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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자가 새끼를 죽이는 건 유전적 진화인가
오피니언 이탈 (2019-07-01 11:15)

지난달 22일 막을 내린 연극 <거리의 사자>(쥬디스 톰슨 작, 공상집단 뚱딴지)는 현대 다문화사회에서 벌어지는 처참한 사건들을 다뤘다. 연극에선 소녀의 죽음, 장애인과 이민자, 동성애에 대한 차별, 외도와 결혼의 의미, 범죄와 입양 등 각종 참극들이 등장했다. '사자'는 폭력과 차별, 살인과 범죄 등 말 그대로 포악성을 상징했다. 어린 소녀(새끼)를 죽인 건 범죄자 아들만이 아니라 거리의 수많은 사자들이었다. 그들은 모두 삶을 제대로 살아내고 있지 않았다. 

 

거리의 사자

연극 <거리의 사자> 포스터. 연극에서 '사자'는 포악성을 상징했다. 

 

새끼를 죽이는 건 차마 못할 일이다. 최근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수컷 사자가 다리 저는 새끼를 잡아먹는 걸 보았다. 새끼 사자는 뒷다리를 다쳐 무리에서 종종 이탈할 만큼 잘 걷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날씨는 무더웠고, 건기가 지속돼 먹을 게 없는 상황이었다. 수컷 사자는 가차 없이 새끼 사자를 잡아먹었고, 암컷 사자는 눈치만 볼 뿐이었다. 수컷 사자의 입에 들어가 있던 새끼 사자의 부서진 다리는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그만큼 잔인한 게 사자의 세계일까. 

새롭게 우두머리가 된 수컷 사자는 자신의 새끼가 아닌 사자들을 죽이는 습성이 있다. 자신의 유전적 번식을 확장시키려는 일종의 진화적 압력이다. 자신의 자식이 아닌 게 분명한 새끼들을 죽이는 건 이유가 있다. 즉, 앞으로 태어날 자신의 새끼들과 종끼리의 경쟁을 줄인다는 효과가 있다. 수사자들은 새끼가 죽으면 암컷이 수유를 멈춘다는 걸 알고 있다. 그러면 암사자는 다시 새끼를 임신할 수 있다. 

그래서 새끼를 기르던 암컷 사자들은 우두머리 사자와 일부러 교미를 시도한다. 얼른 우두머리 사자의 새끼를 임신해 수사자들이 새끼들을 죽이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어떤 사자가 아버지인지 혼동되면 함부로 자신의 새끼를 죽일 수 없다. 즉, 암컷 사자가 여러 수컷 사자와 교미를 하는 건 자신의 새끼를 지키기 위한 수단이다. 그렇지 않으면 언제 어떻게 새끼 사자들이 죽임을 당하고 잡혀 먹일지 모른다. 사자의 세계는 엄혹하다. 

 

수사자는 자신의 새끼가 아닌 사자들을 죽인다. 그 이유는 미래에 태어날 자신의 새끼와 경쟁시키지 않으려는 것이다수사자는 자신의 새끼가 아닌 사자들을 죽인다. 그 이유는 미래에 태어날 자신의 새끼와 경쟁시키지 않으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암사자는 여러 수사자와 교미한다. 수사자들의 새끼가 자신의 자식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하는 전략이다. 사진 = 위키백과

 

새끼들끼리의 경쟁을 줄이려는 살해

수컷 사자들은 9개월 혹은 그 미만의 새끼들을 죽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암컷 사자들은 당연히 새끼 사자들을 보호하려고 격렬히 시도한다. 평균적으로 수컷 사자는 자신들의 유전자를 전하는데 2년의 기회를 가진다. 암사자들은 2년에 한 번 새끼를 낳는다. 따라서 수사자들에게 새끼 사자들을 죽이는 행동을 따르게끔 작용하는 선택 압력은 강하다. 실제로 생후 첫 해에 죽어간 새끼의 25%가 영아 살해로 인한 희생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암사자가 새끼 사자를 죽이기도 한다. 굶주림 역시 새끼 사자를 죽음으로 내몬다. 사자의 새끼는 약 1.7kg 나가며, 자라면서 많이 죽기 때문에 암사자는 때론 무심하다.

 

수사자가 새끼 사자를 죽이는 명백한 원인 중 하나는 공동체를 장악하고 권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수사자가 새끼 사자를 죽이는 명백한 원인 중 하나는 공동체를 장악하고 권위를 유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먹이가 부족한 상황이 되면 유아는 먹이라는 자원으로 활용되기도 한다. 사진 = <BBC Earth> 유튜브 채널 캡처. 

