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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아버지도 자녀에게 미토콘드리아 DNA 물려줄 수 있다
생명과학 양병찬 (2018-12-31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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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피디아

인간은 전형적으로 미토콘드리아와 그 DNA(mtDNA)를 어머니에게서만 물려받는다. 그러나 혈연관계가 없는 세 가족 구성원들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시퀀싱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그중 17명이 아버지와 어머니 모두로부터 mtDNA를 물려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지난 11월 26일 미 학술원회보(PNAS)에 발표된 논문(참고 1)의 내용이다.

"이것은 매우 흥미로운 연구로, 'mtDNA의 양친유전(bi-parental inheritance)이 인간에서 나타난다'는 사실에 대한 납득할 만한 증거를 제시했다"라고 캐나다 몬트리올 대학교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대물림을 연구하는 소피 브레튼(진화유전학)은 논평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시퀀싱 기법은 단순하지만 매우 강력하다."

미국 신시내티 소아병원에서 미토콘드리아병 프로그램(Mitochondrial Diseases Program)을 지휘하는 황 타오솅(黄涛生)은 우연한 기회에 자신이 치료하는 환자 중에서 'mtDNA의 양친유전' 사례를 최초로 발견했다. 그 환자는 네 살짜리 소년으로, 약간의 미토콘드리아장애 증상(피로, 운동불내성)을 보이던 중 黄에게 인계되었다. 소년을 처음 진료했던 의사는 신시내티 소아병원의 진단연구실(diagnostic lab)에 혈액샘플을 보내, mtDNA 시퀀싱을 의뢰했다. 시퀀싱 결과, 소년은 두 그룹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두 그룹 모두 비교적 높은 수준이었다.

"최근 6년간 진단연구실이 그런 실수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없었지만, 나는 처음에 본능적으로 뭔가 착오가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다"라고 黄은 말했다. 그래서 黄은 환자를 다시 불러 신선한 혈액을 채취한 다음, 세 군데 연구실(진단연구실, 병원 내 별도의 연구실, 외부의 독립적인 연구실)에 보내 동시에 시퀀싱을 의뢰했다. "세 군데서 모두 동일한 결과가 나온 것을 보고, 그제서야 나는 'mtDNA의 양친유전'이 현실임을 깨달았다"라고 黄은 말했다.

환자의 형제, 부모, 조부모에게서 샘플을 채취하여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시퀀싱해본 결과, 그의 어머니와 외할아버지도 양친의 mtDNA를 물려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黄과 동료들은 기존 환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동일한 표현형을 가진 제2의 가족을 발견했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제3의 가족은, 메이요 클리닉에서 진료를 받은 후 베일러 의대에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시퀀싱을 받은 가족이었다.

혼합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mixed mitochondrial genome)를 보유한 어린이들 중 일부는 - 양친의 mtDNA를 모두 물려받은 게 아니라 - 어머니에게서 '혼합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물려받은 것으로 보였다. 예컨대 그 네 살짜리 소년의 경우, 아버지의 mtDNA는 전혀 없고 어머니와 외할아버지의 mtDNA를 갖고 있었다.

혼합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보유한 남성들의 경우, 자신의 mtDNA를 대물림할 수 있는 능력은 우성형질인 듯 보였다. 왜냐하면 자신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黄에 따르면, "양친에게서 물려받은 두 그룹의 mtDNA 중 한 그룹만 자녀에게 전달되는 경우도 있는 걸로 봐서, 모든 남성들이 그럴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고 한다.

처음 발견된 환자들이 미토콘드리아병의 징후를 보였던 데 반해, 나중에 발견된 두 가족의 구성원들은 외견상 건강했다.

"이번 연구는, 인간 아버지의 미토콘드리아가 자녀에게 전달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강력한 증거다"라고 UCSF에서 초파리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 대물림을 연구하는 패트릭 오패럴은 말했다.

