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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가 최소화된 미생물의 독특한 생장원리 규명
생명과학 한국연구재단 (2019-03-06 10:55)

조병관, 김선창 교수(KAIST) 연구팀이 유전자가 최소한으로 축소된 미생물의 생장 원리를 규명해 유용 단백질 생산 효율을 향상시켰다고 한국연구재단은 밝혔다.

전자 기기를 제작하듯이 세포를 원하는 대로 합성하여 바이오연료나 생리 활성 물질을 생산하는 유전공학 기술이 등장했다. 그 중에서도 불필요한 유전자를 모두 제거하고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유전자만 남긴 ‘최소유전체’가 주목받고 있다.

대장균, 방선균, 효모 등의 최소유전체 제작이 시도되었으나, 성장속도가 느려지는 등 한계가 발생해 활용 가치가 크지 않았다.

연구팀은 자연계에서 수백만년에 걸친 진화과정과 같이 실험실에서 최소유전체 대장균이 단기간에 적응진화하도록 유도했다. 이로써 최소유전체의 성장 속도를 정상세포 수준(기존 최소유전체의 180% 가량)으로 회복시키고, 단백질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향상시켰다.

특히 최소유전체는 정상 대장균과는 다른 당대사 경로를 이용하여, 환원력*이 4.5배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리코펜* 또는 비올라세인*과 같은 유용물질을 80% 더 많이 생산했다.
    * 환원력 : 세포 내에서 고분자 화합물을 합성하는데 필요한 에너지(전자)를 제공하는 능력
    * 리코펜(lycopene) : 토마토에 대량 들어있는 붉은색의 항산화물질
    * 비올라세인(violacein) : 미생물이 생산하는 항바이러스, 항진균, 항암작용을 하는 보라색 색소

또한 모든 미생물들은 유전자를 조작해도 단백질을 일정 수준 이상 생산하지 못하는 ‘번역 완충’ 현상이 발생하는 반면, 최소유전체는 이 현상이 발생하지 않으므로 단백질 생산량이 200% 증대되었다.

연구진은 “이 연구를 통해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작동원리를 규명함으로써, 향후 미생물 기반 바이오 화합물 생산 산업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글로벌프론티어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다.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2월 25일(한국시간) 게재되었다.

< 논문명, 저자정보 >

논문명
Adaptive laboratory evolution of genome-reduced E. coli
저  자

조병관 교수(교신저자/KAIST), 김선창 교수(교신저자/KAIST), 최동희(제1저자/KAIST), 이준형(제1저자/KAIST), 유민섭(KAIST), 황순규(KAIST), 성봉현(한국생명공학연구원), 조수형(KAIST), 베르나르드 팔슨(Bernhard Palsson,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

< 연구의 주요내용 >
1. 연구의 필요성

 ○ 유전 공학의 발달로, 전자회로를 설계-제작하듯이 세포도 설계 및 합성하는 합성생물학 기술이 등장하였다. 합성생물학을 통해 구축한 유전자 회로 및 합성 세포는 바이오연료나 유용 생리 활성 물질의 생산을 가능케 하였다.
 ○ 최소유전체란 생명 현상을 유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유전자 이외에 불필요한 유전자를 모두 제거한 유전체를 말하는데, 불필요한 유전자의 전사, 번역 및 이로 인해 낭비되는 대사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매우 효율적인 유전체이다.
 ○ 최소유전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생명현상에 필수적인 유전자 집합을 알아내는 것이 중요하지만, 이를 알더라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최소유전체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수백 가지 유전자간의 복잡한 상호작용을 규명해야한다. 하지만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유전자 발현이 어떻게 조절되며 유기적으로 상호작용 하는지는 연구가 미비하였다. 이 때문에 기존에 구축된 최소유전체 미생물들은 성장 속도가 느리거나, 유전자 회로 구축이 어려운 등의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 연구진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최소유전체 미생물의 성장 속도를 회복하려 하였고, 다중오믹스*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최소유전체에 대한 보다 정밀한 분석을 진행하고자 하였다. 마지막으로 분석한 정보를 바탕으로 최소유전체가 여러 유용 물질 생산의 골격이 될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하여 연구를 진행하였다.
     * 다중오믹스 (Multiomics) : 세포에 있는 유전체, 전사체, 단백체, 대사체, 상호작용체 등의 오믹스(-체)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 동시에 분석하는 것

