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바이오 관련 동향 뉴스를 신속하게 제공합니다.
뉴스 의학약학
장내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새로운 기전 규명
Bio통신원(한국연구재단)
한국연구재단은 백성희 교수(서울대)·황성순 교수(연세대)·박대찬 교수(아주대) 연구팀이 염증성 장질환 생쥐 모델에서 핵수용체*에 의해 장내 염증을 제어하는 새로운 기전을 밝혀내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등 염증성 장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핵수용체 (Nuclear Receptor) : 세포 내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과 결합한 뒤, DNA에 직접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는 단백질
염증성 장질환은 대장 등에 생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는 질환으로 심한 경우에는 장이 막히거나 천공이 생길 수 있다.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은 유전적, 면역학적 이상 등으로 추정할 뿐 정확한 원인과 완치 방법이 밝혀지지 않았다. 궤양성 대장염은 그동안 30~40대에서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대 환자도 크게 늘었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접근 방법이 요구된다. 고아 핵수용체 중 RORa(알오알 알파)*는 암 발생 및 지방간을 억제하는 역할로 많이 알려져 왔으나 염증반응 제어기전에서의 기능은 정확히 규명되지 않고 있었다. 연구팀은 장 특이적 RORa 결핍 생쥐모델을 제작해, 장내 염증반응과 RORa의 생리적 기전을 새롭게 규명하고자 했다.
* RORa(알오알 알파) : 리간드가 알려져 있지 않은 핵수용체를 고아 핵수용체라고 하며, 이런 고아 핵수용체 중 RORa(알오알 알파)는 소뇌의 발달 과정과 생체 리듬을 조절하거나 암 발생 및 지방간을 억제하는 역할을 함
장내 염증을 유도하기 위해 정상 생쥐와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에 덱스트란 화합물을 먹여본 결과, 결핍 생쥐가 정상 생쥐에 비해 장내 염증이 더 심하게 유도되는 결과를 확인했다. 더욱이 장내 염증반응을 지속적으로 유도했을 때,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의 생존율이 정상 생쥐에 비해 심하게 감소하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장에서 RORa가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기전을 연구하기 위해 생쥐의 장내 상피조직을 적출해 RNA를 분석했다. 그 결과 RORa가 염증반응 촉진 유전자(이하 NFkB)를 억제하는 역할을 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즉, 장내 염증반응이 일어나면 RORa가 NFkB의 과도한 활성을 막아 염증반응을 억제하고 상처가 난 세포 및 조직을 회복시켜 장내 항상성을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RORa가 NFkB의 활성화를 억제해 장에서의 염증반응을 막고 상처 부위의 회복을 촉진함으로써, 염증성 장질환의 새로운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미국국립과학원회보(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에 10월 1일자로 게재됐다.
주요내용 설명
< 논문명, 저자정보 >
논문명
RORa is crucial for attenuated inflammatory response to maintain intestinal homeostasis.
저 자
백성희 교수(공동 교신저자, 서울대 생명과학부), 황성순 교수(공동 교신저자, 연세대 의과대학 강남세브란스), 박대찬 교수(공동 교신저자, 아주대 생명과학과), 오세규 박사(공동 제1저자, 서울대 생명과학부), 김동하 박사(공동 제1저자, 서울대 생명과학부) 포함 총 15명
< 연구의 주요내용 >
1. 연구의 필요성
○ 염증성 장질환은 개발도상국에서는 발병이 더디고 오히려 선진국에서 상당히 높은 비율로 발생하는 만성 질환이다. 특히 30~40대에서 자주 발생했던 염증성 장질환이 최근 들어 사회·경제활동이 활발한 20대로 확대되고 있다. 따라서 염증성 장질환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비용이 계속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제가 개발되지 않았기에 연구가 시급한 실정이다.
○ 핵수용체는 세포내에서 스테로이드 호르몬 등과 같은 리간드와 결합한 뒤, DNA에 직접 결합해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서 생명현상을 조절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런 핵수용체 중 결합하는 호르몬 등 리간드가 알려져 있지 않은 핵수용체를 고아 핵수용체라고 한다.
○ 이런 고아 핵수용체 중 RORa(알오알 알파)는 소뇌의 발달 과정과 생체 리듬을 조절하거나 암 발생 및 지방간을 억제하는 역할로 많이 알려져 있으나 염증반응 제어기전에서의 RORa의 기능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2. 연구내용
○ 연구팀은 대사 과정에서 RORa의 기능을 정확히 연구하기 위해 RORa을 장내 상피세포에서만 특이적으로 없앤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를 제작했다.
○ 장내에서 염증반응을 유도한 결과, 정상 생쥐에 비해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에서 장내 염증반응이 더욱 심하게 진행됐을 뿐 아니라, 장 길이가 감소하고 장내 천공이 발생하는 등 심각한 병리적 현상이 나타남을 확인했다.
○ 장내 염증반응을 유도하는 상황에서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에서 NFkB(엔에프카파 비) 신호 전달체계의 활성도가 정상 생쥐에 비해 많이 증대되어 있음을 RNA-sequencing*(RNA 시퀀싱)을 통해 확인했다.
