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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윤리를 배우다] 10회 - 연구 Integrity 확보를 위한 연구윤리
오피니언 박수경 (2019-08-26 09:41)

학자들의 책임있는 연구의 수행

학문을 하기 위해 석사학위, 박사학위 공부를 하는 학생이라면 연구윤리에 관한 수업을 대체로 한 번 정도는 수강하게 됩니다. 1900년대의 나치의 인간대상연구를 통해 경악한 의학자와 과학자들의 양심은 학자들의 책임있는 연구의 수행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연구윤리는 발전해 왔습니다. 학자들의 책임있는 연구라는 말의 의미는 연구라는 행위가 과학적・사회적 영향력을 지니고 있고 이에 응하는 책임이 있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연구를 수행하는 자들에게 보편적 원칙을 바탕으로 요청되는 윤리적 태도들이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학문하는 사람에게는 지조이고 자존심같은 것일 수 있겠습니다1).

대부분의 학생들은 대학생이 되어 연구윤리를 수업으로 처음 접하고 크게 의미 있게 여기지 않다가, 대학원생이 되어 직접 실험실에서 연구를 하거나, 프로젝트에 참여해보거나, 논문을 작성하면서 교수-제자 관계에서나 동료 연구자들 사이에서 크고 작은 연구부정사례에 직・간접적으로 노출되면서 연구윤리에 대한 민감도가 높아집니다. 2013년 한국 내 “연구윤리 실현을 위한 제언2)“이라는 글에 의하면 당시는 한국이 선진국보다 20년 정도 연구윤리 의식과 제도가 뒤쳐져 있다는 내용을 발견할 수 있는데, 현 2019년도는 어느 정도에 와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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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Integrity3)의 확보를 위한 저자 표기

연구에서의 Integrity를 확보한다는 의미에는 연구 그 자체의 정직성, 정확성, 효율성, 객관성의 요소를 포함하여 연구자집단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이해 관계에서의 투명성까지도 다룹니다. 그러다보니 부정 사례를 접해보면 관련된 사람의 수도 많고, 개인적・사회적 상황까지도 복잡다단합니다. 그리고 제 개인적인 견해로는 대학원생 연구자 입장에서 교수, 동료, 기관의 연구 문화 등을 고려해서 개인의 연구진실성을 확보하며 연구를 진행하는 일은 안타깝게도 생각보다 노력이 필요합니다. 연구는 개인적으로 진행이 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여러 다양한 가치관과 생활방식을 지닌 사람들과 함께하는 팀워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여러 기관에서 연구윤리위원회를 두고 공식적인 규정을 가지고 있지만, 종종 사소하다고 관례처럼 여기는 부정행위들이 점차 만연하게 되고 5년 뒤, 10년 뒤에 알려지는 경우가 왕왕 있습니다. 가장 흔한 사례로는 저자 표기 문제로, 신진 연구자들이 기여했음에도 불구하고 연구 논문상에 합당한 자격을 부여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고, 논문에 상당한 기여를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저자로 등재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저자 표기와 기여자 표기4)

저자 표기에 관하여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기준에 의하면, 저자 표기는 해당 연구에 대한 기여수준을 기준으로 하여 저자선정의 정직성을 판단합니다. 연구논문에 있어 연구주제의 선정, 연구의 설계, 연구 수행, 연구 결과의 정리, 연구 논문의 작성 등 각 단계에서의 해당자의 기여가 저자로 표기에 적합한지의 여부를 연구수행자들의 합의를 얻어 표기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즉 연구에 참여하지 않았고, 구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고 설명하지 못하는데 학과장이나 보직자라고 하여 이름을 넣어주는 것은 부정직한 저자표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반대로 기여도가 현저히 높은데 성별, 나이, 고용여부 등을 차별하여 저자표기에 넣지 않는 것도 부정직한 표기입니다.

영국의 한 기관은 연구 integrity 확보를 위해 단순히 저자를 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저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공헌한 바가 있는 자는 기여자5)(contributorship)로 표기하는 방법도 제안하고 있습니다. 기여자 표기는 저자는 아니지만, 연구에서 공헌 바가 있는 내용을 명확하게 표기하면서 연구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개별적 책임감을 부여할 수 있어 통상적인 저자표기에 막연한 추측을 방지해 준다는 주장에 동의가 됩니다. 연구비를 지원받은 경우, 지원기관과 과제번호를 표기하는 경우도 저자는 아니나 기여한 바를 표기하는 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를 테면 책에 있어, 원작과 번역자가 있고 감수자를 직접 표기하는 것처럼 논문 저자는 아니나, 연구 논문에서의 다양한 역할에 대한 그 기여한 바를 이름 밑의 주석으로 다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실제 논문 한 편을 내는 것은 오케스트라의 협연처럼 다양한 역할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윤리의식의 선진화를 기대하며

저는 생명윤리학 석사 학위 과정으로 기초학문을 배우는데 3년, 지도교수 변경으로 인해 논문주제가 바뀌어 2번의 논문을 작성하느라 각 1년씩 2년, 총 5년이 걸렸습니다. 지도교수님의 지도로 100여 페이지가 넘는 논문을 썼고, 논문의 2페이지 영어 요약문도 직접 썼기에 석사 논문의 저자는 저이지만, 2페이지 영어 요약문은 해외 거주했던 학생의 감수를 받았습니다.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감수해준 학생에게 개인적인 감사는 표했지만 요약문에 각주로라도 감수 기여에 대해 기재하지 못하고 급히 마감에 맞추어 낸 것이 후회가 됩니다. 박사 논문에서는 영어 감수를 받으면 잊지 않고 기여에 대한 각주 표시를 하겠다는 생각입니다.

위에서와 같이 영국과 같은 선진국에서는 저자표기뿐 아니라 기여자표기까지도 명확하게 하자는 주장이 이미 2015년도에 있었습니다. 국내도 과거 10년 전에 비하면 현재 연구자들의 윤리의식 수준에 비하면 지금이 더 훨씬 민감해져서 유령 저자나 게스트 저자, 기여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 없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분위기가 어느정도 형성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의 직업에 대한 윤리의식과 연구자들의 인권의식의 향상,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갈망이 지금의 연구윤리 수준을 만들었을 것입니다. 바라기로는 향후 10년 후에 지금의 젊은 세대가 주 연구자층이 되었을 때에는 더 나은 연구윤리의식을 가지고 성과를 내는 문화가 정착될 것이라고 기대해봅니다. 

 

1) 오욱환(이화여대 명예퇴임교수), "학문을 직업으로 삼으려는 젊은 학자들을 위하여", 기고글

2) 노환진(DGIST), “연구윤리 실현을 위한 제언“, 연구윤리정보센터

3) 통용되기로는 Resesrch Integrity라는 용어가 ‘연구진실성’이라는 단어로 번역됩니다. Integrity의 의미가 한국어의 진실성이라는 의미를 지니기는 하지만, 그것만으로 표현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는 생각에 그대로 Integrity로 표기하겠습니다.

4) David M. Shaw, Thomas C. Erren, 연구윤리정보센터 역, “연구진실성(Research Integrity) 확보를 위해 지켜야 할 10가지 원칙”(2015. 10. 1), 원칙 1번의 내용과 <연구윤리강의>에서 저자표기 원칙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5) PLOS Computational Biology는 2001년에 영국에서 시작된 Open Access 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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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경 (이화여자대학교 생명윤리학 박사과정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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