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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해충에서 플라스틱 분해 실마리 찾다
생명과학 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19-03-07 10:06)

순수 국내연구진(이하 연구진)이 최근 세계적인 관심사인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발견하였다. 기존 미생물에 의한 플라스틱 분해 이외에 곤충의 효소에 의해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고하여 플라스틱 오염문제 해결의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미세 플라스틱을 선택적으로 분해할 수 있을 있는 새로운 기술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이하 생명연)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교신저자: 류충민 박사, 제1저자: 공현기 박사)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주요사업과 농촌진흥청 우장춘프로젝트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셀 리포트 (Cell Reprots, IF 8.03) 2월 26일자(한국시각 2월 27일) 온라인 판에 게재되었다.
     (논문명 : The Galleria mellonella hologenome supports microbiota-independent metabolism of long-chain hydrocarbon beeswax)

꿀벌부채명나방은 병원성세균의 동물 모델로 널리 사용된다. 사람체온에서 병을 일으키는 병원성 세균처럼 37도에서도 잘 자라고, 1-2일내에 증상을 보이며, 초파리나 예쁜꼬마선충 같이 너무 작지도 않아서 직접 원하는 부위에 병원균 접종이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가격이 저렴하여 대량 약물 스크리닝이 가능하고, 항생제내성 세균인 슈퍼박테리아 연구에 중요한 동물 모델로 사용되고 있다. 특히 쥐에 대한 실험결과와 연관성이 높아, 쥐와 같은 소형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대체 방안으로 최근 각광을 받고 있다.

연구팀은 이전 연구에서, 국내에서 높은 감염률을 보이는 슈퍼박테리아 (아시네토박터 바우마니; Acinetobacter baumannii)를 대상으로 항생제의 복합체[폴리믹신(항생제)과 네트롭신(항암제)]가 기존의 폴리믹신 항생제의 문제가 되는 신장독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면서 기존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꿀벌부채명나방 모델을 통해 연구를 하던 중, 꿀벌부채명나방이 벌집을 먹이로 삼는다는 점에서 연구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다.

벌집은 왁스*라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전 연구에서 왁스를 분해하는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도 분해 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었다. 즉, 기존 연구는 왁스의 화학적 구조가 플라스틱의 주원료인 폴리에틸렌과 유사하여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을 부수어서 먹은 후 장내에서 소화를 시켜 분해하는 것을 밝혀낸 것이다.
      * 왁스는 구조상 플라스틱과 아주 유사하게 생겼고, 특히 플라스틱 중에 폴리에틸렌(polyethylene)과 유사하게 생김

기존 연구에서는 플라스틱이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미생물에 의해서 분해된다는 것이 정설이었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항생제를 이용하여 장내미생물을 모두 제거한 후에도 동일하게 플라스틱을 분해한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그래서 연구진은 꿀벌부채명나방의 유전체를 분석하고 왁스와 플라스틱을 먹였을 때 곤충장내에서 특별하게 만들어지는 단백질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왁스와 플라스틱을 분해할 때 만들어지는 다량의 효소(에스터라아제, 라이페이즈, 시토크롬 P450)를 새롭게 찾아서 보고하였다.

해당 유전체분석을 통하여 꿀벌부채명나방이 다른 비슷한 곤충과 비교해서, 왁스 분해 효소의 종류와 유전자의 개수가 확장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연구진은 해당 연구성과에 대한 후속 연구로, 효모를 이용한 효소 발현으로 플라스틱 분해 방법을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유전체연구를 다년간 진행한 울산과기대의 박종화 박사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이루어 졌으며, 장기적 지원이 가능했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인터-킹덤지노믹스 기반 슈퍼박테리아 제어 연구사업’으로 수행되었다. 

연구책임자인 류충민 박사는 “꿀벌부채명나방 유래 효소를 이용한다면 보다 효율적으로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산업적 가치도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   구   결   과   개   요

□ 연구배경
 ○ 플라스틱은 현재 얼마나 많이 생산되며, 이로 인해 존재하는 자연계의 오염실태는 어떠한가?

  - 현재 플라스틱에 의한 해양 오염은 심각한 수준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플라스틱 아일랜드(plastic island)' 역시 이러한 사례 중 하나이다. 북태평양 하와이 근처에 있는 약 155만㎢ 넓이의 거대한 플라스틱섬은,  '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의 조사에 따르면, 플라스틱 쓰레기의 개수는 약 1조 8,000개, 무게는 8만 톤에 이른다고 보고되었다. 세계경제포럼(WEF) 역시 "2050년이면 바다에는 물고기보다 플라스틱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 국내에서도 환경부 산하 환국환경산업기술원의 보고에 따르면 전 세계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물 발생량은 1950년부터 2015년까지 65년 동안 플라스틱 생산량은 8,300백만 톤이며,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6,300백만 톤으로 추정된다. 현재의 추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까지 누적 쓰레기 발생량은 330억 톤이 될 것으로 될 것으로 추정되며, 재질별로는 폴리에틸렌(PE)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 국내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은 2016년 기준 약 10.1백만 톤이다 (환경부, 2017). 폐기물 통계에서 집계되지 않는 양도 포함되지 못하였기 때문에 실제 플라스틱 폐기물 양은 이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 2010년 기준으로 해양으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폐기물의 양이 4.8백만 톤 ~ 12.7백만 톤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한 해양오염에 관한 자료는 시민모니터링 활동에서부터 과학적 조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하지만, 조사방법이 상이하기 때문에 결과비교 및 해석이 어렵다.

