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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미 FDA 자문위원회, 최초의 땅콩알레르기 치료제 효능 인정
의학약학 양병찬 (2019-09-18 09:09)

미 FDA 자문위원회, 최초의 땅콩알레르기 치료제 효능 인정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한 자문위원회(advisory committee)는 지난 9월 13일, 8시간에 걸친 격론 끝에 최초의 땅콩알레르기 치료제 「AR101」의 효능을 인정했다. 자문위원회는 표결을 통해, "AR101은 우발적 땅콩노출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을 7:2로 승인했다. 또한 자문위원회는 FDA가 제시한 「안전성계획(safety plan)」을 8:1로 승인했는데, 그 내용은 "어린이와 10대의 사용을 뒷받침하기 위해, 가용 안전성 데이터와 함께 사용한다"는 것이다.

FDA는 자문위원회의 권고를 따를 의무는 없지만, 통상적으로 그렇게 한다. FDA는 현재 「에이뮨 테라퓨틱스(Aimmune Therapeutics: 캘리포니아주 브리즈번 소재)」가 판매하는 땅콩알레르기 치료제의 승인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경구면역요법(oral immunotherapy)」에 대한 환자·가족·의사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식품알레르기 분야(참고 1)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경구면역요법이란 "면역계에게 알레르기항원(단백질)에 대한 관용을 학습시킬 요량으로, 단백질의 섭취량을 점차 증가시키는 방법"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약 200명의 알레르기 전문의들이 환자들에게—진료실과 가정에서—정량(calibrated dose)의 땅콩제품을 투여하고 있다. 그러나 또 다른 수백 명의 의사들은 FDA가 「에이뮨」의 제품(AR101)을 승인하기를 기다려왔다. AR101은 땅콩가루에서 유래한 분말이 들어있는 소정의 캡슐로, 균등량의 땅콩단백질을 함유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에이뮨」은 초기에 「페어(FARE: Food Allergy Research & Education)」라는 단체로부터 350만 달러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페어」는 버지니아주 맥클린에 본사를 둔 '식품알레르기의 연구 및 교육 옹호단체'로, 의사들의 구태의연한 관행(엄격한 땅콩 회피, 만일의 경우 에피네프린 주사제 사용)을 능가하는 치료법을 간절히 원했다. 「에이뮨」은 수십 년의 역사를 지닌 접근방법—「면역요법」을 지향했는데, 벌독, 꽃가루, 애완동물의 비듬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주사제는 수년간 사용되어 왔지만, 식품알레르기에 사용하도록 승인 받은 치료법은 존재하지 않았었다.

「에이뮨」은 땅콩알레르기가 있는 어린이(미국의 경우 약 600만 명)를 위한 경구면역요법을 설계했다. 임상 3상에서, 참가자들은 1/500개의 땅콩에 해당하는 초기용량(initial dose)에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增量)하다가 1개의 땅콩에 해당하는 유지용량(maintenance dose)에 도달하면 증량을 멈추고 일정량을 유지했다. 「에이뮨」의 목표는 4~17세의 환자에게 판매하도록 승인받는 것이지만, 경영진 중 한 명은 이빈 회의에서 "18세가 넘은 후에도 무한정 지속적으로 사용함으로써, 땅콩알레르기에서 보호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선행연구에 의하면 '경구면역요법을 중단할 경우 면역계가 더욱 강력한 면역상태로 복귀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건 연구과제로 남아있다.

난제(難題)

학계와 정부의 과학자들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난제에 직면했다.

AR101을 복용한 어린이들은 종전보다 높은 용량의 땅콩에 대해 관용을 보였다. 1년 동안 임상 3상을 완료한 294명의 고위험군 중에서, 84%는 중대한 부작용 없이 2개의 땅콩을 섭취할 수 있었고, 63%는 3개의 땅콩을 섭취할 수 있었다. 「에이뮨」과 임상시험에 관여한 의사들은 '참가자들이 AR101을 꾸준히 복용했다'고 가정하고, "그들은 상당수의 부모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학교, 생일파티, 친구의 집 등에서 땅콩에 우발적으로 노출되는 것—에서 해방될 가능성이 높다"고 믿었다.