하지만 1998년도에 나온 논문(참고문헌 2번)에선 위의 내용들을 반박했다. 새끼 사자를 죽이는 수사자의 가설은 서구의 남성중심 문화가 빚어낸 결과라는 것이다. 왜 유독 수사자들의 유아 살해만 진화적으로 설명되어야 하는지라는 물음이다. 새끼 사자들이 죽는 이유는 ▶ 굶주림 ▶ 무리로부터 이탈 ▶ 사자가 본능적으로 갖고 있는 공격성 ▶ 암사자에 의한 죽임 ▶ 하이에나나 표범에 의한 죽임 등 다양하다. 심지어 원인을 알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인간의 관찰에서 말이다. 

이 논문에선 4가지 질문이 제기됐다. 첫째, 수사자들이 암사자들과 자유롭게 교미하는 게 수사자들의 공동체(pride)의 권위 유지와 직결되는가? 보통 3마리 수사자와 12마리 정도의 암사자가 무리를 지어 다닌다. 드물지만 1마리∼9마리 수사자가 있는 경우도 있다. 유전적으로 보면 종종 그렇지 않다. 실제 유전적으로 보면, 무리에 속하지 않은 방랑 사자가 새끼 사자의 아버지인 경우도 있다. 둘째, 수사자들이 권위를 세우려고 할 때 정말 새끼 사자들을 죽이는가? 그런 경우들은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셋째, 암사자들이 새로운 우두머리 사자와 새끼들을 갖기 위해 교미하는가? 이건 맞다. 넷째, 우두머리 사자가 새끼들을 보호하기 위해 2년 동안 권위를 지키려고 하는가? 종종 그렇지 않다. 

질문은 멈추지 않는다. 그간 부족한 데이터로 인해 수사자가 자기 자식이 아닌 새끼 사자를 죽이는 거라고 오인했을지 모른다. 왜 사람들에게선 유아 살해가 진화적 압박이 아니라 사회학적으로 설명이 되는가? 수사자가 새끼 사자들을 죽이는 건 흔한 경우가 아닐 수 있다. 또한 2년 동안 애써 키워온 새끼를 죽이는 건 유전적 진화의 측면에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수사자나 암사자가 갖고 있는 공격성이 다른 어른 수사자나 암사자 또는 새끼 사자들을 죽음으로 내몰았을지도 모른다.  

 

기간 수많은 사자들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우두머리 사자가 등장하면 새끼 사자들의 생존율을 급격히 떨어졌다

장기간 수많은 사자들의 행동을 분석한 결과, 새로운 우두머리 사자가 등장하면 새끼 사자들의 생존율을 급격히 떨어졌다. 사진 = 참고문헌 3번 논문 내 표.

 

수사자의 유아 살해 가설은 틀린 걸까

그러나 위 주장에 대한 거센 반박이 나와 지금은 수사자의 유아 살해가 입증되는 추세다. 특히 위 논문이 기대고 있는 논거들이 행동과학에 진화론이 유입되고 활발히 연구되기 전의 것들이라는 비판이 있다. 실제로 데이터만 하더라도, 세렝게티와 응고롱고로에서 30년간 수사자가 무리를 장악하는 270건의 사례, 2091마리의 새끼 사자의 생존율을 분석했다.(참고문헌 3) 

그 결과 새로운 수사자가 등장하기 전엔 9개월 미만 새끼 사자들은 56%, 18개월에서 27개월 사이 사자들은 90% 이상이 살아남았다. 반대로 무리를 새롭게 장악하는 수사자가 등장하면 9개월 미만 새끼 사자들은 14%, 18개월에서 27개월 사이 사자들은 70% 미만이 살아남았다.

유아 살해 이외의 다른 원인들 역시 제기된 바 있고, 현재는 장기적인 전염병학을 통한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아직은 표본이 부족하긴 하지만 여러 통계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유전학과 진화론 역시 진화하고 있고, 사자에 대한 관심과 학술적 연구 역시 오랜 기간 축적되고 있는 상태다. 

사자는 야생에서 최상위 포식자로서 그 자체의 역할을 한다. 그런데 2035년이면 아프리카에 남아 있는 사자의 절반이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수사자가 새끼 사자를 죽이는 이유는 분명 사자의 생존과 관련 있을 것이다. 좀 더 체계적이고 분명한 이유가 밝혀진다면, 인간이 사자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참고문헌 및 사이트>

1. https://en.wikipedia.org/wiki/Infanticide_(zoology)
2. https://www.jstor.org/stable/681818
3. https://www.jstor.org/stable/684204
4. https://lioncenter.umn.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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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호 (<교수신문> 과학전문기자)
학부에서 수학을, 대학원에서 철학을 전공하고 학술기자, 탐사보도 연구원 등으로 일했다. 지금은 과학커뮤니케이션 차원에서 자유롭게 글을 쓰고 있다. 환경과 생태의 차원에서 과학철학에 대한 고민이 많고, 영화와 연극, 음악을 좋아한다. 현재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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