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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과정통] 우리나라는 연구생산성이 정말 낮은 나라인가?
Bio통신원(이남우)
연구 결과를 제외하고 R&D와 관련되어 나오는 기사 중 최근 들어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 중의 하나는 바로 우리나라가 GDP 대비 R&D투자를 가장 많이 한다는 내용일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2017년 기준 78조 7,892억원을 R&D에 투자하였으며, 이는 GDP 대비 4.55%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OECD 국가 그 어느 나라보다도 GDP 대비 가장 많은 금액을 R&D에 투자하고 있다.1) GDP 대비 규모 외에도 절대적인 금액에서도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에 이어 5위에 해당하는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더욱 대단한 것은 2008년 이후 우리나라의 R&D 투자는 연평균 9.6%의 증가율을 보이며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2008년 34조 4,981억원 대비 10년이 지난 2017년에는 연구개발비가 2배가 넘는 128.4% 증가하였다. 단순 금액뿐만이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 달리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용의 비율도 지속적으로 늘어 왔다. 특히, 2008년 이후 중국을 제외(1.44->2.11%)한 미국(2.72~2.82%), 일본(3.14~3.34%), 독일(2.60~2.93%), 프랑스(2.06~2.28%), 영국(1.63~1.69%) 등 주요국가들의 GDP 대비 R&D 투자 비율은 정체된 반면 우리는 매년 0.01% 포인트라도 꾸준히 증가하는 경향을 지난 10년간 보여주었다(3.12->4.55%).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많은 R&D 투자를 하고 있음에도 그에 따른 성과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그리고 R&D 투자 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그러한 비판은 더욱더 잦아지고, 강해지고 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R&D 투자 확대 회의론까지 등장하고 있다. 실제 연구성과의 통계를 살펴보면 이에 대해 답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다양한 연구성과가 존재하지만 정량적으로 살펴보기 쉬운 논문과 특허를 바탕으로 연구성과 현황을 살펴보자.
SCI 등재 과학기술 논문 출판 건수의 경우 2017년 기준으로 60,529건의 논문이 발표되었으나, 이는 2008년 34,515건 대비 75.4% 증가에 그쳤다.2) R&D투자 금액의 순위는 2017년 기준 5위였던 반면, 논문 출판 건수 순위는 지난 10년간 계속 12위를 유지하여 왔다. 그나마 점유율은 2008년 2.83%에서 2017년 3.51%로 조금 상승하기는 하였다. 하지만 R&D 투자 금액의 증가 대비 논문 수의 증가는 발생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고, 전 세계 순위 또한 변하지 않은 것 또한 사실이다.
특허 출원 건수와 등록 건수 또한 지난 10년간 증가하기는 하였지만 R&D 투자비용만큼의 증가율은 보이지 않는다. 2017년 기준 국내 특허 출원은 204,775건, 등록은 120,662건으로 2008년 대비 각 20.1%, 44.5% 증가에 그쳤다. 투자는 128.4% 증가하였는데 그에 따른 특허 수의 증가는 분명 적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R&D 투자비용의 증가만큼 연구성과 양이 증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는 무조건 적으로 비판받아야 하는 것일까? 이는 좀 다르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본적으로 10년 전과 지금의 연구생산성에는 차이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특허와 관련된 연구이기는 하지만 특허 1개를 출원 또는 등록시키기 위해 투자되는 R&D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왔다.3) 물론 이는 미국 특허를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비슷한 경향을 보임을 부인하기는 힘들다. 단순히 특허뿐만이 아니라 FDA를 통해 승인되는 신약 개발에 투자되는 연구비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4) 이러한 트렌드는 논문에도 확장 적용해 볼 수 있을 것이므로, R&D 투자 증가 비율 대비 논문, 특허 비율 증가가 이루어지지 못함을 설명할 수 있다.
