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BUG-WINDOW 처리영역 보기]
즐겨찾기  |  뉴스레터  |  오늘의 정보  |  e브릭몰e브릭몰 sale 회원가입   로그인
BRIC홈 동향
검색광고안내
그린메이트바이오텍
배너광고안내
이전
다음
스폰서배너광고 안내  배너1 배너2 배너3 배너4
[암(癌)에게서 배우다]  진지하게 30년 vs 4년
전체보기 Bio통신원 Bio통계 BRIC View BRIC이만난사람들 웹진(BioWave)
목록
조회 3784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바이오통신원   
[바이오토픽] 질병의 뿌리를 찾아서
의학약학 양병찬 (2018-03-19)

- 한 어린이의 겸상적혈구 변이가 세상을 말라리아에서 보호한 이유

지지난주 목요일, 과학자들은 "지금으로부터 7,300년 전 서아프리카에서 단 한명의 사람에게 겸상적혈구변와 관련된 유전자변이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그 변이의 이점은 '아프리카에 만연하는 말라리아에 대한 방패로 작용한다'는 것이었다.

서론: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역사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 아프리카의 사하라 사막에서 한 특별한 어린이가 태어났다. 그곳은 당시에는 사막이 아니라, 사바나·숲·호수·강으로 이루어진 그린벨트 지역이었다. 수렵채취인 무리가 번성하며, 물고기도 잡고 하마도 사냥했다.

하나의 유전자변이가 어린이의 헤모글로빈(산소를 전신에 공급하는 적혈구 속의 분자)을 변형시켰지만, 건강에 해롭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모든 유전자들은 한 쌍인데, 어린이가 보유한 또 하나의 헤모글로빈 유전자는 정상이었기 때문이다. 그 어린이는 생존하여 일가를 이룸으로써, 그 변이를 미래 세대에게 대대손손이 물려줬다.

기후변화로 인해 녹색지대가 사막으로 바뀜에 따라, 수렵채취인의 후손들은 소(牛) 모는 목동과 농부로 변신하여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으로 이주했다. 문제의 변이는 세대를 거듭하며 지속되었는데, 거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하나의 변이유전자를 보유한 사람들은 아프리카인들에게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인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유전적 이점에는 문제가 하나 있었으니, 그 어린이의 후손 두 명이 때때로 만나 가정을 이룬다는 것이었다. 그리하여 그들의 자녀 중 일부가 - 하나 대신 - 한 쌍의 변이헤모글로빈 유전자를 보유하게 되었다.

한 쌍의 변이유전자를 보유한 어린이들은 정상적인 헤모글로빈을 더 이상 만들 수 없었다. 그 결과 그들의 적혈구에 결함이 생겨 혈관을 폐쇄하게 되었다. 오늘날 겸상적혈구빈혈증(sickle cell anemia)으로 알려진 그 질병은 극심한 통증, 호흡곤란, 신부전, 심지어 뇌졸중을 초래할 수 있다.

초기 인류사회에서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앓는 어린이들은 대부분 다섯 살을 넘기지 못했다. 그러나 '단 하나의 겸상적혈구변이'가 제공하는 말라리아 예방효과는 변이 전파의 원동력으로 계속 작용했다.

그로부터 250여 세대가 지난 오늘날,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겸상적혈구 변이를 물려받았다. 대다수의 보인자(保因)들은 아프리카에 살고, 상당수가 남부유럽, 근동, 인도에 산다. 그 보인자들은 매년 약 30만 명의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앓는 어린이'를 낳는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의 현주소

지금까지 소개한 '인류가 겸상적혈구 변이를 보유하게 된 스토리'는 필자(칼 짐머)가 쓴 게 아니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유전체학 및 글로벌 건강연구센터(Center for Research on Genomics and Global Health)의 대니얼 슈라이너 박사와 찰스 N. 로티미 원장이 수행한 연구결과에 나오는 대하소설이다. 그들의 논문은 지난 3월 8일 《미국 인간유전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Human Genetics)》에 실렸다(참고 1).

슈라이너 박사와 로티미 박사는 약 3천 명의 사람들에게서 채취한 유전체를 분석하여,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유전자 역사를 재구성했다. 그들의 결론은 "문제의 변이가 약 7,300년 전 서아프리카에서 처음 생겨났다"는 것이었다.

그 후 이주민들이 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 변이를 퍼뜨렸고, 뒤이어 그 변이는 전 세계의 다른 지역에까지도 퍼져나갔다. 말라리아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에서나 방어적 유전자(protective gene)가 득세했지만, 겸상적혈구빈혈증이라는 후유증이 뒤따랐다.

오늘날 겸상적혈구빈혈증은 공중보건의 커다란 부담으로 남아있다. 많은 개발도상국에서, 겸상적혈구빈혈증에 걸린 어린이들은 대부분 어린 나이에 사망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의 평균 수명은 40대 초반으로 연장되었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역사에 대한 이해가 향상되면 좀 더 나은 의학적 치료가 가능하게 될 것이다. 연구자들은 '가장 심각한 증상을 겪는 사람'과 '경미한 증상만을 경험하는 사람'을 예측할 수 있을 것이고, 의사들은 겸상적혈구빈혈증 환자를 글로벌한 관점에서 치료하게 될 것이다"라고 로티미 박사는 말했다.

