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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암 면역요법의 역효과 - 종양의 증식에 기름을 붓는 듯
의학약학 양병찬 (2019-04-01 09:22)

A lung cancer (arrow) grew slowly before the patient received an immunotherapy drug, as seen in images made 7 weeks apart
A lung cancer (arrow) grew slowly before the patient received an immunotherapy drug, as seen in images made 7 weeks apart (left and center). Three weeks after the treatment, it had ballooned. S. CHAMPIAT ET AL., NATURE, VOL. 15, 751, (2018) (참고 1) ADAPTED BY C. AYCOCK/ SCIENCE

65세 여성이 (肝으로 전이되어 치명적인 것으로 예상되는) 희귀 자궁내막암(endometrial cancer)을 앓고 있었지만, 아직 일도 하고 수영도 할 수 있을 정도로 건강 상태가 양호했다. 마지막 희망으로, 의사가 그녀에게 (일부 환자에게 기적에 가까운 결과를 가져온) 암 면역요법제를 투여했다. 그랬더니 웬걸. 약물을 투여받기 시작한 지 3주 만에, 간 종양이 성장하여 배에 오렌지만 한 종양이 부풀어 오르는 게 아닌가! "그녀의 종양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녀는 결국 죽을 운명이었지만, 안타깝게도 우리가 그녀의 죽음을 재촉한 셈이었다"라고 UCSD의 라젤 쿠르츠록(종양학)은 말했다.

그 환자는 점점 저 늘어나고 있는 '빠르게 진행되는 암'의 사례 중 하나로, 소위 암관문억제제(checkpoint inhibitor)의 어두운 면을 보여준다. 일부 진행성암 환자들을 몇 년 동안 완화(remission)시킨 이 항체약물(antibody drug)은, PD-L1이라는 종양단백질로 하여금 (T 세포 표면의 PD-1이라는 단백질을 활성화시킴으로써) T 세포를 억제하지 못하도록 차단한다. 그러나 약 20%의 환자들만이 그 약물에 장기적으로 반응하므로, 쿠르츠록을 비롯한 미국과 유럽의 종양학자들은 "몇몇 환자들의 경우, 암관문억제제가 종양의 증식을 되레 부추길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누적되는 논문과 급성진행(hyperprogression) 일화에도 불구하고, 일부 암 연구자들은 그게 단순한 착각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암관문억제제를 투여하기 전에 환자의 종양이 어차피 빨리 성장할 운명이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신자'와 '불신자'의 두 패로 나뉘었다"라고 이탈리아 국립 종양연구소의 마리아나 가라시노(종양학)는 말했다. 그녀는 이번 주 애틀랜타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협회(AACR: American Association for Cancer Research) 연례모임에 참석하여 이 이슈를 논의할 예정이다(참고 2).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국립암연구소(NCI: National Cancer Institute)가 주최하는 세션에서, 연구자들은 급성진행이 진짜인지, 만약 그렇다면 그 '주가를 올리고 있는 약물'을 투여받지 말아야 할 환자를 가려내는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최초의 우려가 제기된 것은 2016년 말, 프랑스 귀스타브 루시 연구소(Gustave Roussy Institute)의 연구자들이 「항 PD-1 치료제(anti–PD-1 treatment)」를 투여받은 131명의 암 환자들 중 12명의 종양 크기가 3개월 내에 두 배로 늘어난 현상을 기술하기 위해 「초진행(超進行)」이라는 용어를 만들고 나서부터였다(참고 3). 2017년 3월, 쿠르츠록과 UCSD의 카토 슈메이는 155명의 환자 중 6명에서 유사한 현상을 보고했다(참고 4). 그 이후 5~6팀이 「암관문억제제-촉발 초진행(checkpoint inhibitor–triggered hyperprogression)」의 증거를 보고했는데, 그 비율은 (많은 암의 경우) 7%에서 (두경부암의 경우) 29%까지 다양하다.

많은 암 연구자들은 '그런 신속성장은 질병의 자연스런 과정일 수 있다'며 주의를 환기하고 있다. "암 환자, 특히 중증 환자들을 치료한 의사들은 누구나 질병이 갑자기 악화되는 상황을 경험한 적이 있다"라고 NCI 임상시험용 약물분과(NCI's Investigational Drug Branch)의 엘라드 샤론(종양학)은 말했다. "한 가지 문제는 의료진마다 「초진행」을 제각기 다른 방식으로 규정한다는 것이다." 이번 AACR 모임에서, 토론자들은 (분야 전체에서 사용될 수 있는) 표준정의(standard definition)를 규정하는 방법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초진행」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되는 두 번째 이유는, 「항 PD-1 약물」이 종양의 증식을 촉진하는 메커니즘에 대한 생물학적 설명을 내놓은 사람이 지금껏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과학자로서, 우리는 메커니즘을 원한다"라고 쿠르츠록은 말했다.