* RNA-sequencing : 전체 RNA의 염기서열을 확인하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
* NFkB : 염증반응이 일어날 때, 반응을 촉진하는 역할을 하는 전사조절체
○ RORa는 NFkB와 결합해 NFkB의 전사활성인자와의 결합을 억제함으로써, NFkB에 의한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을 밝혀냈다.
○ 특히, RORa에 의한 염증반응 억제 기전은 상처 난 부위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했으며, 장 특이적 RORa 유전자 결핍 생쥐의 경우, 상처가 회복돼야 하는 시점에 염증반응이 억제되지 않고 지속됨에 따라 상처 부위의 피해가 더욱 심해지는 것을 확인했다.
○ RORa의 기능을 제어할 수 있는 역효현제(inverse agonist SR3335)를 처리할 경우, NFkB의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것을 확인함에 따라, RORa의 기능을 제어하는 약물이 염증반응을 억제함으로써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타깃이 됨을 제시했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염증반응을 억제하는 RORα의 기능은 정확하게 정의되지 않았는데 이번 연구를 통해 장 특이적 RORα 유전자 결핍 생쥐를 제작해 RORα가 장내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장내 환경을 유지하는 기전을 규명했다.
○ 특히 상처가 난 부위가 회복돼야 하는 시점에 RORα의 기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는 사실을 규명함으로써, 세포 및 조직이 파괴됐을 때 이를 회복하기 위한 새로운 치료 타깃으로서 RORα의 중요성을 입증했다.
○ 또한, RORα의 기능을 제어하는 SR3335를 이용해 염증반응을 억제할 수 있음을 세포 실험 및 모사장기 오가노이드를 이용해 입증함으로써, RORα의 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이 염증반응을 억제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제로 개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그림1) 장 내에서의 RORa 생리적 기전 규명
장내 염증반응을 유도하였을 때, RORa는 염증반응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NFκB의 전사조절 기전을 억제함으로써 장내 염증반응을 제어하고, 그 결과 장내 세포/조직의 상처부위 회복을 조절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염증성 장질환은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국가에서 급격하게 발병률이 증가되고 있는 만성 염증 질환이다. 병증의 차이가 있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비교적 쉽게 볼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명확한 치료제나 회복 기작에 대한 연구가 미흡한 편이다. 알려져 있는 발병 원인은 서구화된 식습관이나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 생활 일주기 리듬의 파괴 등이 있는데, 고아 핵수용체 RORa(알오알 알파)는 이러한 생리적 과정에 모두 참여하는 중요한 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RORa의 기능을 조절해 염증성 장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면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꿈을 가지고 연구를 시작하게 됐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염증성 장질환에서 RORa의 중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장 특이적 RORa 결핍 생쥐를 제작했다. 염증성 장질환을 모사하는 생쥐모델 연구에서 RORa 결핍 생쥐는 심각한 장 염증 병변이 관찰됐다. 질환 발생 단계별로 병변의 차이를 확인한 결과, 상피세포벽의 회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염증 관련 유전자들의 발현이 과도하게 높은 수준으로 지속되고 있음이 관찰됐다. 장 조직 내에서도 RORa가 결핍된 세포인 장 상피 세포만을 분리해 다양한 분자생물학적 실험들로 그 기전을 밝힐 수 있게 됐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염증성 장질환의 기전 연구를 위해서 장 상피 세포만을 순수하게 분리하는 과정이 필수적이었다. 건강하지 않은 장에서는 장내 존재하는 분변 및 면역 세포들이 높은 수준으로 혼재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을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실험 과정을 반복 시행해야 한다. 또한, 실험에 사용하는 덱스트란 화합물은 동물모델 연구 이후 분석 실험 과정을 저해시키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에 체내에서 화합물을 제거하는 시간이 필요했다. 시행착오 과정을 수차례 반복된 후에, 순수한 상피 세포를 얻기 시작했고, 이후 연구 진행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이번 연구는 기존의 실험들과 달리 염증성 장질환 연구를 동물모델 연구만으로 끝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분자세포생물학적 실험을 통해서 미세한 작동 기전을 제시했다. 또한, 기존에 시판되고 있던 RORa의 기능 조절제가 염증반응을 저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따라서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더욱 효과적인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기초를 마련한 것이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기존의 만성 염증 질환에 대한 해결책은 주로 급성 염증의 감쇠에 집중해 왔다. 근본적인 원인에 대한 해결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이러한 염증은 수시로 재발할 수 있는 위험성을 가지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결과가 일주기 리듬이나 지질 대사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병되는 염증성 장질환 치료법에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본 연구에서 밝힌 부분은 염증 제어에 관련된 분자 수준의 기전이다. 이러한 기전으로 파생되는 대장암 발달, 장내 미생물 군집 변화, 지방 대사 특이성 등을 연결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 다양한 생리학적 차이점을 면밀하게 관찰해 염증성 장질환 발생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질환들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볼 예정이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건강하고 신선한 상피 세포만을 분리하기 위해 매번 생쥐의 분변을 빠른 속도로 세척하고, 근접한 거리에서 효율을 확인하다 보면 오물이 실험대나 옷으로 튀는 경우가 잦았다. 매일매일 이렇게 실험을 반복하다 보니 질환의 심각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지고,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 열정이 꺾이지 않았다.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