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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 밖 과학읽기]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에드 용(Ed Yong) 저/양병찬 역 (어크로스))
오피니언 LabSooni Mom (2018-08-21)

내 속엔 미생물이 너무도 많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저널리스트인 “에드 용”의 첫 책이다. 프롤로그에서 그는 ‘모든 동물학은 생태학이다.’라고 이야기하며, 우리는 동물계 전체를 거시적으로 바라보는 한편, 모든 개체의 몸에 존재하는 ‘숨은 생태계’를 미시적으로 살펴봐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그가 써 내려간 동물과 미생물, 곤충과 미생물 그리고 인간과 미생물에 대한 공생의 이야기들은 딱딱한 논문체가 아닌 그 만의 스토리텔링에 녹아 책 표지의 문구처럼 ‘기상천외한 공생의 세계로 여행’의 가이드로서의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그는 이 책의 수많은 미생물의 이야기들을 먼저 작은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만들고 인덱스카드에 하나하나 써서, 이리저리 짜 맞추며 책의 구조를 잡는 데 6개월이 걸렸다고 한다. [1]

그 시작은 25억 년 전, 생명의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생 사건인 세균과 고세균의 거대한 생물 진영의 통합되어 나타난 제 3진영, 즉 진핵세포의 탄생이다. 고세균은 일차적으로 진핵세포의 골격을 제공하고, 결국에는 미토콘드리아로 변신했다. ‘세균과 고세균의 단세포’와 ‘진핵생물의 복잡한 세포’ 사이의 이 엄청난 갭은 지난 40억 년 동안 단 한 번 그 갭을 뛰어넘었고, 진핵세포가 다세포 생물로 진화함에 따라 엄청난 수의 세포로 기관을 만들고 개체를 만듦으로 스스로의 몸 안에 세균과 거대 미생물 집단을 수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인간은 약 30조개의 인간 세포와 39조의 미생물을 갖고 있다고 한다.

월트 휘트먼의 시 ‘나의 노래’ 중 '나는 대규모 군단을 거느린 대인배다 (I am large, I contain multitudes)'에서 따온 이 책의 영문판 제목은 인간과 미생물의 공존을 나타내는 맞춤형 표현이다.

생물에게 있어서 ‘항상성’은 생존과 독립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문제이다. 그런 항상성 유지를 위해 미생물은 필수 불가결하다. 과거의 자기 (self)-비자기 (non-self)로 구별해 면역계를 인식해왔던 것과 반대로 현대에는 인간의 면역계를 맨 처음 형성하고 조율하는 것은 미생물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예로 박테로이데스 프라질리스(B-플라그)는 그 표면의 다당체-A (polysaccarhide-A)로 T helper cell 의 수를 증가시킨다. 이는 미생물의 일부분을 ‘비자기’로 인식하는 것이 아닌, ‘공생 인자’로 인식해 면역계를 미생물을 통제함과 동시에 미생물의 통제를 받는 시스템으로의 인식을 바꾸어 놓았다.

우리는 기분이 상했을 때 입맛이 떨어지는 등의 심리적 문제를 소화 장애에 대한 연관성을 ‘장-뇌 축’에 의한 장과 뇌 사이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 경로로 설명한다. 이는 장내 미생물이 뇌와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을 관찰하였고, 생쥐의 마이크로바이옴 변화는 행동과 뇌의 화학물질, 불안증, 우울증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밝혀냈다.

어떻게 우리는 미생물과 동반자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까?

첫 번째는 우리가 잘 아는 ‘점액의 뮤신’에 의해 외부에 노출된 조직을 방어한다. 두 번째는 박테리아 파지 즉, 바이러스가 존재하며 미생물에 감염시킴으로 공생 세균을 감독하고 파지와 ‘호혜관계”를 이룬다. 세 번째는 상피세포가 분비하는 항균성 펩타이드 (antimicrobial peptides (AMPs)) 를 분비해 내층으로 침투하는 미생물을 사살한다. 인간의 면역계는 단지 병원균을 방어하려는 목적이 아닌, 숙주와 상주 미생물 간의 ‘현명한 관리와 균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우리는 중요함과 조화로움을 구분해야 한다. 공생은 매우 중요하지만, 중요함이 반드시 조화로움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토비 키어스 (Tobby Kiers)