  - 국내 해안폐기물 모니터링 결과에 따르면, 플라스틱류가 56%를 차지하고, 해양으로 유입된 폐기물은 해류를 따라 떠돌면서 전 세계 해양을 오염시키고 있다. 특히 비중이 가벼운 플라스틱 폐기물(비중 1미만의 PE, PP, EPS 등 재질의 플라스틱)의 경우에는 파편화되어 미세플라스틱(직경 5 mm미만 크기의 플라스틱)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 해양 내 미세플라스틱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미세플라스틱이 해양생태계 내 먹이사슬이나 소금 등을 통해 인체에 유입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국내 시판 중인 굴과 바지락 등 4종류의 조개류에서 미세 플라스틱 검출 보고가 있었고 (한국해양기술원, 2017), 국내 시판 중인 소금에서도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MBC 뉴스데스크 2018년 9월 3일 보도) 하지만 아직까지 플라스틱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폴리에틸렌을 직접적으로 분해하는 미생물이나 효소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 연구팀은 꿀벌부채명나방을 항생제내성 연구를 위한 동물 모델로 사용하기 위해 사육하면서 플라스틱통에 구멍이 나는 현상을 관찰하였다. 그러던 중 2017년 Current Biology 논문에서 꿀벌부채명나방이 플라스틱을 분해할 수 있다는 논문이 발표되었고, 이러한 점들에 착안하여 연구진은 결정적인 효소를 발굴하기 위해 전사체 분석을 수행한 결과, 기존 예상과는 다르게 미생물의 도움 없이 폴리에틸렌을 분해 할 수 있었다.

□ 연구내용
○ 장내미생물이 실제 플라스틱 분해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하여 5가지 종류의 항생제(항세균제+항진균제)의 복합체를 꿀벌부채명나방의 입으로 먹여 장내에 미생물이 모두 제거된 것을 확인하였다.
○ 원래 꿀벌부채명나방의 먹이가 되는 것이 벌집이고 이 벌집은 왁스라는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 이 왁스는 구조상 플라스틱과 아주 유사하게 생겼고, 특히 플라스틱 중에 폴리에틸렌(polyethylene)과 유사하게 생겨 장내미생물이 제거된 꿀벌부채명나방에 왁스와 폴리에틸렌을 각각 먹이로 주었을 때, 왁스와 폴리에틸렌 모두 분해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하였다.
○ 왁스와 폴리에틸렌은 탄소가 길에 이어진 형태로 되어 있어, 가스크로마토그래피 질량분석기(GC-MS)를 이용하여 긴 사슬의 탄소가 베타-산화과정(Beta-oxidation)을 거쳐 작게 조각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장내미생물을 제거 시킨 것과 그렇지 않은 꿀벌부채명나방에서 동일하게 플라스틱의 긴 사슬이 분해되어 짧은 형태의 플라스틱조각들로 나누어지는 것으로 보아 장내미생물이 없더라도 꿀벌부채명나방 단독으로 플라스틱을 분해 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 구체적인 분해기전을 알아보기 위하여 장내에서 왁스나 플라스틱을 먹었을 때 발현되는 효소를 타깃으로 하였다. 이 실험을 위해서 꿀벌부채명나방의  RNA(mRNA)분석을 실시하였다. 전사체로 알려진 mRNA는 생명체가 단백질을 만들기 위해 DNA로부터 만들어 내는 틀과 같은데, 이러한 mRNA 분석을 통하여 이 곤충이 왁스와 플라스틱을 분해하기 위해 만들어 내는 새로운 단백질(효소)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추론했다.
○ 전사체분석을 위해서 먼저 꿀벌부채명나방의 전체유전자 지도의 완성이 필요했다. 울산과기대의 박종화 박사님과의 공동연구를 통하여 수준 높은 유전자 지도를 완성했고, 전사체 분석도 동시에 진행하여 왁스와 플라스틱 특이적인 효소 후보를 선발하였다.
○ 긴 사슬의 탄소를 분해하기 위해 초기에 필요한 효소는 에스터라아제(Esterase), 라이페이즈(Lipase), 시토크롬 (cytochrome) P450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 발견되었다. 이 3가지 유전자는 특히 꿀벌부채명나방이 장에서 플라스틱이 분해되는 시점에서 많이 만들어 지고 다른 조직에 비해서 장내에서 특이하게 많이 발현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 중간 사이즈로 잘려진 플라스틱과 왁스는 이후에는 곤충 내 추가적인 효소들의 작용에 의해서 더욱 짧게 잘려지는 것을 질량분석기를 이용하여 확인하였다.
○ 본 실험실에서 사용한 플라스틱은 폴리에틸렌으로 플라스틱 중에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지만 현재 분해 가능한 미생물이나 효소가 보고되지 않고 있다.

