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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Nature 사설) 일본, 섣부른 줄기세포 세일즈 중단해야 한다.
의학약학 양병찬 (2019-02-01 09:53)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이 환자에게 판매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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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사히신문 (참고 1)

척수손상(spinal-cord injury) 치료는 의학계에서 가장 어려우면서도 끈질기게 시도되고 있는 치료법 중 하나로, 줄기세포와 재생의학 분야에서 가장 상징적인 목표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진행상황은 실망스러울 정도로 지지부진하다. 동물연구에 기반한, 외견상 전망이 높은 수십 가지 치료법들은 번번이 실패를 거듭해 왔다.

지난주 캘리포니아 소재 아스테리아스 바이오세라퓨틱스(Asterias Biotherapeutics)는 희소식(12개월간에 걸친 임상1상 결과)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인즉 "배아줄기세포를 희소돌기아교세포(oligodendrocyte: 뉴런을 지지하고 그 성장을 자극할 수 있는 중추신경계 세포)로 전환시킨 다음, 척수손상 환자의 등(back)에 주입하는 것"이다. 주입된 세포들은 손상부위 주변에 달라붙은 것으로 확인되었고, 대부분(22명 중 21명)의 환자들은 운동기능이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그것은 아직 초기단계에 머물러 있을 뿐이어서, 운동기능 향상이 세포 덕분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예: 인체의 자체적인 재생능력 작동) 때문인지 분명하지 않다. 이 의문을 해결하기 위해, 아스테리아스는 무작위 대조 임상 2상(randomized, controlled phase II clinical trial)을 추진하고 있다. 그것은 당연한 수순으로, 모든 일은 신중한 단계를 밟아 서서히 엄밀하게 진행되어야 한다.

그와 대조적으로, 일본에서는 다소 우려할 만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지난달 사포로 의대 연구진은 다른 줄기세포 요법들(아스테리아스가 개발하고 있는 치료법 포함)을 따돌리고, 「중간엽줄기세포(mesenchymal stem cell)를 주입하는 치료법」의 판매를 승인받았다(참고 2). 의문의 여지가 있고, 최소한 판매를 늦춰야 할 근거가 충분한데도 말이다.

중간엽세포의 기능, 특히 줄기세포로 기능하여 (일본의 연구진이 제안한 대로) 뉴런으로 분화하는지 여부는 치열한 논쟁에 휘말려 있다(참고 3). 효능이 증명된 임상시험의 참가자는 겨우 13명인 데다, 대조군도 없고 임상시험 데이터도 출판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2014년 환자를 빨리 치료하고 혁신을 자극하기 위해 런칭된 재생의학 분야의 신속승인(fast-track)절차를 통해, 일본정부는 스테미락(Stemirac)이라는 중간엽줄기세포 치료법의 출시를 조건부 승인(conditional approval)했다. 일단 환자에게 판매하도록 허용하고, 제약사에게는 향후 7년간 약효를 증명할 시간을 준 것이다. 시장에 출시된 후 어떤 증거가 수집될지는 미지수다.

바람직한 방법은 무작위·대조·이중맹검 시험이었다. 그러나 일본의 신속승인 시스템 하에서, 사포로 의대의 연구진은 그럴 필요가 없었다. 또한 연구진은 지금까지 수집된 임상시험 데이터를 출판했어야 하지만, 일본에서는 그런 관행을 생략하도록 부추기고 있다.

이건 경악스러운 일이다. 일부 업체들이 영업 비밀을 보호하기 위해 임상결과의 출판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경우에는, 일본의 후생성이 나서서 연구자들에게 데이터를 출판하지 말라고 종용하는 것 같다. 후생성의 관리는 《Nature》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해명했다. "우리는 데이터 출판을 전면적으로 금지하지 않고 그때그때 건별(件別)로 평가하여 결정한다. 이번에 데이터 출판을 금지한 이유는, 홍보자료로 사용될 수 있고, 환자나 공무원에게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해괴망측한 상황을 조성하고 있다. 대학 측에게는 "객관적 데이터 없이 치료법의 효과를 선전해도 좋다"고 허용하고,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평가할 수 있는 형식의) 과학적 증거에 대해서는 "환자나 공무원들을 오도할 가능성이 높으므로 출판하지 않아도 된다"며 만류하고 있으니 말이다. 이 나라에서 통용되는 카프카적 논리(Kafkaesque logic)를 요약하면, "'데이터 없는 의학'이 '데이터 있는 홍보'보다 낫다"는 것이다.

일본의 연구팀은 '설득력이 너무 높아 대조군 임상시험이 불필요할 정도의 결과'를 장담했다. 그 말이 사실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러나 '비대조군 임상시험에서 나온 애매모호한 결과'는 치료법의 남용을 초래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그것은 '제대로 된 치료를 받고 싶어 하는 환자'나 '엄밀한 임상시험을 추진하는 제약사'들을 우롱하는 것이다.

일본은 더욱 우수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으며 마땅히 그렇게 해야 한다. 가능하면 대조군 임상시험을 통해 확고한 임상효과 데이터를 수집하고, 실행 가능하다면 과학저널을 통해 출판함으로써 전 세계 의학전문가들의 광범위한 평가를 장려해야 한다. 달리 말하면, 일본은 캘리포니아의 사례에서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효과가 검증되기도 전에, 줄기세포요법을 환자들에게 판매하는 것은 성급하고 부당한 처사다.

※ 참고문헌
1. http://www.asahi.com/ajw/articles/AJ201811220032.html
2.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0178-x
3.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6756-9

※ 출처: Nature 565, 535-536 (2019)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9-00332-5

 

오늘도 우리 몸은 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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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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