보통의 사람들은 미생물이라고 하면 병원성 미생물을 생각한다. 실제 수많은 미생물 중에 병원성을 나타내는 것은 100여 종에 불과하다. 그 말은 우리와 공생하는 미생물들이 더 많다는 이야기이다. 에드 용은 미생물의 존재론을 재기하며 여러 관점을 통해서 개체에 관해 설명한다. 해부학적 관점에서는 숙주와 같은 장소를 공유하는 거주자로서 ‘특정한 신체를 소유’하며, 발생학적 관점에서는 많은 동물이 유전자와 미생물의 공동으로 코딩된 암호를 이용하여 ‘하나의 수정란에서 생겨난 모든 것’이라 설명하며, 생리학적 관점에서는 세균과 숙주의 효소가 협동하는 과정을 통해 ‘개체는 전체의 이익을 위해 협동’하는 것을 설명한다. 유전학적으로는 동물은 자신의 유전체와 더불어 많은 미생물의 유전체도 덤으로 가지고 있어 ‘동일한 유전체를 공유한 세포’이며, 면역학적 관점에서는 우리 몸에 상주하는 미생물을 통해 면역계의 확립을 이루고 공존함으로 미생물은 숙주와 함께하는 개체임을 설명한다. 즉, 내가 미생물 군단을 포함 것이 아닌, 내 몸 자신이 ‘미생물 군단’ 인 것이다.

고세균을 16srRNA로 분석해냈던 칼 우즈(Carl Woese)는 1960년대 후반, 현대 생물학의 획기적인 미생물 분석 방법으로 미생물 연구에 큰 획을 그었다. 현재의 우리에겐 차세대염기서열 분석법 (Next generation sequencing)으로 인해 인체의 장내 미생물을 통째로 분석하는 시대에 이르렀다. 현재 마이크로바이옴은 ‘제2 게놈’이라 불리우며, 미국뿐만 아닌 전 세계의 핫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내가 미생물학을 공부했을 당시에는 상상도 못 할 일들이 미생물에 대한 관점의 변화와 기술의 발전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미생물의 존재를 검출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마이크로바이옴의 분포를 통해 질병에 대한 진단, 치료, 예측이 가능한 시대가 온 것이다. 1980년대부터 항생제 투여로 인해 선택적으로 증식하는 ‘클로스트리듐 디피실리(Clostridium difficile)의 폭발적 증식을 ‘대변 미생물 이식술’ (fecal transplants)를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이 시도되었다. 현재는 캡슐에 넣어 약제화 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이 연구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상용화는 안정성과 더불어 윤리문제도 다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대변 미생물 이식술 모식도
대변 미생물 이식술 모식도[2]

얼마 전 에드 용이 미국 국립보건원 (National Institutes of Health; NIH)에 방문해서 디렉터인 프랜시스 콜린스와 가진 대담에서 대변 미생물 이식술에 대해 “누군가의 미생물을 변경하는 것은 열대 우림이나 산호초를 바꾸는 것만큼 복잡하다. "라고 이야기했다.

미생물에 대한 사람들의 관점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 세계 사람들의 장내 미생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고, 얼마 전 장내 미생물 분석 전문회사인 [천랩]에서는 ‘한국인 마이크로바이옴 시민과학 프로젝트, 스마일 바이오미’를 시작했으며, 무료로 참여자들의 장내 미생물 숲의 다양성과 건강의 변화를 점검하는 등 한국인의 마이크로바이옴의 데이터베이스를 차근차근 쌓아나가고 있다. 지금까지 연구자들은 질병에 걸린 환자의 ‘똥’에만 관심을 가졌다면, 이제는 질병에 걸리지 않은 사람의 ‘똥’도 더이상 ‘똥값’이 아닌 시대가 왔다.


에드 용
<우리몸의 반은 미생물이다> 출처 에드 용 유튜브 채널

“이제 우리는 미생물에게 감사해야 한다[3]”라고 이야기하며 미생물의 세계로 안내하는 안내자이자, 전도자인 그의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자.

"미생물은 동물보다 훨씬 더 오랫동안 지구상에 존재했으며, 동물들의 능력을 도와주고 때로는 전적으로 책임진다. 이것은 한편 아찔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눈부시게 아름다운 관점의 변화다."

참고문헌

[1] https://sciencecommunicationbreakdown.wordpress.com/2016/08/08/ed-yong-interview-2/
[2] Fecal microbiota transplantation as a method to treat complications after hematopoietic stem cell transplantation, Maxim A. Kucher et al. Cellular Therapy and Transplantation, Vol. 6, No. 1 (18), 2017 doi 10.18620/ctt-1866-8836-2017-6-1-20-29
[3] https://youtu.be/aye91D0oT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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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bSooni Mom (필명)

바이러스 연구와 백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논문 보느라, 실험하느라 책장 한번 넘기지 못했던 시절을 지나고 이제서야 논문 밖 과학책을 읽고 소소한 소감을 나누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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