.

그런데 그 직전인 2005년,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IMIM(Hospital del Mar Medical Research Institute)의 진화유전체학자 마르 알바는 "진화적으로 말해서, 젊은 유전자일수록 빨리 진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제안했다(참고 5). 그녀가 내세운 이유는 두 가지인데, 첫 번째 이유는 '젊은 유전자에 의해 코딩된 분자는 덜 세련되고 더 많은 튜닝이 필요하므로 더 빨리 진화한다'는 것이고, 두 번째 이유는 '젊은 유전자는 무에서 창조되었으므로, 늙은 유전자에서 진화한 유전자와 달리 기존의 기능과 긴밀히 연결되어있지 않다'는 것이다. 알바와 비건의 회고에 따르면, 그들의 초기연구를 공론에 부치가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고 한다. "당시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매우 많았다"라고 알바는 말한다. "지금은 상황이 바뀌었다니, 그저 놀랍기만 하다."

한편, 신기한 유전자가 수행하는 역할을 해명한 연구들이 발표되기 시작했다. 예컨대 한 유전자는 애기장대(Arabidopsis thaliana)로 하여금 전분을 생산하도록 허용하며, 또 하나의 유전자는 효모의 성장을 돕는다. 그 유전자들이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면, 그 유전자들이 존재하는 이유(기존의 유전자에서 진화하는 것보다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유리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만약 그 유전자들이 수행하는 역할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그 유전자들이 진화하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비건은 말한다.

대기 중인 유전자

신기한 유전자에 관한 연구는 부분적으로는 유전학, 부분적으로는 사고실험(thought experiment)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분야가 왜 그렇게 어렵냐고요?" 피츠버그 대학교 펜실베이니아 캠퍼스의 아네-룩산드라 카르부니스는 묻는다. "그건 철학적 이슈 때문이에요." 그 이슈의 핵심에는, 카르부니스가 10년 동안 던져온 질문이 도사리고 있다: "유전자란 무엇인가?"

유전자는 흔히 '하나의 기능적 분자를 코딩하는 DNA나 RNA의 시퀀스'로 정의된다. 그러나 효모의 유전체는 개방형해독틀(ORDs: open reading frames)이라고 불리는 수십만 개의 시퀀스를 보유하고 있다. ORFs는 이론적으로 단백질로 번역되지만, 유전학자들은 "근연생물들이 보유한 '가능한 기능을 수행하는 유전자'에 비해 너무 짧거나 생김새가 너무 다르다"고 상정한다.

카르부니스는 박사학위 취득을 위해 ORFs를 연구할 때, 모든 ORFs들이 잠자고 있는 건 아닐 거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녀는 2013년 발표한 논문에서(참고 6), ORFs가 RNA로 전사되어 단백질로 번역되는지 여부를 검토했다. 그 결과 많은 ORFs들은 유전자와 마찬가지로 전사·번역되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 단백질들이 효모에게 유용하거나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데 충분한 수준으로 번역되는지 여부는 불투명했다. "그렇다면 유전자란 뭘까요? 난 모르겠어요"라고 카르부니스는 말한다. 그러나 그녀가 발견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진화를 위한 원재료, 즉 저장소"라는 것이다.

이런 '대기 중인 유전자'— 또는 카르부니스와 동료들에 따르면 원유전자(proto-gene)—중 일부는 다른 원(原)유전자보다 더 유전자 같고, 시퀀스가 더 길고, DNA를 단백질로 전환하는 데 필요한 지시사항을 더 많이 갖고 있다. 원유전자는 진화가 '비코딩 물질'을 '진정한 유전자'로 전환시키는지를 테스트하는 데 알맞은 시험장을 제공한다. "그건 일종의 베타런칭(beta launch)이라고 할 수 었다"라고 트리니티 칼리지 더블린의 아오이페 맥리소트(분자진화학)는 말한다.