그러나 자문위원회의 위원들은 "환자들은 AR101을 복용함으로써, 하나의 위험을 다른 위험과 교환하는 것 같다"고 우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실험군(땅콩단백질을 섭취한 참가자들)은 대조군(땅콩을 회피한 참가자들)에 비해, 복통, 구토, 입이나 목구멍의 가려움증과 같은 알레르기반응을 경험하는 빈도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구면역요법과 관련된 10여 건의 임상시험에 대한 메타분석에 따르면(참고 2), 치료군이 에피네프린을 필요로 할 가능성은 대조군의 세 배라고 한다. 「에이뮨」이 수행한 두 건의 임상시험에서, AR101을 복용한 709명의 참가자들 중에서 74명이 알레르기반응 증가를 막기 위해 1회 용량 이상의 에피네프린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참가자의 20%가 부작용 때문에 임상 3상에서 중도탈락했다.

더욱이 AR101을 복용하는 사람들은 조심해야 한다. 1회용량을 복용한 후의 운동, 온수샤워, 감기나 발열, 월경, 수면부족은 제품에 대한 알레르기반응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에이뮨」이 수행한 임상시험에서, 연구자들은 부모와 가족들에게 'AR101을 복용한 후 최소한 2시간 동안 환자를 유심히 관찰하라'고 권고했다"라고 한 임상시험에 관여한 아칸소 의과학대학 및 아칸소 소아병원의 스테이시 존스(알레르기/면역과장)는 말했다. "그러므로 AR101을 복용한 어린이들을 침실, 유치원, 놀이방 등에 방치해서는 안 된다." 「에이뮨」의 경영진에 따르면, AR101에 대한 알레르기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시기는 처음 몇 달 동안이라고 한다. 그래서 「에이뮨」은 임상시험 참가자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일부 위원들에 따르면, 설사 유지용량—유지용량은 무한히 계속된다—에 도달한 사람이라도, 하루 복용량을 빼먹을 경우 다음날 AR101에 반응을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종전에 관용을 보였던 용량에 대해, 예기치 않은 반응이 나타난다"라고 샌디에이고 소재 스크립스 클리닉의 존 켈소(알레르기/면역 전문의)는 말했다. 켈소는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두 명 중 한 명이고, 다른 한 명은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부속병원의 안드레아 앱터(알레르기/면역)이다. "AR101는 평생 동안 복용해야 하는데, 우리는 장기적인 데이터(성인 포함)를 갖고 있지 않다"라고 앱터는 말했다.

유지용량에 도달한 한 그룹(310명)에서, 약 9%는 아나필락시스, 101명은 중등도의 알레르기반응, 8명은 심각한 알레르기반응을 경험했으며, 사망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위험과 편익

청문회에 참석한 땅콩알레르기 환자와 가족, 면역요법 옹호자들은 '위험을 부담할 만한 값어치가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많은 환자들은 얼마간의 위험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라고 FARE의 CEO인 리사 가블레는 말했다. "자문위원회의 결정은 그 점을 감안한 것이다." 또한 가블레는 '예측 가능하고, 치료의 맥락에서 발생하고, 신속히 해결할 수 있는 반응'과 '뜻밖의 반응'을 구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환자의 가족들은 땅콩알레르기가 있는 자녀를 기를 때 경험했던 극단적인 불안감을 호소했다. "40%의 부모들은 자녀들이 식품알레르기 때문에 죽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믿는다"라고 미 국립 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NIAID)의 식품알레르기 팀장인 파멜라 게레리오는 말했다. 그녀는 이번 회의의 초반에 등장하여, 알레르기 치료법의 현황을 개관했다. 사실, 식품알레르기로 인해 사망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며, 미국에서는 매년 '10명 미만'에서부터 '150명 이상'까지 다양하다. 그러나 환자와 가족들을 가장 괴롭히는 것은, 땅콩알레르기가 발생할 때를 예측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FDA가 제시한 안전성 계획에 따르면, 설사 AR101이 승인되더라도, 간병인이나 환자는 에피네프린 주사제를 늘 휴대해야 한다. 또한 맨 처음 복용할 때와 증량할 때마다 (알레르기반응을 치료할 수 있는) 공인기관에서 AR101을 투약해야 한다. 공인기관을 지정하는 방법은 추후 결정될 것이다.

FDA가 승인 여부를 저울질하는 동안, 또 하나의 땅콩알레르기 치료제가 파이프라인에 들어왔다. 그것은 DBV 테크놀로지스(DBV Technologies)가 개발한 피부패치제로, 지난달 FDA에 승인신청서가 접수되었다. 그에 대한 승인 심사는 앞으로 몇 달 동안 진행될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www.sciencemag.org/news/2018/10/revolutionary-treatment-allergies-peanuts-and-other-foods-going-mainstream-do-benefits (한글번역 https://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98733&SOURCE=6)
2.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cet/article/PIIS0140-6736(19)30420-9/fulltext

※ 출처: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9/first-peanut-allergy-treatment-gains-backing-fda-advisory-pan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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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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