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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협주곡 2-44] 감옥에 갇힌 유전자
오피니언 한빈 (2019-07-02 10:34)

유전자가 어떤 형질과 연관이 있다는 얘기는 대체로 유전자 결정론으로 이어진다. 많은 언론사에서 다뤘던 '아이의 지능은 엄마가 결정한다'가 대표적인 사례다. 유전자가 형질을 완벽하게 결정한다는 좁은 의미에서의 유전자 결정론뿐만이 아니다. 유전자는 다른 요인의 결과가 아닌 원인으로서만 이해되는 경향이 있다. 개체가 태어나고 나면 암(Cancer)과 같이 특수한 경우가 아닌 이상 DNA 서열 상의 변화는 없으므로 완전히 잘못된 생각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 이뤄지고 있는 연구의 다양성과 확장성을 생각한다면 이러한 생각은 너무 낡았다. 나아가 유전학 연구가 가지고 있는 강력한 확장성을 제약하는 사고가 아닌가 싶다.

낡은 생각이 낳은 잘못된 결론 중 하나는 전통적인 '본성 대 양육' 논쟁일 것이다. 유전적인 것은 앞서 설명했던 것처럼 바뀔 수 없으므로 양육과 본성이 배치되는 개념인 것처럼 이해되는 것이다. 그러나 둘은 정말로 분리되어 이해할 수 있는 개념일까? 2018년에 발표된 연구는 본성과 양육이 엄격하게 분리되기 어렵다는 것을 보여준다[1].

감옥에 갇힌 유전자

이 연구는 'Genetic Nurture'이라는 개념을 도입한다. 'Genetic Nurture'은 유전자가 부모의 양육방식을 매개로 자식의 표현형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말한다. 이러한 현상은 보편적으로 이뤄지는 변이-형질 사이의 관계를 측정하는 연구(예를 들면, GWAS)의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자식의 유전자형과 자식의 형질 사이의 상관관계를 측정하려고 하면 (맨 하단의 화살표) 부모의 유전자형이 교란요인 (Confounder)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해당 유전자형이 실제로는 자식의 형질에 영향을 주지 않지만 해당 유전자형은 부모의 유전자형과 상관관계가 있고(유전) 해당 유전자형은 부모의 양육 방식에 영향을 통해 자식의 형질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양육) 인과적이지 않은 상관관계가 발생하는 것이다.

유전자 결정론의 또 다른 잘못된 결론은 '생물학 환원주의'다. 사회과학과 같은 상대적으로 응용(?) 분야에 속하는 연구들이 궁극적으로 생물학으로 환원된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이 상당히 오래 전부터 있었음에도 불구하고[2] 실제로는 역학(Epidemiology)이나 사회과학(Social Science)에서 유전학을 도구로 삼아 전통적인 방법론을 더 보강하는 연구가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3]. 대표적인 것이 'Mendelian Randomization'이다. Mendelian Randomization은 계량경제학에서 오래 전부터 사용해온 '도구변수(Instrumental Variable)'이라는 방법론을 유전학에 적용한 것이다.

감옥에 갇힌 유전자

인간을 대상으로 삼는 연구는 특히 윤리적인 문제 때문에 여러 어려움을 겪는다. 예를 들어, 알코올이 정말로 해로운지 알고 싶다고 무작위대조군연구를 이용한 임상시험을 진행할 수는 없다. 그 대안으로 전통적인 관찰연구들이 있었지만 이는 교란요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때 도구변수는 독립변수와 상관관계가 있지만 교란요인으로부터는 자유로운 변수(이를 도구변수라고 부른다)와 종속변수의 관계를 대신 측정하여 종속변수에 대한 독립변수의 효과를 간접적으로 측정한다. Mendelian Randomization은 유전자형(특히 SNP)를 도구변수로 이용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BMI가 당뇨에 미치는 종래의 연구는 관찰연구로 진행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BMI가 당뇨에 미치는 세포생물학적 기전들도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둘의 관계는 거의 확실하지만 이를 모른다고 가정하면 (대부분의 형질-형질 관계는 정확한 인과를 모른다) BMI와 당뇨의 상관관계가 정말로 인과관계인지 알기가 어렵다. 상단의 그림처럼 안 좋은 생활습관이 교란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대신 FTO 유전자의 SNP를 도구변수로 사용하여 Mendelian Randomization을 이용하면 생활습관과 같은 교란요인을 배제한 BMI의 영향을 측정할 수 있다. 이는 당뇨와 BMI의 관계를 규명하는 연구 디자인으로 유전자와 형질의 관계를 측정하는 연구가 아니다. 단지 유전적 변이를 전통적인 연구 방법론의 도구로 활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예시가 있다. 2019년의 연구는 '적당한 음주는 건강에 좋을 수 있다'는 지금까지의 연구가 알려지지 않은 교란요인(예를 들면, 적당한 음주는 적정 수준의 사회적 연결망과 상관관계가 있다)에 의해 잘못 측정되었음을 보여준다[4]. 적당한 조건만 주어지면 형질 X와 Y는 단지 생물학적 형질뿐만 아니라 소득수준이나 교육수준이 될 수도 있다[5].  

이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응용이 개발되고 소개되고 있으며 그로인해 유전자가 가진 다양한 함의들이 밝혀지고 있다. 좁은 감옥 안에 갇힌 오래된 관점보다 훨씬 흥미롭고 재밌지 않은가?

참고문헌
[1] Kong, A., Thorleifsson, G., Frigge, M. L., Vilhjalmsson, B. J., Young, A. I., Thorgeirsson, T. E., … Stefansson, K. (2018). The nature of nurture: Effects of parental genotypes. Science, 359(6374), 424–428. https://doi.org/10.1126/science.aan6877
[2] Wilson, E. (1998). Consilience : the unity of knowledge. New York: Knopf Distributed by Random House.
[3] Smith, G. D., Lawlor, D. A., Harbord, R., Timpson, N., Day, I., & Ebrahim, S. (2007). Clustered Environments and Randomized Genes: A Fundamental Distinction between Conventional and Genetic Epidemiology. PLoS Medicine, 4(12), e352. https://doi.org/10.1371/journal.pmed.0040352
[4] Millwood, I. Y., Walters, R. G., Mei, X. W., Guo, Y., Yang, L., Bian, Z., … Chen, Z. (2019). Conventional and genetic evidence on alcohol and vascular disease aetiology: a prospective study of 500 000 men and women in China. The Lancet, 393(10183), 1831–1842. https://doi.org/10.1016/s0140-6736(18)31772-0
[5] Gage, S. H., Bowden, J., Davey Smith, G., & Munafò, M. R. (2018). Investigating causality in associations between education and smoking: a two-sample Mendelian randomization study. International Journal of Epidemiology, 47(4), 1131–1140. https://doi.org/10.1093/ije/dyy131



한빈

 한빈 – 수학과 생물학에 관심이 많은 학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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