어떤 연구자들은 관찰에 머무르지 않고, 생물을 조작함으로써 비코딩물질을 발현하도록 하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 대학교의 미샤엘 크노프와 동료들은 "무작위로 생성된 ORFs를 대장균에게 삽입하여 발현함으로써, 세균의 항생제 저항성을 향상시켰고, 하나의 시퀀스는 저항성을 48배 증가시키는 펩타이드를 만들었다"고 보고했다(참고 7). 독일 막스 플랑크 진화생물학 연구소의 디타르트 타우츠가 이끄는 연구팀은 "절반의 시퀀스들이 세균의 성장을 지연시켰고, 1/4의 시퀀스들은 가속시켰다"고 보고했지만(참고 8), 그 결과는 논란을 빚고 있다. 이상과 같은 연구들은, 무작위 시퀀스에서 생성된 펩타이드가 놀랄만큼 기능적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무작위적인 DNA 시퀀스는 반응성 높고 고약하고 공격적이고 못된 짓을 일삼는 펩타이드를 코딩할 수도 있다"라고 애리조나 대학교 투산 캠퍼스의 조안나 메이셀(진화생물학)은 말한다. "그런 시퀀스들이 저수준으로 발현되면, 자연선택이 잠재적으로 위험한 것—엉망진창이거나 잘못 접힌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시퀀스—들을 솎아내므로, 살아남은 것들은 비교적 양성(benign)이 된다."

"비코딩 영역에서 유전자를 만들어내는 방법에는, 다른 유전자생성 방법보다 유리한 점도 있을 수 다"라고 알바는 말한다. "유전자중복은 매우 보수적인 메커니즘으로, 조상과 똑같은 천(cloth)에서 마름질된 '잘 적응된 단백질(well-adapted protein)'을 생산한다. 그에 반해, 신기한 단백질은 '조상과 판이하게 다른 분자'를 생산하므로, 잘 확립된 유전자 및 단백질 네트워크에 적응하기는 어렵겠지만, 특이한 새 미션을 수행하는 데 안성맞춤일 수도 있다."

예컨대, 새로 탄생한 신기한 유전자는, 생물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구의 경우가 대표적인 사례로, 그들은 약 1,500만 년 전 북반구가 냉각될 때 동결방지단백질을 획득했다.

신기한 유전자 개수 헤아리기

한 생물의 유전자들 중에서 신기한 유전자를 분간하려면, 그 생물과 근연종의 포괄적인 시퀀스가 필요하다. 예컨대 벼(rice)를 생각해 보자. 열대와 아열대가 공존하는 중국 남부의 하이난섬(海南島)의 무더위는 '자라는 벼'에게는 최적의 환경이지만, '재배하는 농민'에게는 그야말로 죽을 맛이다. "그곳의 더위는 살인적이다"라고 시카고 대학교 일리노이 캠퍼스의 롱 만위안(진화유전학)은 말한다. "당신은 모래 속에서 달걀을 요리할 수 있다."

롱이 이끄는 연구팀은 벼의 일종인 자포니카벼(Oryza sativa japonica)를 연구대상으로 선정하여, '얼마나 많은 유전자가 신기한 유전자이고, 그런 유전자들이 생산하는 단백질은 무엇인지'를 알아내기로 했다. 이에 연구팀은 자포니카의 유전체를 근연종들의 유전체와 나란히 놓고,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일부 종(種)에만 있고 다른 종에는 결핍된 유전자'가 포함된 영역을 골라냈다. 그 결과, 연구팀은 신기한 유전자를 배출한 비코딩 DNA를 확인하고, 그것이 유전자를 탄생시킨 여정을 추적할 수 있었다. 또한 연구팀은 자포니카에서 탄생한 신기한 유전자의 총수를 헤아릴 수 있었다. 그리하여 올해 《Nature Ecology》에 발표한 논문에서, "자포니카는 340만 년에 걸친 진화기간 동안 175개의 신기한 유전자를 획득했으며,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유전자중복을 통해 획득한 유전자보다 8배 많은 수치다"라고 보고했다(참고 9).

Researchers studying the rice strain Oryza sativa japonica found 175 of its genes were created de novo. Credit: Jay Stocker

롱의 연구는 '신기한 유전자 탄생' 분야의 핵심적 의문 중 하나—어떤 유전자가 진짜로 신기한 유전자인지를 어떻게 구별할 것인가—를 건드렸다. 그 의문에 대한 연구자들의 답변은 각양각색이며, 접근방법은 아직도 진화하고 있다. 예컨대 한 초기연구에서는 "영장목(primate order) 전체에서 15개의 신기한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보고했고(참고 10), 한 후속연구에서는 "인간 하나만 봐도 60개다"라고 보고했다(참고 11). 신기한 유전자를 분간하는 방법 중 하나는,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하여 근연종에서 유사한 유전자를 찾아내는 것이다. 그래서 만약 아무 것도 발견되지 않는다면, 그 유전자는 신기한 유전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근연종에서 유사한 유전자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유사한 유전자가 전혀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유전자가 진화 과정에서 상실되었거나 전혀 딴판으로 변형되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롱의 연구는 '신기한 유전자로 재탄생한 비코딩 DNA'를 명백히 확인함으로써 이런 문제점을 우회했다.

