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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癌)에게서 배우다] <60회> 벌크(Bulk)가 아닌 싱글(Single)로
Bio통신원(바이오휴머니스트)
*출처: 위키백과1)
암과 같은 질병을 다룰 때, 특정유전자는 그 존재 자체로 암과의 관련성이 있어 주목받기도 하지만, 많은 경우, 암이 발생하는 어느 시점에 어떤 유전자가 발현을 하느냐, 그리하여 세포 간 유전자 간 기능적인 협력이 이루어지느냐가 중요한 포인트가 된다. 이 때 세포내 특정 유전자의 발현 정도를 알아내고 분석하는 기법이 바로 RNA 시퀀싱 기술이다. 이것은 DNA 분자구조로 이루어진 유전자가 발현하기 위해서 우선 RNA로 전사(Transcription)되어야 하는 점에 착안하여, 이 RNA들의 염기서열을 분석(Sequencing)함으로써 유전자 발현 정도(level)를 밝히는 기술이다. 이른바 전사체학(Transciptomics)이 주력하는 내용이라고 하겠다.
예전에는 암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들에 두루 걸친 여러 유전자들의 평균적인 발현 정도(Average expression level)를 분석하여 활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법(NGS; Next Generation Sequencing)이라는 획기적인 기술의 발전 덕택에, 세포마다(Single cell) RNA 시퀀싱 분석을 하게 되었다. 즉, 암조직을 구성하는 세포들마다의 여러 유전자들의 발현 분포(Distribution of expression levels)를 파악함으로써, 유전자 간의 관계, 세포마다의 독특한 특징 등을 규명할 수 있게 된 것이다.2)
우리 몸 세포는 거의 같은 유전형(Genotype)을 가지고 있지만, 각 세포의 전사체를 분석해보면 유전자의 일부만이 발현된다는 것을 볼 수 있어, 세포 각각의 유전자 발현은 매우 이질적(Heterogeneous)임을 알 수 있다.
암에서부터 감기까지, 동일하거나 비슷한 환경조건임에도, 개인에 따라 발병하는 질병과 그 강도가 달라질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추운 겨울에도 덥다며 반팔을 입고 다니는 반면, 일부 사람들은 감기 때문에 앓아 눕는다. 아무거나 잘 먹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맵거나 특정 음식물 등에 반응하여 위에 탈이 나거나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 질병의 유무 및 종류, 증상 등이 차이가 나는 이유는 주변 상황이나 개인의 건강상태에 의한 면역력 차이일 수도 있으나, 개인이 가진 유전적 특성 때문일 수도 있다. 유전요인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의료 분야에서는 사람들의 유전적 성향을 파악하여 질병을 예측, 예방하고, 개인의 유전정보를 기반으로 한 맞춤의료 서비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전사체학이 더욱 발전한다면 머지않아 이런 개인마다의 다양한 표현형(Phenotype)에 유전형(Genotype)을 매핑(Mapping)하는 오랜 숙제를 풀고 진정한 개인 맞춤 정밀의료 시대가 오게 될 것이다.3),4)
지난주 감기 때문에 앓아 누웠다. 열이 많이 나서 하루는 회사에도 못 나가고 연차 휴가를 내며 쉬었다. 병원에선 다행히 독감은 아닌데 증상이 심하다며 한 봉지 가득 약을 처방해줬다. 아내와 나는 평균적으로 볼 때 건강한 부부에 속하지만, 개별적으로 따져보면 아내에 비해 나는 훨씬 자주 감기에 걸린다. 아내는 내가 감기에 걸려 집안 곳곳에 감기바이러스를 퍼뜨릴 때에도 끄떡하지 않고 여전히 감기에는 잘 안 걸린다. 올 초 내가 독감으로 고생할 때에도 아내는 아무 이상이 없었다. 감기나 독감바이러스가 들어왔을 때 대처에 필요한 유전자 발현이 아내는 잘 되는데, 나는 잘 안 되는 것 같다.
아내는 나와 달리 독감이나 감기에는 강하지만, 육체적 정신적 피로감을 자주 느낀다(반면에 나는 에너지가 넘치는 편이다). 특히 직장일, 육아와 집안일을 혼자 다 해내야 하는 상황이 닥치면 많이 힘들어한다. 힘드니까 때론 해야 할 일을 좀 방치하는 것도 괜찮을 텐데 그런 상황은 아내를 더 짓누른다고 한다. 마침 내가 야근에, 몸까지 안 좋아 들어 눕기까지 하니 아내는 많이 우울해 했다. 눈물까지 보이며 하소연을 한다. 무딘 남편은 뒤늦게야 적절한 위로의 말이 떠오른다.
“여보, 집안일 혼자 다 하느라 많이 힘들었죠? 도와주지도 못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에나 정신 팔려서 미안해요. 당신 맞춤형 남편으로 다시 돌아 갈게요. 사랑해요~”
※ 참고
1) https://en.wikipedia.org/wiki/File:RNA-Seq_workflow-5.pdf
2) https://hemberg-lab.github.io/scRNA.seq.course/introduction-to-single-cell-rna-seq.html
3) https://www.nature.com/articles/s12276-018-0071-8
4) http://www.cdc.go.kr/CDC/cms/cmsFileSeDownload.jsp?fid=31&cid=12742&fieldName=attach1&index=1&fk=125995ccc775ec996a785aa7396fc812e9fd86c82717ef18f928661992d9d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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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의 꿈을 이루진 못했지만 주어진 삶의 현장에서 어설픈 휴머니스트라도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살아가는 평범한 직장인. 바이오분야 전공 대학졸업후, 제약사를 거쳐, 현재는 십수년째 암연구소 행정직원으로 근무중. 평소 보고 들은 암연구나 암환자 이야기로부터 나름 진지한 인생 교훈을 도출해 보고자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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