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ISPR의 발달에 기여했으며, 곡물의 수확량 및 품질 향상을 원하는 한국의 연구자

북한과 남한의 데탕트 분위기는 김진수 박사에게 다음 실험에 대한 아이디어를 구상하게 하고 있다. 유전자편집 기법의 개척자 중 한 명인 김 박사는 「생명과학 기법을 이용한 곡물의 수확량 및 질병 저항성 향상」에 대한 정부의 엄격한 제한에 부담감을 느껴 왔다. 그래서 그는 "「요식행위가 적으며, 병충해에 강한 곡물에 대한 인센티브를 갖고 있는 곳」, 즉 북한에서 실험을 수행하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북한은 곡물 수확량 감소와 관련된 기근(饑饉)과 종종 싸워 왔다. "CRISPR 기술은 북한이 현재 겪고 있는 문제들을 신속히 해결하기 위해 채택될 수 있을 것이다. 그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새로운 경로를 개척하는 것은 김 박사에게 전혀 낯설지 않다. 1990년대 후반, 그는 서울에 있는 삼성생명과학연구소에서 한 연구팀을 이끄는 나름 '최고의 위치'에 있었다. 그는 유전자편집이라는 신생분야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거대기업의 관료체제에 갇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내 일을 내가 스스로 할 수 없다면, 삼성을 위해 일할 이유가 있을까?"
그래서 그는 1999년, 자신만의 유전체편집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툴젠(ToolGen)이라는 업체를 설립했다. 당시만 해도 생명과학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벤처캐피탈이 거의 존재하지 않았던 나라에서, 그것은 대담한 결정이었다. 툴젠은 처음 몇 년 동안 재정난을 겪었으며, 스물여덟 명이었던 사원이 겨우 다섯 명으로 줄어드는 위기에 직면한 때도 있었다.
오늘날 툴젠은 미화 10억 달러에 근접하는 시가총액을 자랑하는 안정적인 업체로 부상했다. 김 박사는 2005년 서울대학교로 자리를 옮겼지만 여전히 툴젠의 주주이며, 자신이 이끄는 연구팀이 개발한 유전자편집 기술에 대한 라이센스를 툴젠에 제공하고 있다.
그가 개발한 기술 중에는 CRISPR–Cas9이 있다. 그것은 사용하기 쉬운 유전자가위(genetic scissors)로, 연구자들로 하여금 살아있는 세포의 유전물질을 정확히 자르고 붙이게(cut and paste) 할 수 있다.
그는 2013년 1월 CRISPR–Cas9에 대한 권리를 최초로 주장한 사람 중 한 명이었다. 그는 당시에 출판된 논문에서(참고 1), 유전자편집 도구가 DNA 시퀀스 중의 표적을 절단하는 데 사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는 여러 나라에서 CRISPR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유전자편집의 프론티어에서 계속 활동해 왔으며, 그의 연구팀은 현재 한국기초과학연구원(IBS)과 제휴하고 있다. 그의 연구실에서 거둔 성과 중에는 CRISPR를 이용하여 식물의 유전체를 편집한 것과 초근육질 돼지(참고 2)를 만든 것이 있다. 또한 그는 CRISPR를 인간의 질병 치료에 사용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2017년 그는 미국 포틀랜드 소재 오리건 보건과학대학원의 수크라트 미탈리포프와 손을 잡고 인간의 심부전(heart failure)을 초래하는 변이를 수리한 다음, 교정된 유전자를 생존 가능한 인간배아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참고 3).
"CRISPR가 치료에 사용될 날은 아직 멀었지만, 유전자편집을 통해 수확량과 질병 저항성이 향상된 농작물이 등장하는 날은 머지않았다"고 김 박사는 낙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런 농작물에 대한 남한 정부의 규제 여부가 불투명해서, 자칫 GMO(genetically modified organism)에 적용되는 엄격한 지침을 적용받을 수 있다는 게 문제다. 외부 유전물질이 전혀 도입되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김 박사는 북한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를 고려하고 있다. 왜냐하면 북한에서는 농작물의 유전자 편집을 적극 수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남한 사람들이 북한과 접촉하는 것은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다. 그러나 김 박사는 현재 해빙무드를 보이는 외교관계가 과학적 협동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예컨대 양국의 학생들이 통합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할 수 있으며, 북한 사람들은 고향으로 돌아가 다른 사람들을 훈련시킬 수 있다. "나는 그들이 매우 잘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젊은 학생들은 진도가 매우 빠르기 때문이다"라고 그는 말한다.
김 박사는 어디를 가든 자신이 구상하는 과정을 추진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 "나는 결과물을 보고 싶다. 내 생애에 한 가지 이상의 CRISPR 제품이 출시되는 것을 봤으면 좋겠다"라고 그는 말한다.
※ 참고문헌 1. S. W. Cho et al. Nature Biotechnol. 31, 230–232 (2013); https://doi.org/10.1038/nbt.2507 2. https://www.nature.com/news/super-muscly-pigs-created-by-small-genetic-tweak-1.17874 3. H. Ma et al. Nature 548, 413–419 (2017); http://dx.doi.org/10.1038/nature23305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5506-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