쿠르츠록은 자신이 담당한 「초진행」 환자들에게서 한 가지 단서를 발견했는데, 그 내용인즉 "대부분의 경우 EGFR에 변이가 있거나, MDM2 또는 MDM4의 개수가 많다"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유전자들은 모두 발암유전자로 알려져 있다.) 지금까지 이러한 발견을 확인한 연구팀은 소수에 불과하지만, 쿠르츠록과 함께 연구하는 과학자들은 (세 가지 유전자의 변이를 보유한) 암세포주(株)와 생쥐모델을 이용하여 암관문억제제 치료가 성장촉진분자의 분비를 촉발하는지 여부를 연구하고 있다.

가라시노와 동료들은 대식세포(macrophage)라는 면역세포의 핵심역할을 의심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대식세포가 종양의 내부와 주변에서 종종 발견되며, 항암면역반응(anticancer immune response)을 억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녀가 이끄는 연구진은 2018년 9월 『Clinical Cancer Research』(온라인판)에 발표한 논문에서, "187명의 폐암환자 중, 「항 PD-1 약물」을 투여받았을 때 「초진행」을 경험한 환자 39명 전원의 치료전 종양조직(pretreatment tumor tissue)에서 비정상적인 양의 특정 대식세포가 탐지되었다"고 보고했다. 또한 그녀가 이끄는 연구진에 따르면, 39명의 환자 중 일부에서 채취된 암세포나 종양샘플을 'T 세포가 결핍된 생쥐'에게 투입한 후, 그 생쥐들을 「항 PD-1 약물」로 치료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그 종양들은 「항 PD-1 약물」을 투여받지 않은 생쥐들의 종양보다 빨리 성장했고, (인간 환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대식세포로 가득 찼다고 한다. 이는 암관문억제제가 그 세포들을 (종양을 선호하는) 면역억제모드(immune-suppressing mode)로 전환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쿠르츠록도 가라시노도 특이적인 메커니즘을 밝혀내지 못했다"라고 2016년 논문의 공저자인 장-샤를 소리아는 말했다. (그는 현재 「PD-L1 억제제」를 만드는 아스트라제네커에 근무하고 있다.) "우리는 「초진행」을 경험할 수 있는 환자들을 확인하고, 그들과 '다른 이유 때문에 면역관문억제제의 혜택을 볼 수 없는 환자들'을 구별하기 위해, 기준이 되는 임상적/생물학적 변수를 발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그는 말했다.

만약 「초진행」의 위험이 높음을 알려줄 수 있는 유전적 변화나 생체지표를 발견할 수 있다면, 그에 대한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들에게 1차적으로 '「PD-1 억제제」를 삼가라'고 조언할 수 있을 것이다. 쿠르츠록의 경우, 자신의 환자들에게서 MDM2 증폭(MDM2 amplification)이 발견되는 경우 이미 그런 조치를 취하고 있다. 또는 성장촉진 효과를 상쇄하는 제2의 약물을 투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그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먼저 생검(biopsy)을 통해 위험인자를 확인한 후 대안요법을 고려하는 상황이 확립되어야 한다."라고 샤론은 말했다. 그러나 현재로서 가장 시급한 것은, 종양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약물이 부채질하는 종양의 폭발적 성장(drug-fueled explosions in tumors)이 실제상황인지 여부'에 대해 일치된 의견을 내놓는 것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71-018-0111-2
2. https://www.aacr.org/Meetings/Pages/MeetingDetail.aspx?EventItemID=174
3.http://clincancerres.aacrjournals.org/content/early/2016/11/08/1078-0432.CCR-16-1741
4. http://clincancerres.aacrjournals.org/content/23/15/4242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9/03/new-drugs-unleash-immune-system-cancers-may-backfire-fueling-tumor-grow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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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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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1
회원작성글 dhleemd  (2019-04-02 05:16)
종양의 발병은 대개 30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한다. 면역 네트워크는 하늘의 별만큼 복잡하다. 지난 20여년 동안 모두 많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그것은 마치 정반합의 탁구 경기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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