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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씁쓸한 CRISPR 특허전쟁' 2라운드, 서서히 가열될 조짐 보여
생명과학 양병찬 (2017-10-27 09:21)
유전자편집의 선구자들은 미국과 유럽에서 벌어지는 지적 소유권 분쟁 2라운드에 대비하고 있다.


@ Bloomberg

「CRISPR–Cas9 유전자편집」의 미국 특허권을 둘러싼 장기전(長期戰)이 계속되고 있다. 10월 25일, 브로드연구소는 핵심 특허를 방어하기 위해 미국 정부에 새로운 답변서를 제출했다.

브로드연구소의 이번 움직임은 2018년 초에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설전 2라운드(참고 1)의 신호탄이다. 관측통들은 유례없는 독설(毒舌)이 난무한 뒤 법원의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답변서에서, 브로드 측 변호사들은 UC 버클리 측을 겨냥하며 "브로드 특허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들은 UC 버클리가 배포한 보도 자료를 '항소가 기각되어야 하는 이유'를 설명하는 근거로 사용했다.

특허전쟁 2라운드의 쟁점은 '진핵생물, 특히 동식물에서 「CRISPR–Cas9 유전자편집」 도구를 사용할 수 있는 지적소유권'이며, 여기에는 인간의 유전질환을 치료하는 응용기술이 포함된다. 유전자편집을 이용하여 인간의 유전질환을 치료하려는 접근방법은 최근 중국에서 임상시험에 들어갔으며(참고 2), 유전자편집의 응용분야 중에서 수익성이 가장 좋은 노른자위일 것으로 전망된다.

"비영리 연구기관들은 특허권 분쟁에서 합의에 이르는 경우가 종종 있지만, CRISPR 소송의 양(兩) 당사자들은 장기전을 치르기 위해 엄청난 돈을 쏟아 부었다"라고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 있는 로펌(McDonnell Boehnen Hulbert & Berghoff)의 파트너 케빈 누넌 변호사는 말했다. " 그들은 치열한 난타전을 불사하고 있다. 많은 이들은 꼴불견을 보며 이렇게 말하고 싶을 것이다. '고마 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1라운드

특허전쟁 1라운드는 미 특허청이 브로드에게 「'진핵세포에서의 CRISPR–Cas9 사용권'을 포함하는 특허권」를 부여하면서부터 시작되었다. 그보다 먼저 특허를 출원한 쪽은 캘리포니아 팀이지만 특허권을 먼저 인정받은 쪽은 브로드 팀인데, 그 이유는 후자(後者)가 신속심사(expedited review)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UC 버클리는 "브로드가 우리의 특허를 가로챘다"고 주장하며, 공식적인 특허심판 절차에 착수했다(참고 3).

특허심판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UC 버클리 팀은 "우리의 발명(세균과 같은 원핵세포에서 「CRISPR–Cas9 유전자편집」을 사용함)을 진핵세포에 응용하는 방법은 간단하므로, 브로드가 진핵세포에 대한 특허권을 취득한 것은 위법이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브로드 팀은 "UC 버클리의 발명이 진핵생물에 사용되려면, 유의미하고 복잡한 조작이 필요하다"라고 맞받았다.

지난 2월 미 특허청이 브로드의 손을 들어주자(참고 4), UC 버클리 팀은 곧 연방순회항소법정(US Court of Appeals for the Federal Circuit)에 항소장을 제출하며, "특허심판소의 법률 해석에 근본적인 오류가 있어서, 「CRISPR–Cas9 유전자편집」의 가장 중요하고 가치 있는 응용에 대한 브로드의 부당한 권리주장이 받아들여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불구하고, 누넌은 "법원이 특허청의 결정을 존중하는 관행을 감안할 때, 법원은 특허심판소의 결정을 지지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반론(反論)

