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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과학계의 오스카상, 2020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 발표
생명과학 양병찬 (2019-09-10 09:32)

과학계의 오스카상, 2020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 발표

2015 Breakthrough Prize

생명과학(4명), 기초물리학(1명), 수학(1명) 분야의 본상 수상자에게 1인당 300만달러의 상금을 수여하는 '가장 짭짤한 과학상', 「2020 브레이크스루상」 수상자가 발표되었다(참고 11).

기초물리학

지난 4월, 「사건의 지평선 망원경(ETH: Event Horizon Telescope)」 팀은 블랙홀의 직접적인 이미지를 사상 최초로 포착함으로써, 인류를 어둠의 심장(heart of darkness)으로 안내했다(참고 1, 참고 2, 참고 3, 참고 4, 참고 5, 참고 6). 이제 그 업적은 ETH 팀에게 「2020 브레이크스루상」 중 하나를 안겨줬다.

ETH 팀이 촬영한 이미지는, 지구에서 약 17파세크(5,500만 광년) 떨어진 은하 메시에 87(Messier 87)의 중심부에 있는 초질량 블랙홀을 보여준다. 반지 모양의 빛이 블랙홀의 '사건의 지평선'을 에워싸고 있는데, '사건의 지평선'이란 돌아올 수 없는 표면(surface of no return)으로서, 그 선을 넘어가면 중력의 당기는 힘이 엄청나게 강하므로 빛조차도 그 마수에서 벗어날 수 없다. 반지 모양의 빛은 뜨거운 물질이 사건의 지평선을 넘어갈 때 생성되며, 블랙홀 자체를 나타내는 원형 실루엣을 규정한다.

"우리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볼 수 없는 것'을 보는 작업에 착수했는데, 이제 극적인 방법으로 결실을 맺었다"라고 ETH를 이끄는 하버드 대학교의 솁 도엘레만(천체물리학)은 말했다. "이 상을 받으니 경이로운 느낌이 든다."

"매우 희한하고 극단적인 피사체를 우리 눈으로 직접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라고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교의 케이티 맥(천체물리학)은 논평했다. "정말 멋지다."

블랙홀의 이미지를 구성하는 데는 엄청난 협동적 노력이 필요했다. ETH 팀은 전세계 8개의 망원경에서 동시적인—원자시계에 맞춰 '1억년당 1초보다' 더 정확한—관측을 수행했다. 이는 지구만 한 크기의 망원경에게 블랙홀의 이미지를 포착할 만큼(참고 12) 강력한 힘을 부여했다. 도엘레만은 그게 초기에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이었는지 회고한다. "우리는 망원경이 있는 곳에 도착하여 피땀을 흘렸지만, 간혹 빈손으로 돌아오곤 했다."

2020 브레이크스루상(기초물리학)은 347명의 협동연구자들에게 균등히 공유되며, 오는 11월 3일 미항공우주국(NASA) 산하 에임스 연구센터(Ames Research Center: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소재)에서 개최되는 시상식에서 수여된다. 2012년 러시아의 억만장자 유리 밀너가 제정한 브레이크스루상은, 이제 다른 인터넷 기업가들(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와 구글의 세르게이 브린 포함)이 스폰서로 가세하여 더욱 풍성해졌다.

생명과학

생명과학상은 다섯 명(두 명은 공동수상)에게 수여된다. 뉴욕 시티 소재 록펠러 대학교의 제프리 프리드먼(유전학)은 렙틴(leptin)이라는 호르몬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렙틴은 뇌(腦)에 '식욕을 조절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우리로 하여금 포만감을 느끼게 한다. "내가 이끄는 연구팀은 1994년 8년간의 노력 끝에, 비만한 생쥐에서 렙틴 유전자의 변이 버전을 클로닝했다(참고 7). 그때 내 무릎이 약해진 것을 느꼈다"라고 그는 회고했다. "그런데 이제 상을 받는다고 생각하니 힘이 불끈 솟는다."

"프리드먼의 발견은 매우 중요한 것이었다. 그 뒤를 이어 수십 년 동안 식욕에 관한 발견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왔으니 말이다"라고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제인 하워드(내분비학)는 말했다. 그녀는 굶주림에 의해 초래된 '렙틴 수준 하락'이 면역계를 약화시키는 메커니즘을 연구해 왔다(참고 8). 유전자와 환경이 복잡하게 뒤얽혀 체중을 조절하지만, '단일 유전자가 심오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프리드먼의 통찰은 비만에 대한 과학자들의 태도를 변화시켰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 필라델피아 캠퍼스의 신경과학자 버지니아 만이리(曼仪 李)는, '뇌 안에서 단백질 덩어리가 형성되는 과정'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 단백질 덩어리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운동뉴런병(루게릭병) 등의 신경퇴행질환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브레이크스루상을 받게 된 것은 예상외이며 뜻밖의 충격이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독일 뮌헨 소재 막스 플랑크 생화학연구소의 프란츠-울리히 하르틀과 미국 코네티컷주 뉴헤이븐 소재 예일 대학교의 아서 호위치(생물학)는 '샤프론(chaperone) 분자가 단백질을 3차원적으로 정확히 접는 메커니즘'을 연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그리고 UCSF의 데이비드 줄리어스(생리학)는 통증감각의 밑바탕에 깔린 분자 메커니즘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수학

수학상은 시카고 대학교 일리노이 캠퍼스의 알렉스 에스킨에게 돌아갔다. 그는 이란의 필즈상 수상자인 마리암 미르자카니(2017년 사망; 참고 13)와 함께 당구공 문제(다각형 당구대 위에서 당구공이 지나갈 수 있는 경로를 푸는 문제)를 해결했다. 두 사람이 2013년 공동으로 발표한 논문은(참고 9) 「마법의 지팡이 정리(magic wand theorem)」라는 별명을 얻었다. 왜냐하면 위상수학, 동역학계(dynamical system), 기하학을 총동원하여 종전에 까다로웠던 수학문제들을 쉽게 풀었기 때문이다.

특별상(기초물리학)

지난 8월, 브레이크스루상 선정위원회는 CERN(스위스 제네바 근처에 있는 유럽 고에너지 물리학 연구소)의 세르조 페라라(입자물리학), 미국 MIT의 대니얼 프리드먼, 뉴욕 스토니브룩 대학교의 페터르 판 니우엔하위전에게 기초물리학 특별상을 수여했다. 세 사람은 1970년대에 초중력(supergravity)을 개발했는데(참고 10), 그것은 모든 자연력들(forces of nature)을 하나의 이론으로 통합하려는, 사변적이지만 매우 영향력 있는 시도였다.

※ 참고문헌
1. https://doi.org/10.3847%2F2041-8213%2Fab0ec7
2. https://doi.org/10.3847%2F2041-8213%2Fab0c96
3. https://doi.org/10.3847%2F2041-8213%2Fab0c57
4. https://doi.org/10.3847%2F2041-8213%2Fab0e85
5. https://doi.org/10.3847%2F2041-8213%2Fab0f43
6. https://doi.org/10.3847%2F2041-8213%2Fab1141
7. https://doi.org/10.1038%2F372425a0
8. https://doi.org/10.1038%2Fnm1072
9. https://arxiv.org/abs/1302.3320
10. https://doi.org/10.1103%2FPhysRevD.13.3214
11. https://breakthroughprize.org/News/54
12.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1155-0
13. https://www.nature.com/articles/549032a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265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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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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