□ 연구성과의 의미
▶ 플라스틱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
○ 본 연구에서 보여준 바와 같이 플라스틱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을 효과적으로 분해하여 플라스틱 환경오염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꿀벌부채명나방의 장내 효소를 발굴하여 대량배양 후 이용한다면 플라스틱 오염의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할 수 있다.
○ 꿀벌부채명나방 외에도 플라스틱을 분해할 것으로 예상되는 밀웜과 다른 명나방류에 대한 추가적인 연구를 통하여 플라스틱 분해 효소의 추가적인 선발도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 자연 분해가능한 새로운 플라스틱 개발 가능
○ 선발된 효소의 효능향상(directed evolution)등을 이용하여 분해 효율을 높이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또한, 신규 발굴 효소 기반 분해 가능한 새로운 종류의 플라스틱을 개발하여, 분해가 되지 않아 생기는 다양한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전략 수립이 가능할 수 있다.

연 구 결 과  문 답

이번 성과 뭐가 다른가

1. 플라스틱 구성 요소 중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폴리에틸렌을 분해하는 미생물이나 효소가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를 분해할 수 있는 곤충 효소를 세계 최초로 발견한 것.

어디에 쓸 수 있나

1. 폴리에틸린으로 만들어진 플라스틱을 분해하는데 사용가능함.
2. 환경에서 수거된 플라스틱을 태우지 않고 효소로 분해할 수 있음.
3. 미세플라스틱만 골라서 분해할 수 있는 기술 개발 가능

실용화까지 필요한 시간은

폴리에틸렌 분해 효소를 찾고, 기술 최적화를 거쳐 대량 배양하는데 3-5년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

실용화를 위한 과제는

전사체 분석으로 선발된 효소의 후보군을 효모에서 과발현 시켜 폴리에틸렌을 작은 분자로 분해 할 수 있는 연구가 추가적으로 필요함.

연구를 시작한 계기는

항생제내성 연구를 위하여 동물모델을 찾던 중 기존에 쥐를 이용하기에는 동물인권과 공간과 시간의 한계가 많아서 대량 스크리닝을 할 수 없기 때문에 가장 간편하게 인체병원균을 사용할 수 있는 꿀벌부채명나방으로 기존 실험을 실시하였는데 이 곤충을 기르면서 자주 플라스틱 용기를 뚫고 나오는 경우가 관찰되어 플라스틱 분해에 대한 아이디어를 가지게 되었음.

에피소드가 있다면

꿀벌부채명나방의 애벌레 상태에서 주로 실험이 진행되면서 2-3주만에 모든 실험을 마쳐야하기 때문에 이 시기를 맞추기가 힘들었으며, 여름과 겨울에 벌레 수급이 좋지 않아 실험을 할 수 없어, 실험실에서 결국 꿀벌부채명나방을 알부터 키워서 실험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게 되었음.
이렇다 보니 실험실에 늘 나방이 날아다니고 연구를 하는 연구원은 옷과 가방에 이 벌레가 자주 나온다는 불평을 하기도 했음.

꼭 이루고 싶은 목표는

1. 환경오염의 주범인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획기적인 효소를 발굴하여 실재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확립하고 싶다.
2. 다른 곤충에서도 플라스틱 분해 효소를 발굴하여 추가적인 분해 효율 증대를 확립하고 싶다.

신진연구자를 위한 한마디

과학의 시작은 아이디어이고 그래서 획기적인 아이디어가 아니면 멋진 연구를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휴대폰과 컴퓨터에 매달리기 보다는 자신 속에 잠자고 있는 아이디어를 찾기 위해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토양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꿀벌부채명나방

그림 1. 토양에서 플라스틱을 먹고 있는 꿀벌부채명나방

꿀벌부채명나방의 왁스 섭식
그림 2. 꿀벌부채명나방의 왁스 섭식

꿀벌부채명나방의 부위 별 미생물 유무에 따른 왁스 및 폴리에틸렌의 대사산물 분석
그림 3. 꿀벌부채명나방의 부위 별 미생물 유무에 따른 왁스 및 폴리에틸렌의 대사산물 분석

꿀벌부채명나방의 왁스 분해과정 도식화

그림 4. 꿀벌부채명나방의 왁스 분해과정 도식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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