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G-WINDOW 처리영역 보기]
즐겨찾기  |  뉴스레터  |  오늘의 정보  |  e브릭몰e브릭몰 회원가입   로그인
BRIC홈 동향
웨비나 모집
스폰서배너광고 안내  배너1 배너2
전체보기 Bio통신원 Bio통계 BRIC View BRIC이만난사람들 웹진(BioWave)
목록
조회 2129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시각(視覺)에 대한 관점(觀點)을 바꾸다: 심해어에서 진화한 초(超)시력
생명과학 양병찬 (2019-05-14 09:29)

시각(視覺)에 대한 관점(觀點)을 바꾸다: 심해어에서 진화한 초(超)시력

수심 2000미터의 해저에 사는 은빛가시지느러미(Diretmus argenteus)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칼라로 볼 수 있다.

동굴어(cave fish)와 특정 귀뚜라미의 조상들이 칠흑처럼 어두운 동굴로 이주했을 때, 그들의 눈은 대(代)를 거듭하며 사실상 사라져갔다. 그러나 햇빛이 들어갈 수 없는 심해에서 생활하는 물고기들은 달랐다. 다른 생물들이 내뿜는 희미한 빛과 깜빡임에 고도로 집중하기 위해, 동굴어나 귀뚜라미와 달리 초시력(super-vision)을 발달시킨 것이다. 진화생물학자들에 따르면, 그들이 이런 초능력을 진화시킨 이유는 "로돕신(rod opsin: 희미한 빛을 탐지하는 망막 단백질)을 코딩하는 유전자가 특별히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 나아가, 이 여벌 유전자들(extra genes)은 다양한 파장에서 광자(photon)들을 가능한 한 남김없이 포착할 수 있도록 다양화되어, 심해를 유영(游泳)하는 물고기들로 하여금 어둠 속에서도 칼라로 볼 수 있게 해줬다고 한다.

"이번 연구는 심해시각(deep-sea vision)에 관한 도그마를 뒤흔들었다"라고 하와이 대학교에서 시각을 연구하는 메간 포터(진화생물학)는 논평했다. 연구자들은 지금껏 '깊은 물속에 사는 물고기일수록 시각계가 단순하다'는 사실을 관찰하고, 그런 추세가 밑바닥까지 계속될 거라고 가정해 왔다. "가장 깊은 곳에 사는 물고기들이 옵신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심해에서 일어나는 '빛과 진화의 상호작용'이 우리의 통념보다 훨씬 더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수심 1,000미터가 되면, 희미한 한 줄기 햇빛마저 사라진다. 그러나 지난 15년 동안, 연구자들은 그런 심해에도 반짝이는 새우, 문어, 세균, 심지어 물고기의 희미한 생물발광(bioluminescence)이 만연한다(참고 1)는 사실을 깨달았다. 대부분의 척추동물의 눈은 그런 희미한 빛을 거의 탐지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물고기는 그걸 볼 수 있을까? 만약 볼 수 있다면 그 비결은 뭘까?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스위스 바젤 대학교의 발터 잘츠부르거(진화생물학)가 이끄는 연구팀은 심해어의 옵신(opsin)이라는 단백질을 연구했다. 옵신의 아미노산 시퀀스는 탐지되는 빛의 파장에 따라 달라지므로, 여러 가지 옵신이 색각(color vision)을 가능케 한다. 예컨대 RH1이라는 옵신은 저조도(low light)에서 잘 작동한다. 그것은 눈의 막대세포(rod cell)에서 발견되며, 인간으로 하여금 어둠 속에서도 볼 수 있게 해 준다. 단, 칼라가 아니라 흑백으로만.

잘츠부르거가 이끄는 연구팀은 101개 물고기 종(種)의 옵신 유전자를 분석했는데, 그중에는 대서양에 서식하는 심해어 7종이 포함되어 있으며, 그들은 분석을 위해 이 물고기들의 유전체 염기서열을 완전히 해독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물고기들은 (많은 척추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한두 개의 RH1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지만, 네 가지 심해어 종(種)은 독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벤토세마 글라시알레(Benthosema glaciale), 스틸레포루스 코르다투스(Stylephorus chordatus), 디레트모이데스 파우키라디아투스(Diretmoides pauciradiatus), 디레트무스 아르겐테우스(Diretmus argenteus)는 최소한 5개의 RH1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고, 특히 디레트무스의 경우에는 무려 38개의 RH1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연구팀은 이상의 연구결과를 지난주 《Science》에 발표했다(참고 2). "그렇게 많은 RH1 유전자를 보유한 동물이 있다는 것은, 척추동물의 시각 분야에서 금시초문이다"라고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의 크리스티안 도너(감각생물학)는 말했다.

여벌 유전자들이 비기능적 중복(nonfunctional duplicate)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연구팀은 36개 어종(심해어종 11개 포함)의 유전자 활성을 측정했다. 그 결과, 심해어종이 보유한  여러 개의 RH1 유전자들은 활성이 있으며, 수심 2000미터에서 번성하는 디레트무스 성체의 경우 14개 유전자가 활성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처음에는 역설적인 것처럼 들렸지만, '최소량의 빛이 존재하는 곳에서 가장 많은 RH1 유전자가 활성화된다'는 말은 설득력이 있다"라고 잘츠부르거는 말했다.