2. 연구내용
 ○ 실험실 적응진화 기술을 이용한 최소유전체 성장 속도 회복
   - 자연계에서 수십~수백만 년에 걸쳐 진행되는 진화 과정을 실험실에서 재현·가속화한 적응진화기법을 통해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성장속도를 획기적으로 증가시켰다 (적응진화 전후 대비 180% 증가).
 ○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돌연변이 분석
   - 유전체 분석을 통해, 적응진화 과정에서 발생한 118개의 돌연변이를 발견하였고, 돌연변이를 개별적으로 재현·검증하여 성장 속도를 증대시키는 원인 유전자를 규명하였다.
   -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DNA의 유전자 정보를 mRNA로 전사하는 RNA 중합효소의 돌연변이로 인하여 세포 내의 전체적인 유전자 발현이 재구축(reprogramming)되었으며 최소유전체의 대사 경로와 유전자 발현은 일반적인 미생물과 상당히 다르다는 것을 규명하였다.
   - 기존의 최소유전체에는 일반적인 미생물의 조작 원리를 적용하였기 때문에 성장이 저해되었는데, 재구축된 당대사 및 필수 아미노산 대사 경로의 분석을 통해 최소유전체에 맞게 최적화된 새로운 대사 원리를 제시하였다.
 ○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전사체 분석 및 유용 화학물질 합성
   - 최소유전체의 전사체 분석 결과, 당대사 과정에서 대부분의 생명체가 주로 사용하는 경로가 아닌 대사 경로를 더 많이 이용함으로써, 타 대장균보다 4.5배 높은 환원력을 얻는 것을 발견하였다. 높은 환원력을 가진 최소유전체 대장균을 바탕으로 뛰어난 항산화 효과와 항암효과를 가진 유용 물질인 리코펜 및 비올라세인의 생산량을 일반 대장균 대비 80% 증가시켰다.
 ○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번역체 분석 및 외래 단백질 생산
   - 번역체 해독 결과, 최소유전체에서는 현재까지 밝혀진 모든 미생물에서 존재하는 번역 완충 현상이 발생하지 않음을 확인하였다. 일반적으로 인슐린 등의 단백질 의약품을 생산하려고 할 때, 원하는 유전자를 고발현하더라도 번역 완충 현상에 의해 일정 수준 이상의 단백질을 생산할 수 없었지만, 최소유전체 대장균은 번역 완충 현상이 없기 때문에 단백질 생산량이 일반 대장균에 비해 200% 증대되었다.

3. 연구성과/기대효과
 ○ 이번 연구를 통하여 최소유전체의 문제점을 적응진화를 통해 해결하였고, 다중 오믹스 분석을 통해 다각도로 분석하여 최소유전체에 맞는 대사 원리를 발견하였다. 또한, 최소유전체의 높은 환원력, 낮은 번역 완충 등을 활용하여 일반 대장균보다 월등히 높은 유용물질 및 단백질 생산 능력을 검증하였다. 이를 통해 대사공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향후 미생물 기반 유용 물질 생산 및 바이오 화합물 생산 산업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

적응 진화를 통한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성장 속도 증대
(그림1) 적응 진화를 통한 최소유전체 대장균의 성장 속도 증대
A) 정상 대장균 (MG1655; 검은색)에 비해 성장이 매우 느린 최소유전체 (MS56; 붉은색).
B) 60일에 걸친 적응진화 과정. 60일간 세포를 실험실 조건에서 매일 2회씩 계대 (세대를 거듭함) 배양하였다.
C) 적응진화 후 정상 대장균과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 속도가 회복 됨.
D) 정상 대장균 (MG1655)에 비정상적인 세포 형태를 가지고 있던 최소유전체 (MS56)은 적응진화를 통해 정상적인 세포 형태를 회복함 (eMS57).

적응진화 기간 동안 발생한 돌연변이 분석
(그림2) 적응진화 기간 동안 발생한 돌연변이 분석
A) 총 117개의 돌연변이 중 주요 돌연변이의 발생 현황. 5일 간격으로 진행한 유전체 서열분석을 통해 돌연변이의 발생 패턴 분석.
B, C) 발생한 돌연변이를 적응진화 이전의 원본 최소유전체에 도입하여 성장 속도 증대에 관련된 유전자를 규명.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전사체 분석과 유용화합물 생산

