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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흥분하는 생물학자들: 거대한 빙산의 이탈로 드러난 '숨은 생태계'
생명과학 양병찬 (2017-09-27)

남극에서 떨어져나온 빙산이 사라지기 전에, 생물학자들은 「라르센 C 빙붕」 밑에 사는 생물을 연구하기 위해 그리로 달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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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times.com

지난 7월 남극반도(Antarctic Peninsula)에 있는 라르센 C 빙붕(Larsen C ice shelf)에서 사상 최대의 빙산 중 하나가 떨어져나왔다. 그것이 웨들해(Weddell Sea)로 흘러들어감에 따라, 지난 12만 년 동안 얼음에 가려져 있던 5,800제곱킬로미터의 해저가 노출될 것이다. 노출된 해저 위로 충분히 신속하게 도달할 수 있다면, 연구자들은 얼음의 상실로 인해 변하기 직전의 생태계를 연구할 기회를 잡게 될 것이다. 이에 따라 생물학자들은 새로 드러난 남극 지역으로의 항해가 안전해지는 즉시 방문허가를 받아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지구상 어떤 생태계에서도, 환경조건이 그보다 극적으로 변화하는 장면을 상상할 수 없다"라고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극지해양연구소(Alfred-Wegener-Institut Helmholtz-Zentrum für Polar- und Meeresforschung)의 율리안 구트 박사(해양생태학)는 말했다.

남극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이 갑작스러운 사건에 신속히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 왜냐하면 극지탐사용 쇄빙연구선을 (몇 년까지는 아니지만) 몇 달 전에 미리 부킹해야 하기 때문이다.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에서 수심측량을 지휘하는 보리스 도르셸 박사가 이끄는 독일 연구팀은 이미 라르센 지역 방문 스케줄을 잡고, 2019년 3월 노출된 지역의 생물다양성을 탐사할 예정이다.

이번 남극의 여름(11월~3월)에 그곳에 도착할 수 있는 희망은, 케임브리지에 있는 영국 남극자연환경연구소(BAS: British Antarctic Survey)에 달려 있다. 빙산 분리사건(calving event)에 자극받은 BAS는 생물다양성 책임자인 카트린 린스 박사의 지휘 하에, 2018년 초 연구선을 보내겠다는 신속처리 제안서(fast-track proposal)를 제출했고, 그 제안서는 현재 영국기금평의회(British funding council)의 심사를 받고 있다. 한국의 연구자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우리는 사우스셰틀랜드 제도(South Shetland Islands)를 대상으로 계획된 연구를 그쪽으로 전환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라고 한국극지연구소(인천)의 신형철 박사(생물해양학)는 말했다.

만약 제안서가 승인된다면, BAS의 연구자들은 빙산이 떨어져나간 직후의 생태계를 최초로 탐사하는 해양생물학자들로 기록될 것이다. 인근의 라르센 A와 라르센 B 빙붕은 각각 1995년과 2002년에 떨어져 나간 바 있지만, 바다가 해빙(sea ice)을 녹여 생물학자들이 안전하게 해당 지역을 방문할 수 있게 된 것은 몇 년이 지난 후였다.

최초의 상세한 연구를 지휘한 인물은 구트 박사로, 그는 2007년 약 50명의 과학자들을 이끌고 독일의 쇄빙선 폴라슈테른(Polarstern) 호에 승선했다. 연구팀은 라르센 A와 B의 노출된 지역에서 수백 종의 샘플을 수집하여, 남극의 대륙(continental shelf) 어느 곳보다도 많은 심해종(deep-sea species)으로 구성된 독특한 생태계의 징후를 발견했다(J. Gutt et al. Deep-Sea Res. II 58, 74–83; 2011). 그러나 문제는 타이밍이었다. 시간이 너무 많이 지나는 바람에 다른 종들은 이미 유입되었고, 그중에는 빨리 자라는 우렁쉥이, 크릴세우, 밍크고래가 포함되어 있었다. "그 즈음에는 이미 많은 일이 일어나 있었다"라고 린스 박사는 말했다.

"빙붕 아래의 생태계가 어떻게 생겼는지 알고 싶으면, 상황이 바뀌기 전에 라르센 C의 노출된 지역에 도착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구트 박사는 말했다. 2005년 3월 미국의 지구물리학자들이 남극탐험프로그램 유람선을 타고 촬영한 라르센 B 지역의 비디오에서는, 뜻밖에도 대부분의 해저가 흰 매트로 덮여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들은 그것을 '대형 조개'와 '황을 먹는 미생물 층'으로 해석했다. 두 가지 생물은 모두 화학영양생물(chemotrophic)로, 태양 말고 다른 에너지원을 먹고 산다. 그것은 화학영양 생태계(chemotrophic ecosystem)에 대한 최초의 보고서였지만, 그로부터 2년 후 폴라슈테른이 그곳에 도착했을 때 구트 팀이 본 것은 '죽은 조개껍질'과 '썩어가는 식물 매트 및 퇴적층'뿐이었다.

다행스럽게도, 연구자들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 중 하나는 상업어선단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다. 라르센 C 지역은 2016년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협약(CCAMLR: Commission for the Conservation of Antarctic Marine Living Resources)에 따라, 빙붕이 붕괴하거나 후퇴함으로써 노출된 직후 자동적으로 과학연구 특별지역(Special Area for Scientific Study)으로 지정된 최초의 지역이다. 그러므로 이 지역에서는 처음 2년간 상업적 어획(예: 남극 대구)이 금지된다.

"빙붕 분리는 기후변화가 진행됨에 따러 더욱 흔해질 수 있다"라고 퓨 자선트러트스(Pew Charitable Trusts) 산하 글로벌 펭귄 보존 캠페인(Global Penguin Conservation Campaign)의 안드레아 카바나흐 회장은 말했다. "CCAMLR의 보호에 따라, 과학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야생생물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할 수 있을 것이다. 어업과 기후의 영향을 분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생물학자들은 11월 18~19일 플로리다 주립대학교의 해안/해양연구소에서 열리는 긴급회의에 참석하여, 라르센 C와 향후 노출될 지역에 대한 우선적 연구주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린스 박사가 이끄는 연구진은 BAS의 제안서가 승인되기를 기다리며, 위성사진을 이용하여 빙산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바람이 빙산을 더욱 세게 밀어, 해빙을 그곳에서 몰아내 줬으면 좋겠다"라고 BAS의 대변인인 아테나 디나르는 말했다.

※ 출처: Nature 549, 443 (28 September 2017) http://www.nature.com/news/giant-iceberg-s-split-exposes-hidden-ecosystem-1.226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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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병찬 (약사, 번역가)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은행, 증권사, 대기업 기획조정실 등에서 일하다가, 진로를 바꿔 중앙대학교 약학대학을 졸업하고 약사면허를 취득한 이색경력의 소유자다. 현재 서울 구로구에서 거주하며 낮에는 약사로, 밤에는 전문 번역가와 과학 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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