"아버지의 mtDNA를 물려받은 개인"에 대한 사례연구(참고 2) 한 건을 제외하면, 인간의 가족에서 ‘mtDNA의 양친유전’ 현상이 무더기로 발견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양친의 mtDNA 대물림」이 얼마나 빈번한지는 불명확하다. 왜냐하면 mtDNA 시퀀싱은 미토콘드리아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만 실시되는 것이 상례이기 때문이다"라고 黄은 말했다.

mtDNA: 모성유전, 양친유전, 부성유전

진화사를 통틀어, mtDNA의 엄격한 모성유전(maternal inheritance)에는 예외가 있다. "버섯과 효모의 경우에도 양친유전(biparental inheritanc)이 존재하며, 일부 식물과 해양조류의 경우에는 엄격한 부성유전(paternal inheritance)이 존재한다"라고 브레튼은 말했다. 그러나 동물계에서는 대체로 모성유전이 지배하며, 생쥐와 초파리를 이용한 실험에서 '소량의 부계 mtDNA(paternal mtDNA)'가 배아로 유입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브레튼에 따르면, "동물에서 발견된 명백한 예외는 쌍각류 연체동물(bivalve mollusk)인데, 이 경우 수컷이 '수컷 자손'에게 부계 mtDNA를 물려주지만, 그 부위가 생식샘(gonad)에 한정된다"고 한다.

동물의 경우, 부계 mtDNA는 '정자'나 '수정된 배아' 단계에서 능동적으로 제거된다. 초파리의 경우, 최근 "정자에서 부계 mtDNA를 붕괴시키는 효소가 확인되었다"고 보고되었다(참고 3). 그리고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의 경우, 부계 mtDNA는 수정 직후에 제거된다(참고 4).

저자들은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우리가 세 가족에서 확인한 'mtDNA의 부성유전' 현상은,  부계 mtDNA를 제거하는 데 관여하는 핵유전자(nuclear gene)의 변이에서 비롯된 것이다. 우리는 현재 양친유전이 발생한 가족들을 추가로 발견했으며, 범인으로 추정되는 핵유전자를 찾아내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논문의 의의는 "'인간 미토콘드리아 유전체의 모성유전'에 도전장을 내민 데 있는 게 아니라, 세 가족이 '부계 mtDNA의 능동적 제거과정'에 결함을 갖고 있음을 지적했다는 데 있다"라고 오패럴은 말했다.

미토콘드리아대체요법(MRT)을 우회하는 길이 열렸다?

黄은 미토콘드리아대체요법(MRT: mitochondrial replacement therapy)을 지원하는 팀에 참여하여, 2016년 세부모아기(three-parent baby)의 생존출생(live birth)에 기여한 바 있다(참고 5). 그는 이번 연구의 임상적 의의를 강조하고 있는데, 그 내용은 "배아가 부계 mtDNA를 물려받을 수 있는 메커니즘이 밝혀짐으로써, MRT를 우회하는 길이 열렸다"는 것이다. "MRT를 시술하는 대신, '아버지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로 '어머니의 결함있는 미토콘드리아 유전체'를 희석할 수 있다"고 그는 말했다.


(미토콘드리아병의 발병 메커니즘과 치료법)

그러나 브레튼에 따르면, 이번 연구결과가 임상에 적용되려면 두 가지 의문이 해결되어야 한다고 한다. "첫째로, 'mtDNA의 양친유전이 좀 더 광범위한 현상인지' 그리고 '한 사람이 양친의 mtDNA를 모두 보유하고 있을 경우 문제점(예: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은 없는지'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둘째로, 미토콘드리아 유전체가 mtDNA의 대물림 과정에서 모종의 역할을 수행할 수도 있다. 예컨대 이번 연구의 시사점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적 레퍼토리는 지금껏 과소평가했으며, 미토콘드리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www.pnas.org/content/early/2018/11/21/1810946115
2. https://www.nejm.org/doi/10.1056/NEJMoa020350?url_ver=Z39.88-2003&rfr_id=ori%3Arid%3Acrossref.org&rfr_dat=cr_pub%3Dwww.ncbi.nlm.nih.gov
3. https://www.the-scientist.com/news-opinion/enzyme-required-for-mitochondrial-genome-destruction-31795
4. https://www.ncbi.nlm.nih.gov/pubmed/21998252
5. https://www.the-scientist.com/the-nutshell/details-of-first-three-parent-ivf-revealed-31715

※ 출처: TheScientist https://www.the-scientist.com/news-opinion/fathers-can-pass-mitochondrial-dna-to-children-65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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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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