(그림3)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전사체 분석과 유용화합물 생산
A) 전사체 분석 결과 확인한 당대사 경로.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대부분의 생물이 주로 이용하는 EMP 경로가 아닌 ED 경로를 주로 이용함.
B)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세포 내의 에너지 측정.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는 환원력 (NADPH/NADP+로 대변됨)이 일반 대장균보다 월등히 높음.
C)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를 이용한 리코펜 생산.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eMS)는 타 대장균보다 약 1.5배 높은 리코펜 생산 능력을 가지고 있음.
D) 적응진화 최소유전체를 이용한 비올라세인 생산. 적응진화 최소유전체 (eMS)는 타 대장균보다 약 1.8배 높은 비올라세인 생산을 보임.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번역체 번역과 외래 단백질 생산
(그림4)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번역체 번역과 외래 단백질 생산
A) 일반 대장균에서 발생하는 번역 완충 효과. 발현량이 증가할수록 번역의 효율은 감소함.
B)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번역 효율. 발현량에 관계없이 번역 효율이 일정함을 확인함.
C) 적응진화 최소유전체의 외래 단백질 (적색 형광 단백질) 생산 능력 시험. 일반 대장균 대비 3배 높은 단백질 생산을 보임.

󰊳 연구 이야기

□ 연구를 시작한 계기나 배경은?

 최소유전체의 여러 가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하여 최소유전체를 시스템 수준에서 다각도로 분석 하고자 하였고, 국내외 최고 수준의 합성생물학, 유전체학, 시스템 생물학 연구자 등이 모여 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 연구 전개 과정에 대한 소개

 한국과학기술연구원의 주도하에 최소유전체를 구축 및 적응진화를 통해 성장 속도를 증가시켰고, UCSD(미국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캠퍼스)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유전체, 전사체, 번역체 등을 총망라하는 다중오믹스 분석을 수행하였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5년 넘게 합심하여 실험하고 분석에 임하여 최소유전체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향후 대사공학, 합성생물학 연구의 토대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 연구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장애요소는 무엇인지? 어떻게 극복(해결)하였는지?

 이 연구에 이용된 적응진화와 차세대 서열분석을 기반으로 한 다중 오믹스 분석은 유전체학, 단백질, 대사공학, 생화학, 생물정보학 등 각각의 분야에서도 최첨단의 기술을 이용한 분석 방법으로 하나의 연구팀에서 전문성을 가지고 모두 수행하기 쉽지 않았다. 따라서 국내외 여러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가지고 참여하여, 서로 맡은 연구를 진행한 후 이를 하나로 통합하고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분석을 이해하고 전체적인 시각에서 이해하기 위해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였다. 우리 연구팀을 믿고 지원해준 연구재단과 많은 공동 연구자들과 연구원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하였다.

□ 이번 성과, 무엇이 다른가?

 기존 최소유전체 연구는 최소유전체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최소유전체를 구축하여 보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었다. 구축 이후 최소유전체에 대한 폭넓고 깊은 분석과 후속연구가 이루어지지 않아, 최소유전체가 안고 있던 여러 가지 문제점과 향후 최소유전체 신규 제작할 때 참고하거나 적용하여야 할 대사 원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였다. 자연의 진화과정을 모방한 첨단 기술인 적응진화와 거대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다중 오믹스 분석을 통해 최소유전체의 구석구석을 세밀하게 분석한 연구이다.

□ 꼭 이루고 싶은 목표나 후속 연구계획은?

 합성생물학을 선도하는 미국의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or) 연구팀은 최근 미생물 유전체를 화학적으로 복제/합성하는데 성공하였다. 이번 연구에서 제작한 최소유전체는 대장균의 유전체를 축소하는 방법으로 제작하였는데, 이번 연구로 도출한 여러 원리를 기반으로 최소유전체를 처음부터 설계하고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완전히 인공적으로 만든 최소유전체를 합성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싶다. 또한 기존 유전체의 현재 70%정도인 최소유전체의 크기를 더욱 축소하여 보다 효율적인 신규 최소유전체를 제작하려고 한다.

□ 기타 특별한 에피소드가 있었다면?

 이 연구를 마무리하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최첨단의 기술을 통해 분석하기 위하여 매일 새로운 개념과 실험을 진행하였기 때문에 많은 실패를 했었고, 기술을 보유한 국내외 연구팀을 직접 찾아가 배우기도 하였다. 또한 다중오믹스 데이터가 매우 복잡하고 사람의 머리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수학적 모델과 생물학적인 측정 결과를 혼합하여 이를 쉽게 설명할 수 있도록 낮과 밤을 가리지 않은 연구들 통해 연구가 완성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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