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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사람이 죽으면 유전자 활성은 어떻게 될까? 즉시 올스톱? 아니면 점진적 변화?
생명과학 양병찬 (2018-02-14)

사람이 사망한 후, 유전자들의 활성이 즉시 올스톱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유전자 활성의 변화를 측정하면 사망시간을 알아낼 수 있다.

셜록 홈즈가 유전학자였더라면 좋았을 텐데. 계산생물학자들은 사후(死後)의 인간 조직에서 유전자 활성을 광범위하게 분석함으로써, '유전자활성 패턴 기반 사망시간 예측(predicting when someone died based on gene activity patterns)'의 첫걸음을 내디뎠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으로 무장한 연구원들이 유전자발현과 다른 맥락정보(contextual information)를 이용하여 사망의 시간 및 원인을 결정할 날이 머지않았다"라고 UC 데이비스의 일리아스 타그코풀로스 박사(계산생물학)는 논평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소재 유전체조절센터(Centre for Genomic Regulation)의 계산생물학자 로데릭 기고 박사가 처음부터 사망 전문 탐정(death detective)이었던 것은 아니지만, 한 단체의 일원으로 활동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그런 신세가 되었다.

기고 박사는 「유전자형의 조직별 발현 연구(GTEx: Genotype-Tissue Expression)」라는 컨소시엄의 일원이기도 한데, GTEx(참고 1)란 유전학자와 분자생물학들로 구성된 대규모 컨소시엄으로, 수백 명의 생존자와 사망자들에게서 채취한 조직을 대상으로 유전자활성을 측정하고 있다(참고 2).

인체의 모든 세포들은 DNA 속에 동일한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각 다른 역할을 수행하는데, GTEx의 목표는 '인체가 상이한 세포들에게 상이한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시하는 메커니즘'을 알아내는 것이다. 다른 연구자들은 이미 "일부 유전자들은 사람이 사망한 후 최대 4일 동안 활성을 유지한다"고 밝힌 바 있는데(참고 3), 기고 박사는 사망 후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다양한 유전자들의 활성이 변화하는 과정을 알아내고 싶었다.

기고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36가지 조직에서 채취한 9,0000개의 샘플을 분석하여, 매우 인상적인 결론을 도출했다: "각각의 샘플에는 시간경과(사망시간과 부검시간의 간격)에 대한 데이터가 들어있다. 왜냐하면 유전자의 활성이 시간경과에 따라 증감하는 패턴은 조직에 따라 다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변화들을 이용하면 사망시간을 역추적하는 것이 가능하다." 연구진은 이 연구결과를 《Nature Communications》 2월 13일호에 발표했다(참고 4).

"사망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은 매우 조직 특이적(tissue specific)이다. 예컨대 뇌나 비장의 시간경과에 따른 유전자활성 변화는 매우 적지만, 600개 이상의 근육 유전자들은 사후에 신속하게 증감한다. 대다수의 유전자활성은 사후 7~14시간 동안 증감하지만, 그 이후에는 안정화돠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고 박사는 설명했다.

연구진은 399명의 유전자활성 변화패턴을 스스로 학습하는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그런 다음 129명의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그 머신러닝 소프트웨어(참고 5)가 사망시간을 얼마나 잘 예측하는지 테스트해 봤다. 예컨대 한 사람의 혈액에서 유전자활성을 측정한 결과, DNA  생성, 면역반응, 대사에 관여하는 유전자활성이 감소한 반면, 스트레스 반응에 관여하는 유전자의 활성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머신러닝 소프트웨어는 그밖의 다양한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기증자가 부검하기 6시간 전에 사망한 것으로 판정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설득력이 높다. 세포 수준에서 볼 때, 사망이란 생물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일련의 사건들을 의미하며, 그 사건들은 시간대별로 상이하게 나타난다. 그리고 시간대별 사건 전개 패턴을 제어하는 것은 유전자다"라고 타그코풀로스 박사는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소프트웨어는 유전자활성을 법의학(forensic)에 응용하기 위한 첫걸음에 불과하며, 실용화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현재로서, 우리의 프로그램은 '유전자활성 패턴 = 사망시간에 관한 정보를 알려주는 매개체'임을 증명하기 위한 학술용 버전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라고 기고 박사는 말했다. 타그코풀로스 박사는 비용대비 효율의 문제를 지적했다. "연구진은 2개 조직(폐, 갑상선)의 유전자활성만 분석해도 사망시간을 비교적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음을 입증했지만, 예측에 필요한 유전자의 수를 줄이지는 못했다. 분석해야 할 유전자의 수가 증가할수록 비용은 증가하므로, 비용대비 효율은 아직 낮을 수밖에 없다"라고 타그코풀로스 박사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고 박사는 '유전자활성 패턴을 이용하여 할 수 있는 일에는 또 뭐가 있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그는 "유전자발현의 변화가 사망의 원인을 밝히는 단서가 될 수도 있다"는 가설을 제시했지만, 가설검증에 필요한 정보를 아직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 그것은 아마도 후속연구의 몫인 것 같다.

※ 참고문헌
1. http://science.sciencemag.org/content/348/6235/648
2. /myboard/read.php?Board=news&id=287513&SOURCE=6
3. http://www.sciencemag.org/news/2016/06/undead-genes-come-alive-days-after-life-ends
4. http://nature.com/articles/doi:10.1038/s41467-017-02772-x
5. http://www.sciencemag.org/news/2017/04/self-taught-artificial-intelligence-beats-doctors-predicting-heart-attacks

※ 출처: Science http://www.sciencemag.org/news/2018/02/changes-gene-activity-may-one-day-reveal-time-death-crime-victi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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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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