"진화의 긴 시간범위—벼가 진화하는 데 소요된 수백만 년보다 훨씬 더 길다—를 놓고 볼 때, '신기한 유전자'와 '조상에서 까마득히 멀리 분기(分岐)하는 바람에 알아볼 수 없게 된 유전자'를 구별하는 것은 어렵다"라고 타우츠는 말한다. "그러므로 '중복'이 아니라 '새로운 창조'를 통해 등장한 유전자의 절대치를 결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상이한 방법들의 결과가 얼마나 다양한지 증명하기 위해, 텍사스 A&M 대학교의 클라우디오 카솔라(진화유전학)는 대안적 접근방법들을 이용하여 선행연구 결과들을 재분석했다. 그 결과, 선행연구자들이 신기한 유전자로 지목한 것들 중에서 40%는 검증되지 않았다(참고 12). 카솔라의 견지에서 볼 때, 이는 테스트의 표준화가 절실히 필요함을 시사한다. "현재로서는 일관성이 매우 부족하다"라고 그는 말한다.

인간의 경우

인간의 유전체에서 신기한 유전자의 수를 헤아리는 과제도 까다롭기는 마찬가지다. 그러나 일단 신기한 유전자가 확인되고 나면, 연구자들은 그 유전자가 건강과 질병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탐구할 수 있다. 张과 동료들은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뇌에서 '인간에게 독특한 유전자' 하나가 고수준으로 발현된 것을 발견했고(참고 13), 한 선행연구에서는 특이적 유전자 변이를 니코틴 의존성과 연관시켰다(참고 14). 张에게 있어서, 신기한 유전자를 인간의 뇌와 연관시키는 연구는 구미를 당긴다. "인간을 인간답게 만든 것은 뇌(腦)다. 장담하건대, 인간의 유전체에는 뇌의 진화를 밀어붙인 유전자 키트가 존재할 것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그의 말은 미래 연구의 방향을 시사한다. 휴먼 오가오이드(human organoid: 기관의 모델로 사용되는 배양세포)를 이용한 실험을 통해 그 유전자 키트를 탐구할 수 있다는 것이 张의 지론이다.

신기한 유전자는 암을 이해하는 데도 많은 시사점을 던진다. 한 유전자—인간과 침팬지에게 독특한 유전자—는 신경모세포종(neuroblastoma)의 생쥐 모델에서 암의 전파와 관련된 것으로 밝혀졌다(참고 15). 그리고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virus)의 ‘암을 초래하는 버전’은 ‘암을 초래하지 않는 버전’에는 존재하지 않는 유전자를 포함한다(참고 16).

신기한 유전자 중 상당수는 특성이 파악되지 않았으므로, 그것이 건강과 질병에 미치는 영향의 중요성은 불투명하다. "신기한 유전자가 '인간의 건강' 및 '인류의 기원'에 기여한 정도를 완전히 이해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카르부니스는 ㅡ말한다.

신기한 유전자는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있지만, 그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한 가지 사실을 명확히 한다. 그것은 진화가 수시로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기한 유전자를 연구하는 것이 아름다운 이유 중 하나는, 유전체가 얼마나 역동적인지를 보여준다는 것이다"라고 카솔라는 말한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1093%2Fmolbev%2Fmsx311
2. https://link.springer.com/book/10.1007/978-3-642-86659-3
3. https://doi.org/10.1534%2Fgenetics.105.050336
4. https://doi.org/10.1534%2Fgenetics.106.069245
5. https://doi.org/10.1093%2Fmolbev%2Fmsi045
6. https://doi.org/10.1038%2Fnature11184
7. https://doi.org/10.1128%2FmBio.00837-19
8. https://doi.org/10.1038%2Fs41559-017-0127
9. https://doi.org/10.1038%2Fs41559-019-0822-5
10. https://doi.org/10.1093%2Fmolbev%2Fmsn281
11. https://doi.org/10.1371%2Fjournal.pgen.1002379
12. http://www.ncbi.nlm.nih.gov/entrez/query.fcgi?cmd=Retrieve&db=PubMed&dopt=Abstract&list_uids=30346517
13. https://doi.org/10.1371%2Fjournal.pcbi.1000734
14. https://doi.org/10.1038%2Fsj.tpj.6500304
15. https://doi.org/10.1371%2Fjournal.pgen.1003996
16. https://doi.org/10.1093%2Fgbe%2Fevz095

※ 출처: Nature 574, 314-316 (2019)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3061-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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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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