만약 이것만으로 납득이 되지 않는다면 R&D 투자와 모든 연구성과 양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미국과 상대적 비교를 진행해 보자. 2016년 기준 미국은 5,111억 달러를 투자하여 439,781건의 논문을 발표하였고, 미국 국내 특허 출원은 606,956건, 등록은 318,829건의 성과를 창출하였다.5) 2016년 달러 환율을 적용하여 2017년 우리나라 투자금액은 697억 달러이다. 이를 바탕으로 연구생산성을 계산해 보면 우리나라는 미국보다 같은 금액 대비 오히려 더 나은 수치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같은 연구비로 논문의 경우 1%, 자국 특허 출원의 경우 145%, 등록의 경우 12% 더 많은 연구성과를 창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사회에서 R&D 투자를 통해 기대하는 성과는 1차 결과물(Output)인 논문과 특허보다는 기술이전이나 사업화와 같은 2차(Outcome) 결과물이나 경제성장 및 사회 혁신과 같은 3차 결과물(Effect)이고, 이러한 측면에서 국내 R&D 투자의 증가 대비 효과가 적다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2, 3차 결과물에 대한 측정은 쉽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인 자료를 근거로 우리나라의 연구생산성이 낮음을 지적하기 또한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이 문제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R&D의 특수성을 고려해야만 한다. R&D 기반의 성과는 물론 해당 R&D 성과 창출에 투자된 직접적인 R&D 비용도 영향을 끼치지만 해당 R&D 이전에 그와 관련하여 얼마나 많은 투자가 이루어졌는지가 더 큰 영향을 끼친다. 해당 R&D를 수행할 수 있는 인력은 충분히 양성되었는지, 관련 학문 분야의 지식은 얼마나 축적되었는지, R&D 노하우는 얼마나 갖추었는지 등 해당 R&D와 관련하여 그 사회가 얼마만큼의 축적을 이루어 놓았는지에 따라서 같은 투자를 하여도 결과는 천지차이로 발생하게 된다. 아이작 뉴턴의 난 거인 위에 올라선 사람일 뿐이다라는 말이 바로 이 부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다. 즉, 축적의 시간이 R&D에는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다시금 R&D 투자비 통계로 돌아가 보자. 2017년 기준 우리나라는 절대적인 투자금액이 5위라고 하였다. 하지만 10년 전에는 절대적인 투자금액을 기준으로는 10위권 밖이었다. GDP 대비 우리나라가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지식의 축적은 GDP 대비 R&D 투자비율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절대적인 R&D 투자금액에 의해 이루어진다. R&D 투자 금액만으로 지식의 축적의 양을 따진다면 최근에는 그 격차가 줄어들고는 있지만 미국은 매년 우리보다 10배가 넘는 지식을 축적하여 왔다. 그리고 그것이 10년이 쌓이면 축적되는 지식의 양에서 100배의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최근 10년만을 살펴보았을 때 이야기다.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연구개발에 투자를 시작한지는 40년이 채 안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 선진 국가들은 이미 100여년 전부터 R&D에 대한 투자를 하여왔다. 거기서 발생하는 지식 축적의 차이는 상상조차 불가능하다. 단순히 축적된 지식의 양 차이뿐이겠는가. 그 과정에서의 문화 차이는 더더욱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시대의 발전으로 지식의 전파가 수월해졌기에 어찌보면 우리나라는 적은 투자에서도 남들이 막대한 비용을 통해 축적한 지식을 적은 비용으로 습득하여 왔던 것일지도 모른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나라 사회가 그러했듯이 과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그로 인해 투자는 많이 하는데 왜 성과가 이전보다 더 발생하지 않냐고 다그치고 있다. 나는 그들에게 오히려 거꾸로 묻고 싶다. 지금까지의 투자만으로 이만한 성과를 창출한 것이 대단한 것 아니었겠냐고. 이제는 모방이 아닌 선도가 필요한 분야에서의 지식 축적이 필요하기에 다른 국가만큼의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그곳에서 기대하는 성과 창출을 하기가 쉽지 않은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결론적으로 우리나라의 연구 생산성은 결코 낮지 않다. 물론 1차 결과물이 아닌 사회가 기대하는 2, 3차 결과물로 R&D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 하지만, 연구 생산성이 낮으니 R&D 투자 확대를 재고할 필요가 있다는 일부 지적에는 전혀 동의할 수 없다. 앞서 말했지만 우리가 그동안 R&D 투자 대비 비정상적으로 연구 성과를 잘 창출해 왔던 것이고, 앞으로 새로운 분야에서 선진국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결코 R&D 투자의 절대금액의 차이를 더 줄여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부디 우리 사회가 R&D의 이러한 특성을 이해하고, 통계자료를 올바르게 해석하여, 우리나라 R&D의 효율성을 오히려 칭찬해주고, 더 많은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변해가기를 기대해 본다.
※주석
1) OECD, Main Science&Technology Indicator 2018-1
과학기술정보통신부, KISTEP, 2017년도 연구개발활동조사 보고서
2) KISTEP-KAIST 과학기술논문 질적성과 분석연구(2003-2017)
3) WIPO, World Patent Report: A statistical Review 2008
4) Soft Machines, Productivity : in R&D, healthcare and the whole economy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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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계와 관련하여 다양한 통계가 존재합니다. 우리가 연구를 수행하는 데에는 직접적인 영향이 없지만 그러한 연구 수행을 가능하게끔 하는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수립하는 데에는 과학기술 통계가 많이 활용될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국제적으로 어떠한 과학기술 통계들이 있는지 과학기술계 전반을 이해하는 데 있어 알아두면 좋을 통계 자료들을 소개하고, 통계 현황을 바탕으로 한 과학기술 정책 시사점들을 도출하여 여러분들과 함께 같이 공유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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