겸상적혈구의 역설: 호모와 헤테로의 차이

미국의 의사들은 일찍이 1900년대 초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처음으로 발견했다. 그들은 적혈구의 형태가 '원반'에서 '비정상적 곡선'(낫 모양: 겸상)으로 변한다는 의미에서, 질병을 그렇게 명명했다.

대부분의 사례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에서 발견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아프리카계 미국인 중 8%가 낫 모양의 적혈구를 어느 정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중 대다수가 아무런 증상을 보이지 않는다는 거였다.

1950년, 연구자들은 '관련된 헤모글로빈 유전자를 하나 보유한 것'과 '두 개 보유한 것' 간의 차이를 발견함으로써 그 역설을 해결했다. 그 즈음 겸상적혈구빈혈증은 미국 특유의 질병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아프리카의 연구자들은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에서부터 동아프리카의 탄자니아에 이르는) 광범위한 지역에서 낫 모양의 적혈구를 보유한 사람들을 발견했다. 또한 근동의 일부, 인도, 남부유럽(예: 그리스)에서도 겸상적혈구를 보유한 사람의 비율이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유전학적으로 볼 때, 이러한 현상은 납득하기가 어려웠다. 두 개의 변이 유전자를 물려받는다는 게 치명적이라면, 그 변이의 출현 빈도는 세대를 거듭할수록 감소하는 게 상례다. 그러나 되레 증가한다니...

1954년, 남아프리카 출신의 유전학자 앤터니 C. 앨리슨은 우간다에서 "겸상적혈구 변이를 하나 보유한 사람은 정상적인 헤모글로빈을 보유한 사람들보다 말라리아에 덜 감염된다"는 현상을 관찰했다.

앨리슨 박사는 후속연구에서 그 현상을 과학적으로 해명했다. 즉, 겸상적혈구 변이는 '말라리아를 초래하는 단세포 기생충'을 굶겨 죽임으로써, 보인자를 말라리아에서 보호한다는 것이었다. 그 기생충은 헤모글로빈을 먹고 사는데, 헤모글로빈의 겸상적혈구 버전에서는 성장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겸상적혈구는 인간 진화의 드문 사례다. 우리는 이 사례를 통해 '어떤 형질이 진화하고, 그 원인은 뭔지'에 대한 통찰력을 얻게 되었다"라고 영국 워윅 대학교의 말라리아 전문가 브리짓 펜먼 박사는 말했다.

겸상적혈구변혈증의 뿌리를 찾아서: 일배체형 비교분석

선행 유전학 연구에서는 "상이한 유형의 DNA(일배체형) 다섯 가지가 변이에 관여한다"고 제안했었다. 그 일배체형(haplotype)들은 가장 흔히 발견되는 지역의 이름을 따서 아랍/인도형, 베냉(Benin)형, 카메룬형, 중앙아프리카공화국형, 세네갈형으로 명명되었다.

이 일배체형들은 겸상적혈구빈혈증을 진단하는 데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매김했다. 왜냐하면 그중 어떤 것은 다른 것보다 더 심각한 질병을 초래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일배체형은 과학자들 사이에서 '변이의 역사'에 대한 논란을 야기했다.

"'겸상적혈구 변이가 단 한 번 진화했는가, 아니면 여러 번 진화했는가?'는 과학계의 공공연한 의문이었다"라고 펜먼 박사는 설명했다. 어떤 연구자들은 다섯 가지 일배체형을 '다섯 개 지역에서 다섯 번 각각 일어난 변이'의 증거로 간주했지만, 어떤 연구자들은 '유전적 날벼락이 그렇게 빈번히 떨어졌을 리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40년간의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연구에 착수했다"라고 로티미 박사는 말했다. 로티미 박사와 슈라이너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전 세계에서 수집한 2,932명의 유전체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156개의 표본(주로 아프리카인들의 것이지만, 바베이도스, 미국, 콜롬비아, 카타르 사람들의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에서 단 하나의 겸상적혈구 변이유전자가 발견되었다.

연구진은 156개의 유전체에서, 변이 주변의 DNA 염기서열을 비교분석했다. 그랬더니 대부분의 염기서열은 동일했지만, 몇 군데는 사람마다 달랐다.

연구진은 이러한 공통점과 차이점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하여, "156명의 사람들은 한 명의 공통조상에게서 동일한 변이를 물려받았으며, 그 공통조상은 약 7,300년 전 사하라 지역에서 태어났다"라는 결론에 도달했다. "겸상적혈구빈혈증의 시조(始祖)를 발견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그 질병을 이해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자부한다"라고 펜먼 박사는 말했다.