연구자들은 아미노산의 시퀀스를 이용하여 ‘옵신 단백질이 가장 민감한 빛의 파장’을 예측할 수 있다. 심해어들은 총 24개의 변이를 갖고 있었는데, 그것들은 RH1 단백질의 기능을 바꾸고, (생물발광의 색깔인) 청색광~녹색광이라는 좁은 범위의 빛을 탐지하기 위해 미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심해어들이 보유한 옵신 중 일부는 먹이, 위험, 사회적 상호작용과 관련된 특별한 생물발광신호(bioluminescent signal)를 탐지하도록 조율되었을 것이다"라고 텍사스 A&M 대학교의 길 로젠탈(행동생태학)은 말했다.

위에서 언급한 네 가지 심해어는 물고기의 계통수에서 세 개의 상이한 가지(lantern-fish, tube-eye fish, spinyfin)에 속하는데, 이는 이 같은 초(超)시력이 반복적으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극단적인 빛 환경(light environment)에서 사는 동물들은 '시각 성과(visual performance)를 향상시키라'는 극단적인 자연선택압(壓)에 직면한다"라고 스웨덴 룬드 대학교의 에릭 워런트(시각생태학)는 말했다.

'풍부한 옵신'은 디레트무스의 망막이 특이한 구조를 갖고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디레트무스의 막대세포 중 일부는 통상적인 막대세포보다 훨씬 더 길며, 많은 막대세포들은 - 한 개의 층으로 배열되지 않고 - 켜켜이 포개져 있다. 이처럼 길고 포개진 막대세포들은 유입되는 광자(photon)들을 더 많이 탐지하도록 해주지만, 연구자들은 오랫동안 그 막대세포들이 동일한 옵신을 갖고 있을 거라고 가정해 왔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서, 상이한 크기의 막대세포들은 - 구형 사진필름의 층(層)과 마찬가지로 - 상이한 파장의 빛을 포획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우리는 지금껏 심해시각을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봐 왔음을 인정해야 한다"라고 도너는 말했다.

【참고】 심해생활을 위한 특별한 눈(目)

은빛가시지느러미(Diretmus argenteus)는 저조도(low light)를 감지하는 막대세포가 특이하게 배열되어 있으며, 각각의 막대세포들은 다양한 광수용체 단백질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막대세포의 층(層) 중 일부는 켜켜이 포개져 있어서, 수심 1000미터 아래에 존재하는 극소수의 광자들을 가장 잘 포획할 수 있다.

생물발광에 조율되다: D. argenteus의 막대세포에서 발견되는 옵신들 중 상당수는 독특한 파장에 민감한데, 이는 그들로 하여금 다른 생물들이 내뿜는 희미한 생물발광을 총천연색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시각(視覺)에 대한 관점(觀點)을 바꾸다: 심해어에서 진화한 초(超)시력
※ V. ALTOUNIAN/SCIENCE; (DATA) ZUZANA MUSILOVA/UNIVERSITY OF BASEL/CHARLES UNIVERSITY

심해어들이 사는 곳의 수심이 너무 깊어, 그들의 시각을 테스트하기 위해 살아있는 표본을 수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여러 개의 옵신은 그들에게 색깔을 분별하는 능력을 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 물고기들에게, 까만 잉크 같은 심해 속에서 반짝이는 희미한 생물발광은 환한 세상만큼이나 생생하고 다채롭게 보일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35/6073/1160
2.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64/6440/588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5/deep-dark-ocean-fish-have-evolved-superpowered-vision


 

모든 것은 그 자리에

  추천 2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보기 >
[바이오토픽] CRISPR 최신동향: 똑똑한 신소재를 더 똑똑하게 만드는 CRISPR
과학자들은 CRISPR라는 유전자편집 도구를 이용하여 ‘똑똑한 신소재’를 자극함으로써, 약물을 전달하고 생물학적 신호를 감지하게 한다....
[바이오토픽] 10대의 자살 시도, 스마트폰 사용 추적으로 예측 가능할까?
우리의 스마트폰은 우리에 대한 데이터를 끊임없이 수집하고 있다. 텍스트와 소셜미디어 포스팅에서 사용하는 언어에서부터, 즐겨 보고 듣는 것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데이터는 우리에게 '...
[바이오토픽] 임신부가 불소화된 물을 마시면 아들의 IQ가 낮아진다?
1945년 미시간주 그랜드래피즈에서 '충치를 감소시키는 실험적 방법'으로 추진되었던 불소화 음용수(fluoridated drinking water)는, 그 이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댓글 0
등록
Springer Nature
최근 관련 뉴스
연구정보중앙센터
위로가기
동향 홈  |  동향FAQ  |  동향 문의 및 제안
 |  BRIC소개  |  이용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BRIC. All rights reserved.  |  문의 member@ibric.org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유튜브 유튜브    RSS서비스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