10월 25일 제출한 답변서에서, 브로드 측의 변호사들이 지적한 것이 또 하나 있다. 그것은 UC 버클리가 지난 2월 특허심판소가 결정을 내린 와중에서 언론에 배포한 보도 자료이다. 그 보도 자료에 는 이렇게 적혀 있다. "이번 결정은 결과적으로 UC 버클리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왜냐하면,  (진핵세포가 됐든 원핵세포가 됐든) 어떤 분야에든 「CRISPR–Cas9 유전자편집」을 사용하려고 하는 사람들은 특허권을 라이선스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브로드는 이 문구를 물고 늘어지며 이렇게 주장한다. "만약 그렇다면, UC 버클리는 특허심판소의 결정으로 인해 손해를 본 게 없으므로, 판결에 항소할 법적 자격이 없다."

"특허심판소의 결정이 타당성을 인정받을 경우, UC 버클리는 곤란에 빠질 것이다"라고 뉴욕 로스쿨의 제이콥 셔코 박사(법학)는 말했다. "UC 버클리의 특허는 특허청으로 돌아가 다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특허청은 지난 5월 리투아니아의 빌니우스 대학교에게 CRISPR의 또 다른 핵심 특허권을 부여했는데, 그 특허는 UC 버클리보다 먼저 출원된 것이므로 법률에 따라 우선권을 인정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캘리포니아의 특허는 설 자리가 없게 된다. 이건 극적인 반전이다"라고 셔코 박사는 설명했다.

CRISPR 특허를 둘러싸고 전운이 감도는 것은 어딜 가나 마찬가지다(참고 5). "브로드는 유럽에서 10개의 특허를 획득했지만 그중 8개는 상실될 위험성이 있다"라고 영국 요크 소재 지적소유권 전문 로펌 HGF의 캐더린 쿰스 변호사는 말했다. 예컨대 지난 4월 유럽 특허청은 "브로드가 최초로 취득한 특허의 출원일을 취소한다"는 예비판결을 내렸는데, 그 이유인즉 브로드가 나중에 특허 신청서에서 발명자 한 명의 이름을 삭제했기 때문이다.

만약 유럽 특허청의 결정이 확정된다면(이는 내년 1월 중순경 구두변론을 통해 이루어질 것이다), 브로드의 특허출원일은 논문출판일(참고 6) 이후로 늦춰지게 된다. 그렇게 될 경우 브로드의 특허는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스위스 로잔 근처에 있는 컨설팅 업체 IPStudies에 따르면, 전세계에는 현재 1,880가지 이상의 CRISPR 특허가 존재하며, 매달 100가지 특허가 새로 출원된다고 한다. 그리고 특허권 하나마다 관련된 지적소유권 주장들이 주렁주렁 달려있다고 한다.

"이처럼 수많은 특허들을 감안할 때, 향후 「CRISPR–Cas9 유전자편집」의 상업화를 추진하는 사람들은 끔찍한 '특허 정글'을 통과해야 할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상황은 당분간 호전되기는커녕 악화일로를 걸을 것이다"라고 쿰스는 말했다.

※ 참고문헌
1. https://www.nature.com/news/titanic-clash-over-crispr-patents-turns-ugly-1.20631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76068)
2. https://www.nature.com/news/chinese-scientists-to-pioneer-first-human-crispr-trial-1.20302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74318)
3. http://www.nature.com/news/bitter-fight-over-crispr-patent-heats-up-1.17961
4.
http://www.nature.com/news/broad-institute-wins-bitter-battle-over-crispr-patents-1.21502 (한글번역 http://www.ibric.org/myboard/read.php?Board=news&id=280489)
5. http://www.nature.com/news/why-the-crispr-patent-verdict-isn-t-the-end-of-the-story-1.21510
6. Cong, L. et al. Science 339, 819–823 (2013); http://dx.doi.org/10.1126/science.1231143

※ 출처: Nature http://www.nature.com/news/bitter-crispr-patent-war-intensifies-1.228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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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포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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