겸상적혈구 변이의 전파과정

이번 연구는 '겸상적혈구 변이가 수백만 명의 후손들에게 퍼져나간 과정'을 밝히는 데도 단서를 제공했다. 겸상적혈구 변이 중에서 가장 오래된 버전은 서아프리카와 중앙아프리카 주민에게서 발견되었는데, 그들은 녹색 사하라(green Sahara)에 살았던 조상에게서 그 변이를 물려받은 것으로 보인다.

그 변이는 반투족(Bantu)이 세력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으로 퍼져나간 것으로 보인다. 그들은 약 5천 년 전 오늘날의 카메룬과 나이지리아 주변에서 등장하여, 숲을 농경지로 바꾸는 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였다.

농사를 짓기 위해 삼림을 벌채하는 과정에서, 그들은 모기에 의한 말라리아 전파를 촉진했을 것이다. 말라리아를 옮기는 모기(Anopheles gambiae)들은 농장 주변의 정수(standing water)에 알을 낳고, 늘어나는 농민들의 피를 빨아먹으며 번성했다. 인간 개체군에서 말라리아가 극성을 부리다 보니, 방어적인 겸상적혈구 변이의 전파도 가속화되었을 것이다.

"그 후 수천 년 동안, 반투 족은 동아프리카, 중앙아프리카, 남아프리카의 많은 지역에 겸상적혈구 변이를 퍼뜨렸다. 말라리아가 유행하는 지역에서는 그 변이가 말라리아를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하며 널리 퍼졌지만, 말라리아가 드문 남아프리카에서는 변이의 보인자도 드물었다"라고 슈라이너 박사와 로티미 박사는 결론지었다.

그 후 아프리카인들은 겸상적혈구 변이를 전 세계에 전파했다. 이민자의 물결은 근동지방을 향했고, 그곳에서 다른 민족들과 결혼하여 아이를 낳음에 따라 변이유전자는 더욱 멀리 퍼져나가 유럽과 인도에까지 진출했다.

서아프리카인 중 일부는 노예무역의 희생자가 되어, 미국으로 건너가 겸상적혈구 변이를 전파했다. 그러나 미국과 같은 곳에는 말라리아가 드물거나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변이의 진화적 이점(evolutionary advantage)이 적었다. 결과적으로, 오늘날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보인자 비율은 아프리카인들보다 낮게 되었다.

논평

"겸상적혈구 변이에 대한 유전자기반 연구(genome-based study)의 규모가 좀 더 커졌으면 좋겠다"라고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ICL)의 프레더릭 B. 필 박사(역학)는 논평했다. "156명이 아니라, 수천 명의 보인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도 이번 연구결과와 동일한 패턴이 발견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라고 그는 덧붙였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다른 유전자변이에 대한 연구도 요망된다. 그 변이들은 '겸상적혈구 변이가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 증상을 초래하고, 어떤 사람에게는 경미한 증상만 초래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과학자들은 그 이유를 아직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펜먼 박사는 말했다.

"그 이유가 밝혀지면, 겸상적혈구빈혈증 치료에 영감을 제공하게 될 것이다"라고 그녀는 덧붙였다.

※ 참고문헌
1. http://www.cell.com/ajhg/fulltext/S0002-9297(18)30048-X

※ 출처: 뉴욕타임스 https://www.nytimes.com/2018/03/08/health/sickle-cell-mutation.html


의식의강

  추천 0
  
인쇄하기 주소복사 트위터 공유 페이스북 공유 
  
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다른 연재기사 보기 전체보기 >
[바이오토픽] 세 번째 성공? 아스트라제네카/옥스퍼드, 코로나바이러스 전파도 막는 듯
세 번째 COVID-19 후보백신이 '잘 작동한다'는 납득할 만한 증거를 제시했다. 나아가, 그것은 이미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것으로 밝혀진 두 개의 다른 백신보다 보급하기가...
[바이오토픽] 항바이러스 항체요법(antiviral antibody therapy)의 새로운 전략: 「Fc 도메인」 최적화
COVID-19 팬데믹이 전 세계적으로 극성을 부리는 가운데, 항(抗)바이러스 치료법에 대한 관심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고조되어 있다. 항체는 그 중심에 서 있으며, 항체 본연의...
[바이오토픽] 데이터가 말해 주는 무증상감염의 의미
무증상자가 바이러스를 퍼뜨릴 수는 있지만, 그들이 집단감염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를 추정한다는 건 여간 까다롭지 않다. SARS-CoV-2에 감염됐는데도 아무런 증상을 경험하지 않는...
본 기사는 네티즌에 의해 작성되었거나 기관에서 작성된 보도자료로, BRIC의 입장이 아님을 밝힙니다. 또한 내용 중 개인에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사실확인을 꼭 하시기 바랍니다. [기사 오류 신고하기]
 
  댓글 0 댓글작성: 회원 + SNS 연동  
첫 댓글을 달아주세요.
 
위로가기
동향 홈  |  동향FAQ  |  동향 문의 및 제안
 |  BRIC소개  |  이용안내  |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이메일무단수집거부
Copyright © BRIC. All rights reserved.  |  문의 member@ibric.org
트위터 트위터    페이스북 페이스북   유튜브 유튜브    RSS서비스 RSS
에펜도르프코리아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