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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눈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 피부로 세상을 ‘보는’ 거미불가사리
생명과학 양병찬 (2018-01-26)
불가사리의 친척뻘인 거미불가사리는 전신의 피부에 분포한 광감지세포(light-sensitive cell)를 이용하여 주변 환경을 인식할 수 있다.

The brittlestar Ophiocoma wendtii joins a list of animals that can 'see' without using eyes. Credit: Lauren Sumner-Rooney/ @ phys.org

눈이 있어야만 볼 수 있는 건 아니다. 불가사리의 친척뻘인 거미불가사리류(brittlestars)의 오피오코마 벤드티이(Ophiocoma wendtii)는 눈과 비슷한 구조체가 아니라 전신의 피부에 산재하는 광감지세포(light-sensitive cell) 덕분에 해저를 훑어볼 수 있다.

1월 24일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에 실린 논문에서(참고 1), 연구자들은 오피오코마가 환경을 바라보는 방법에 대한 오랜 가설을 뒤집었다.

산호초에 서식하는 오피오코마는 중심부의 원반에 연결된 다섯 개의 팔로 구성되어 있는데, 뇌가 없지만 빛을 탐지한 다음 반대쪽으로 움직인다. 한 겹의 얇은 피부를 걸친 오피오코마의 골격은 공(球) 비슷한 결정구조로 뒤덮여 있는데, 과학자들은 이것들이 합세하여 하나의 커다란 겹눈(compound eye)처럼 작동한다고 생각했었다(참고 2). 이 '마이크로렌즈'들의 배열이 그 밑에 있을 걸로 생각되는 신경다발에 광초점을 형성함으로써 상(像)을 맺을 수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생각이었다(참고 3).

【참고】 오피오코마의 결정구조

연구자들이 한때 렌즈로 생각했던 오피오코마의 결정구조를 주사전자현미경(SEM)으로 촬영하여 색깔을 입힌 것.

그러나 한 무리의 진화생물학자들은 오피오코마의 골격을 좀 더 면밀히 분석한 결과, 그 미세한 결정구조들이 시각과 아무런 관련이 없을 수 있음을 깨달았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래의 해석과 배치된다"라고 캘리포니아 주 LA 카운티 자연사발굴관의 고든 헨들러 박사(동물학)는 말했다. 그는 오피오코마의 겹눈에 관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첫 번째 과학자들 중의 한 명이다.

"이번 연구는 자연이 얼마나 우리를 놀라게 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라고 UC 산타바버라의 토드 오클리 박사(진화생물학)는 말했다. "간혹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예기치 않았던 것들이 발견되곤 한다."

피부 깊숙이

연구진은 먼저, 오피오코마가 시각신호에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들은 빛에서부터 멀어져갈 뿐만 아니라, 40센티미터쯤 되는 거리에서 그늘을 알아보고 그곳을 향해 재빨리 이동할 수 있다"라고 이번 연구를 지휘한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의 로렌 섬너-루니 박사(신경생물학)는 말했다.

연구진이 오피오코마의 몸속을 들여다보니, 신경다발은 기대했던 것과 정 반대의 장소에 분포하고 있었다. 즉, 결정구조 '아래'가 아니라 그 '사이에' 분포하는 것이 아닌가! "결정구조의 위치가 다르다면, 그것들이 - 종전에 생각했던 것과 달리 - 신경에 광초점을 형성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섬너-루니 박사는 말했다.

설상가상으로, 연구진은 오피오코마의 팔 골격을 뒤덮고 있는 피부에서 많은 세포들을 발견했는데, 그 세포들에는 광감지분자가 빽빽이 들어차 있었다. 그러나 골격의 결정구조의 기부(base)에서는 그런 세포들이 발견되지 않았다. "그런 광감지세포들은 신경다발과 긴밀한 연락을 주고받는 게 상례이므로, 시각신호를 탐지하여 신경을 통해 전달하는 데 관여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섬너-루니 박사는 설명했다.

"그 신경들이 정확히 어떤 반응을 생성하는지, 예컨대 팔을 빛에서 먼 곳으로 움직이게 하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라고 예일 대학교의 엘리자베스 클라크 박사(진화생물학)는 말했다.

더욱 커다란 의문은 '오피오코마가 형태를 식별할 수 있는가'이다. "우리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실험에 따르면, 오피오코마는 - 눈을 보유한 동물들과 마찬가지로 - 형체를 구별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섬너 루니 박사는 말했다.

눈 없이도 볼 수 있다

"눈이나 '눈 비슷한 구조체' 없이도 보는 능력을 안구외 광감지(extraocular photoreception)라고 하는데, 이러한 능력이 생각보다 널리 퍼져있다는 생각이 점점 더 증가하고 있다"라고 이번 연구의 공저자인 벨파스트 퀸즈 대학교의 줄리아 시그워트 박사(진화생물학)는 말했다. 성게와 작은 갑각류 중 일부를 비롯한 많은 동물들이 그런 메커니즘을 이용하여 주변 환경을 인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참고 4), 거미불가사리류는 가장 최근에 그 목록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시각신호가 긴 경로를 거쳐 뇌에 도착하기를 기다릴 필요 없이, 환경을 감지하여 자극에 곧바로 반응하면 많은 시간이 절약된다"라고 시크워트 박사는 말했다. 이러한 개념은 중앙통제시스템에 의존하지 않는 로봇이나 이미지인식 기술을 개발하는 데 영감을 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연구자들이 마이크로렌즈로 작용한다고 생각했던 결정구조의 경우, 단지 골격의 일부에 불과하다. 그 투명성과 광초점 형성능력은 완전히 우연의 일치였다"라고 시그워트 박사는 덧붙였다.

그러나 헨들러 박사의 의견은 다르다. "결정구조는 여전히 빛을 골격에 전달할 수 있다. 나는 그게 시각기능의 일부를 수행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라고 그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Sumner-Rooney, L., Rahman, I. A., Sigwart, J. D. & Ullrich-Lűter, E. Proc. R. Soc. B (2018); http://dx.doi.org/10.1098/rspb.2017.2590
2. http://www.nature.com/n…/2001/010823/full/news010823-11.html
3. Aizenberg, J., Tkachenko, A., Weiner, S., Addadi, L. & Hendler, G. Nature 412, 819-822 (2001); http://dx.doi.org/10.1038%2F35090573
4. Porter, M. L. Integr. Comp. Biol. 56, 842-852 (2016); http://dx.doi.org/10.1093%2Ficb%2Ficw052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1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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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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