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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협주곡 2-13] 미국 정부는 스타트업에 세금을 지원하지 않는다?
오피니언 조성환 (2018-10-01 11:30)

Amgen, Genentech, Illumina, Biogen.
이 회사들의 공통점은?
그렇다. 모두 미국의 바이오 테크 분야 대기업이다.
그렇다면 저 회사들의 시작은 어떠했을까? 저들도 분명 처음엔 스타트업이었다.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기술’만’ 가지고 있었던 저 회사들 모두가 SBIR 프로그램을 통해 시드 머니를 지원받았다.1
1980 년 UCLA의 과학자들이 설립한 Amgen은 1986년부터 1989년 사이에 미 국립 보건원 (NIH)의 SBIR을 통해 당시로서는 적지 않은 금액인 60만 달러 (현재 환율 기준 한화 6억 5천만원)를 받아 성장의 기반을 마련2 하였고, 지금은 시가 총액 140조원에 직원 수 2만명에 달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차세대 유전체 분석 기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Illumina 역시 1998년 창업 이후, 1999년부터 2005년까지 약 6년 동안 NIH의 SBIR을 통해 약 9백만 달러 (한화 약 100 억원)의 연구개발 자금을 마련하였다. 지금 Illumina는 7천명의 직원을 거느린 시총 60조원의 대기업으로 성장하였다. (한국 시가총액 순위 2위 기업인 하이닉스의 시가총액이 53조원이다.) 

미 정부가 스타트업이나 민간 기업에 지원하지 않는 다는 것은 오해

많은 사람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가 바로 미국 정부는 스타트업에 재정적인 지원을 하지 않으며, 미국 스타트업들은 민간 자본의 투자를 받아 시장에서 경쟁하며 스스로 성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  Sussex 대학의 Mariana Mazzucato 교수는 자신의 저서인 “the Entrepreneurial State-Debunking Public vs. Private Sector Myth” 에서 미국 산업과 경제의 부흥을 일군 것은 기업가들과 투자자이고, 미국 정부는 시장에 문제가 생길 때에만 최소한으로 개입했다는 믿음은 잘못되었다고 주장한다. 인터넷, GPS 같은 기술은 미국 국방부의 연구 결과에서 파생되어 일반적으로 사용하게 된 케이스다. 신약의 75%는 미국립보건원 (NIH)의 지원을 받은 연구들을 통해 개발되었다. SBIR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미국 정부는 1982년부터 혁신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의 시작과 초기 성장에 매년 막대한 세금을 (2조 7천억원, 2017년 기준) ‘들이 붓고’ 있다. 실패 위험이 너무 커서 민간 자본이 쉽사리 투자하지 못하는 기초 R&D 및 기술 상용화에 미국 정부가 과감하게 지원을 함으로써, 기업들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을 뒷받침 해왔던 것이다.

세금을 시드 머니로.. 혁신 기술 사업의 가능성 타진

그렇다면, 자본주의 국가인 미국이 스타트업에 세금을 지원하여 얻고자 하는 것은 과연 무엇일까? 
신사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잠재력이 있으나, 실패할 가능성이 높은 혁신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들은 민간투자를 처음부터 받기 어려운데, 미국 정부의 SBIR로 시드 머니를 지원 받아 기술 상용화에 도전한다. 그렇게 시작한 스타트업 중 일부는 민간으로부터 추가 투자를 유치하거나 매출을 내면서 탄탄한 중소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고 이는 미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게 된다. 현재까지 SBIR을 받은 스타트업들 중 700여개의 회사가 상장하였으며, 대기업 등에 인수 합병된 사례는 2천여 건에 이른다.3 SBIR 지원을 받은 스타트업의 11%가 2017년까지 72조원의 추가 투자를 민간으로부터 유치했다는 통계4 또한 SBIR이 초기 스타트업의 시드머니 지원 창구로서 제 역할을 충실하게 하고 있음을 뒷받침한다. 

고위험 산업에 한 세금 투자. 성장 시 양질의 일자리 창출, 세수 확보 등으로 돌아와

어디 이 뿐일까. 스타트업이 성장하면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내며 고용을 창출하니 실업률은 낮아지고, 그 직원들은 월급을 받아 미국 정부에 소득세를 납부한다. 기업들은 법인세를 연방 정부에 내게 된다. 기업들이 성장할수록 그 액수는 점점 더 늘어가고 기업들이 망하지 않는 한 매년 계속 들어오는 세수이다. 이러한 직접적인 이득 외에도 간접적인 효과 또한 셀 수 없이 많다. 

정부가 혁신적인 기술력을 갖춘 스타트업에 회사의 지분도 요구하지 않고 원금 상환이나 기술료 납부 등도 요구하지 않으면서 수 억 원에서 수십 억 원의 시드머니를 지원해주니, 보다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이 실패의 부담을 덜고 ‘어쩌다’ 창업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GDP의 3% 를 국가 R&D 예산에 사용하는 미국에서, 이처럼 연구 성과의 상용화가 자연스레 촉진되면 실험실 창업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기고 그 중 일부는 Amgen 이나 Illuminac 처럼 큰 성공을 거둔다. 혁신 스타트업의 풀이 알아서 커가는 것이다. 굳이 우리나라처럼 무리하게 R&D 기반 창업 장려 정책을 따로 운영하거나, 이공계 일자리 창출과 같은 괴이한 구호를 내건 미봉책들에 예산 낭비할 필요가 없다.

미국 정부는 스타트업에 세금을 들여 지원하지 않는다?

다시 말하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그와는 정반대로 세금을 들여 지원하여 뿌린 것 이상의 성과를 거두어들이고 있다. 그럼, R&D 예산으로 GDP의 3.5% 를 사용하는 한국 정부도 기술 기반 스타트업에 지원을 많이 하는데 왜 성과는 안 나오는가 하는 질문을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선 SBIR 정책을 수립하는 데만 10여년이 걸렸고, 그 후로 40여년간 중단없이 꾸준하게 정책이 지속되어 왔음을 생각해 본다면,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쉽게 찾을 수 있다.

 

※ 주석
1. Biogen, Amgen and Genentech were seeded with SBIR dollars (Official Twitter account of the NIH SBIR/STTR)
https://twitter.com/nihsbir/status/610457399070191616
2. https://www.sbir.gov/sbirsearch/detail/358638
3. https://www.fundera.com/blog/sbir-program
4. SBIR Economic Impact & Legislation, Jere Glover (2017)



조성환

조성환 / 미국 샌디에고의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TO
"어쩌다 창업하게 된 엔지니어이며, 미국 샌디에고의 스타트업 NanoCellect Biomedical의 CTO 입니다. 생명과학과 IT를 결합한 제품들, 특히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수 있는 혁신적인 생명공학기술 및 메디컬 디바이스에 관심이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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